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드디어 내 손에 들어온 너: Chapter 151 - Chapter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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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화

‘오래전부터 그 사람만 좋아해 왔던 여자인데 갑자기 나를 좋아하게 됐을 리가 없잖아. 마음이 여러 개인 것도 아니고.’이무현은 팔짱을 끼며 강재혁을 향해 말했다.“그리고 형, 나는 형이랑 달라. 형은 문채아를 좋아하니까 문채아가 어떤 마음인지 신경 쓰이는 거지, 나는 주연우를 좋아하지도 않는데 주연우 마음이 어떤지 내가 알 게 뭐야?”주연우는 그를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그의 아내로밖에 살 수 없다. 두 사람은 가문끼리 이어진 단단한 관계니까.강재혁은 이무현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더니 대뜸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네 말이 맞아. 너희와 우리는 달라. 나는 채아를 좋아하니까 채아가 힘들어하는 걸 가만히 지켜볼 수 없어. 아무리 내 몸 하나 지키기도 벅찬 상황이라도 어떻게든 채아를 도와주고 싶고 또 아껴주고 싶어. 채아를 좋아하니까 박도윤의 일로 아무리 질투가 머리끝까지 차올라도 채아가 박도윤을 원한다면 박도윤과 강지유의 사이를 내 손을 찢어버려야겠다는 생각도 했어.”“하지만 너는 나와 달라. 너는 주연우를 좋아하지 않으니까 지금껏 네가 늘 그래왔던 것처럼 주연우가 무엇을 하든 신경 쓰지 않을 수 있고 지난 2년처럼 또다시 냉전이라는 치졸한 방법을 택해 주연우의 피를 말릴 수도 있고 또 죄책감이라는 명분 아래 첫사랑을 보살펴 주는 것도 모자라 그 첫사랑이 주연우를 괴롭혀도 오히려 주연우에게 통 크게 넘어가 달라는 말을 할 수도 있지.”강재혁은 말을 잠깐 멈추고는 뭔가를 깨달은 듯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이무현을 바라보았다.“이렇게 얘기하고 보니 너랑 박도윤이랑 많이 닮았네. 주연우는 언제쯤 채아처럼 기존에 있던 남자를 뻥 차버리고 새 사랑을 찾으러 떠날까?”주연우는 객관적으로 아주 매력적인 여자였기에 그녀가 조금이라도 틈을 보이면 남자들이 득달같이 달려들 게 분명했다.강재혁의 말이 끝나자마자 거실은 삽시간에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이무현은 얼굴을 완전히 굳히고는 두 손을 꽉 맞잡았다.“형, 무슨 욕을 그렇게 심하게 해? 그리고 방금 나한테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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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형이 뭘 걱정하지는 알아.”이무현은 진지한 강재혁의 얼굴에 덩달아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그래서 주연우를 데리고 귀국하기 전에 조사해 봤어. 걔네 부모님이 해외에 도착한 직후 강도를 만나 연다정을 구하려다가 칼에 찔린 건 사실이었어. 하지만 연다정이 나와 만나게 된 건 형 예상대로 우연이 아니었어. 내가 언제 어디로 출장을 가는지 미리 알아낸 뒤에 내가 해외 지사에서 나올 때까지 쭉 기다리고 있었더라. 하지만 대단히 큰 이유가 있어서 그랬던 건 아니야. 해외에서 더는 못 살 것 같고 또 부모님 유골을 고향에 뿌려주고 싶어서, 그래서 나한테 접근한 거야. 그냥 도움을 청하고 싶었던 거지.”이무현은 이 정도의 거짓말은 충분히 눈감아 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주연우에게 그런 짓을 한 것까지 다 이해할 수 있었던 건 아니었기에 연다정을 도와 병원을 옮긴 후 확실하게 얘기해 두었다. 다음부터는 절대 그러면 안 된다고 말이다.연다정은 그 말에 가슴을 부여잡으며 몇 시간 내리 통곡했고 쓸데없는 계략은 물론이고 앞으로는 문채아와 강재혁 사이를 이간질하는 일도 하지 않을 거라고 맹세했다.