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화를 내겠어.”박진성이 손을 절레절레 저으며 호텔 레스토랑 자리 안배 표를 훑어보았다. 기분이 좋은 건지 그의 눈가에 잔잔한 미소가 깔렸다.“강 대표는 오로지 자기 힘으로 지금 그 자리까지 올라간 사람이야. 그런데 성질 하나 없겠어? 부처도 아니고. 그리고 채아를 위해 나를 상대하려 든다고 해도 나는 기분이 나쁘기는커녕 오히려 좋기만 할 거야. 그만큼 정도 깊은 사람이라는 뜻이니까. 그러니 내가 화를 낼 이유가 없지. 참, 내가 전에 구매했던 인삼과 고급 찻잎은 어디 있어?”박진성이 고개를 돌려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내일은 강 대표와 정식으로 인사하는 매우 중요한 자리니까 선물을 제일 좋은 거로 들고 가야 해. 집사, 내 금고로 가서 뭐 더 선물할 건 없는지 둘러보고 와.”“네, 알겠습니다.”집사는 박진성의 금고를 연 후 도우미와 함께 이것저것 트레이에 옮겼다.문영란은 금고까지 열려는 박진성을 보며 깜짝 놀란 얼굴로 물었다.“여보, 나는 당신이 이렇게까지 누군가를 신경 쓰는 거 처음 봐요. 강 대표가 정말 마음에 들긴 한 거군요?”이건 예삿일이 아니었다. 박진성과 함께 부대껴 산지도 어언 십여 년, 그가 이렇게까지 누군가에게 애정을 드러내는 모습은 처음 봤으니까.친아들인 박도윤에게도 이 정도의 밝은 미소는 보이지 않았었다.“내가 강 대표를 좋아하는 이유 중에는 강 대표가 우리 채아 남편이기 때문도 있어. 채아는 당신의 유일한 피붙이잖아.”“그, 그러니까 결론적으로는 나를 위해서라는 말이에요?”문영란은 볼을 빨갛게 물들이며 희열을 감추지 못했다.“여보, 사랑해요! 역시 날 생각해 주는 사람은 당신밖에 없어요. 나는 당신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요.”“강 대표와 식사를 함께 할 수 있게 된 건 다 당신이 강씨 가문 본가까지 직접 찾아가 준 덕이야. 고생 많았어.”박진성은 상을 내리듯 문영란의 손을 토닥여주었다.그리고 문영란은 그의 다정한 말에 마음이 바로 따뜻해져서 앞으로도 안주인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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