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드디어 내 손에 들어온 너: Chapter 181 - Chapter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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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화

“어려워도 해야죠.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아버님이 남기신 물건을 되찾아 올 겁니다.”그렇게 말하는 강재혁의 얼굴에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다.지금의 그는 그저 어떻게 해서든지 문채아가 다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을 뿐이었다.문채아는 박씨 가문 저택에서 음해당한 것부터 시작해서 오늘 일까지, 안 겪은 일이 없었다.그리고 그럴 때마다 강재혁은 늘 든든한 기사처럼 문채아를 지켜주었다.주연우는 그 모습을 바로 곁에서 지켜보고 있었던 사람이었기에 괜히 코가 찡해났다.“고마워요. 늘 채아를 위해 나서줘서. 채아가 강재혁 씨를 만난 건 정말 행운이에요.”강재혁은 말 그대로 하늘이 문채아에게 내린 선물과도 같았다. 문채아의 메시지를 받은 그날 이후부터, 강재혁은 마치 문채아가 그간 겪었던 서러움을 전부 다 해소해 주듯 뭐든 해주려고 했으니까.하지만 강재혁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어둡게 내려앉은 눈으로 문채아의 방이 있는 쪽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나와 채아 두 사람 중에 더 많은 것을 해준 사람은 내가 아닌 채아예요.”문채아는 한 번도 티를 낸 적이 없지만 강재혁은 다 알고 있었다.그녀가 어머니의 유품인 목걸이를 찾아준 뒤로 그를 위해 어떤 행동을 했는지 말이다.문채아는 강재혁이 제일 초라하고 엉망이었을 때의 모습을 본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였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그런 강재혁에게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고 그래서 늘 수호천사처럼 그를 지켜주었다.강재혁이 쓸쓸하게 혼자 있을 때는 그가 자주 찾는 곳에 작은 피규어를 만들어 놓아 외롭지 않게 해주었고 강재혁이 밥을 거르는 걸 봤을 때는 자신의 용돈을 아껴 그에게 도시락을 건네주도록 누군가를 시켰으며 강지유가 대놓고 친구들과 강재혁의 뒷담화를 하며 그를 깎아내렸을 때는 그들의 컵에 고추냉이를 왕창 넣어 골려주었다.그러고는 고추냉이 때문에 눈물 콧물을 흘리며 매워하는 그들을 지켜보며 몰래 통쾌하다는 미소를 지었다.사실 그때는 강재혁 말고 그녀 본인에 관한 안 좋은 얘기도 심심치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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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화

“어렵지 않죠. 그런데 그건 왜요?”주연우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이에 강재혁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보험금 일은 오늘 일보다 훨씬 더 심각한 일이었다. 그래서 확실하게 결론을 내리기 전까지는 그 누구에게도 얘기하지 않을 생각이다.문채아가 박씨 가문 저택에서 큰 소리로 외치며 추궁했을 때, 문영란이 매우 부자연스럽게 시선을 피했던 걸 강재혁은 똑똑히 봤었다....주연우는 얘기를 마친 후 한 시간 정도 지난 뒤에야 이무현과 적당한 시간 차를 두고 집에서 나왔다.문채아는 침대에만 누워있었던 터라 아래층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강재혁이 밤을 꼬박 새웠다는 사실은 더더욱 몰랐고 말이다.하지만 바로 다음 날, 기사 내용으로 그녀는 모든 걸 다 알게 되었다.재호 그룹의 방해로 해정 그룹이 추진하고 있던 세 개의 프로젝트 모두 깔끔하게 무산됐다는 소식이 대문짝만하게 실렸으니까.그리고 박진성 부자는 재호 그룹이 이런 짓을 한 이유를 문채아와 강재혁이 그 집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돼 바로 알게 되었다.