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드디어 내 손에 들어온 너: Chapter 161 - Chapter 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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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화

박도윤은 금테 안경을 밀어 올리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답했다.“지유 오늘 등 흉터 없애주는 시술 받으러 갔어요. 그다지 예쁜 모습은 아니라 혼자 가겠다면서 저보고 절대 따라오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차라리 잘 됐다 싶었죠. 오늘은 마침 채아와 강 대표가 인사드리러 오는 자리이니 가족 일원인 저도 참석하는 게 여러모로 보기 좋을 테니까요.”“그래, 잘 왔다. 도윤이 너는 테이블 위에 있는 꽃 좀 체크해 두거라.”박진성은 그렇게 말한 후 다시 손을 움직였다.“도윤아, 이따 내가 어떻게든 채아를 압박해 볼 테니까 계약 얘기 나오면 너도 좀 거들어줘. 알겠지?”문영란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문영란은 예전에도 문채아의 일에는 조금의 관심도 주지 않더니 문채아가 강재혁이 결혼한 지금은 아예 문채아를 압박하려고까지 했다.‘채아와 강재혁이 가짜로 결혼한 것도 모르고.’박도윤은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겉으로는 문영란처럼 미소를 지었다.그는 박진성의 지시대로 테이블 위의 꽃을 체크한 후 화장실로 들어가 거울을 보며 넥타이를 매만졌다.오늘 굳이 오랜만에 넥타이까지 하고 온 건 문채아가 넥타이를 맨 남자를 좋아하기 때문이었다.요즘따라 문채아의 시선이 강재혁에게 머무는 시간이 점점 더 길어지는 것 같아 뭐라도 해서 시선을 다시 빼앗아 와야 했다.‘새집에 나를 들이지 않으려 했던 것도 다 강재혁의 지시였겠지. 하지만 상관없어. 채아가 좋아하는 사람은 나니까. 아무리 강재혁이 비열한 수단으로 채아와 결혼하고 또 같이 사는 것까지 성공했다고 해도 나를 이기지는 못할 거야. 게다가 오늘은 특별히 강재혁이 꿈에도 생각 못 할 인물까지 등장시킬 예정이니까.’박도윤은 이번 기회에 문채아에게 확실하게 알려주고 싶었다. 그녀의 곁에 있어야 할 사람은 강재혁이 아닌 자신이라는 것을 말이다.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그때, 굳게 닫혀있던 룸 문이 다시금 열렸다.문채아가 도착한 것이 분명했기에 박도윤은 넥타이를 마지막으로 한번 정돈하고는 화장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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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문채아는 박도윤이 참석한 것에 한 번 놀랐다가 박진성의 태도에 또 한 번 놀랐다.줄곧 엄격하기만 했던 박진성이 강재혁을 보자마자 입꼬리를 활짝 올려댔으니까. 게다가 식사가 시작되고는 아예 강재혁에게 음식도 집어주고 술도 직접 따라주었다.이렇게까지 다정하고 열정적인 박진성의 모습은 정말 처음이었다.박도윤은 문채아의 바로 앞쪽에 앉아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자연스럽게 그녀 쪽으로 밀어주었다. 그러면서 어릴 때의 추억들을 꺼내며 회상했다.어릴 때의 추억은 오직 박도윤과 문채아만의 것이었으니까.문채아는 그다지 반갑지 않은 박도윤의 얘기에 그저 미간만 찌푸리고 있었다.그때, 강재혁이 찻잔을 집어 들며 자리에서 일어섰다.“채아를 예쁘게 낳아주신 어머님께 언제 한번 꼭 좋은 곳에서 식사를 대접하고 싶었는데 그간 경황이 없어 연락을 먼저 드리지 못했습니다.”강재혁은 식사가 시작되고부터 지금까지 아직 입도 뻥긋하지 못한 문영란을 바라보며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생각지도 못한 그의 인사에 문영란은 다급하게 몸을 일으키며 얼른 사위와 찻잔을 부딪치려고 했다.그런데 그때, 큰 손 하나가 그녀를 제지했다.박진성은 문영란 대신 일어서며 미소를 지었다.“강 대표가 채아를 예쁘게 낳아준 이 사람에게 인사를 드리고 싶어 하는 마음은 이해하네. 채아 엄마니 당연히 그래야지. 