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드디어 내 손에 들어온 너: Chapter 171 - Chapter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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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화

“계약 결혼이라고는 해도 우리는 법이 인정한 부부잖아. 나는 내 아내를 두고 다른 사람 만날 생각 없어.”말은 이렇게 했지만 사실 강재혁은 할 수만 있다면 계약이라는 말은 영원히 꺼내고 싶지 않았다. 그 어떤 제약도 없이 내가 바로 네 남편이니 다른 사람 말은 믿지 말라고,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너를 사랑하고 있어 다른 여자를 선택하게 될 일은 없다고, 그렇게 확실하게 얘기해주고 싶었다.하지만 두 사람은 아직 마음이 통한 상태가 아니었다. 게다가 문채아는 이미 최악의 첫사랑으로 배신을 한 번 당해본 상태라 박도윤을 받아들였던 것처럼 바로 그를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그래서 지금은 계약을 들먹이며 계속 믿음 쌓을 수밖에 없었다.당연한 얘기지만 문채아는 강재혁이 속으로 이렇게나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한다. 하지만 강재혁의 입에서 그녀를 두고 다른 사람을 만날 생각이 없다는 말이 흘러나왔을 때, 문채아는 안도감도 들고 울컥하는 마음도 들었다.“네, 앞으로는 재혁 씨만 믿을게요. 절대 남이 하는 헛소리로 나 스스로를 갉아먹지 않을게요.”“착하네.”강재혁은 입꼬리를 올리며 마치 상을 주듯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그런데 아까는 무슨 얘기를 그렇게 오래 했어? 어머님이 또 널 압박했어?”“아니요. 엄마는 이제 나한테 그 어떤 압박도 가하지 못해요. 압박하고 괴롭힌 건 오히려 내 쪽이에요. 여기, 장모가 사위한테 마땅히 줘야 할 선물을 받아내고 왔거든요.”문채아는 그렇게 말하며 주머니에 넣어둔 카드를 꺼내 강재혁에게 건넸다.카드 안에는 그녀가 몇 분 전에 넣어둔 돈도 함께 들어있었다. 엄청 큰 액수는 아니었지만 강재혁이 괜히 왔다는 마음 정도는 들지 않게 할 수 있을 정도의 돈이었다.강재혁은 뿌듯한 얼굴의 문채아를 바라보며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고마워.”사실 굳이 받지 않아도 되는 돈이긴 했지만 문채아가 받아온 거라 순순히 카드를 건네받았다.그 행동에 그녀를 향한 존중이 담겨있다는 걸 아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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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식사 자리는 그렇게 무사히 끝이 났다.그 뒤로 며칠간, 문채아는 ‘인사’를 했으니 더 이상의 방해는 없겠다 싶어 작업실에 매몰된 채 창작에만 집중했다.물론 그녀에게는 주연우라는 소식통이 있었기에 작업 중에도 틈틈이 외부 소식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특히 주연우는 박도윤과 강지유에 관한 얘기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몇 시간 내리 말을 해댔다.얘기를 들으며 제일 의외였던 건 언제나 견고할 것만 같던 박도윤 커플이 회사 간의 계약이 종료되고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사이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주연우가 말하길 박도윤은 강지유가 병원을 옮긴 뒤에도, 그녀가 다 낫고 퇴원한 뒤에도 여전히 감정 없는 사람처럼 굴었다고 한다.이에 강지유가 몇 번이나 박도윤의 본가로 찾아가 울고불고 또 난리를 쳤지만 문영란만 곤란해할 뿐 박도윤은 조금의 동요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박도윤은 요즘 회사 일에만 계속 몰두하고 있었다. 꼭 조금이라도 일에서 손을 뗐다가는 중요한 무언가를 잃어버리기라도 하는 사람처럼 말이다.