문채아가 하마터면 살인할 뻔하기도 했고 또 강재혁이 경호원들을 한가득 집으로 불렀으니까.박도윤은 그 일을 전해 들은 후 화를 내지 않은 건 물론이고 별다른 말도 하지 않았다. 방해를 받은 세 프로젝트 모두 그가 힘들게 얻어낸 것들이었던데도 말이다.박진성도 마찬가지였다. 강재혁의 행동이 아내인 문채아를 위해 한 행동이었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순순히 그 손실을 감내했다.제일 큰 반응을 보인 사람은 뜻밖에도 강지유였다.문영란이 죽은 전남편이 문채아에게 남긴 중요한 유품을 팔아버렸다는 걸 들었을 때는 십 년 묵은 체증이 다 내려가는 기분이었다.그런데 그 일로 강재혁이 복수하는 바람에 안 그래도 바쁜 박도윤이 더 일에만 파묻히게 되었다.이에 분노한 강지유는 씩씩거리며 이틀 연속 박씨 가문 본가로 찾아가 난리를 치며 문영란을 못살게 굴었다.강지유에게 험한 말을 들은 것도 모자라 그녀가 던진 물건에 맞기까지 한 문영란은 바로 문채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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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화

“박도윤이 뭐래?”오늘도 문채아의 곁을 지켜주려고 아침 일찍부터 찾아온 주연우가 물었다.문영란이 울며 전화를 건 지 10초도 채 안 됐기에 주연우는 바로 이어 메시지를 보낸 박도윤을 보며 설마 그도 문채아에게 울며불며 빌려나 싶었다.“아빠가 나한테 남긴 패물 중에 정확히 뭐가 있었는지 아는 거 있냐고.”문채아는 그렇게 말한 후 미련 없이 다시 휴대폰을 내려놓았다.“그 물건들을 다시 찾아주면 이번 일을 빠르게 마무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메시지를 보낸 거겠지. 하지만 나는 박도윤의 메시지에 답장할 생각 없어.”박도윤과는 이미 헤어진 상태고 그는 이제 강지유의 남자 친구이기에 괜한 답장을 했다가는 강지유가 또 미친개처럼 달려들지도 모르니까.그리고 아버지의 유품이 뭐였는지 알고 있었으면 정신을 차리자마자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찾으려고 했을 것이다.즉, 박도윤의 질문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주연우도 똑같은 생각인지 곧장 미간을 찌푸렸다.“따지고 보면 다 자기들 잘못인데 어디서 뻔뻔하게 묻고 있어? 강지유랑 둘이 알콩달콩하게 잘 지냈으면 아주머니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고 그걸 또 실행에 옮겼을 리도 없었잖아! 그리고 정말 찾아줄 마음이 있는 거면 그냥 아무것도 묻지 말고 묵묵히 찾을 것이지 뭘 또 메시지를 보내? 아주 생색을 못 내서 안달 났지?”“채아야, 박도윤이 이러는 거 다 쇼니까 행여라도 넘어가면 안 돼. 알겠지? 그리고 며칠 뒤면 좋은 소식이 들려올지도 모르니까 지금은 그냥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주연우는 은근슬쩍 힌트를 주며 말했다.하지만 문채아는 기분이 저조한 상태라 그 힌트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고 그저 주연우에게 안심하라는 눈빛만 보냈다.그녀가 만약 정말 박도윤의 메시지에 흔들렸으면 그렇게 바로 휴대폰을 내려놓지 않았을 것이다.일단 박도윤이라는 인간 자체가 그녀에게 도움이 될 인간이 아니었고 문영란이 아버지의 패물을 어떤 곳에 팔았을지, 확인하지 않아도 이미 훤히 보였으니까.그런 곳에서 물건을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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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화

