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림받은 아내의 화려한 귀환: Chapter 941 - Chapter 950

970 Chapters

제941화

서하의 말을 듣자 은혁은 속이 편치 않았다.은혁이 말을 꺼내려다 멈칫하자, 서하가 물었다.“왜 그래?”“지 대표는 아주 좋은 사람이 됐네.” 은혁이 낮게 코웃음을 쳤다. “당신이 결혼했으면, 애초에 다른 남자와 연락 안 하는 게 맞는 거잖아.”서하는 기가 막힌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우리 이 얘기 안 하면 안 돼? 매번 이 문제만 나오면 당신이랑 말이 안 통해서 답답해.”“또 내가 말이 안 통해?” 은혁은 억울하다는 표정이었다. “내 말이 틀렸어?”“지 대표 문제로 우리 대체 몇 번을 싸워야 해?”“한 번도 싸우고 싶지 않아.”“그럼 꺼내지 마.”“그럼 지 대표가 이번에 돌아와도, 당신은 말도 섞지 마.”“당신 진짜 유치해.”“맞아, 나 유치해!” 은혁은 감정이 앞서 버렸다. “내가 당신 다시 붙잡지 못했으면, 언젠가 결국 지 대표랑 잘됐을 거 아니야?”서하는 말문이 막혀 눈을 크게 떴다.믿을 수 없다는 듯 은혁을 바라보았다.은혁도 충동적으로 내뱉은 말이었다. 생각보다 말이 먼저 나갔다.입 밖으로 꺼내자마자 실수했다는 느낌에 후회가 밀려왔다.“여보...”서하가 갑자기 웃었다.“결국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구나.”“아니야, 그런 뜻 아니야!” 은혁이 다급하게 말했다. “내가 초조해서, 질투가 나서, 깊이 생각하지 못 하고 말했어.”“깊이 생각하지 못 하고 나온 말이야말로 속마음이지.” 서하가 말했다. “당신은 아직도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걸 의심하고 있어.”“아니야!” 은혁은 당장이라도 서하 앞에서 무릎을 꿇고 빌고 싶은 심정이었다. “여보, 당신 마음을 의심한 게 아니야. 그냥... 그냥 내가...”그냥 뭐라는 건지, 은혁 자신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었다.그 꿈이 며칠째 은혁을 따라다니며 마음을 어지럽혔다.거기에 천후까지 돌아온다니. 천후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고, 서하의 마음 한쪽에 분명 자리를 차지한 사람이었다.그 사실이 은혁을 더 불안하게 했다.하지만 은혁도 알았다. 방금 내뱉은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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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2화

서하는 정말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도대체 자신이 어디서 부족했고, 무엇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기에 은혁이 이렇게까지 불안해하는 걸까?따지고 보면 이건 은혁의 잘못이었다. 하지만 서하 역시 완전히 무관하다고만 할 수는 없었다.서하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은혁은 더 불안해졌다.“여보, 미안해. 앞으로는...”“여보.”서하가 은혁을 바라보았다.“나도 사과해야 할 것 같아.”은혁이 멈칫하더니 서둘러 말했다.“당신이 왜 사과해? 내가 말실수한 건데...”“어쩌면 내가 당신에게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는지도 몰라. 그래서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지 모르는 거고, 그런 꿈까지 꾸고, 이런 걱정까지 하게 된 거겠지.”“아니야... 나 알아. 우리 여보가 날 사랑한다는 거 알아.”“당신은 몰라.”서하가 은혁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쥐었다.“여보,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것처럼 나도 당신을 깊이 사랑해. 외국에 있던 그 몇 년 동안, 나도 인정해. 당신을 단 한 번도 잊은 적 없어.”“그때는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도, 내 마음에는 여전히 당신이 있었어.”“우리가 다시 만나지 못했어도, 당신이 끝까지 나를 사랑하지 않았어도, 나는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지 못했을 거야. 내가 무슨 말 하는지 알겠어?”은혁의 눈시울이 붉어졌다.“여보...”서하가 한숨을 내쉬었다.“꼭 이런 말까지 하게 만들어. 창피하게.”“창피한 말 아니야.”은혁은 서하의 손을 잡아 자기 뺨에 가져다 댔다.“나도 당신과 같은 마음이니까.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때도,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은 한 번도 변한 적 없었어.”“맞아. 당신 마음이 변하지 않았던 것처럼 나도 변하지 않았어.”서하가 은혁을 바라보았다.“그런데 왜 나를 믿지 못해?”“그게 아니라... 내가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괜찮은 사람이 아닌 것 같아서. 나는...”은혁은 더 말을 잇지 못했다. 남은 것은 미안함뿐이었다.과거 몇 년 동안 은혁 자신이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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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3화