문채아는 박도윤을 십여 년이나 곁에서 지켜봤는데도 이번만큼은 그가 무슨 꿍꿍이인지 좀처럼 감이 잡히지 않았다.하지만 지금은 작업물을 마치는 게 더 우선이었기에 주연우와 얘기할 때를 제외하고는 박도윤을 거의 잊다시피 했다.오늘도 문채아는 작업실에서 흙덩이를 만지고 있었다. 문채아는 손을 움직이며 앞쪽에 앉아 있는 주연우를 향해 물었다.“내가 알아봐달라고 한 건 어떻게 됐어?”“양지나 말하는 거지?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왔어.”주연우가 자세를 고치며 말했다.“제원시로 돌아온 뒤로 양지나는 거의 매일 강씨 가문 본가에 드나들었어. 보나 마나 양현주와 둘이 속닥거리며 또 이상한 짓이나 꾸미고 있는 거겠지.”“당연히 나나 재혁 씨를 찾으러 올 줄 알았는데.”문채아가 고개를 갸웃하며 의문을 품었다.그도 그럴 것이 양지나는 사람들이 공인한 강재혁의 아내 후보였으니까. 그러니 양지나라면 분명 강재혁의 결혼 소식을 들은 후 곧장 강재혁을 찾아가 매달리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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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화

“형, 솔직히 형이 생각해도 좀 너무하지 않아? 남자인 우리가 여자들이 받으면 좋아할 만한 생일 파티를 어떻게 생각해 내?”이무현이 어깨를 축 늘어트리며 말했다. 눈 밑에 다크서클까지 생긴 것이 꼭 과로라도 한 사람 같았다.일주일 전, 강재혁은 이무현과 안강훈을 불러 문채아가 만족할 만한 생일 파티 이벤트를 구상해 오라는 임무를 내렸다.그다지 어렵지 않겠다고 생각한 이무현과 안강훈은 일주일 내내 적어도 한 사람이 두 개씩은 아이디어를 제공했다.하지만 하나같이 다 어디서 본 듯한 이벤트라 강재혁은 가차 없이 반려해버렸고 이에 이무현은 어느 순간부터인가 과부하가 와 완전히 사고를 정지해 버렸다.“형, 둘 사이가 좋은 건 알겠는데, 그 사이를 더 좋게 만들어 보려고 우리를 이렇게 녹초가 다 될 때까지 이용하는 건 좀 아니지.”이무현은 화낼 기력도 없는지 책상에 머리를 박은 채로 힘없이 중얼거렸다.안강훈도 그와 다를 것 없는 상태였다. 평소에는 그렇게도 말이 많던 사람이 지금은 입을 떼는 것 자체를 무서워했다.“대표님, 생일 파티는 기본적으로 축하하는 자리니까 풍선과 꽃으로 꾸며보는 건 어떨까요...?”“그건 전에 한 번 해줘서 안 돼.”강재혁이 말했다.“입주 날을 기념하고 싶어 따로 시간을 내, 내가 직접 꾸몄거든.”“그대로 또 똑같이 하면 되지 뭐가 문제야?”이무현이 몸을 일으키며 강재혁을 바라보았다.“같은 이벤트를 두 번 해서는 안 된다는 법도 없잖아. 원래 생일 파티는 축하만 해줘도 이미 충분한 거야. 나 봐봐. 나는 주연우랑 알고 지낸 지 십여 년이 다 되고 결혼한 지는 2년이나 됐는데도 여태 주연우 생일 한번 안 챙겨줬잖아. 주연우에 비하면 문채아는 행복한 거지!”이무현의 말에 강재혁과 안강훈은 아무런 대꾸도 해주지 않았다.그러다 1분 후, 강재혁은 이무현에게 커피 기프티콘 하나를 보내며 의자에 등을 기댔다.“너 회사 건물 옆에 있는 카페로 가서 커피나 한잔 마시고 와. 그리고 앞으로 이런 회의에서는 영원히 빠져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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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화

“너 만나러 온 거 아니야.”주연우는 이무현의 말을 잘라버린 후 곧장 그를 지나쳐 상석에 있는 강재혁의 앞으로 다가갔다.“채아가 사라졌어요!”강재혁이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켰다. 가뜩이나 냉랭한 얼굴이 지금은 거의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그게 무슨 뜻이죠?”주연우는 숨을 한번 고른 후 어떻게 된 건지 전부 얘기해 주었다.“오늘 채아 작업실로 놀러 갔다가 둘이 얘기를 좀 나눴어요. 아버지 얘기를 할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는데 채아가 은행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더니 갑자기 심각한 얼굴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라고요. 