아주 오래전의 일인데도 문채아는 바로 어제 겪은 일처럼 그 장면이 생생했다.하지만 너무 생생해서 그런지 갑자기 속이 메슥거렸다.주연우는 안색이 하얗게 질린 문채아를 보고는 얼른 따뜻한 물을 따라 그녀에게 건네주었다.“채아야, 심적으로 힘들 때 너무 집에만 있는 것도 안 좋아. 그래서 말인데 나란 같이 산책하러 안 갈래? 요즘은 예쁜 반려견들을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이 많아져서 강아지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질 거야. 아니면 이제 하루만 더 있으면 네 생일이니까 그 전에 나랑 같이 아저씨 보러 갔다 오자. 올해는 아직 아저씨 보러 안 갔지?”문채아는 그 말에 살짝 멈칫했다가 한참 뒤에야 물을 넘기며 입을 열었다.“올해뿐만이 아니라 벌써 3년째 아빠 보러 안 갔어...”일부러는 아니었다.오히려 문채아는 아버지 보러 가는 걸 매우 좋아했던 사람이었으니까. 특히 박씨 가문으로 들어간 뒤로 기분 나쁜 일이 있거나 하면 거의 매주 토요일마다 혼자 아버지 보러 갔었다. 그곳에서 아버지의 이름이 새겨진 비석에 대고 뭐라 얘기하고 있으면 짜증 났던 마음도, 분노로 가득했던 마음도 금방 풀렸다.심지어는 집에 있는 것보다 아무도 없는 묘원에 있는 것이 더 마음이 편했다. 온통 죽은 사람들밖에 없는 곳인데도 문채아는 무섭기는커녕 아버지가 바로 곁에 있는 듯해 그곳에서는 외롭다는 감정을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었다.그래서 문영란에게 한 소리를 듣거나 파티에서 자신을 깎아내리는 얘기를 들어도 더 이상 고통스러워하지 않았다. 바로 그다음 날 묘원으로 가 다시 치유하고 오면 되니까.하지만 박도윤을 좋아한 뒤부터는 전처럼 자주 가지 못했다. 고백에 성공해 박도윤의 여자 친구가 된 뒤로는 아예 발길은 완전히 끊어버렸고 말이다.박도윤이 너무나도 바빴으니까. 문채아는 그런 그를 돌보는 게 일상이 되었고 종일 그가 집으로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박도윤과 함께 아버지 보러 가고 싶어 같이 묘원에 가자고 했을 때도 박도윤은 알겠다고는 했지만 워낙 바빠 좀처럼 시간을 내지 못했다.그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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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화

문채아가 사람들에게 작품을 선보이게 된 건 아주 우연한 기회 덕분이었다. 그리고 그 기회를 준 사람은 다름 아닌 주연우였다.당시 주연우는 자신의 이름을 건 첫 번째 전시회를 기획하고 있었고 주제는 ‘희망’이었다. 전시회를 성공시키고야 말겠다는 일념으로 그녀는 거의 반년 가까이 오로지 자기 노력으로만 작품과 예술가들을 모아 밤낮없이 일에만 몰두했다.노력한 보람이 있는지 티켓은 처음 치고 아주 잘 팔린 편에 속했다.그런데 전시회를 사흘 앞두고, 조각가 한 명이 돌연 못 하겠다며 그녀에게 말을 보내왔다.이유는 주연우가 아직 신인이라 작품이 제대로 보일지도 걱정이고 만약 차질이라도 생기면 그때는 자신의 작품과 이름값이 떨어진다는 매우 비즈니스적인 이유였다.하지만 진짜 이유는 유명인이 기획한 전시회에 출품할 수 있게 되어버려 신인인 주연우과의 계약을 빠르게 해지해 버린 것이었다.주연우는 책임감도 의리도 없는 그 조각가의 행동에 당장이라고 그를 찾아가 목을 비틀어버리고 싶었다.하지만 그 전에 기획자로서 어떻게든 빈 공간을 메워야 했다.그때 마침 문채아가 첫 작품을 완성했고 주연우는 잘됐다 싶어 그녀에게 부탁했다. 절친한 친구니 이 정도 부탁쯤은 당연히 들어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문채아는 별다른 거절 없이 금방 수락했다. 하지만 그때의 그녀는 스스로의 실력에 자신이 없는 상태였기에 출품작에 자신의 이름이 아닌 다른 이름을 사용했다. 이름을 다른 거로 하면 망신을 당해도 그 누구도 그녀가 만든 작품이라는 것을 모를 테니까.그런데 문채아의 걱정과 반대로 그녀의 작품은 하루아침에 대박이 났다. 심지어 주연우는 미래가 기대되는 신인 기획자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게 되었다.문채아는 사람들의 칭찬과, 함께 일해보지 않겠냐는 수많은 러브콜에 한껏 들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활짝 웃으며 문영란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그녀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문영란이 과일 깎는 데 방해된다며 그녀를 멀리 보내버렸다.그래서 어쩔 수 없이 박도윤에게 먼저 얘기해주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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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화