“당신이 너무 괜찮은 사람이니까 그렇지. 당신에게 그런 마음이 없어도, 다른 남자들은 당신을 보고, 좋아하고, 어떻게든 다가오려고 하잖아...”“과장이 너무 심하다.” 서하가 말했다. “그렇게 따지면 나도 당신 가방에 넣어 두고 회사 못 가게 해야겠네.”“나는 회사 가면 제일 많이 마주치는 사람이 비서랑 비서실 직원들이야. 비서실 사람들은 다 결혼도 했고...”“나도 결혼했어.”“여보...”“애교 부리지 마.” 서하가 말했다. “이건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야. 당신이 나를 믿지 못한다는 뜻이니까.”“알았어. 앞으로는 아무 이유 없이 질투 안 하면 되잖아.”“무슨 일이 있으면 나한테 물어봐. 제대로 확인하고 말해. 혼자 속으로 삭이다가 엉뚱한 생각 키우지 말고.”은혁은 고개를 끄덕였다.서하는 지친 듯 한숨을 내쉬었다.“정말 당신이 이한이보다 철없게 느껴질 때가 있어.”“그건 아니지!” 은혁이 바로 반발했다. “내가 어떻게 네 살짜리 애보다 못해?”“계속 이러면, 지금 뱃속에 있는 애보다도 못할지도 몰라.”배 속 아기 이야기가 나오자 은혁은 또 마음이 약해졌다.“여보, 미안해. 내가 자꾸 당신 화나게 하고, 신경 쓰게 하고...”“알긴 아네.”서하가 은혁을 가볍게 밀었다.“침대에 누울래. 피곤해.”은혁은 곧장 서하를 안아 올렸다.서하는 임신하고 나서도 지금까지 살이 많이 붙지 않았다.허리는 여전히 가늘었고, 배만 조금 도드라지게 나왔을 뿐이었다.은혁은 힘들이지 않고 서하를 품에 안았다.서하를 침대에 눕힌 뒤, 은혁도 옆에 누웠다.“많이 피곤해?”“피곤해.” 서하가 말했다. “하루 종일 일하고 와서 이한이랑 놀아 주고, 거기에 당신까지 위로해야 하잖아. 내가 안 피곤하겠어?”“여보, 내가 잘못했어. 진짜 잘못했어.”은혁은 옆으로 누운 채 고개를 숙여 서하에게 입을 맞췄다.“약속할게. 다음엔 절대 안 그래.”서하가 말했다.“그럼 한 번만 더 기회 줄게. 또 그러면 그땐 정말 용서 안 해.”“절대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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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4화

