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드디어 내 손에 들어온 너: Chapter 191 - Chapter 200

220 Chapters

제191화

강재혁은 요 며칠 줄곧 문채아 아버지의 유품을 되찾기 위해 바삐 돌아쳤다.주연우가 우려했던 것처럼 사업자 등록이 안 되어 있는 곳에 패물이 팔린 바람에 찾기가 여간 쉽지 않았다.물론 그렇다고 밤낮을 찾는 것에만 매달리며 집에 아예 돌아오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아무리 늦어도 잠은 꼭 집에 와서 잤다.하지만 그가 도착할 때면 문채아는 항상 잠들어 있었다. 사실 깨울 수도 있었지만 문채아가 패물을 잃어버린 것 때문에 기운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고 있고 또 간신히 잠이 들었다 해도 악몽 때문에 금방 다시 눈을 떠버린다는 주연우의 말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채아는 아마 단순히 패물을 잃어버린 것 때문이 아니라 아저씨가 돌아가셨을 때의 일이 떠올라서 더 괴로운 걸 거예요. 그때 제대로 된 위안을 받지 못했거든요. 상식적으로 엄마면 아빠를 잃은 딸의 마음을 생각해 의지가 될 말을 해주거나 최대한 그 상황을 떠올리지 않게 해줘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 여자는 하아... 그 여자는 경찰이 참고인 조사로 불렀을 때도 굳이 채아를 데려가 울게 했고 부검의가 부검하겠냐고 찾아왔을 때도 또 채아를 곁에 데리고 와 울게 했어요. 아저씨의 시신을 화장할 때도 마찬가지였고요.”당시 7살밖에 안 됐던 아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했던 아버지의 죽음을 태연히 받아들일 수 있을 리가 없었다.문채아는 그때 일을 줄곧 혼자 속으로 삭였고 세뇌하듯 잊어버리려고 했다. 그런데 이번 일로 문영란을 향한 분노가 완전히 폭발해 버린 동시에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그때 일들까지 한꺼번에 떠오르고 말았다.그래서 강재혁은 문채아를 안고 위로해 주고 싶어도 꾹 참고 문 한번 두드리지 않은 채 그저 문채아의 방문 앞에 1시간 정도 서 있기만 했다.자기 방으로 바로 돌아가지 않은 건 문채아의 문 앞을 지키고 있으면 그녀를 찾아오는 어둠의 기운이 자신으로 인해 조금은 튕겨 나가지 않을까 싶어서였다.그리고 오늘, 강재혁이 양지나와 회사 건물 아래서 만나 얘기를 하고 심지어 그녀를 사무실 안으로 들인 건 양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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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화

그래서 순간 아무런 해명도 하지 못한 채 마음만 졸이며 그저 가만히 보고 있기만 했다.그런데 양지나의 말이 끝나자마자 문채아의 입에서 뜻밖의 말이 흘러나왔다.“양지나 씨, 추잡한 수법으로 나와 내 남편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모양인가 본데 소용없을 거예요.”문채아는 충분히 오해할 만한 상황인데도 흔들리지 않은 것도 모자라 양지나를 몰아세우며 단호하게 내쫓아 버리기까지 했다.그 광경을 보며 강재혁은 다른 의미로 심장이 쿵쿵 뛰었다. 벅참과 환희라는 감정에 온몸이 다 지배된 것처럼 입꼬리가 내려오지 않았다.지금도 여전히 그의 입가는 활짝 올라간 채로 있었다.강재혁은 문채아의 두 눈을 따뜻하게 바라보며 작은 나무 상자 하나를 건넸다.“아버님이 너한테 남긴 패물이야. 잠깐의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네 생일이 지나기 전에 되찾을 수 있게 돼서 다행이야.”“아빠가 나한테 남긴 패물....”문채아는 강재혁에게서 그간의 모든 얘기를 전해 들었을 때부터 이미 제대로 된 사고를 할 수 없었다.“이거 정말... 재혁 씨가 찾아온 거예요?”문채아는 그렇게 물으며 떨리는 손으로 상자를 열었다.아버지가 어떤 패물을 남겼는지는 그녀도 들은 적이 없어 모르고 있다. 하지만 상자 안에 든 옥팔찌는 그녀의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계속 차고 있었던 팔찌였다.즉, 그녀의 아버지가 남긴 패물이 맞다는 뜻이었다.문채아는 옥팔찌를 만지작거리다 천천히 고개를 들어 강재혁을 바라보았다. 울컥하는 마음과 함께 눈시울이 절로 빨개졌다.“나는... 나는 당연히 찾을 수 없을 줄 알고... 그래서 그냥 잊어버리려고 했어요. 그런데 왜... 왜 재혁 씨는...”“네가 이 패물 때문에 평생을 아쉬움 속에서 사는 걸 원하지 않으니까.”강재혁이 진심을 담아 말했다.그도 사랑하는 가족을 잃어봤기에 그 가족이 남긴 물건이 얼마나 소중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13년 전에 문채아가 몇 시간을 차가운 물 속에서 벌벌 떨다가 이윽고 어머니의 목걸이를 찾아줬던 것처럼 그 역시 그녀의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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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화

