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림받은 아내의 화려한 귀환: Chapter 901 - Chapter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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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1화

“밤에는 애들 다 자잖아. 네가 낮 동안 하루 종일 같이 있어 줬으니까 그것만으로도 충분해.”운전학원에 도착하자 민석은 정빈을 보았다.민석이 아정에게 말했다.“정빈이 왔네. 정빈이가 너한테 말 걸면 정빈 소개팅 상대들 얘기 좀 해 봐. 정빈이가 나중에 아내한테 바라는 게 뭔지도 물어보고.”그 말이 나오자 아정은 조금 화가 났다.“저는 제가 무슨 말 해야 하는지 알아요. 신경 쓰지 마세요!”차에서 내린 아정은 작은 새처럼 정빈 쪽으로 가볍게 달려갔다.민석은 옆에서 아정이 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시선은 계속 아정에게 머물러 있었다.정빈은 아정을 보자마자 급히 손을 흔들었다.“아정아! 오늘 좀 늦었네.”아정이 말했다.“응, 일이 좀 있어서 늦었어. 너 연습은 어때?”정빈이 말했다.“괜찮아. 근데 아정아, 그 아저씨 널 좋아한다고 쫓아다닌다며. 너는 마음 없다면서 왜 그 아저씨 차 타고 와? 저 아저씨 돈 많나 보다. 요 며칠 타고 온 차가 다 다르던데.”“응, 돈 많아.” 아정이 말했다. “내가 마음 없는 거랑 그 차 타는 거랑 무슨 상관이 있어?”“네가 그 아저씨를 안 좋아하면 거리를 둬야지. 안 그러면 그 아저씨도 아직 자신이 가능성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잖아.”“그럴 일 없어. 그 아저씨한테 분명히 말했어.”정빈은 살짝 웃었다.아정이 정빈에게 물었다.“시험은 언제 볼 생각이야?”“학과 시간이랑 의무 연습 시간만 채우면 바로 보려고.” 정빈이 말했다. “난 괜찮을 것 같아.”아정은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나도 괜찮았으면 좋겠다.”정빈이 말했다.“넌 붙을 거야. 근데 혹시 떨어져도 너무 신경 쓰지 마. 난 여자가 꼭 운전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거든.”“나중에 남자친구 생기거나 결혼하면, 남자친구나 남편이 운전하면 되잖아.”아정은 정빈을 바라보았다.“그래도 여자가 직접 운전할 줄 알면 훨씬 편하잖아.”“여자가 어디 가고 싶으면 남자친구나 남편이 데려다주면 되지.”“남자친구나 남편이 여자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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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2화

민석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본질적으로 보자면 남자랑 여자가 운전하는 데 큰 차이는 없어. 운전 잘하는 여자도 있고, 운전 실력이 별로인 남자도 있어.”“그럼 제가 운전 배우는 거, 추천하세요?”“당연하지.”아정은 조금 뜻밖이었다.사실 아정은 민석이 아정의 말이라면 늘 뭐든 들어주는 사람이라 해도, 민석의 본성은 꽤 자기중심적일 거라고 생각해 왔다.가부장적인 면도 있을 것 같았다.사실 아정은 민석을 잘 알지 못했다. 다만 직감적으로 그렇게 느꼈을 뿐이다.그래서 민석이 그렇게 말하자 아정은 꽤 놀랐다.아정이 물었다.“왜요?”민석이 말했다.“이제 운전은 생활에서 필수적인 기술이니까. 어쩌면 중요한 때에 목숨을 지킬 수도 있고. 여건이 된다면 그런 기술 하나 더 배워서 나쁠 건 없잖아.”“저는 유 대표님이 여자는 남자보다 운전 못 한다고 생각하실 줄 알았어요.”“그런 경우도 있긴 하지. 근데 방금 말했잖아. 남자 중에도 운전 험하게 하고 덤벙대는 사람 많아. 이건 한쪽이 어떻다고 딱 잘라 말할 수 없어.”아정은 고개를 끄덕였다.민석이 아정에게 물었다.“근데 왜 그런 걸 물어봐? 누가 너한테 뭐라고 했어?”