그래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채아 아버지의 금고를 채아 어머니가 채아의 법적 보호자라는 이유로 열어버리고 안에 든 패물을 전부 가져가 버렸다고 하더라고요.”“채아는 나한테 그 말을 전하자마자 쏜살같이 작업실에서 나가버렸고 나는 그런 채아를 뒤늦게 쫓다가 결국에는 놓쳐버리고 말았어요. 그래서 일단 은행으로 찾아갔는데 채아가 어디에도 안 보이더라고요. 그 뒤로 30분 내내 계속 전화를 걸어봤는데도 채아는 받지 않았어요. 그래서 한시라도 빨리 채아를 찾고 싶어 이렇게 강재혁 씨를 찾아오게 된 거예요.”주연우는 문채아에게 그 패물이 어떤 의미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건 단지 문채아의 아버지가 문채아를 위해 준비해 둔 혼수뿐만이 아니라 문채아 아버지의 유품이기도 했다.그런데 그걸 문영란이 갑자기 은행으로 가 보호자 자격을 들이밀며 모든 걸 다 수령해 버린 것이었다.주연우는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라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그 여자는 인간도 아니에요. 채아를 낳아준 사람이고 우리보다 어른인 걸 알지만 할 말은 해야겠어요. 나는 정말 살면서 자기 딸한테 그렇게까지 매정하게 구는 엄마는 처음 봤거든요. 13년 전에 채아를 데리고 그 집으로 들어갔을 때, 그 여자는 아직 어린 채아의 마음을 달래주지는 못할망정 어떻게 하면 딸을 이용해 그 집안에서의 자기 권위를 높일까만 생각했어요.”“그 여자가 왜 채아를 버리지 않고 그 집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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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화

회의실 안에 무거운 적막이 흘렀다.안강훈과 이무현은 다소 충격적인 얘기에 자신들이 정말 제대로 들은 게 맞나 싶은 표정을 지었다.이 세상에 문영란 같은 독한 엄마가 존재하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으니까.문영란이 문채아에게 다정한 엄마가 아니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자기 딸을 도구로밖에 생각하지 않을 줄은 말이다.손발이 다 떨릴 정도의 무서운 얼굴을 한 채 가만히 듣고 있던 강재혁은 이내 냉기를 뿜어내며 회의실 문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어디 가요? 채아 안 찾을 거예요?”주연우가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내가 직접 찾으러 갈 겁니다. 박도윤의 본가로.”강재혁은 음산한 얼굴로 말을 내뱉은 후 다시금 발걸음을 옮겼다.그리고 주연우는 박도윤의 본가라는 말에 눈을 크게 떴다. 은행이 아니면 당연히 본가를 생각해야 하는데 이성을 잠깐 잃었던 터라 다른 곳은 아예 생각해 보지 않았다.문영란은 지금쯤 그 집에 있을 테니 문채아도 거기 있을 게 분명했다....강재혁은 운전석에 올라탄 후 풀 액셀을 밟고는 40분이 넘게 걸려야 할 거리를 20분으로 단축해 박도윤의 본가 앞에 도착했다.차에서 내려 저택 쪽으로 뛰어가자 안에서 절규에 가까운 외침과 살려달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빠가 나한테 남긴 물건 어디 있어!”문채아가 집안이 떠나가라 소리를 질렀다.엉망으로 널브러진 거실 안, 문채아는 이성을 완전히 잃어버린 사람처럼 눈을 부릅뜬 채 손에 든 유리 조각을 문영란의 목에 바짝 대고 있었다.두 사람은 벌써 20분째 이 상태로 대치하고 있었다.문채아는 눈앞에 있는 문영란이 매우 낯선 한편, 또 한편으로는 그녀의 행동이 갑자기 매우 익숙하게 느껴졌다. 그간 잊고 살았던 중요한 기억을 이제야 다 떠올려버렸기 때문이었다.문영란은 박진성과 재혼하고 나서 문채아를 싫어했던 게 아니었다. 첫 남편을 잃기 전인 아주 오래전부터, 문영란은 그때부터 이미 문채아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보통은 자식이 태어나면 엄마가 더 많이 신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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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화