문채아는 지금껏 강재혁에게는 그저 잠깐 설레기만 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적어도 단기간 안에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확신했다. 그런데 강재혁이 그녀가 이 일 때문에 평생을 아쉬움 속에 사는 걸 원치 않는다고 했을 때 마치 뿌연 안개가 확 걷히는 것처럼 자신의 감정이 정확히 보였다.문채아는 강재혁이라는 남자를 좋아하고 있었다. 어느샌가 저도 모르게 그의 다정함에 속절없이 빠져들어 버리고 말았다.그래서 더는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한편 강재혁은 또다시 몸이 굳어버렸다. 아니, 지금은 사고까지 함께 멈춰버렸다.설마 문채아에게서 고백을 듣게 될 줄은 몰랐으니까.“...채아야, 방금 네가 무슨 말을 한 건지 알아?”“알아요. 갑작스러운 얘기라는 것도 잘 알고요. 하지만 꼭 말하고 싶었어요. 내 마음을...”문채아는 용기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그 증거로 그녀는 고백하자마자 금방 다시 강재혁의 품에 얼굴을 묻어버렸다. 목 뒤까지 빨갛게 물들인 채로 말이다.하지만 아무리 부끄러워도 고백해야만 했다. 더는 참을 수 없었으니까. 설사 강재혁은 똑같은 마음이 아니더라도 상관없었다.문채아의 답변에 원래도 평온하지만은 않던 강재혁의 호흡이 한층 더 흐트러졌다. 열감이 온몸에 퍼지다 못해 그의 이성을 완전히 마비시켜버리려고 하고 있었다.강재혁은 자신의 몸 위에 완전히 밀착된 문채아를 더 세게 끌어안으며 다시 한번 물었다.“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더 확인할게. 정말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문채아는 낮게 가라앉은 그의 목소리에 얼굴을 살짝 들었다. 그러고는 느리지만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마주한 강재혁의 눈빛이 너무 깊고 짙어서일까, 문채아는 어쩐지 감전이라도 된 것처럼 몸이 찌릿찌릿하고 또 뜨거웠다.‘내 몸이 뜨거운 거야, 아니면 재혁 씨 몸이 뜨거운 거야? 아... 뭘 물어. 당연히 나겠지.’문채아는 그제야 자신의 행동이 지나치게 과감했다는 것을 깨닫고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이런 상황에서 이런 말 하는 거 좀 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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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화