민석은 누군가 아정에게 운전이 서툴다고 말해서 속상해졌을까 봐 걱정했다.아정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저 집에 데려다주시고 나면 유 대표님은 집에 가서 해비랑 허니 잘 돌봐 주세요. 아셨죠?”“걱정 마.”민석이 말했다.“내가 해비랑 허니 아빠는 못 해도, 어쨌든 해비랑 허니 삼촌은 할 수 있잖아. 잘 돌볼게.”민석이 그렇게 말하자 아정은 괜히 민망해졌다.따지고 보면 이 일은 아정이 억지를 부린 것이었다.민석의 고양이와 강아지인데, 민석을 아빠로 시켜주지 않았으니까.만약 아정의 가족이었다면, 아정은 가족들이 주는 사랑을 아무 조건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하지만 상대는 민석이었다. 민석이 아정에게 잘해 줄 때마다 아정은 그 호의가 언제나 당연한 것만은 아니라고 느끼곤 했다.두 사람은... 뭐라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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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3화

가족끼리 모였으니, 아정도 괜히 사양하지 않았다.“네!”서하가 아정에게 물었다.“아정아, 너 지금 유 대표한테는 어떤 마음이야?”아정이 말했다.“언니, 지금 보기에 유 대표가 사실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친구로 지내도 괜찮을 것 같고요.”“아정아, 나도 인정해. 내가 유 대표에 대한 선입견이 있어. 유 대표가 지금 너한테 마음이 있으니까, 분명 제일 좋은 모습만 너한테 보여 주고 있을 거야.”“알아요, 언니. 걱정하지 마세요. 저 유 대표한테 속아 넘어갈 정도로 호락호락한 사람 아니에요.”“그럼 됐어.” 서하가 말했다. “물론 내가 네 형부를 치켜세우려는 건 아닌데, 네 형부도 보통 사람들에 비하면 괜찮은 사람이잖아. 유 대표가 네 형부 절친이고, 두 사람이 이렇게 오랜 세월 알고 지냈다면 유 대표에게도 분명 좋은 점은 있을 거야.”“언니가 무슨 말씀 하시는지 저도 다 알아요.” 아정이 말했다. “사실 저는 유 대표가 과거에 여자관계가 복잡했다는 이유만으로 유 대표랑 안 만나려는 건 아니에요. 여자를 한 명 만났던 거랑 열 명 만났던 게 뭐가 그렇게 다르겠어요? 저는 그냥 제가 늘 좋아했던 사람이 점잖고 부드러운 남자라고 생각해요.”“그건 네 마음에 달린 거지.” 서하가 웃으며 말했다. “난 우리 아정이가 분명 자기한테 맞는 사랑을 찾을 거라고 생각해.”아정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언니, 제가 해비랑 허니 사진 보여 드릴게요!”“해비랑 허니?”아정은 집안 사람들이 뭐라고 할까 봐 SNS에도 올리지 못해서 그동안 정말 답답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그녀는 기다렸다는 듯 핸드폰을 꺼내 서하에게 두 작은 아이의 사진을 보여 주었다.“와, 너무 귀엽다!”서하도 사진을 보자마자 마음을 빼앗겼다.아정이 말했다.“언니가 지금 임신 중만 아니면 제가 꼭 언니 데리고 가서 해비랑 허니 보여 드렸을 거예요. 언니는 해비랑 허니가 얼마나 귀여운지 모르실 거예요. 아, 저 진짜 너무 좋아요!”“해비랑 허니도 유 대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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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4화