지금은 평일 낮이라 박진성도 박도윤도 다 회사에 있었다. 그래서 집에는 문영란과 도우미들밖에 없었다.도우미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깜짝 놀라며 최대한 소파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문채아가 들고 있는 유리 조각이 눈 깜짝할 사이에 자신들에게로 향할 것 같았으니까.문영란은 몇 번을 버둥거렸는데도 여전히 문채아를 뿌리치지 못하자 엄마라는 것을 내세워 그녀 스스로 손을 풀게 했다.“너 정말 미친 거니? 나는 네 엄마야! 그런데 나를 정말 죽이기라도 할 셈이야? 그리고 이건 네가 자처한 거야. 그러게 누가 나한테 그딴 짓을 하래?”“거기서 떨지만 말고 경찰에 신고해서 이 미친년 좀 빨리 잡아가라고 해요!”문채아는 도우미들을 향해 큰 소리로 외치는 문영란을 보며 이를 꽉 깨물었다. 심장이 한순간에 차가워지는 기분이었다.미친년이라니, 이게 과연 엄마가 딸에게 할 수 있는 말일까?그리고 미친년처럼 찾아오게 만든 건 문영란이었다. 그런데도 문영란은 아직도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모르고 있고 모든 문제를 전부 다 그녀의 탓으로 돌리고 있었다.문채아는 문득 이 상황이 매우 절망스럽게 느껴져 도우미가 손을 덜덜 떨며 경찰에 신고하려는 걸 보고도 제지하려 들지 않았다.그런데 그때, 다급한 발걸음 소리와 함께 익숙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손이 잘려도 괜찮으면 어디 신고해 보던가.”강재혁은 도우미들을 무섭게 바라보며 경고한 후 문채아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왔다.문채아는 갑작스러운 그의 등장에 고통으로 잔뜩 얼룩진 표정을 미처 숨기지 못했다.강재혁은 문채아의 바로 앞에 도착하자마자 그녀의 손을 잡고 억지로 손바닥을 펴게 했다. 손을 펴자마자 유리 조각이 피를 흩뿌리며 바닥에 떨어졌다.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문채아의 손바닥 상처들이 그제야 햇빛 아래 드러났다. 얼마나 세게 쥐었는지 살이 엉망으로 뭉개진 곳도 있었고 뼈가 훤히 보이는 곳도 있었다.만약 문채아가 조금 더 세게 쥐었다면 아마 신경까지 다 잘리게 됐을 것이다.하지만 문채아는 아무런 통증도 느껴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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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화

문채아는 눈을 뜬 후 아무 말 없이 그저 강재혁을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문영란의 태도 때문에 상처가 겹겹이 쌓였을 때도 흐르지 않던 눈물이 강재혁의 말이 끝나자마자 미친 듯이 흘러내렸다.“나는... 나는 그냥 내 물건을 다시 돌려받으려고 한 것뿐이에요. 아빠가 나한테 남긴 내 패물이니까... 아빠의 손길이 닿은 유일한 물건이니까...”문채아는 눈물을 흘리며 열심히 말을 이었다.강재혁은 자신의 손등 위로 힘없이 떨어지는 그녀의 눈물을 보며 심장이 금방이라도 멎을 것 같은 고통을 느꼈다.그런데 그때, 드디어 문채아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문영란이 소파에서 일어서며 서둘러 강재혁에게 해명했다.“강 대표, 쟤 말 듣지 마. 다 거짓말이야. 아빠가 남긴 물건은 무슨, 그 어디에도 채아 이름은 적혀 있지 않았어. 그리고 쟤 아빠면 내 전남편인데, 전남편이 뭔가를 남겼다고 해도 그걸 받게 될 사람은 아내인 나여야 맞지. 안 그래? 그런데 채아 쟤는 다짜고짜 집에 쳐들어와서는 나한테 고래고래 소시를 질러대고 나중에는 유리 조각으로 나를 죽이려고 들었어. 강 대표, 쟤가 지금 미쳐 날뛰는 건 다 강 대표가 뒤를 봐주고 있어서야. 만약 계속 이런 식이면 강 대표는 조만간 쟤 때문에 큰코다치게 될 거야. 그러니까 그러기 전에 제대로 교육해 둬!”문영란은 마치 자신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은 사람처럼 어깨를 쫙 편 채 말했다.