30분 전, 박도윤은 문채아를 그렇게 보낸 후 금방 그녀의 뒤를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애초에 강재혁에게 볼일이 있어서 찾아온 것이었으니까.문영란이 문채아를 건드린 대가로 재호 그룹에 프로젝트 세 개를 뺏긴 건 박도윤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그 역시 패물에 관한 일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으니까.하지만 타사와 프로젝트에 관해 얘기할 때마다 재호 그룹에서 훼방을 놓는 건 아무리 생각해 봐도 선을 넘는 행동이었다.그래서 강재혁과 적당한 선에서 합의를 보고 싶었다.그런데 재호 그룹에 도착하자마자 의도치 않게 강재혁과 양지나가 함께 있는 모습을 봐버리게 되었다. 이에 그는 오히려 잘 됐다며 문채아가 완전히 마음을 접을 수 있도록 사진을 그녀에게 전송했다.하지만 문채아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심지어는 옷이 다 흐트러진 양지나를 보고도 강재혁을 끝까지 믿으며 양지나를 사무실에서 내쫓아버렸다.그 일은 수다쟁이 안강훈에 의해 금세 회사 전체에 퍼졌고 직원들은 하나같이 감탄을 금치 못했다.“역시 대표님이 반한 분이라 그런지 남다르시네. 다른 사람이었으면 바로 눈이 뒤집혀서 난동을 부렸을걸?”“사모님은 우리 대표님을 정말 마음 깊이 사랑하시니까. 그러니까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믿을 수 있는 거지. 요즘은 드라마 같은 거로 연애 세포 깨울 필요 없다니까? 이렇게 선남선녀 커플이 바로 근처에 있잖아.”“그러니까 말이야. 오늘 일을 강지유 씨도 알아야 하는데 아쉽네. 객관적으로 사모님이 우리 대표님을 놔두고 왜 박도윤 대표 같은 남자를 좋아하겠어? 눈이 삔 것도 아니고.”“누가 아니래? 그나저나 박도윤 대표도 참 보는 눈 없어. 어떻게 우리 사모님 같은 여자가 아니라 강지유 그 미친 여자를 좋아할 수 있지?”“하하하, 그러니까.”직원들은 강지유에게 그다지 좋은 감정을 품고 있지 않았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새듯, 강지유는 회사에서도 늘 제멋대로였으니까.그래서 직원들은 이때다 싶어 더 신랄하게 깎아내렸다. 강지유를 좋아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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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화

“채아야, 나 때문에 화가 난다고 홧김에 이런 행동을 하면 어떡해.”박도윤은 끓어오르는 분노와 질투에 이를 꽉 깨물며 저도 모르게 이런 말을 꺼냈다.강재혁이 오해했으면 했으니까. 문채아가 고백한 것도, 지금처럼 정말 좋아한다는 듯이 안겨있는 것도 전부 다 자신 때문이라고 말이다.그 의도를 알아차린 문채아는 어이가 없어 눈을 커다랗게 떴다. 그러고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강재혁에게 해명하려는데, 강재혁이 그녀를 더 세게 끌어안으며 차갑기 그지없는 목소리로 외쳤다.“나가.”강재혁은 고작 박도윤의 한마디에 흔들릴 사람이 아니었다. 문채아가 믿어줬던 것처럼 그 역시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다.박도윤은 강재혁의 말에 주먹을 꽉 말아쥐었다. 사실 도발 섞인 말을 내뱉었을 때부터 그는 강재혁이 믿지 않을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하지만 진심을 나누고 있는 듯한 두 사람을 보고 있자니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솟아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당장 채아 놓아주세요!”박도윤은 강재혁의 품속에 있는 문채아를 억지로 끌어내려는 듯 소파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갔다.마치 진짜 남편을 대하듯 강재혁의 가슴팍에 찰싹 붙어있는 문채아의 모습이 거슬리기 짝이 없었다. 그의 앞에서는 한 번도 이런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었으니까.강재혁은 박도윤이 발걸음을 떼자마자 무시무시한 살기를 내뿜으며 문채아를 자신의 뒤로 숨겼다. 그러고는 한 대 치려는 듯 주먹을 꽉 말아쥐려는데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발신자는 강의준이었고 박진성과 문영란이 며칠 전 일로 본가에 찾아왔으니 지금 당장 문채아와 함께 집으로 오라는 내용이었다.그 일을 완전히 마무리 짓기 위해 말이다.강의준은 용건을 말한 후 몇 초간 뜸을 들이다가 이런 말도 했다.“이번에는 지난번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없을 거다. 만약 현주와 지유가 또 이상한 짓을 꾸미면 그때는 내가 직접 그 두 사람을 집에서 내쫓겠다고 약속하마.”강재혁이 전에 했던 말을 허투루 듣지는 않은 것 같았다.강의준이 이렇게까지 말한 이상 강재혁과 문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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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화