하지만 이 사람은 오래전에 내 아내가 된 사람이고 나는 이 사람과 함께 우리 집으로 온 채아를 십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부족한 것 없이 지낼 수 있도록 해줬네. 그러니 채아한테 있어 나는 계부이기도 하고 또 진정한 아빠이기도 하지.”박진성은 그렇게 말하며 품속에서 봉투 하나를 꺼내 들었다.“그러니 이 사람한테만 어머님이라고 할 게 아니라 나한테도 아버님이라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오늘도 이렇게 채아와 강 대표를 만난다고 봉투까지 두둑하게 준비해 왔는데. 응?”박진성은 봉투 속 내용물에 자신이 있는 듯 고개를 살짝 쳐들었다. 자신만만한 태도와 얄팍한 봉투 두께로 볼 때 수표임이 분명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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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화

문채아는 강재혁의 말에 조금 전까지만 해도 초조했던 마음이 한순간에 평온해졌다.하지만 문영란은 전혀 그렇지 않은 듯 조금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강 대표,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말을 그렇게 하면...”“괜찮아. 강 대표가 틀린 말을 한 건 아니니까.”문영란의 말을 자른 건 다른 누구도 아닌 박진성이었다. 박진성의 얼굴에는 조금의 분노도 담겨있지 않았다.“강 대표가 채아를 생각하는 마음이 깊으면 깊을수록 나야 좋지. 더 마음에 들어. 아버님이라는 호칭은 내가 생각이 짧았네. 나는 채아를 줄곧 내 친딸이라고 생각했던 터라 마음만 앞섰어. 그러니까 강 대표, 아까 일은 이만 잊어주게. 고작 호칭 문제로 강 대표와 사이가 어색해져 버리고 싶지 않으니까. 앞으로는 내가 조금 더 신경을 쓸게.”한 번도 아랫사람에게 굽힌 적 없던 사람이었는데 강재혁 앞에서는 순한 양이 따로 없었다.그래서 문채아는 솔직히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없었다. 강씨 가문 본가에서 하마터면 강지유와 양현주에게 당할 뻔했을 때보다 더한 상황으로 다가왔으니까.‘약을 잘못 먹기라도 한 거야, 뭐야? 사람이 갑자기 왜 이렇게 달라졌어?’하지만 그때, 문영란이 적당한 핑계를 대며 그녀를 룸에서 데리고 나왔다.이에 문채아는 올 게 왔다는 얼굴로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문영란은 아주 옛날부터 박진성에 관한 일이라면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으니까.아니나 다를까, 조용한 코너로 돌자마자 문영란은 발걸음을 멈추며 추궁을 시작했다.“아까 아저씨가 호칭을 다르게 해달라고 했을 때 강 대표를 왜 말렸어?”“네?”“모른 척하지 마. 아버님이라는 호칭이 나오자마자 네가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내가 똑똑히 봤으니까. 네 기분이 우선인 강 대표도 분명히 봤을 거고. 그러니까 아버님이라 부르는 걸 거절한 거잖아.”문영란은 똑똑하지는 않지만 남녀 사이의 감정 교류에는 예민한 사람이라 강재혁과 문채아가 서로에게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지는 금방 알아챌 수 있었다.강재혁은 룸으로 들어오고부터 지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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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화

“물론 제대로 된 사과의 말도 건네고.”문영란은 마치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아이를 혼내듯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결혼도 했으니 이제는 어른들께 살갑게 구는 습관도 길러야지. 그리고 다시 한번 말하는데 계약 얘기 나올 때 방해하지 마. 너도 이제는 누군가의 아내가 됐으니 알 거 아니야. 내조가 얼마나 중요한지. 남자들 사업 얘기에 여자가 자꾸 곁에서 뭐라고 하면서 영향을 주면 그때는 사람들이 강 대표를 우습게 봐. 나아가 내가 딸 교육을 제대로 못 했다는 사람도 생길 거고.”