“어허! 당장 그 손 안 내려? 이제 보니 다른 방법이라고 한 게 일로 해소하겠다는 소리였구만?”주연우가 엄한 얼굴로 문채아의 말을 잘라버렸다.“유리가 박힌 것 때문에 수술까지 한 애가 왜 이렇게 무모해? 덜 아파서 그래?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회복에만 집중해. 네가 지금 해야 할 건 일이 아닌 몸조리니까. 만약 섣불리 손을 움직였다가 신경을 건드려서 더 이상 조각을 못 하게 되면 어떡할래? 그러니까 정 뭔가를 하고 싶으면 강재혁 씨 생각이나 해.”주연우는 조금의 예고도 없이 아주 큰 폭탄을 투척했다.“너만 강재혁 씨한테 마음이 흔들린 게 아닌 것 같으니까. 아니, 강재혁 씨는 훨씬 전부터 너를 좋아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어.”좋아하는 게 아니면 문채아의 아버지가 남긴 패물을 찾아주겠다고 시간과 에너지를 미친 듯이 써대는 강재혁의 행동이 설명되지 않았다.엄청난 말을 던진 후 주연우는 일이 생겼다며 집을 나섰다.그리고 문채아는 혼자 소파에 앉은 채 주연우가 던진 말을 곱씹으며 애꿎은 입술만 자꾸 깨물었다.‘재혁 씨가 나를 좋아한다고...?’그다지 어려울 것 없는 단어들인데도 한데 붙여놓으니 매우 이상하게 들렸다.박도윤과 강지유가 연애한다고 공개 선언을 해버렸을 때처럼 머리가 하얘져 제대로 된 생각을 할 수 없었다.그때, 메시지 알림이 울렸다.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다름 아닌 박도윤이었다.하지만 이번에는 문자가 아닌 몰래 찍은 듯한 사진을 보내왔다.사진 속에는 재호 그룹 건물 앞에 함께 나란히 서 있는 강재혁과 양지나가 있었다.고개를 살짝 돌린 것으로 볼 때 얘기를 나누는 중인 것 같았다. 양지나는 몸매가 다 드러나는 원피스를 입은 채 요사스럽게 웃으며 강재혁을 바라보고 있었고 강재혁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있었다.어쩐지 기분이 좋아 보이는 듯한 그의 표정에 문채아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말아쥐었다.그때, 박도윤이 이번에는 전화를 걸어왔다.“채아야, 사진 봤지? 내가 그때도 말했잖아. 강재혁은 양지나와 그렇고 그런 사이라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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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문채아는 강재혁이 그녀를 배신할 거라는 박도윤의 말을 믿지 않았다.박도윤의 이간질에 넘어가 하마터면 강재혁을 오해해 버릴 뻔한 일은 한 번으로 충분했다. 강재혁과 얘기를 제대로 나눈 지금, 또 바보 같은 짓을 할 수는 없었다.그리고 단순히 함께 있는 사진이 찍혔다는 거로는 강재혁이 양지나를 특별하게 생각한다는 증거가 되지 않았다.어쩌면 양지나가 일방적으로 들이대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만약 그런 거라면 강재혁은 오히려 위험한 상태로 그녀가 구해줘야만 했다.문채아는 그렇게 생각하며 잡생각을 털어버리듯 고개를 저었다. 그러고는 작업실에서 나와 침실로 돌아갔다.양지나와는 오늘이 첫 만남이라 일단 기선 제압용으로 겉모습부터 예쁘게 꾸며야 했다.문채아는 비장한 얼굴로 옷장 앞에 서서는 안에 든 옷을 한번 훑었다. 따로 옷 사러 갈 필요는 없었다.이미 강재혁이 다양한 스타일로 그녀의 옷장을 잔뜩 채워주었으니까.문채아는 아주 자연스럽게 늘 입던 연한 색 계열의 원피스를 입으려다가 갑자기 멈칫했다.다들 양지나를 몸매도 좋고 싸 보이지 않는 적당한 섹시함도 가진 미인이라고 했으니까.그래서 문채아는 잠시 고민하다 뭔가 결심한 듯 한 번도 손을 뻗은 적 없던 쪽의 옷을 꺼냈다....다 꾸미고 밖으로 나와보니 갑자기 날씨가 확 좋아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30분 후, 택시 한 대가 재호 그룹 앞에 멈춰 섰다.편한 자세로 건물 앞을 지키던 경비원은 택시를 보자마자 스트레칭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그쪽을 향해 외쳤다.“이봐요. 거기 주차하면 안...”하지만 뒷좌석 문을 열고 나오는 빨간 원피스의 여자를 보고서는 바로 하던 말을 멈췄다.머메이드 라인의 원피스를 입은 미인은 차에서 완전히 내린 후 머리를 쓸어내리며 옷매무새를 정돈했다.