“응, 알았어. 안 때릴게.”강재혁은 자신의 걱정으로 가득한 문채아의 말에 싸늘하게 굳었던 표정을 천천히 펴고는 다시금 그녀를 끌어안았다.“그보다 나는 아까 우리가 못다 했던 대화를 다시 이어가고 싶은데. 네가 한 질문에 대한 답을 지금 해줘도 될까?”“...”문채아는 순간 멈칫했다가 빠르게 시선을 돌렸다.“아, 아버님이 빨리 오라고 하셨잖아요. 그 얘기는 나중에 하면 안 될까요?”“그쪽은 급할 거 없으니까 괜찮아.”강재혁은 지금 박진성과 문영란이 본가로 찾아간 일보다 문채아에게 진심을 말해주는 것이 더 급했다.하지만 문채아는 듣고 싶지 않은 건지 아예 그의 품에서 빠져나와 몸을 벌떡 일으켰다.“뭐가 괜찮아요. 다들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데 얼른 가요.”박도윤의 방해는 의도치 않게 성공적으로 먹혀들었다.문채아는 아까 머리가 감정에 지배당해 버린 탓에 부끄러워도 솔직하게 고백하고 강재혁의 말도 다 들어줄 수 있었지만 지금은 다시 이성을 되찾아버려 그럴 수가 없었다.강재혁의 입에서 흘러나오게 될 정중한 거절을 차마 맨정신으로 들을 수 없었다.그래서 그녀는 서둘러 가방을 챙겨 들며 말했다.“못다 한 얘기는... 나중에 다시 해요.”강재혁은 그녀의 말에 눈을 가늘게 떴다가 결국에는 한숨을 내뱉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렇게 해.”고백할 분위기가 완전히 사라져 버렸기에 다음을 노릴 수밖에 없었다.문채아는 티 나지 않게 안도하고는 자신의 옷을 가리키며 말했다.“재혁 씨, 나는 본가로 가기 전에 일단 집부터 들어야 할 것 같아요. 지금 이 모습으로 갈 수는 없으니까요.”“그래, 그렇게 해.”강재혁은 딱 달라붙는 빨간 원피스를 보며 오늘 했던 답변 중에서 제일 빠르게 답했다.한 떨기 백합 같던 평소와 달리 오늘의 문채아는 꼭 정열적인 빨간 장미 같았다. 색다른 느낌의 스타일링이었지만 그것 나름대로 또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그리고 너무나 잘 어울리기 때문에 강재혁은 그녀가 한시라도 빨리 옷을 갈아입기를 바랐다.이대로 가다가는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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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화

“뭔 헛소리야? 우리 부부 일에 신경 좀 꺼.”문채아는 박도윤의 손을 힘껏 뿌리치고는 마치 이상한 사람을 보듯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박도윤은 금방 허전해진 손을 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강재혁과 문채아가 찰싹 붙어있던 장면이 또다시 멋대로 떠올랐다.“문채아,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네 입으로 날 좋아한다고 했으면서 어떻게 이렇게도 쉽게 다른 사람을 좋아할 수 있냐고!”박도윤은 문채아와 강재혁의 결혼이 그저 서로의 이익을 위한 모종의 거래인 줄 알았다.그런데 계약 관계뿐이어야 할 두 사람 사이에 감정이 생겼다. 문채아가 강재혁을 좋아하게 되어버렸다.그리고 박도윤은 그런 문채아의 변심에서 배신감을 느꼈다.“누굴 좋아하든 그건 내 자유야. 그리고 다 너한테서 배운 거잖아. 새 사람이 나타나니까 이제는 네 마음이 이해되는 것 같기도 해. 어떻게 사람이 한 사람만 계속 좋아하면서 살 수 있겠어.”문채아의 담담한 말에 박도윤은 주먹을 꽉 말아쥐었다. 이제껏 꾹 참아왔던 감정들이 마음속에서 곪고 곪다가 한꺼번에 터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그래서 그는 문채아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그간 숨겨왔던 것들을 한꺼번에 다 털어놓으려고 했다.그런데 그때, 사무실 문이 열리며 강재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왜 아직도 안 꺼지고 남의 와이프한테 찝쩍거리고 있지?”10분 전에는 박도윤이 문을 열며 강재혁의 입을 막았고 10분 뒤인 지금은 강재혁이 문을 열고 나와 박도윤의 입을 막아버렸다.방해한 건 매한가지인데 문채아는 박도윤이 등장했을 때는 인상을 찌푸렸으면서 강재혁의 등장은 매우 반가워했다.“재혁 씨, 경호원분들 좀 불러줘요. 양지나 씨를 다 내쫓은 지도 시간이 조금 흘렀으니까 금방 달려올 수 있잖아요. 경호원분들한테 박도윤도 좀 똑같이 쫓아내 버리라고 해줘요.”박도윤은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문채아를 바라보았다.문채아가 이제는 강재혁과 한마음 한뜻이 되어 그를 상대하려고 들 줄은 몰랐으니까.심장에 구멍이라도 뚫린 것처럼 아프고 온몸이 다 떨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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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화