천후는 서하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지 묻고 싶었다.하지만 그렇게 물었다가 은혁이 괜한 생각을 할까 봐 말을 삼켰다. 결국 곤란해지는 건 서하일 테니까.“별일은 아니고, 하 변호사님 결혼식 있는데 지 대표도 참석해야지. 언제 들어와?”천후는 뜻밖이라는 듯 잠시 말을 멈췄다. 무슨 바람이 불었나 싶었다.‘배은혁이 지금 나한테 전화를 걸어서 안부를 묻는 건가?’[모레 들어가.]천후가 말했다. [금요일.]“그럼 금요일 저녁에 내가 밥 살게.” 은혁이 말했다. “귀국 기념으로.”천후는 정말 놀랐다.[진짜 배은혁 맞아?]어디서 이상한 사람으로 바뀐 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은혁은 스피커폰을 켜 둔 상태였고, 서하도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천후가 그렇게 묻자, 서하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천후가 웃음소리를 듣고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서하?]서하가 은혁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네, 나도 같이 있어. 금요일에 몇 시쯤 도착해? 저녁 같이 먹을 수 있어?”[진짜 귀국 기념으로 밥 먹자는 거야?]천후가 낮게 웃었다. [난 배 대표가 술이라도 마신 줄 알았는데...]“진짜야.” 서하가 말했다. “은혁 씨도 진심이야.”[고맙다.]천후가 말했다. [오후에 도착해.]“그럼 저녁 같이 먹자.” 은혁이 말했다. “6시 괜찮아?”[괜찮아.]천후의 일정상 비행기에서 내린 뒤 잠깐 쉬고, 씻고 나서 약속 장소로 가면 딱 맞을 것 같았다.어차피 천후의 귀국 일정은 비교적 여유로웠다. 누구를 만날지, 어디에 갈지는 천후가 정하면 되는 일이었다.은혁은 서하를 한 번 바라본 뒤 물었다.“내 아내한테 더 할 말 있어?”천후는 정말 은혁이 어딘가 이상해진 게 아닌가 싶었다.물론 ‘내 아내’라는 말에는 은근한 자랑이 섞여 있었다. 그래도 은혁이 먼저 이렇게 묻는 것 자체가 꽤 의외였다.서하가 은혁에게서 핸드폰을 받아 들었다.“비행기에서 내리고 피곤하면 토요일로 미뤄도 돼.”[괜찮아.]천후가 말했다. [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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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5화

“지 대표가 여자친구를 사귀든 말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내가 사귀라고 하면 지 대표가 내 말 듣고 사귀기라도 해?”“친구로서 걱정해 주는 건 당연한 거잖아. 당신이 지 대표가 혼자 쓸쓸하게 늙어 가는 걸 보고만 있으면 안쓰럽지 않아?”서하는 은혁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천후가 서하를 좋아했다는 일은, 다들 대놓고 입 밖에 내지 않았을 뿐이었다. 지금 천후가 서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서하도 알 수 없었다.어쩌면 천후는 이미 마음을 접었을지도 몰랐다.서하는 혼자 넘겨짚는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그렇다고 천후에게 가서 얼른 여자친구를 만들라고 말하는 것도 썩 맞지 않았다.서하가 천후를 친구라고 생각하는 건 맞았지만, 두 사람이 모든 이야기를 터놓고 하는 사이는 아니었다.게다가 천후는 무슨 일을 하든 자기 계획대로 움직이는 사람이었다.누가 한마디한다고 그대로 따를 사람이 아니었다.서하는 또 자신 같은 입장에서 천후에게 그런 말을 꺼내는 것 자체가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다.사실 그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세 사람이 함께 밥을 먹는 자리 자체가 어색하긴 했다.다행히 이한이 있었다.아이는 분위기를 풀어주는 데 가장 좋은 존재였다.이한은 몇 달 동안 천후 대디를 보지 못했다.하지만 이제 이한에게는 키즈폰도 있었고, 천후와 메신저 친구도 맺어 둔 상태라 두 사람은 가끔 연락을 주고받았다.그래서 다시 만나도 어색함은 없었다.천후는 진심으로 이한을 아꼈다.비록 이한은 은혁을 닮았지만, 세 살이 되기 전까지는 거의 천후가 이한의 성장을 지켜본 셈이었다.그 감정은 다른 누구도 쉽게 대신할 수 없는 것이었다.부자지간만큼 가깝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었다.은혁은 마음 한구석이 조금 쓰렸지만, 그 몇 년 동안 천후가 어떻게 빈자리를 채워 줬는지도 알았다.은혁이 서하 곁에 없던 시절, 천후는 서하와 아이를 돌봐 주었다. 어린 이한의 마음에 비어 있던 아버지의 자리도 어느 정도 채워 주었다.그래서 은혁은 고마웠고, 씁쓸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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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6화