강재혁은 이무현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다가 한참 뒤에야 다시 입을 열었다.“네 경고가 먹혔으면 다행이지만. 그럼 나도 너한테 한마디 할게. 박도윤과 네가 닮았다고는 했지만 그렇다고 정말 박도윤을 닮아가지는 마. 아니면 주연우한테 외면받는 건 물론이고 다른 남자한테 주연우를 채갈 기회까지 줘버리게 될 테니까.”“형, 박도윤 얘기는 이제 그만 좀 하면 안 돼? 기분 더러워.”이무현은 정말 듣고 싶지 않은 듯 귀까지 막았다.다른 남자에게 주연우를 채갈 기회를 주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이 거슬리기 짝이 없었다. 심지어 울화까지 치밀었다.그래서 얼른 화제를 돌렸다.“그보다 문채아한테는 언제 고백할 거야? 아까 들어보니까 이제 천천히 다가가는 건 완전히 그만둔 것 같던데. 내가 좀 도와줄까?”“그래.”강재혁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이무현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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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그게... 내가 형네 병원으로 연다정을 데리고 가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 하지만 그 대신 형 밑에 있는 실력 좋은 의사들 좀 빌려주라...”이무현이 눈치를 보며 부탁했다.강재혁이 개인적으로 실력 좋은 의사들을 모아 팀을 꾸렸다는 건 극소수만 아는 비밀이었다.그 팀은 강재혁이 몇 년 전에 있었던 한 사건 때문에 꾸리기 시작한 팀으로 현재는 식물인간을 다시 깨울 방법을 시도하는 중이었다.그러니 연다정의 심장 질환 같은 건 분명 금방 고칠 수 있을 게 분명했다.하지만 강재혁은 이무현의 부탁에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거절했다.“싫어. 연다정은 채아한테 해서는 안 될 짓을 했어. 그런데 만약 내가 연다정을 돕겠다고 의사를 빌려주면 채아가 날 어떻게 생각할 것 같아? 나는 너처럼 내 와이프 헷갈리게 하는 짓은 안 해.”“아니, 내가 무슨...!”이무현은 뭐라 더 얘기하려다가 강재혁의 표정을 보고는 빠르게 포기했다. 가망이 없었으니까.그때, 현관문이 열리고 문채아 혼자 안으로 들어왔다.주연우가 없는 것을 본 이무현은 강재혁에게 인사를 한 후 황급히 밖으로 뛰어나갔다. 마당을 지나 조금 더 앞으로 가보니 주연우의 뒷모습이 보였다.“너도 지금 막 얘기 끝내고 돌아가는 거야? 같은 시간에 이곳에 도착한 것 그렇다 쳐도 갈 때까지 너와 같은 시간에 가게 될 줄은 몰랐는데.”이무현은 가쁜 숨을 티 나지 않게 내쉬며 불쾌한 척하는 얼굴로 먼저 말을 걸었다.주연우는 이무현의 이런 태도에 이골이 나기도 했고 또 문채아와 대화하느라 힘을 다 뺐기에 담담한 목소리로 대꾸했다.“내 얼굴이 보고 싶지 않으면 다시 안으로 들어가서 조금 더 얘기하고 나오든가.”“이미 다 나왔는데 뭘 또 들어가래? 그리고 형이 그렇게 한가한 줄 알아?”이무현은 툴툴거리며 말을 내뱉고는 이내 뭔가가 떠오른 듯 주연우를 바라보며 물었다.“그보다 문채아랑 둘이서 꽤 오래 대화를 나누는 것 같던데, 혹시 내 뒷담화라도 했어?”여자들은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 무조건 남편 얘기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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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이무현은 고작 팔을 좀 당긴 거로 주연우를 품에 안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또한 주연우의 가슴을 만지게 될 거라고도 말이다.주연우 역시 이무현의 손에 가슴이 잡히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심지어 잡힌 곳이 너무 아팠다.여자와 남자의 몸은 태생부터 차이가 존재하기에 남자들에게는 가벼운 터치로 느껴지는 것도 여자들에게는 주먹으로 몇 대 맞은 듯한 고통으로 다가올 수 있었다.주연우는 가뜩이나 머리가 어지러운 데다가 가슴 통증까지 더해지자 완전히 분노가 폭발해 버렸다.