“그래, 시간은 많지. 나와 채아한테 주어진 시간도 많을 테고.”강재혁은 조금의 표정 변화도 없이 계속해서 박도윤을 자극했다.“방금 넌 아주 성공적으로 내 고백을 방해했어. 하지만 앞으로도 채아는 내 곁에만 있을 텐데 과연 네가 그때마다 타이밍 좋게 나타날 수 있을까? 내가 내일, 아니, 오늘 저녁 당장 마음을 고백할지도 모르는데? 네가 나를 막을 수 있었던 건 방금 그거 한 번뿐이야.”박도윤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주먹을 너무 세게 쥔 탓에 뼈마디가 다 하얗게 변해버렸다....그 뒤로 박도윤은 강재혁과 한참을 더 대치하다가 강지유의 재촉 전화를 받고서야 자리를 벗어났다.그리고 강재혁은 차가운 눈길로 박도윤의 뒷모습을 훑어본 후 금방 다시 사무실로 돌아왔다.그러고는 문채아를 데리러 가기 전에 남은 업무를 마저 처리하려는데 누군가가 얼굴을 빼꼼 들이밀며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형, 문채아가 형이 양지나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게 된 건 다 박도윤의 짓이야!”이무현이 확신하며 소파 쪽으로 다가갔다.그는 조금 전, 강재혁의 사무실 근처를 맴돌고 있다가 세 사람 사이에 있었던 일을 어느 정도 듣게 되었다. 그래서 박도윤까지 다 사라진 뒤에야 나타나 사건을 종결하듯 말을 내뱉었다.하지만 강재혁은 이무현의 말에 별다른 표정 없이 계속 자기 할 일만 했다.이에 이무현은 그제야 자신이 뒷북을 쳤다는 것을 깨닫고는 머리를 긁적였다.“뭐... 형은 워낙 똑똑하니까 박도윤이 이간질하고 있다는 걸 이미 눈치챘겠지. 그래서 말인데, 박도윤이 이렇게까지 형이랑 문채아 사이를 갈아놓으려고 하는 걸 보면 문채아를 좋아하지 않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전에는 왜 그렇게 문채아를 몰아세우면서까지 강지유랑 약혼하려고 들었대?”줄곧 평온하던 강재혁의 얼굴에 일말의 동요가 일었다.“이유가 뭐가 됐든 결과적으로 채아는 박도윤의 행동으로 상처를 받았어. 그럼 더 이상 이유는 중요하지 않지.”아무리 대단한 고충이 있었다고 해도 상처를 준 건 준 것이기에 박도윤은 강재혁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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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화

