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씨 가문 본가에서 합의를 본 이후로 문채아는 거의 보름 가까이 문영란과 한 번도 마주치지 않았다.그런데 문영란이 오늘 대뜸 전시회장으로 찾아왔다.문영란은 한 발 뒤로 물러선 문채아를 보며 아주 잠깐 웃음이 어색하게 굳었지만 금방 다시 자애로운 엄마 얼굴로 돌아와 말을 건넸다.“채아야, 나는 네 엄마야. 그런데 뭘 그렇게 경계해? 엄마가 여기까지 찾아온 건 다른 곳으로 가면 너랑 아예 만날 수조차 없었기 때문이야. 그래서 주연우가 이곳에서 전시회 연다는 얘기를 듣고 여기로 찾아온 거야. 그런데 정말 이렇게 만났네?”문채아가 숨을 한번 깊게 들이쉬었다.“그 정도로 접근이 힘들었으면 알아챌 만도 할 텐데, 문영란 씨는 눈치가 없나 보죠?”즉 문채아는 문영란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는 뜻이었다.이에 문영란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문영란 씨, 당신은 늘 원하는 게 있을 때만 나를 찾았어요. 그러니 오늘도 또 나한테 원하는 게 있는 거겠죠. 아니면 다른 꿍꿍이가 있다거나. 그러니까 그냥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당신이 하는 말은 아무것도 듣고 싶지 않으니까.”“안 돼! 채아야, 나는 네 친엄마야. 그렇게 왜 이렇게 나한테 무정해!”아니나 다를까, 문영란은 곧바로 본색을 드러냈다. 손에 든 텀블러도 멀리 던져버렸다.“나, 다 알고 왔어. 전에 내가 팔았던 그 패물, 강재혁이 싹 다 되찾아 줬다며? 그런데 왜 나한테 얘기 안 했어? 왜 날 계속 죄책감 속에서 살게 했어?”“그야 원래 당신이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일이니까 그렇죠.”문채아가 헛웃음을 치며 말했다.“그리고 재혁 씨가 패물을 되찾아 준 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라고 내가 그걸 얘기해줘요?”아무런 상관도 없지만 문영란은 그런 것 따위 모르는 막무가내라 목소리만 더 높였다.“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강 대표가 혼자 그걸 다 되찾아 준 건 맞지만 나도 너한테 패물 팔아버린 거 사과했잖아. 아저씨도 너한테 그 보상으로 값비싼 것들을 건네줬고. 그러니 당연히 물건을 찾았으면 우리한테 연락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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