서하가 지금 걱정하는 건 민석이 아정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아니었다.서하가 걱정하는 건 민석이 아정을 계속 좋아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서하의 생각을 알게 된 은혁이 말했다.“당신 걱정 너무 많이 하지 마. 민석이가 한결같이 마음을 지킬 가능성도 반, 못 지킬 가능성도 반이야.”“세상에 어떤 연인이든, 누가 자기들이 반드시 끝까지 갈 수 있다고 장담하겠어?”서하는 은혁의 말이 맞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민석에게는 이미 너무 많은 과거가 있었다.게다가 아정은 지나치게 순수했다. 나중에 민석이 아정을 속이려고 든다면, 아정은 아마 너무 쉽게 속아 넘어갈지도 모른다.은혁이 말했다.“당신 또 틀렸어. 아정이가 순수한 건 맞아. 근데 구 대표는 아니지. 구 대표가 민석이가 자기 동생 속이는 걸 가만히 보고만 있겠어?”“더구나 나도 있잖아. 아정이랑 민석이가 나중에 정말 만나게 됐는데, 혹시 민석이가 아정이한테 못 할 짓을 하면 아무리 내 친구여도 나도 그냥 보고만 있지 않을 거야. 아정이는 당신 동생이고, 내 동생이기도 하니까.”은혁이 그렇게 말하자 서하의 마음이 한결 놓였다.“당신 지금 임신 중이잖아. 이런 일 너무 마음 쓰지 마. 매일 그렇게 걱정만 하고 있으면, 나중에 우리 아기 인상 쓰고 태어나면 어떡해?”“그럴 리 없어.” 서하는 저도 모르게 배를 쓰다듬었다. “그런 말 함부로 하지 마.”“어쨌든 걱정하지 마. 민석이 쪽은 내가 잘 지켜보고 있을게.”그날 밤, 서하가 씻으러 간 틈에 은혁은 민석에게 전화를 걸었다.“내가 처음부터 너한테 말했지. 아정이한테 마음 두지 말라고. 그런데 넌 내 말 안 들었고.”민석도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그게 내 마음대로 되냐? 너도 네 마음 못 잡았잖아.]은혁이 말했다.“어쨌든 지금은 모든 사람이 네가 아정이 좋아하는 거 알아. 나중에... 혹시라도 너랑 아정이가 정말 만나게 되면, 너 절대 아정이한테 못 할 짓 하지 마. 그때는 아마 아정이네 집에서 나까지 같이 원망할지도 몰라.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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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5화

‘만약 아정이에게 남자친구가 생긴다면...’‘나도 그 남자가 아정이에게 어울릴 만한 사람인지부터 볼 거야.’‘나보다 더 나은 남자라면, 나도 인정할 수 있어.’‘하지만 난 이 세상에 나보다 뛰어난 남자가 있을 수는 있어도...’‘나보다 뛰어나면서 나보다 아정이를 더 사랑하는 남자는 절대 없다고 생각해.’‘...’민석은 속으로 계속 답답했다.밤 9시가 조금 넘자, 민석은 해비와 허니의 사진과 영상을 찍어 아정에게 보냈다.예전에는 민석이 아정에게 메시지를 보내도 아정은 답장할 때도 있고, 안 할 때도 있었다. 답장 여부는 순전히 아정의 기분에 달려 있었다.하지만 이제 해비와 허니가 생기자, 아정은 매번 아주 빠르게 답장했다.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아정이 물었다.[해비랑 허니 아직 안 자요?]민석이 답했다.[방금 뭐 좀 먹고 아직 안 자.]아정이 말했다.[그럼 저 영상통화 할래요!]민석은 바로 아정에게 전화를 걸었다.아정의 긴 머리는 아무렇게나 정수리 위로 묶여 둥근 번처럼 올라가 있었다. 머리숱이 많아서 그 번이 금방이라도 풀릴 듯 아슬아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아정은 단정한 홈웨어를 입고 있었다. 작은 브이넥에 단추는 끝까지 얌전히 잠겨 있었다.종종 아버지나 오빠를 찾아가곤 했기 때문에 아정은 집에서 입는 실내복 차림도 늘 보수적인 편이었다.아정은 침대에 엎드려 핸드폰을 거치대에 올려 두고, 한 손으로 턱을 괸 채 두 종아리를 이리저리 흔들고 있었다.천진하고 맑고, 아무 걱정도 없어 보이는 모습이었다.나라는 민석의 취향이 바뀌었다고 말했다.민석이 생각해 보니, 민석은 정말 아정 같은 타입의 어린 여자와 사귄 적이 없었다.민석은 그런 관계가 귀찮았다.어린 여자는 대체로 철이 없었고, 민석이 잘 챙기고 기분을 맞춰줘야 한다는 뜻이기도 했다.하지만 민석은 여자에게 그렇게 많은 인내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아마 민석은 이번 생의 인내심 전부를 아정에게 쓰고 있는 것 같았다.지금 민석은 핸드폰 카메라를 돌려 아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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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6화