문채아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그저 가만히 있었다. 문영란의 설교가 여기서 끝이 아닐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아니나 다를까, 문영란은 다시금 입을 열며 이번에는 박도윤의 얘기를 꺼냈다.“참, 도윤이랑 지유 혼사도 곧 결정될 거야. 너희들이 사이가 좋지 않은 건 알지만 뭐가 됐든 너랑 강 대표는 이제 손윗사람이니 어른답게 포용하도록 해. 강 대표한테도 자꾸 지유를 찍어 누르려 하지 말라고 네가 얘기 좀 하고. 오빠면 여동생을 더 아껴주고 챙겨줘야지.”박도윤과 강지유의 관계가 최근 들어 어딘가 모르게 이상해졌다. 그걸 느낀 문영란은 어떻게든 둘 사이를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고 싶었고 그러다 생각한 방법이 바로 문채아였다.문채아는 강재혁의 아내이기에 문채아가 박도윤과 강지유에 관해 긍정적인 말을 늘어놓으면 강재혁도 분명 생각을 다시 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박도윤과 강지유의 사이도 좋아질 게 분명했으니까.‘나라도 나서서 분위기를 풀어줘야지.’문영란은 그렇게 생각하며 문채아의 손을 잡으려는 듯 두 손을 뻗었다.하지만 손끝이 닿기도 전에 문채아가 손을 뒤로 가져가며 입꼬리를 올렸다.“아까는 재혁 씨한테 영향 주지 말랬다가 또 지금은 재혁 씨한테 뭐라 얘기를 좀 하라고요? 그냥 솔직하게 말하세요. 엄마한테 유리하게 행동해 달라고.”문영란은 그 말에 멈칫하더니 이내 고개를 저었다.“나, 나는 그런 뜻으로 말한 게...”“어떤 뜻이었는지는 듣는 사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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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화

“당신이 나한테 했던 짓들은 한 많은 사람이 원수한테 할 법한 짓들이었어요.”문채아는 그렇게 말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문영란 쪽으로 다가갔다.“버리지 않았다고, 헐값에 팔아넘기지 않았다고 다 엄마인가? 당신이 말한 것처럼 친엄마라면 적어도 애가 심신 건강하게 자랄 수는 있게 해줘야죠. 당신은 그걸 해줬나요? 해주기는커녕 시도 때도 없이 나를 깎아내려서 자존심을 깎기 바빴죠.”“전에는 나한테 강지유의 발끝도 못 따라가는 사람이라고, 또 박도윤한테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라고 하더니 재혁 씨와 함께한 뒤로는 재혁 씨 앞에서도 납작 엎드려서 살라고 했잖아요. 당신은 그냥 뼛속 깊은 곳에서부터 내가 누리는 모든 게 다 과분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 내가 과분한 사랑을 받고 과분한 관심을 받고 있으니까 재혁 씨 곁에서 최대한 비위를 맞추면서 평생을 노예처럼 살길 바라는 거라고요.”“한때는 당신의 그 말에 영향을 받아 나조차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아무리 억울한 일을 당해도, 아무리 차별받아도 끝까지 숨기고 또 참았어요. 그런데 누가 그러더군요. 그런 건 정상이 아니라고, 나는 충분히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그래서 그때부터 마음에도 없는 짓은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했어요. 나를 깎아내리고 내 자존심을 짓뭉개는 당신 같은 인간들이야말로 역겹고 하찮은 인간들이라고 생각하면서 살기로 했어요.”문영란은 막힘없이 말을 술술 내뱉는 문채아의 기세에 눌린 듯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이에 문채아는 서서히 발걸음을 멈추며 다시금 입꼬리를 올렸다.“참, 한 이불 덮고 사는 그, 인간한테 말 좀 전해줄래요? 같잖은 아빠 행세하지 말라고요. 이제껏 나를 가족으로 인정한 적도 없는 사람이 어디서 자기 편할 때만 가족이다, 뭐다 예요? 역겹게.”“그리고 이유야 뭐가 됐든 식사 자리까지 마련됐으니 엄마도 재혁 씨한테 성의를 좀 보이세요. 설마 그 깽판을 쳐놓고 아무런 선물도 안 해줄 건 아니죠?”문영란의 동공이 세차게 흔들렸다.