이무현은 생각지도 못한 말에 눈을 커다랗게 떴다. 그러고는 얼른 목소리를 낮추며 물었다.“그러니까 형은 양씨 가문과 손을 잡은 또 다른 누군가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거지?”“이무현, 일에 방해되니까 이만 나가.”강재혁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말했다.“그리고 전에도 말했지. 어른들 일에 끼려고 하지 말라고.”“...”이무현은 그 말에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뭐라 대꾸하지 못했다.강재혁보다 어린 건 맞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꼬맹이는 아니었으니까.하지만 이렇게까지 말했다는 건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었기에 이무현은 입술을 삐죽이며 순순히 캐묻는 것을 포기했다.그러고는 사무실에서 나가기 전 강재혁에게 USB 하나를 건넸다.“내가 진짜 마음 같아서는 사랑하는 동생을 빨리 내보내지 못해 안달인 형이 괘씸해 이걸 주고 싶지 않았는데, 그냥 마음을 넓게 쓰기로 했어. 경비원이 나한테 보낸 온 건물 앞 CCTV 영상이야. 박도윤이 문채아를 몇 분간 잡아둔 영상인데 따로 문제가 있을까 싶어 나한테 들고 온 거라고 하더라고. 일단 내가 1차로 확인해 보니까 생각보다 문제가 큰 거 있지? 그러니까 형도 한번 봐봐. 영상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문채아 데리러 가는 거 잊지는 말고.”강재혁은 사무실 문이 완전히 닫힌 뒤에야 서류를 내려놓으며 USB를 집어 들고 컴퓨터에 연결했다.“...확실히 말해두겠는데 재혁 씨는 너처럼 두 여자를 동시에 원하는 파렴치한도 아니고 두 여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등신 같은 남자도 아니야. 그러니까 네가 그렇다고 전 세계 모든 남자가 더 너랑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거라는 착각하지 마.”문채아의 단호하고도 확신에 가득 찬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강재혁은 5분 정도밖에 안 되는 영상을 몇 번이나 반복 재생하며 행복해 죽겠다는 표정을 지었다....한편, 집으로 돌아온 문채아는 다시금 옷장을 열어 제일 단정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헤어스타일링까지 바꾼 후 아래로 내려가 보니 이미 강재혁이 도착해 있었다.강재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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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채아야, 우리가 이렇게 찾아온 건 며칠 전에 너희 엄마가 했던 잘못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어서야. 그때는 내가 회사 일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네 엄마를 막지 못했어.”박진성이 죄책감 가득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그 일이 있고 난 후 네 엄마한테는 내가 엄하게 한마디 했다. 앞으로는 절대 그런 일 없을 거야. 패물은 아쉽겠지만 처음부터 없었던 거로 생각해. 대신 내가 새로운 혼수를 준비했어. 괜찮은지 한번 봐봐.”박진성의 말이 끝나자마자 얼굴이 아직도 퉁퉁 부어있는 문영란이 조용히 몸을 일으키며 집사와 함께 3개의 금고에서 값비싼 액세서리들을 꺼냈다.비싼 값을 하는 건지 탁자에 내려놓자마자 거실 전체가 한 톤 밝아진 듯했다.문채아는 할 말을 잃은 듯한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박진성의 통 큰 행동에 놀라서가 아니라 그녀의 아버지 자리를 향한 박진성의 집착이 생각보다 더 강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었다.만약 사과의 목적으로 주는 것이었다면 혼수라는 말이 아닌 보상이라고 해야 하는데 박진성은 그러지 않았다.즉 그렇다는 건 아직도 그녀의 아버지 자리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었다.그러나 대놓고 말하지는 않았기에 문채아는 그의 의도를 모른 척하며 돈을 받으려고 했다. 준다는 걸 굳이 안 받을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으니까.아무리 강재혁이 패물을 다시 찾아왔다 하더라고 말이다.그래서 그녀는 하나도 남김없이 전부 다 받기로 했다. 문영란이 박씨 부자에게 써버린 아버지의 보험금을 이제라도 다시 돌려받는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문채아는 강재혁과 눈빛을 한번 주고받은 후 다시 앞을 바라보았다.“고마워요, 아저씨. 그럼 사양하지 않고 잘 받을게요.”“고맙기는. 솔직히 강 대표가 워낙 뭐든 잘하고 또 채아 너도 잘 챙겨주다 보니까 내가 따로 해줄 게 없어서 조금 속상했는데 이렇게라도 뭘 해줄 수 있게 돼서 기분이 좋아.”“우리 재혁이를 높게 평가해 주셔서 감사해요. 그러는 회장님도 도윤이 같은 훌륭한 아들이 있잖아요.”부엌일을 막 끝낸 양현주가 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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