“이무현!”그녀는 가슴을 보호한 후 이무현을 향해 소리를 빽 질렀다.“너 일부러 그랬지! 그치!”“아, 아니야! 오해하지 마. 정말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이무현이 당황한 얼굴로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아무리 그가 주연우와 싸우고 그녀를 괴롭히는 걸 즐기고 있다고 해도 가슴을 움켜쥐는 행위로 그녀를 괴롭힐 짐승은 아니었다.애초에 여자와 손도 제대로 잡아본 적 없는 그인데 대뜸 가슴부터 잡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미안해, 진짜 미안! 여자도 세게 부딪히면 남자처럼 아파하는 줄 몰랐어.”이무현은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점점 하얗게 질려가는 주연우를 바라보며 어색하게 손을 뻗었다.“내, 내가 좀 도와줄까? 통증이 덜할 수 있게...”“하기는 뭘 해! 파렴치한이야?”주연우가 이를 바득바득 갈며 말했다.“나는 그냥 너를 도와주려고...”“됐어! 필요 없어!”“왜 필요 없어? 나 때문에 네가 통증을 느끼고 있는 건데, 당연히 도와줘야지.”“글쎄 필요 없다니까? 귀가 막히기라도 한 거야?!”이무현은 한사코 필요 없다는 그녀의 말에 대뜸 화가 났다. 오늘따라 강재혁도 그렇고 주연우도 그렇고 마치 그가 정말 쓸모없는 사람인 것처럼 말했으니까.‘그래도 주연우는 나한테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니야? 자기 남편이잖아!’“왜 자꾸 필요 없다고 하는 건데? 내가 제대로 도와주면 되잖아. 아플 때는 이렇게 살살 만져주면...!”이무현은 흥분한 나머지 그대로 손을 뻗어 다시금 주연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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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그도 그럴 것이, 그 뒤로 보름이라는 시간이 흐를 동안 주연우와 이무현에 관한 얘기를 하나도 듣지 못했으니까. 대신 박도윤과 강지유의 일은 심심찮게 들었다.그날 집으로 찾아온 후, 박도윤이 따로 약속을 잡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해정 그룹과 재호 그룹 사이의 프로젝트는 끝이 났다.해정 그룹은 그 일로 인해 주가가 며칠 내내 지속해서 떨어지는 쓴맛을 봐야 했을 뿐만 아니라 몇천억 원의 손해도 보게 되었다.그래서인지 강지유의 곁에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았던 박도윤이 처음으로 강지유의 곁에서 모습을 감췄다. 강지유가 다른 병원으로 옮기게 됐을 때도 도와주러 가겠다는 말조차 건네지 않았다. 그래서 강지유는 어쩔 수 없이 간병인을 써서 전원을 마쳤다.들려오는 소문에 의하며 원래도 불같던 강지유의 성질이 더 난폭해졌다고 한다. 강지유는 새 병원에서 큰 소리로 난리를 피운 것도 모자라 병문안을 온 친구들에게 온갖 히스테리까지 부려댔다.그래서 친구들도 그 뒤로는 그녀를 보러 가지 않았다.이에 화가 잔뜩 난 강지유였지만 그 누구도 그녀를 위해 뭐라고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늘 그녀의 든든한 백이 되어주었던 양현주는 입주 도우미들이 다 해고 된 후 매일 청소와 밥, 그리고 설거지에 몰두하며 하루를 보냈다. 예전처럼 사모님들과 함께 차를 마시러 나가지도 못하고 느긋하게 취미 생활을 즐기지도 못했다.강의준은 그런 그녀를 걱정하기는커녕 철저히 무시했고 심지어는 집에 잘 들어오지도 않았다.양현주가 몰락한 후 문영란의 지위가 슬슬 오르기 시작했다.한 번에 확 오르지 않은 건 사모님들도 문채아와 문영란의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었다.혼인 신고한 후, 여태 강재혁과 함께 친정으로 가 인사 한번 올리지 않았으니 사이가 어떤지 보지 않아도 대충 짐작이 갔다.그래서 문영란은 문채아의 새집을 찾아낸 후 대뜸 눈물부터 흘렸다.“채아야, 이제 그만 엄마 용서해 주면 안 될까? 강 대표랑 같이 집으로 와. 