강의준을 찾아가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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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박도윤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문채아를 빤히 바라보기만 했다.분명 예전과 다를 거 없는 옷차림이고 헤어스타일도 늘 하던 그대로인데 그 소박한 차림새가 오히려 더 예쁘게 느껴졌다.풍기는 분위기 달라진 것 때문일까?그의 곁에 있었던 때와 달리 지금의 문채아는 날카롭고 생기가 있어 졌다. 꼭 줄곧 감추고 있던 빛을 이제야 발하기 시작한 것처럼 말이다.조금 전, 박도윤은 룸에서 나온 후 어두운 곳에 서서 문채아와 문영란의 대화를 몰래 듣고 있었다.그러다 어느 순간 문채아의 곁으로 다가가 그녀에게 말해주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그는 문채아에게 착함을 강요하고 그녀의 본성을 억압하려 한 적이 없었다고 말이다.하지만 꾹 참았다. 아직은 때가 아니었으니까.박도윤은 시선을 내리며 조금 부드러워진 목소리로 말했다.“나도 너와 강재혁 일에 관여하고 싶은 생각 없어. 그런데 네가 계속 강재혁한테 속고 있잖아. 강재혁은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착하고 정직한 사람이 아니야.”문채아는 박도윤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에 몇 초간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헛웃음을 터트렸다.“지금 개그 한 거야? 너처럼 비열한 인간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니까 좀 웃기네?”“거짓말 아니야.”박도윤은 한숨을 한번 내쉬며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그래, 강재혁이 너를 위해 해준 게 많으니까 너로서는 모든 게 진심으로 느껴지고 강재혁이라는 인간도 좋게 느껴졌겠지. 하지만 채아야, 너도 이제는 성인이잖아. 그러면 겉모습이 아닌 본질을 볼 줄도 알아야지. 네가 세 살짜리 애도 아니고 강재혁이 듣기 좋은 말 좀 했다고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완전히 다 믿어버리면 어떡해?”“야, 네가 하면 로맨스고 내가 하면 사기당하는 거냐? 아니면 혹시 너밖에 보지 않아야 하는 내가 이제는 다른 남자를 보고 있으니까 배가 아파? 정말 가지가지로 역겹게 하네.”문채아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내뱉고는 몸을 돌렸다.박도윤이 하고 싶었던 말은 결론적으로 그녀더러 강재혁을 사랑하지 말라는 말이었다.“채아야,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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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화

“재혁 씨, 혹시 나 찾으러 나온 거예요?”양지나는 문채아가 나타나기 전까지 사람들이 공인한 강재혁의 미래 아내 자리에 가장 가까웠던 여자였다.조숙한 이미지의 양현주와 달리 양지나는 화려하고 섹시하게 생긴 편이고 또 꾸미는 것을 좋아하고 잘하는 사람이라 늘 사람들의 이목을 끌만한 옷들만 골라 입곤 했었다.그런데 그런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말할 때는 매우 나긋나긋하고 교양 있게 말하는 반전미를 소유하고 있었다.물론 이건 양지나가 강재혁을 위해 억지로 꾸며낸 성격으로 진짜 성격은 아니었다.강재혁은 다른 재벌 2세들과 달리 꽤 불우한 어린 시절을 가졌고 또 오랜 기간 곁을 지켜주는 어른이 없어 성격이 무뚝뚝하고 냉랭했으니까.이런 유형의 남자들은 대체로 자기주장이 세고 성격이 강한 여자보다는 배려심이 깊고 천사 같은 여자를 좋아하기에 양지나는 자신이 분석한 강재혁의 취향에 맞게 행동했다.사실 양지나도 처음부터 이렇게 자세히 분석한 것은 아니었다. 양현주의 부탁을 받았을 때까지만 해도 ‘대충 꼬시면 되겠지.’라고만 생각했었다.그도 그럴 것이, 강재혁은 무려 7년이나 후진 지방 도시에서 살아왔으니까. 성격이나 가치관은 자라온 환경에 따라 변하는 것이기에 아무리 강씨 가문의 혈통이라고 해도 그 빈티는 숨기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그래서 솔직한 마음으로는 강재혁과 말도 섞고 싶지 않았다.