사료며 캔, 동결건조 간식, 분유 케이크, 고기 스틱, 화장실, 낚싯대 장난감, 산책줄, 작은 옷까지.없는 게 없었다.모르는 사람이 보면 여기가 작은 반려동물용품점인 줄 알 만큼 다 갖춰져 있었다.“아직 이름도 못 지었어.” 민석이 말했다. “아정이가 지어 줘.”아정은 잘 알고 있었다.자기가 이름을 붙이는 순간, 이 두 작은 생명에게 정이 들 수밖에 없다는 걸.그렇게 되면 앞으로 민석과 완전히 선을 긋는 건 더 어려워질 터였다.두 달 뒤 민석을 안 볼 수는 있어도,이 두 아이를 외면하는 건 아정도 자신이 없었다.민석은 정말 영악했다.그런데 아정은 이런 유혹을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었다.다른 선물이었으면 아정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을지도 몰랐다.하지만 이건 살아 있는 작은 존재들이었다.아정이 민석을 바라봤다.“유 대표님 생각, 저도 알아요. 유 대표님은 제가 이 아이들 좋아할 거 아니까, 이 아이들로 저를 붙잡아 두려는 거잖아요.”“안 그래.” 민석이 말했다. “두 달 뒤에도 아정이가 나랑 친구로 지내고 싶으면, 우리 친구 하면 돼. 그때는 내가 집에 없어도 언제든 와서 아이들 보면 되고, 여긴 그냥 아정이 밖에 나와 있을 때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해도 돼.”민석은 잠시 아정을 보다가 다시 말했다.“나중에 아정이가 나를 정말 보고 싶지 않게 되면, 그땐 내가 아정이 앞에 안 나타날게. 그래도 아이들은 계속 여기서 볼 수 있어.”아정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때 가면 제가 아이들 다 데려갈 거예요. 제 집에서도 충분히 키울 수 있거든요.”“그것도 가능하지.” 민석이 말했다. “다 아정이 뜻대로 하면 돼. 그러니까 이름부터 지어 줘.”아정은 예전부터 생각해 둔 게 있었다.언젠가 자기가 작은 반려동물을 키우게 되면 어떤 이름을 붙일지 말이다.다만 민석이 한꺼번에 두 아이를 준비해 놓았을 줄은 몰랐다.원래 아정이 마음속에 품고 있던 이름은 김밥이었다.한동안 김밥을 유난히 좋아했던 적이 있어서였다.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