천후가 웃었다.“내 거래처 중 한 사람이 우연히도 유 대표의 전 여자친구더라.”서하도 웃었다.“유 대표한테 그런 능력 있는 전 여자친구도 있었어?”서하는 줄곧 민석의 전 여자친구들이 부드럽고 애교 많은 타입일 거라고 생각했다.천후가 말했다.“일주일 만에 헤어졌다고 하던데. 그 사람이랑 식사 자리에서 가볍게 이야기하다가 알게 됐어.”“맞아. 유 대표가 아정이를 좋아하는 건 사실이야. 그런데 우리 집에서는 다들 반대해.”천후가 말했다.“그럴 만하지. 아정 씨는 아직 어린데, 급할 것 없지.”예전에 외국에 있을 때 아정은 서하를 보러 자주 날아왔고, 그 덕분에 천후와도 꽤 가까워졌다.천후에게 아정은 그냥 귀여운 동생 같은 존재였다.그런 아이가 민석 같은 능글맞은 남자에게 넘어간다면, 천후도 차마 보기 힘들 것 같았다. 구씨 가문 사람들이야 말할 것도 없었다.민석은 연애 경험이 너무 많았고, 아정보다 나이도 꽤 많았다.그런 남자에게 곱게 키운 막내딸 같은 아정을 마음 놓고 맡길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천후는 두 사람이 어울린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물론 이 일에 천후가 나서서 의견을 낼 자리는 아니었다.은혁은 곧 이한을 데리고 돌아왔다. 두 사람이 한창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고 물었다.“무슨 얘기 해?”서하가 말했다.“아정이 얘기.”“아정이?” 은혁이 물었다. “아정이랑 민석이 얘기?”“응.” 서하가 말했다. “다들 두 사람을 좋게 보지는 않는 것 같아서.”민석이 은혁과 가까운 사이라는 걸 생각하면, 천후도 더 말하기가 애매했다.천후는 원래 성격이 좋은 편도 아니었다.예전에는 은혁과도 사이가 좋지 않았다.그런 천후가 지금 은혁과 이렇게 차분히 마주 앉아 밥을 먹는 건 전부 서하를 위해서였다.천후는 서하를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고, 자신 때문에 서하가 은혁과 다투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천후는 서하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 마음은 아마 오래 갈지도 모른다.적어도 지금까지 천후는 다른 여자에게서 마음이 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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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7화

은혁은 서하를 품에 안고 물었다.“또 무슨 얘기 했어?”“그냥 이런저런 얘기.” 서하가 은혁을 놀리듯 말했다. “그렇게 궁금했으면 그때 왜 자리를 비켜 줬어?”“내가 있으면 두 사람이 하기 불편한 말도 있을까 봐.”“그럼 왜 물어?”은혁은 한 손을 뻗어 서하의 목덜미를 가볍게 잡았다.“일부러 나 약 올리는 거지? 나도 이렇게까지 넓은 마음 보여 줬는데, 몇 마디 묻는 게 뭐 어때서?”“당신은 한번 마음 비웠으면 끝까지 관대해야지.”서하는 웃으며 은혁의 손을 내려 잡았다.“지 대표가 들어왔으니까, 앞으로 시간이 되면 이한이 데리고 자주 놀러 다닐 수도 있겠대.”“내 아들한테 참 정성이네. 그렇게 좋으면 얼른 좋은 사람 만나서 자기 애를 낳으면 되잖아.”“말 좀 줄여.” 서하가 은혁의 어깨에 기대며 말했다. “당신은 이제 곧 아들도 있고 딸도 있는 아빠가 되는데, 지 대표는 아직 혼자잖아.”“지 대표가 혼자인 게 내 탓은 아니잖아.” 은혁이 말했다. “나도 지 대표가 아이들 잔뜩 낳고 잘 살았으면 좋겠어. 그래야 내 아들한테 눈독 안 들이지.”은혁이 다시 물었다.“그런데 방금 아들도 있고 딸도 있다고 했잖아. 당신은 이번 아이가 딸일 거라고 생각해?”“그냥 한 말이야.”두 사람은 아직 아이의 성별을 확인하고 싶지 않았다.성별이 무엇이든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달라질 리 없었다.특히 이한을 낳을 때 은혁은 곁에 없었다. 그런데 서하가 다시 임신하면서 은혁의 오랜 아쉬움도 조금은 채워졌다.그래서 은혁은 이 아이가 더 기다려졌다.딸이면 더 좋았다. 서하가 말한 것처럼 아들과 딸을 모두 두게 되는 셈이었다.아들이어도 상관없었다. 은혁은 어느 쪽이든 좋았다.다만 이한은 여동생을 원했다.하지만 이런 일은 아이가 태어나는 날까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었다....소진의 결혼식은 일요일로 정해졌고, 토요일에 서하는 소진을 도우러 갔다.선우가 의식 없이 누워 있던 몇 달 동안, 선우는 근육이 많이 빠졌고 소진도 살이 제법 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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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8화