그런데 그 생각은 얼마 안 가 금방 사라져 버렸다. 차에서 내리는 강재혁의 얼굴이 너무나도 잘생겼기 때문이었다. 유행 다 지난 옷을 입고 있는데도 꼭 신상처럼 매우 비싸 보였다.말 그대로 양지나는 강재혁에게 첫눈에 반해버린 것이었다.그래서 그날 이후, 양지나는 양현주의 부탁 때문이 아닌 스스로의 의지로 강재혁에게 접근하며 그를 분석해 그가 반하지 않고는 못 배길 여자로 자신을 꾸며갔다.노력한 보람이 있게도 그녀는 다른 여자들과 달리 강의준에게 인정도 받고 참하다는 칭찬까지 받았다.물론 몇 개월 전에 강재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성시로 돌아가게 되기는 했지만 큰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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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화

“그런데 재혁 씨는 어쩜 날이 갈수록 더 섹시해져요? 오늘은 넥타이까지 매고 있어서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아요. 아까부터 심장이 두근거리고 몸도 뜨거워지는 게 미치겠어요. 재혁 씨도 느껴져요? 나 지금 엄청 흥분한 거?”양지나는 일부러 콧소리를 내며 입술을 살짝 핥았다. 부드러운 성격을 가진 동시에 대담해야 할 때는 확실하게 대담하고 섹시해지는 것 역시 그녀가 생각했을 때 강재혁이 좋아할 만한 여성상이었으니까.그래서 말을 함과 동시에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강재혁의 넥타이를 잡기 위해 손을 뻗었다.강재혁에게 섹시하다고 한 건 거짓말이 아니었다. 오늘따라 유독 더 그녀의 마음을 설레게 한 건 사실이었으니까.하지만 양지나의 손끝은 넥타이에 채 닿기도 전에 멈춰버리고 말았다. 강재혁이 살벌하기 그지없는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꺼져.”강재혁은 양지나의 체면을 조금도 생각해 주지 않은 채 단 두 글자에 경멸과 혐오를 전부 담아 입 밖으로 내뱉었다.이에 양지나는 굳어버린 듯 잠깐 멈칫했다가 한참 뒤에야 입꼬리를 억지로 올리며 다시 미소를 지었다.“재혁 씨가 이미 결혼한 건 나도 알아요. 하지만 나는 그런 거 상관 안 해요.”즉, 강재혁이 유부남이라도 얼마든지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그와 엮일 수 있다는 뜻이었다.다들 불륜은 나쁜 거라고들 하지만 지금 같은 세상에서 도덕 운운해 봤자 아무런 힘도 없었다.특히 양씨 가문은 양현주의 비도덕적인 행동으로 잘 된 케이스였기에 양지나는 더더욱 불륜 같은 것에 거부감이 없었다.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늘 도덕이나 윤리 같은 것보다는 권력이나 돈 같은 실체가 있는 것에 더 관심을 두고 행동해 왔다.일단 성공만 하게 되면 사람들은 부러워할 테고 그때는 아무리 비열한 수법을 써서 꼭대기 자리에 올라갔다고 해도 알아서 용서될 테니까.그리고 강재혁을 다시 빼앗아 올 자신도 있었다. 양씨 가문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는 자신과 달리 문채아는 자기 부모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한낱 양녀일 뿐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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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재혁 씨 정도 되는 남자가 왜 질투 작전이나 유발하는 커플 사이에 끼어 있어요.”이 세상에 이용당하는 걸 태연히 받아들일 수 있는 남자는 없다. 자기 아내가 다른 남자를 마음에 품고 있다는 걸 받아들일 수 있는 남자는 더더욱 없고 말이다.사실 양지나는 이미 30분 전부터 이 호텔에 숨어 있었다. 그래서 문채아가 곁에 있는 강재혁을 내버려두고 박도윤하고만 시선을 주고받았던 것도 똑똑히 보았다.강재혁을 좋아하는 그녀로서는 문채아의 행동이 기가 막히기 짝이 없었다. 이 세상에서 그 어떤 남자보다 더 완벽한 강재혁을 남편으로 두고도 전 남자 친구에 대한 미련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었으니까.줄곧 평온했던 강재혁의 눈동자가 양지나의 말이 끝나자마자 아주 잠깐 흔들렸다.