전까지는 문채아가 아무리 반항을 해도 말뿐이라 그냥 넘겼지만 이번에는 그럴 수가 없었다. 유리 조각으로 하마터면 목이 찔릴 뻔했으니까.그러니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강재혁이 문채아를 제대로 혼내는 걸 봐야만 했다.‘강재혁은 한 회사의 대표 자리에 있는 사람이니까 이대로 문채아가 날뛰는 걸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거야.’강재혁은 고개를 숙인 채 정말 문영란의 말대로 하려는 것처럼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런데 정확히 5분 뒤에 저택 안으로 쳐들어온 경호원들이 제압한 건 문채아가 아닌 문영란이었다. 문영란은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눈을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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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화

“5초 줄 테니까 그 안에 물건이 있는 장소를 말해. 아니면 사람을 시켜 지금 당장 해정 그룹을 박살 내버릴 거야. 그렇게 되면 박 회장과 박도윤은 제원시에서 더는 살아가지 못하게 되겠지.”자기 잘못을 인지하지도 못하는 사람의 입을 열기 위해서는 직접 그 사람에게 벌을 주는 것이 아닌 그 사람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에게 벌을 내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걸 강재혁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그리고 강재혁은 내뱉은 말을 그대로 실행에 옮겨 해정 그룹을 박살 내버릴 힘이 있는 사람이었다.아니나 다를까, 곧 죽어도 말하지 않을 것처럼 굴던 문영란이 카운팅을 시작하기도 전에 아연실색하며 외쳤다.“안 돼! 진성 씨랑 도윤이는 건드리지 말아 줘. 다 말할게... 전부 다 말할게...”문영란은 입술을 움찔거리며 모든 걸 다 털어놓았다.“은행에서 채아 아빠가 남긴 패물을 받고 난 뒤에 곧장 돈으로 바꿨어. 그 돈으로 백화점에 가서 어제 막 나온 신상 가방을 샀고... 도윤이랑 지유 사이가 요즘 안 좋아 보이길래 새 가방이라도 사주면 지유 기분이 조금은 풀리지 않을까 싶었거든. 다 우리 두 가문을 위해서 한 행동이었다고... 사실 나도 채아 아빠가 남긴 패물을 건드릴 생각 없었어. 그런데 채아 저게 강 대표 준다고 내 전 재산이 든 카드를 빼앗아 가는 바람에...”문영란은 문채아에게 빼앗긴 카드에 든 돈을 제외하고는 정말 단 100원도 없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문채아의 친부가 남긴 거액의 보험금은 몇 년 전에 이미 다 써버렸고 그렇다고 박진성이나 박도윤에게 돈을 달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까.그때 생각난 게 바로 전남편이 문채아가 21살이 되면 받을 수 있게 해둔 패물이었다.수중에 돈이 있었을 때는 생각도 안 났던 물건들이었지만 지금은 빈털터리라 그거라도 어떻게든 구해야만 했다.문영란은 어차피 문채아는 그녀의 일이라면 늘 체념부터 했으니까 이번에도 별다른 말 없이 가만히 있을 줄 알았다.그런데 문채아는 마치 미친 사람처럼 그녀에게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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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화