비단결 같은 머릿결에 한 손에 딱 잡힐 것 같은 가는 허리, 거기에 딱 보기 좋은 적당한 볼륨감까지, 차를 타고 가다가도 고개를 홱 돌려 바라볼 수밖에 없는 그런 몸매였다.게다가 얼굴은 또 절세 미녀고 두 눈은 티 없이 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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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문채아는 불필요할 정도로 목소리를 크게 내는 박도윤을 바라보며 가소롭다는 듯 웃었다.“왜 나를 선택 안 할 거라고 생각해? 너도 나랑 오래 봤는데 결국에는 새 여자를 선택했잖아. 알만한 사람이 왜 이래?”박도윤의 말은 정말 매우 웃긴 소리가 아닐 수 없었다.어릴 때부터 함께하며 감정을 키워온 문채아를 버리고 결국에는 새로운 연인인 강지유의 곁에 남기로 했으니까.오랜 시간 함께 했다고 이뤄지는 사랑은 어디에도 없었다.그래서 문채아는 양지나와 경쟁하는 구도가 되어도 100%는 아니지만 강재혁에게 선택받을 자신이 있었다.“네 곁에 있었을 때랑 다르게 나는 지금 재혁 씨한테 새로운 여자잖아.”박도윤의 행동 패턴을 참고해 보면 선택받지 못하는 쪽은 오히려 양지나였다.박도윤은 문채아의 말에 매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옷차림을 보고 분노했던 모습은 진작에 사라져 버렸다.“나는... 나는 너를 버린 적 없어. 그냥 네가 기다려줬으면 했을 뿐이야...”“그래, 너는 내가 강지유랑 네가 결혼할 때까지 얌전히 기다리기를 바랐지. 나를 네 정부로 삼으려고.”문채아가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확실히 말해두겠는데 재혁 씨는 너처럼 두 여자를 동시에 원하는 파렴치한도 아니고 두 여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등신 같은 남자도 아니야. 그러니까 네가 그렇다고 전 세계 모든 남자가 더 너랑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거라는 착각하지 마.”문채아는 강재혁의 결백을 믿었다. 설령 양지나와 같은 공간에 단둘만 있게 됐다고 해도 강재혁이라면 절대 그녀를 배신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다.문채아는 박도윤의 어깨를 아프게 밀어버린 후 치마를 찰랑거리며 재호 그룹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한편, 프런트 데스크 직원은 마치 아저씨처럼 문채아를 바라보며 몰래 침까지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문채아가 박도윤과 둘이 얘기를 나누고 있던 그때, 소문을 듣고 온 직원들이 하나둘 프런트 데스크 쪽으로 몰려들었다. 그러고는 다들 똑같이 넋을 잃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데스크 직원은 눈이 반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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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화

대표 사무실은 대체로 제일 꼭대기 층에 있다는 걸 문채아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안 강훈의 안내가 없어도 충분히 혼자 올라갈 수 있었다.안강훈은 그녀의 말에 잠깐 굳었다가 결국에는 고개를 숙이며 문채아를 강재혁 전용 엘리베이터로 안내했다.문채아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긴장을 많이 하기는 했는지 안강훈은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엘리베이터를 나온 뒤에도 양지나와 강재혁은 그저 일 얘기 때문에 함께 있는 거라는 말을 건네는 것도 싹 다 잊어버렸다.두 사람은 빠르게 사무실 앞에 도착했고 안강훈은 별다른 언질 없이 바로 문을 열었다. 그런데 그때, 문이 열리자마자 안쪽에서 여자의 교태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아! 안 돼!”안강훈의 심장이 철렁하고 내려앉았다.발걸음을 우뚝 멈춘 문채아는 문이 완전히 다 열린 후 곧장 소파 쪽을 바라보았다.