아정은 미처 그런 방법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아정의 눈이 반짝거렸다.[좋아요!]아정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자 민석도 기분이 좋아졌다.“그럼 내가 이따가 바로 사람 시켜서 알아볼게.”마지막에는 다시 해비와 허니가 잠든 모습을 보았다.해비는 작은 입을 오물거리더니 몸을 뒤척이며 말랑한 배를 드러냈다.허니는 해비 곁에 꼭 붙어 기대고 있었다.이 모습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았다.결국 민석이 먼저 아정에게 말했다.“이제 늦었어. 너도 자. 내일 내가 일찍 데리러 갈게.”내일 사진을 찍는다는 생각에 아정은 곧장 침대에서 뛰어내렸다.[저 내일 입을 옷 찾으러 갈래요!]“아정아.”아정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드레스룸 쪽으로 갔다.다행히 거리가 멀지는 않았다.아정이 물었다.[왜요?]민석이 말했다.“슬리퍼 신어. 바닥 차가워.”핸드폰이 놓인 각도에서는 아정이 맨발로 뛰어가는 모습이 보였다.아정이 말했다.[괜찮아요. 바닥난방 켜져 있어요. 민석 씨는 왜 우리 오빠처럼 잔소리가 많아요?]“바닥난방 켜져 있어도 충분히 따뜻한 건 아니야.” 민석이 말했다. “말 잘 들어.”[알았어요.]아정은 다시 돌아와 얌전히 슬리퍼를 신었다.[저 옷 골라야 해서 끊을게요.]민석은 아직 아쉬웠지만, 화면에서는 이미 아정의 얼굴이 사라진 뒤였다.민석은 한마디도 미처 하지 못했다.“잘 자, 아정아.”아무도 없을 때라서야 민석은 감히 그렇게 불렀다.민석은 다시 해비와 허니를 바라보다가, 진심으로 부러움을 느꼈다.‘언제쯤이면 아정이의 시선이 나한테도 저렇게 오래 머물까?’민석은 한숨을 내쉬고 핸드폰을 들어 비서에게 연락했다. 밤사이에 믿을 만한 사진작가를 찾아 두라고 지시했다....다음 날 아침, 민석은 시간을 맞춰 아정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너무 이르면 아정의 잠을 방해할까 봐 걱정됐고, 너무 늦으면 민석이 맨 먼저 연락하지 못할까 봐 마음이 쓰였다.‘내가 언제 이렇게 작은 일에도 마음을 졸였지?’민석이 메시지를 보낸 지 얼마 지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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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7화

민석은 당연히 찍고 싶었다.하지만 아정이 동의할지는 알 수 없었다.그런데 뜻밖에도 아정이 소파를 톡톡 두드렸다.“오세요. 같이 찍어요. 유 대표님은 해비 안고요!”민석은 뜻밖의 선물을 받은 사람처럼 들뜬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다가와 앉아 해비를 안아 들었다.민석의 몸은 조금 굳어 있었다. 아정이 몸을 비스듬히 돌려 민석 쪽을 바라보자, 사진작가는 연달아 셔터를 눌렀다.두 사람은 일부러 어떤 자세를 취하지 않았다. 모든 건 사진작가의 감각에 맡겼다.여자들은 대체로 사진 찍는 걸 좋아하니까, 이렇게 오래 움직였는데도 아정은 전혀 지루해하지 않았다.어쩌면 아정이 좋아하는 동물들이 곁에 있어서 그랬는지도 몰랐다.어쨌든 사진작가가 돌아갔을 때는 이미 오후 1시가 넘은 뒤였다.민석은 아정이 배고플까 봐 진작 사람을 시켜 갈비찜, 전복죽, 잡채, 나물 반찬, 과일 같은 먹을거리를 미리 준비하게 해 두었다. 심지어 아정이 촬영하는 중간에라도 뭘 먹이고 싶어 했다.하지만 아정은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사진은 예쁘게 찍어야 하는데, 그 와중에 뭘 먹을 수는 없었다.사진작가가 돌아간 뒤에야 두 사람은 식당으로 가서 밥을 먹었다.“사진은 언제쯤 볼 수 있어요?” 아정이 물었다.민석은 이미 다 확인해 둔 상태였다.