엿새째였다.꼬박 엿새 동안 선우는 소진을 보지 못했다.미칠 만큼 소진이 보고 싶었다.아들이 곁에 있어도 그리움이 줄어드는 일은 없었다.사실 두 사람은 처음부터 자주 붙어 있던 사이는 아니었다.대부분은 소진이 선우만 보면 귀찮아했기 때문이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서로에게 바짝 붙어 있다가, 눈 깜짝할 새 선우를 침대 아래로 걷어차는 사람도 소진이었다.소진이 임신한 뒤에야 두 사람은 거의 떨어지지 않고 지냈다.그때부터 선우는 아무리 쫓아내도 물러날 줄 몰랐다.나중에 교통사고가 난 뒤, 소진은 선우 곁을 거의 떠나지 않고 돌봤다.선우가 깨어난 뒤로도 두 사람 사이는 꿀이 뚝뚝 떨어질 만큼 좋았다.그런데 갑자기 떨어져 지내게 됐으니, 선우가 힘들지 않을 리 없었다.한번 누린 호사는 다시 내려놓기가 이토록 어려운 법이었다.예전엔 매일 소진 옆에 붙어 지냈다. 선우한텐 그 시간이 세상에서 제일 팔자 좋은 날들이었다.깨어난 뒤 선우는 회사에도 가지 않고, 아이도 제대로 보지 않았다. 몸을 회복하는 운동을 하고 나면 남은 시간은 전부 소진 옆에서 치댔다.그런데 대체 누가 그런 말을 퍼뜨렸는지, 결혼식 전에는 신랑 신부가 만나면 안 된다고 했다.말이 되나?소진은 정말로 선우를 만나 주지 않았다.선우가 집 앞까지 찾아가도 소진은 침실에 들어가 나오지 않았다.선우가 가진 배짱으로는 억지로 밀고 들어갈 수도 없었다.결국 얌전히 소진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이제 소진에게서 전화가 오자, 선우는 당장이라도 달려갈 수 있을 것 같았다.“자기야.”소진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선우가 먼저 끼어들었다.[여보, 우리 한번만 보면 안 돼?]“안 돼!” 소진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보긴 뭘 봐. 자기랑 결혼하기도 싫어졌어.”선우가 깜짝 놀랐다.[왜 그래? 나 며칠 동안 진짜 얌전히 있었잖아. 당신 화나게 한 것도 없고.]“매일 보자고 조르기나 하고, 자존심도 없어?”[보고 싶어서 그러지.]“내가 보고 싶은 거야, 나랑 자고 싶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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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9화