제압을 당한 채로 연신 손을 덜덜 떨고 있는 것이 정말 무언가를 겁내고 있는 사람 같았다.하지만 그 모습을 문채아는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피를 과도하게 많이 흘린 데다 흥분까지 하는 바람에 그대로 의식이 흐려지며 뒤로 넘어가 버렸으니까.강재혁은 힘없이 쓰러지는 그녀의 몸을 빠르게 잡아준 후 안정적으로 안아 들고는 황급히 저택을 벗어났다....강재혁이 향한 곳은 병원이 아닌 글로리 호텔 스위트 룸이었다. 병원에 있는 의사들보다 호텔에 있는 그의 주치의의 실력이 더 좋았으니까.문채아는 호텔에 도착해 치료를 받은 후 금방 다시 눈을 떴다.검사 결과, 신경 쪽은 빗나간 덕에 다행히 손을 못 쓰게 되는 일은 없었지만 30분 정도의 간단한 수술을 받아야 했다.아무리 강재혁이라도 깊은 곳에 박힌 유리 조각까지 제거해 주지는 못했으니까.잠시 후.수술을 마친 문채아는 힘이 다 빠진 사람처럼 손에 붕대를 감은 채 소파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더 이상 웃을 힘이 남아 있지 않았지만 수술을 다 마친 자신을 보고도 여전히 표정을 풀지 않고 있는 강재혁 때문에 억지로 기운을 차리며 말했다.“고마워요.”아버지가 남긴 패물을 받아오지는 못했지만 강재혁이 아니었으면 그 패물을 어떻게 썼는지도 모르고 지나갔을 게 분명했기에 그에게는 고마운 마음밖에 없었다.강재혁은 혈색을 완전히 잃은 문채아의 입술을 바라보더니 이내 컵을 들고 따뜻한 물을 따라 그녀에게 건넸다.“고마우면 다음부터는 아무리 화가 나도 유리 조각은 집어 들지 마. 아까도 말했다시피 차라리 나한테 전화해서 잘 드는 칼을 가져다 달라고 해.”칼은 적어도 손잡이가 있기에 그녀가 손을 다치는 일은 없었다.문채아는 힘겹게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차라리 그냥 나를 말려줘요. 재혁 씨한테서 칼을 받으면 그때는 재혁 씨도 피해를 보게 되잖아요.”“너 혼자 다치는 것보다 그게 몇천 배는 나아.”강재혁은 진지한 눈빛으로 문채아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부부는 한 몸이나 마찬가지야. 그 말은 네가 가는 곳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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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화

...강재혁은 문채아를 침대에 눕혀준 다음 이불까지 꼼꼼하게 덮어준 뒤에야 방에서 나와 아래층으로 내려갔다.1층 거실에는 주연우와 이무현이 있었다.사실 두 사람도 강재혁이 회의실에서 나가자마자 바로 따라나서려고 했었다. 하지만 일전의 일로 갑자기 싸워버리는 바람에 시간이 지체되어 어쩔 수 없이 그냥 이곳으로 오기로 했다.주연우는 계단에서 내려오는 강재혁을 보자마자 얼른 앞으로 다가가 물었다.“채아는 자요?”“내가 걱정할까 봐 계속 눈을 감고 있었지만 아마 지금쯤 다시 눈을 떴을 겁니다.”강재혁은 다 알고 있다는 얼굴로 그렇게 말한 후 이무현을 바라보았다.“계약이 파기된 뒤로 해정 그룹이 어떤 회사와 컨택하고 있었는지 알아내서 싹 다 훼방 놓아버려. 해정 그룹 쪽에서 왜 끼어드냐고 물으면 그때는 일만 하지 말고 가족 구성원이 헛짓거리하고 다니는 거나 제대로 간수하라고 해.”즉, 한 마디로 너희 가족 중 한 명이 건드려서는 안 될 사람을 건드렸으니 알아서 처리하라는 뜻이었다.이무현은 단호한 그의 말에 조금 놀란 듯 눈을 깜빡였다. 강재혁이 문채아 때문에 해정 그룹과의 계약을 해지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해정 그룹의 방해까지 하려고 들었으니까.하지만 놀란 건 놀란 거고 강재혁의 말에 별다른 이의는 없었다. 일을 벌인 건 문영란이기는 해도 그녀의 행동으로 득을 보게 될 사람은 박씨 부자였으니 그들도 마땅히 책임을 져야 했다.그리고 강재혁의 말처럼 집사람 하나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할 거면 바깥일이 아닌 집 내부 일부터 신경 쓰는 게 맞았다.주연우는 이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쌍수 들고 적극 찬성이었다.“좋은 생각이에요. 그 여자에게도 소중한 것이 짓밟혔을 때의 고통을 똑똑히 느끼게 해줘야죠! 나는 강재혁 씨의 행동에 1000% 동의해요. 그리고 강재혁 씨가 대신 벌을 내린 걸 알게 되면 채아도 아버지 유품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슬픔에서 조금은 해방될 수 있을 거예요.”물론 주연우도 가만히 있을 생각은 없었다. 요 며칠은 문채아의 곁에 딱 붙어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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