“내가 사진작가한테 말해 뒀어. 과하게 보정할 필요 없다고. 사진작가가 돌아가서 정리만 하면 오후에 바로 보내 줄 거야.”“너무 좋아요.”아정은 다시 게을러지고 싶어졌다.“저 이따 낮잠 자고 일어나면 몇 시일까요? 오늘은 운전 연습하러 가기 싫어요.”민석은 조건 없이 아정의 요구를 받아 주었다.“그럼 내일 가.”“근데 저 의무 연습 시간이 부족하잖아요. 그럼 언제 시험 봐요?”“급할 거 없어. 시간 다 채워지면 그때 보면 돼.” 민석이 말했다. “많은 사람은 학교 다니거나 회사 다니는 틈틈이 운전 배우러 오잖아. 넌 그런 상황이 아니니까 서두를 필요 없어.”“그것도 맞네요.”두 사람이 밥을 먹고 난 뒤, 민석은 아정이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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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8화

민석은 몇 초 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미안해, 아정아. 다른 부탁은 다 들어줄 수 있는데, 이 집은 못 팔아.”“왜요? 무슨 특별한 의미라도 있어요?”“응.”아정은 이 집이 민석의 가족이 민석에게 준, 특별한 의미가 담긴 선물일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아정은 몰랐다. 이 집이 민석에게 특별한 이유는, 이곳에 민석과 아정의 추억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었다.민석이 어떻게 이 집을 팔 수 있겠는가?“그럼 됐어요.”아정은 남에게 무리한 부탁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이어서 한숨을 쉬었다.“저는 왜 진작 애들을 따로 키울 생각을 못 했을까요?”아정 명의로 된 집도 그렇게 많은데, 결국 민석이 먼저 이런 방법을 생각해 냈다.이미 해비와 허니가 생긴 이상, 아정이 또 다른 작은 아이를 데려오겠다고 할 수도 없었다.물론 나중에는 또 모르겠지만.지금 아정에게는 그럴 마음이 없었다.무엇보다 해비와 허니가 너무 아정의 마음에 쏙 들었다.결국 민석이 너무 나빴다.이런 방법까지 생각해 아정의 마음을 붙잡으려 하다니.‘흥!’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아정의 눈은 서서히 감겼다.이렇게 편안한 공간에다 아정은 원래 낮잠 자는 습관도 있었다. 아정은 금세 잠이 들었다.민석은 아정이 민석을 꽤 믿는다는 걸 알았다. 아정이 민석 앞에서 잠든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민석의 인품을 믿는 걸까? 아니면 민석이 아정을 좋아한다는 마음을 확신하는 걸까?어느 쪽이든 민석에게는 기쁜 일이었다.적어도 아정은 민석을 믿었다.나중에 민석은 은혁과 통화하다가 이 일도 꺼냈다.“적어도 아정이는 나를 믿어.”그때 은혁이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아정이가 널 어떻게 믿는데?]민석은 꽤 자랑스럽게 말했다.“아정이가 내 앞에서 한두 번 잠든 게 아니야. 아정이가 나를 못 믿으면 내 앞에서 잠들 수 있겠냐? 남녀 사이에 경계심이 하나도 없다는 건, 그만큼 나를 믿는다는 거지.”은혁이 말했다.[내가 하나만 물어보자. 혹시 아정이가 널 믿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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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9화