엄마가 맛있는 음식 차려놓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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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문채아도 잘 알고 있다. 박씨 가문 사람들이 상종 못 할 인간들이기는 해도 강재혁에게는 최고의 사업 파트너라는 것을 말이다.하지만 문채아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거절했다.“싫어요. 식사하고 싶으시면 가족들끼리 하세요. 저랑 재혁 씨를 멋대로 끌어들이지 마시고요.”강재혁이 협력을 중단한 건 전부 그녀 때문이었다. 쉬운 결정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위해 과감히 선택해 줬는데 이제 와서 강재혁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다시 철회하라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그건 강재혁의 마음을 짓밟는 거나 마찬가지였으니까. 아니, 배신하는 거나 다름없었다.문채아는 자리에서 일어난 후 심영자를 향해 말했다.“이분 좀 데리고 나가주세요. 그리고 다음에 또 찾아오면 그때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마시고 쫓아내 주세요. 그리고 저는 이만 작업실로 올라가 볼게요. 조각을 시작해야 하거든요.”“잠깐만! 너는 내가 숙이고 들어왔는데도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어? 나, 네 엄마잖아!”문영란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외쳤다.“그리고 작업실? 강재혁은 네가 더러운 흙덩이나 만지고 있는 걸 보고도 뭐라 안 하든? 어떻게 너를 위해 집에 작업실 같은 걸 만들어줘? 혹시 네 실력이 형편없다는 걸 아직 모르고 있는 거니?”문영란은 문채아가 조각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중도의 결벽증을 가진 박씨 부자 때문에 매일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도 벅찼으니까. 그러니 딸이 흙덩어리를 만지고 있는 모습을 곱게 볼 수 있을 리가 없었다.문채아는 별다른 대꾸 없이 계속 위로 걸었다.그리고 심영자는 소매를 걷어 올린 채 있는 힘껏 문영란을 밀어 집에서 내쫓았다.표독스러운 소리가 거의 사라질 때쯤, 문채아는 작업실 앞에 도착했다.문채아는 작업실을 볼 때마다 감탄을 금치 못했다. 강재혁은 정말 이해심과 배려심이 끝이 없는 바다 같은 남자였다.그가 꾸며준 작업실은 밝고 또 넓었다. 또한 창밖을 바라보면 마침 아름다운 마당이 바로 보였다.작업실 내부에는 조각에 필요한 것들이 한가득 놓여 있었다. 지나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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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주연우의 협박 아닌 협박에 문채아는 피식 웃었다.“걱정하지 마. 내 작품의 전시 독점권은 아주 오래전부터 너한테만 주기로 했으니까. 전처럼 작품을 완성하고 나면 제일 먼저 너한테 연락할게.”“따로 연락할 필요 없어. 네가 작품을 완성해 내는 즉시 내가 딱 맞춰서 달려갈 테니까. 앞으로는 미친 듯이 일만 할 생각이야!”문채아가 조금 놀라며 물었다.“그런데 너,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시댁으로 갔었잖아?”주연우는 이무현과 결혼한 후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꼭 시간을 내 시아버지와 시어머니를 보러 갔다. 그들에게 맛있는 요리를 대접해 주기도 하고 또 함께 여행을 가기도 했다.친정 부모님보다 늘 시댁 부모님들을 더 챙겼던 그녀였다.그런데 그랬던 그녀가 변했다.“어머님도 그렇고 아버님도 그렇고 나를 엄청 예뻐하시고 아껴줬던 거 너도 잘 알 거야. 그래서 나도 이무현과의 감정은 배제하고 늘 그분들께 감사해하며 살았어. 그런데 이무현과 연다정 사이를 강제로 찢어놓은 것도 모자라 그 일 때문에 이무현이 2년이나 나를 피 말리게 한 것을 다 알고도 이제껏 모른 척했다는 걸 알게 되니까 더는 예전처럼 대할 수가 없더라.”