강재혁은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무뚝뚝한 얼굴로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오늘따라 눈동자가 살짝 일렁이고 있었다.그리고 그런 그의 무릎 위에는 옷이 상당히 흐트러져 있는 여자가 앉아 있었다. 꼭 추행이라도 당한 것처럼 말이다.박도윤이 보낸 사진 속 여자가 입고 있는 옷과 완전히 일치하는 것으로 보아 양지나가 틀림없어 보였다.양지나는 가뜩이나 짧은 원피스를 거의 팬티가 보일 것 같은 위치까지 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머리는 한껏 옆으로 젖혀 쇄골이 다 드러나게 했다.문채아의 시야에서 보면 정말 성인 잡지에 나올 법한 여자가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잘생긴 남자와 밀착한 채로 있으니 잘 어울린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그때, 양지나의 밑에 깔린 남자, 즉, 강재혁이 시선을 돌려 문 쪽을 바라보았다. 문채아의 얼굴을 확인한 그는 순식간에 표정을 굳히며 분노를 가득 담은 목소리로 물었다.“네가 왜 여기 있어?”문채아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강재혁과 양지나를 빤히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이에 강재혁은 얼른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며 문채아 쪽으로 다가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그런데 그때, 원피스 밑단을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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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화

문채아가 고개를 갸웃하며 말을 잘랐다.“내가 뭘 봤는데요? 나는 둘이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모습 같은 거 본 적 없어요. 그쪽이 내 남편한테 더럽게 치근덕거리는 모습만 봤지.”“양지나 씨, 추잡한 수법으로 나와 내 남편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모양인가 본데 소용없을 거예요.”문채아는 양지나의 교성과 방탕한 옷차림에 현혹되지 않았다.그래서 양지나를 가리키며 안강훈에게 말했다.“안 비서님, 지금 당장 경호원들을 불러 신성한 회사에서 문란한 짓거리를 한 이 여자를 쫓아내 주세요. 그리고 이 여자는 남들에게 보이는 걸 좋아하는 노출증 변태인 것 같으니까 건물에서 내쫓기 전에 옷을 싹 다 벗겨버리라고 하시고요.”“네, 알겠습니다!”안강훈이 잔뜩 흥분해서는 씩씩하게 답했다.사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야릇한 분위기와 거기에 한술 더 떠 제대로 설명조차 하지 못하는 강재혁을 봤을 때, 안강훈은 모든 게 다 끝났다고 생각했다.문채아에게 잘 보이는 것도, 평생 해 먹을 것 같았던 비서 생활도 전부 끝났다고 생각했다.그런데 문채아는 양지나의 말에 현혹되지 않았고 아주 속 시원하게 상황을 처리해 버리기까지 했다.안강훈의 빠른 연락으로 경호원들은 얼마 안 가 곧장 사무실 앞에 도착했다. 그들은 지시받은 대로 아무 말 없이 양지나를 질질 끌고 나갔다.양지나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얼른 소리를 지르며 강재혁에게 도움을 구하려고 했지만 그럴 거라고 예측한 안강훈은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경호원들이 팔을 포박하자마자 곧바로 그녀의 입을 막아버렸다.안강훈은 문채아에게 인사한 후 나머지는 자신에게 맡기라는 듯한 비장한 얼굴로 사람들을 데리고 나갔다.그렇게 사무실 안은 강재혁과 문채아, 이렇게 둘만 남게 되었다.차가운 계열의 인테리어가 창밖을 뚫고 들어오는 햇빛 때문에 지금 이 순간만큼은 매우 따뜻하게 느껴졌다.강재혁은 줄곧 가만히 있던 문채아가 입을 열자마자 한순간에 분위기를 휘어잡았을 때부터 줄곧 문채아만 바라보았다.강재혁은 심장 쪽에서 무언가가 끓어오르는 듯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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