정빈이 말했다.“내가 그렇게 말한 건 아닌데, 내 입장에서 보자면 나는 너 같은 여자를 여자친구로 만나지는 않을 것 같아.”여자 수강생은 그 말을 듣고 눈시울이 붉어진 채 뛰어가 버렸다.아정도 소리 없이 자리를 떴다. 정빈이 그때 아정이 바로 뒤에 있었다는 걸 굳이 알리지는 않았다.하지만 그 뒤로 아정은 정빈과 거의 대화하지 않았다.정빈은 몇 번이나 아정에게 밥을 사겠다고 했지만, 아정은 그때마다 거절했다.운전면허증을 딴 뒤로는 더더욱 만날 기회가 없었다.정빈은 여전히 아정에게 메시지를 보내곤 했지만, 아정은 메시지를 보고도 못 본 척했다. 답장도 하지 않았다.‘어차피 인생에서 잠깐 스쳐 지나가는 사람일 뿐이야.’‘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잊어버리겠지.’거의 한 달 가까운 시간이 흐르는 동안, 해비와 허니도 바람을 넣은 것처럼 훌쩍 자랐다.아기 고양이는 아직 크게 티가 나지 않았지만, 해비는 몸집이 한 바퀴는 커졌다.물론 랙돌 고양이는 원래 대형묘에 속했다. 아정은 민석에게서 허니의 엄마 아빠가 둘 다 꽤 크다는 말을 들었다. 특히 허니의 아빠는 10킬로가 훌쩍 넘는다고 했다.그걸 보면 허니도 나중에는 작지 않을 게 분명했다.지금은 아직 작았다.무엇이든 어릴 때는 더 작고 귀여운 법이다.아정은 민석의 집에서 아예 눌러살고 싶을 정도였다.어차피 아정은 운전면허증도 이미 손에 넣었고, 딱히 바쁜 일도 없었다. 그래서 거의 낮 동안은 전부 민석의 집에 머물렀다.민석은 말할 수 없이 행복했다. 가능하다면 하루 종일 아정 곁에 붙어 있고 싶었다.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아정이 민석을 회사로 쫓아냈기 때문이다.게다가 아정은 민석에게 협박까지 했다. 민석이 회사에 가지 않으면, 아정도 더는 오지 않겠다고.사실 민석은 알고 있었다. 아정은 분명히 올 것이었다.이 기간 민석은 확실히 알게 되었다. 아정은 정말 작은 동물을 좋아했다. 하루라도 해비와 허니를 보지 못하면, 견디지 못할 정도였다.오지 않겠다는 말은 애초에 가능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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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0화

아정은 샤인머스캣을 입에 넣었다.볼 한쪽이 작게 봉긋해졌다. 아정은 과즙이 터지는 과일을 씹어 삼키며 민석에게 물었다.“뭔데요?”아정의 해맑고 깨끗한 얼굴, 맑고 단순한 눈을 보고 있자니, 민석은 준비했던 말을 갑자기 꺼낼 수가 없었다.민석은 확신할 수 있었다. 만약 민석이 더는 이어 가고 싶지 않다고, 여기서 끝내자고 말한다면.아정이 느낄 감정은 아쉬움이 아닐 것이다.민석은 해비나 허니가 아니었다. 해비와 허니처럼 아정의 마음을 붙잡아 둘 만큼 큰 매력이 민석에게 있는 것도 아니었다.민석이 앞당겨 끝내자고 말하면, 아정은 분명 기쁘게 민석에게 안녕이라고 말할 것이다.‘그만두자...’“오늘 저녁에 같이 밥 먹을 수 있어?”아정은 입안에 있던 과일을 삼킨 뒤 민석에게 물었다.“그 얘기 하려고요?”아정은 민석이 너무 진지한 표정을 하고 있기에 무슨 큰일이라도 있는 줄 알았다.민석은 낮게 응, 하고 대답했다.아정은 예쁜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유 대표님은 왜 이렇게 욕심이 많아요? 점심도 같이 먹었는데 저녁도 같이 먹으려고요?”“나도 좀... 욕심이 많은 것 같긴 해.”민석이 희미하게 웃었다.“아정아, 우리 약속 끝나기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알아?”아정이 말했다.“대충 20일 좀 넘게 남지 않았나요? 핸드폰에 기록해 두긴 했는데, 요 며칠은 안 봤어요. 왜요?”“20일까지는 안 남았어.” 민석이 말했다. “네가 면허 딴 뒤로도 벌써 10일이 지났어.”“그럼 꽤 빠르네요.” 아정이 말했다. “아, 3개월도 생각보다 금방 지나가네요.”“응.”민석에게는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 시간이었다.아정은 흥미가 생긴 듯 몸을 일으켜 앉더니 핸드폰을 꺼내 확인했다.“그럼 저도 앞으로 계획 좀 세워야겠네요.”“무슨 계획 있는데?”아정이 말했다.“앞으로 유 대표님은 정상적으로 회사 다니시겠죠?”“응.”민석은 대답했다.아정이 말했다.“그럼 저는 앞으로 되도록 낮에 와서 해비랑 허니 보려고요. 그러면 유 대표님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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