주연우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좋은 시부모는 무슨, 이 세상에 며느리와 사이좋은 시댁은 없어. 있다고 해도 그건 전부 다 연기일 게 분명해!”그래서 주연우는 앞으로 이씨 가문 사람들에게 잘 보이는 것을 그만두기로 했다. 모든 에너지를 전부 다 자신을 위해서만 쓰며 매일매일 충실하게 살아가기로 했다.주연우는 진지한 얼굴로 그렇게 생각하다 저도 모르게 가슴을 매만지고는 불현듯 그날 일을 떠올렸다.아직도 그녀는 이무현이 했던 말만 행동을 떠올리면 이가 갈리고 분노가 치솟았다.문채아는 주연우의 말에 문영란과 나눴던 대화가 생각나 고개를 끄덕였다.“응, 찝찝한 기억을 준 상대면 그게 아무리 어른이라도 서서히 연을 끊는 게 맞아.”“혹시 너희 어머니 만났어? 설마 집까지 찾아온 거야?”주연우가 빠르게 눈치챘다.“나야 언제든지 이무현네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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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내가 왜 화를 내겠어.”박진성이 손을 절레절레 저으며 호텔 레스토랑 자리 안배 표를 훑어보았다. 기분이 좋은 건지 그의 눈가에 잔잔한 미소가 깔렸다.“강 대표는 오로지 자기 힘으로 지금 그 자리까지 올라간 사람이야. 그런데 성질 하나 없겠어? 부처도 아니고. 그리고 채아를 위해 나를 상대하려 든다고 해도 나는 기분이 나쁘기는커녕 오히려 좋기만 할 거야. 그만큼 정도 깊은 사람이라는 뜻이니까. 그러니 내가 화를 낼 이유가 없지. 참, 내가 전에 구매했던 인삼과 고급 찻잎은 어디 있어?”박진성이 고개를 돌려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내일은 강 대표와 정식으로 인사하는 매우 중요한 자리니까 선물을 제일 좋은 거로 들고 가야 해. 집사, 내 금고로 가서 뭐 더 선물할 건 없는지 둘러보고 와.”“네, 알겠습니다.”집사는 박진성의 금고를 연 후 도우미와 함께 이것저것 트레이에 옮겼다.문영란은 금고까지 열려는 박진성을 보며 깜짝 놀란 얼굴로 물었다.“여보, 나는 당신이 이렇게까지 누군가를 신경 쓰는 거 처음 봐요. 강 대표가 정말 마음에 들긴 한 거군요?”이건 예삿일이 아니었다. 박진성과 함께 부대껴 산지도 어언 십여 년, 그가 이렇게까지 누군가에게 애정을 드러내는 모습은 처음 봤으니까.친아들인 박도윤에게도 이 정도의 밝은 미소는 보이지 않았었다.“내가 강 대표를 좋아하는 이유 중에는 강 대표가 우리 채아 남편이기 때문도 있어. 채아는 당신의 유일한 피붙이잖아.”“그, 그러니까 결론적으로는 나를 위해서라는 말이에요?”문영란은 볼을 빨갛게 물들이며 희열을 감추지 못했다.“여보, 사랑해요! 역시 날 생각해 주는 사람은 당신밖에 없어요. 나는 당신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요.”“강 대표와 식사를 함께 할 수 있게 된 건 다 당신이 강씨 가문 본가까지 직접 찾아가 준 덕이야. 고생 많았어.”박진성은 상을 내리듯 문영란의 손을 토닥여주었다.그리고 문영란은 그의 다정한 말에 마음이 바로 따뜻해져서 앞으로도 안주인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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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문영란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강의준을 찾아가 강재혁에게 압력을 가했다는 얘기를 뒤늦게 전해 들은 문채아는 강재혁에게 미안해 죽을 것만 같았다.하지만 강재혁은 그다지 기분 나빠하는 표정이 아니었다.“언젠가 한 번은 네 어머니를 만나보고 싶었어.”강재혁이 문채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기자 회견 때는 대화를 나눌만한 시간이 없었잖아. 그래서 이번에는 아주 느긋하게 대화를 나눠보려고.”“듣기 좋은 말을 할 사람이 아니에요. 그리고 아주 높은 확률로 말할 때마다 박씨 가문이나 회사 얘기를 꺼낼 거고요...”문영란이 새집까지 찾아온 목적이 바로 회사 문제였기에 문채아는 걱정이 컸다.하지만 강재혁은 여전히 여유로운 얼굴이었다.“걱정하지 마. 