신랑과 들러리들이 쉽게 신부를 데려가지 못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다들 머리를 맞대고 궁리한 끝에, 결국 립스틱 수십 개를 꺼내 놓았다.그중에서 똑같은 색 두 개를 골라내라는 것이었다.선우와 신랑 들러리들은 정말 머리가 다 빠질 것 같은 표정이 되었다.남자들 눈에는 그 립스틱들이 전부 비슷비슷한 색으로 보였다.그냥 빨간색 하나일 뿐인데, 어떻게 종류가 수십 가지나 된다는 말인가?결국 선우와 들러리들은 끝내 맞히지 못했다.그러면 벌칙을 받아야 했다.팔굽혀펴기 백 개.그걸로도 끝이 아니었다. 여자 두 명이 등에 올라탄 상태로 해야 했다.다행히 선우가 데려온 들러리들은 다들 믿음직했다.정장을 벗고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리자, 팔에 잡힌 근육 선이 보기 좋게 드러났다.여자들이 등에 올라앉아 난도가 높아지긴 했지만, 큰일 없이 벌칙을 끝냈다.그러고 나서야 선우는 겨우 소진 곁으로 갈 수 있었다.우여곡절 끝에 신부 구두까지 찾아낸 선우는 소진 앞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직접 소진의 발에 구두를 신겨 주었다.그다음 선우는 소진을 안고 집을 나섰다.두 사람은 호텔로 향했고, 양가 부모님께 정식으로 인사를 드렸다.아이가 아직 어렸고, 선우의 몸도 이제 막 회복된 참이라 두 사람은 멀리 이동해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다.식은 지역에서 가장 좋은 호텔에서 치르기로 했다.두 사람의 사랑은 정말 길었다.고등학교 시절부터 따지면 십여 년이 훌쩍 넘었다.그렇게 오랜 시간을 돌아, 두 사람은 마침내 결혼했다.모든 사람의 축복 속에서 서로의 배우자가 되었다.보통 결혼식에서는 신부가 많이 운다고들 했다. 신랑이 우는 경우도 있긴 했다.하지만 오늘 하객들은 그 어떤 신부보다 더 많이 우는 신랑을 보게 되었다.선우는 도저히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축사도, 혼인 서약도, 반지를 끼워 주는 일도.어느 하나 빠짐없이 선우에게는 벅찬 일이었다.행복해서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소진은 그런 선우를 보며 마음이 짠하면서도 웃음이 났다.“그만 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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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0화

선우가 마음속 이야기를 털어놓거나 조용히 대화를 나누자는 거라면, 소진도 기꺼이 들어줄 생각이었다.하지만 오늘은 정말 너무 지쳤다.새벽 5시부터 지금까지, 소진은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선우는 계속 무언가를 말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소진도 선우의 말에 대꾸해 주었지만, 선우가 다시 바라봤을 때 소진은 이미 푹 잠들어 있었다.선우의 마음은 아직도 들떠 있었다.선우도 피곤했다. 하지만 너무 행복해서 몸의 피로가 제대로 느껴지지 않았다.마음이 들뜬 탓에 잠도 오지 않았다.그래도 소진이 잠들었으니, 선우는 소진이 얼마나 고단했는지 알고 있었다. 더는 귀찮게 굴 마음이 들지 않아, 그냥 곁에 누워 소진을 바라보았다.이 여자가 드디어 자기 아내가 되었다.그 많은 사람 앞에서 소진은 마침내 선우와 함께 서약했다. 서로에게 충실하겠다고.앞으로 두 사람의 이름은 평생 나란히 묶일 것이다.다시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선우는 자신이 바보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소진을 보고 있으면 눈 한 번 깜빡이는 것조차 아까웠다.많은 사람이 사랑을 의심한다. 또 오래 함께한 두 사람을 묶어 주는 건 더 이상 사랑이 아니라 정과 책임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하지만 선우는 달랐다.언제든 소진을 보면 여전히 가슴이 뛰었다.운명일 수도 있고, 선우가 남들과 조금 다른 사람일 수도 있었다.어찌 됐든 선우는 한 사람을 사랑하면 평생이었다.맞았다. 정이 있고 책임도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큰 건 여전히 설렘이었다.소진은 선우의 키스에 잠이 깼다.몇 시인지도 모른 채 비몽사몽한데, 목덜미가 간지러웠다.눈을 뜨자 선우의 잘생긴 얼굴이 바로 앞에 있었다.소진은 선우를 밀어내며 나른하게 말했다.“뭐 하는 거야? 몇 시야?”“8시.”선우가 다시 소진에게 다가왔다.“여보, 일곱 시간 잤어. 좀 쉬었어?”“아직도 피곤해.”소진은 이대로 세상이 끝날 때까지 자고 싶을 지경이었다.“방해하지 마. 나 더 잘 거야.”“여보...”선우가 어디 쉽게 재워 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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