이에 양지나는 강재혁이 그제야 자신의 말을 제대로 들을 준비가 됐나 싶어 다시금 뭐라 말을 건네려고 했다.그런데 강재혁이 먼저 입을 열었다.“너를 여기로 초대한 사람이 박도윤인가 보네.”“무, 무슨 소리예요?”양지나는 생각지도 못한 말에 버벅거리며 모른 척을 했다.“채아가 여전히 박도윤을 좋아하고 있다는 말도, 채아가 질투 유발을 위해 나와 결혼했다는 말도, 다 박도윤한테서 전해 들은 거잖아. 박도윤이 너한테 그렇게 말하라고 시켰지? 너를 이곳으로 초대한 것을 보니까 채아가 왜 나와 결혼하는 길을 선택했는지, 그 이유를 제대로 조사해 본 모양이네. 그런데 우리 결혼이 사실은 채아가 결혼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내가 하나하나 설계해 둔 걸 알았으면 채아가 나를 이용하는 거든 아니든 나는 채아의 선택을 받은 것 자체로 이미 기쁘다는 건 왜 모르지?”문채아의 진짜 마음이 무엇이든 강재혁은 그녀가 곁에 있어 주기만 하면 그것으로 되었다.양지나는 입을 떡 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용당해도 좋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남자가 강재혁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았으니까.‘이게 말이 돼? 강재혁이잖아. 여자를 거들떠보지도 않던 그 강재혁이잖아. 그런데 왜 문채아 그 여자한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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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문채아는 박도윤을 뒤로한 후, 마치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202호 방으로 향했다.하지만 도착한 뒤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방문만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문을 벌컥 열고 들어가 양지나를 떼어내며 강재혁은 내 남편이라고 충분히 얘기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엄두가 나지 않았다.강재혁이 원해서 양지나와 함께 방으로 들어간 것일 수도 있으니까.만약 양지나가 정말 싫었다면 강재혁은 지금이라도 방에서 이만 나오려는 움직임을 보여야 했다. 하지만 그럴 기미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고 문은 굳게 닫힌 채 열릴 줄을 몰랐다.즉, 그렇다는 건 높은 확률로 강재혁이 양지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뜻이었다.강재혁과 문채아는 법적으로 이어진 사이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계약 결혼일 뿐이라 강재혁은 언제든지 변심할 권리가 있었다.양지나는 강의준이 한때 강재혁의 짝으로 마음에 들어 했던 여자기도 했으니까.또한, 만약 양지나가 양현주를 배신하고 진심으로 강재혁을 대하겠다고 들면 강재혁은 그 무엇보다 강력한 파트너가 얻는 셈이었다.강재혁은 똑똑한 사람이라 정말 그렇게 되면 문채아와는 바로 계약을 끝내려고 할 것이다.“저주라도 걸린 거야, 뭐야...”문채아는 답답한 마음에 머리를 문에 박고는 혼잣말을 중얼거렸다.“내가 그렇게도 별로야? 박도윤은 그렇다 쳐도 이제는 재혁 씨까지...”비참한 마음을 입 밖으로 내고 나니 더 서글퍼져 문채아는 이를 꽉 깨물며 이만 자리를 벗어나려고 했다. 두 번 버림받을 용기는 없었으니까.그런데 그때, 굳게 닫힌 문이 갑자기 활짝 열렸다.이에 머리를 문에 기대고 있던 문채아의 몸은 순식간에 중심을 잃어버렸고 그대로 앞으로 기울여져 누군가의 따뜻하고 커다란 가슴팍에 닿아버렸다.가슴팍의 주인은 문을 열자마자 품으로 안겨 오는 그녀의 행동에 피식 웃었다.“여기서 뭐 해?”강재혁은 그렇게 물으며 아주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문채아의 허리를 감쌌다. 꼭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듯했다.문채아는 문이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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