무슨 얘기를 하든 다 들어줄 자신 있으니까. 나는 그저 내가 들어줄 때처럼 어머니도 내 말을 잘 들어주시면 더 바랄 게 없어.”문채아는 강재혁의 말에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도 완벽할 수가 있냐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재혁 씨는 왜 이렇게 사람이 좋아요?”문영란이 얼마나 교활하고 뻔뻔한 인간인지 옆에서 다 지켜봤음에도 불구하고 강재혁은 아직도 이런 다정한 말이나 해댔다.‘역시 내가 중간에서 잘 끊어내야 해!’문채아는 이미 계획을 다 세워두었다. 만약 문영란이 어른이라는 명목하에 또는 장모님이라는 신분을 내세우며 다시 해정 그룹과 계약하라고 강재혁을 협박하려 들면 그때는 바로 박진성이 건네준 협의서를 꺼내 그들의 입을 닫게 할 생각이다.필요하다면 상까지도 엎을 생각이다.어차피 착한 척하는 건 이미 끝났으니 여기서 더 더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으니까.물론 상을 엎기 전에 그들이 주는 돈봉투는 꼭 챙길 생각이었다.강씨 가문 본가까지 찾아가 강재혁을 압박하는 짓까지 했으면 응당 그에 걸맞은 돈을 내놔야 하는 게 인지상정이니까.강재혁의 장모님은 아무나 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문채아는 마음을 다잡으며 진지한 얼굴로 강재혁을 바라보았다.“재혁 씨는 내가 꼭 지켜줄게요. 재혁 씨 털끝 하나 못 건드리게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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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남자들은 여자들과 달리 상의 탈의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편이기에 원래라면 크게 문제 될 건 없었다.하지만 상대는 강재혁이었다.그리고 문채아는 정장 셋업에 넥타이를 맨 남자만 보면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는 여자였다.‘안 그래도 연우랑 그때 얘기하고 난 뒤로 자꾸 의식돼 미치겠는데 요즘따라 진짜 왜 이러는 거야! 무슨 여자 꼬시는 비법서 같은 걸 보기라도 한 거야, 뭐야?’문채아는 요즘 강재혁 때문에 다른 의미로 골치가 아팠다. 언제부터인가 언행 하나하나, 마치 그녀를 꼬시려고 작정한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었으니까.지금도 마찬가지였다. 강재혁은 몸을 돌리는 법도 없이 천천히 단추를 풀어 헤치고는 셔츠를 완전히 벗어버렸다.탄탄한 가슴 근육과 예쁘게 뻗은 복근을 보고 있자니 코에서 피가 다 쏟아질 것만 같았다.하지만 강재혁은 그런 그녀의 마음도 몰라주고 옷을 갈아입은 후 검은색 넥타이를 건네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건네왔다.“채아야, 나 넥타이 좀 매줄래?”문채아의 눈동자가 또다시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거세게 흔들렸다.당연히 안 된다고 해야 하는데 그녀의 몸은 그녀의 의지를 배반하고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강재혁의 넥타이를 쥐어버렸다.질식할 것만 같은 침묵에 문채아는 억지로 기침하며 정적을 깼다.“그, 그런데 이 넥타이는 지금 입고 있는 셋업이랑 잘 안 어울리는 것 같은데...”“괜찮아. 많이 준비해 뒀으니까 하나하나 매보면 돼.”강재혁은 그렇게 말하며 몸을 앞쪽으로 기울였다. 귀가 빨갛게 달아오른 문채아는 온 힘을 다해 이성을 꽉 붙잡고는 조심스럽게 넥타이를 매주었다.하지만 거의 다 매줄 때쯤 갑자기 긴장하는 바람에 강재혁의 목을 조금 세게 조여버리고 말았다.강재혁의 입에서 낮은 신음이 흘러나왔다.문채아는 그 신음에 더는 못 참겠던지 넥타이를 빠르게 놓아주며 말했다.“나 배고파요! 일단 방으로 돌아가서 한숨 자고 있을 테니까 넥타이는 재혁 씨가 알아서 고르도록 해요!”그녀는 모순되는 말을 했다는 자각도 하지 못한 채 말을 마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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