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드디어 내 손에 들어온 너: บทที่ 261 - บทที่ 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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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화

문채아는 문영란이 이렇게까지 포기를 모르는 거머리 같은 사람일 줄은 몰랐다.1층으로 내려가 맞은편 소파에 앉은 문채아는 무표정한 얼굴로 문영란을 바라보았다.“여기는 또 무슨 일이세요?”“오늘은 박씨 가문을 대표해 너한테 줄 게 있어서 왔어.”문영란은 문채아의 태도가 조금 거슬렸지만 꼭 해야 할 일이 있었기에 미소를 지으며 초대장을 꺼냈다.“도윤이랑 지유 약혼식 초대장이야. 시간은 보름 뒤고 장소는 샤론 호텔이야. 박씨 가문에서 책임지고 모든 걸 다 진행하기로 한 거라 초대장도 우리가 전달하기로 했어.”심영자가 지난번처럼 바로 내쫓지 못하고 문영란을 안으로 들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사실 강지유는 원래 글로리 호텔에서 약혼식을 올리고 싶어 했지만 강재혁이 단칼에 거절해 버리는 바람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샤론 호텔도 글로리 호텔 바로 다음으로 유명한 호텔 호텔이고 박씨 가문에서 안배할 수 있는 제일 좋은 곳이라 크게 문제 될 건 없었다.‘그런데 보름 뒤에 약혼식을 올린다고?’보름이면 강지유도 풀려날 시간이라 시기적으로 괜찮기는 하지만 문채아는 이해가 잘되지 않았다.그녀는 박진성이 박도윤과 강지유의 약혼을 강하게 밀어붙인 것이 어디까지나 회사의 발전 때문이라고 생각했으니까.그러니 강지유의 일이 터지고 가문에서의 그녀의 지위가 완전히 바닥을 친 지금, 박진성은 약혼을 계속 밀어붙이는 것이 아닌 어떻게든 엮이지 않게 강지유와 거리를 두어야 했다.그런데 박진성은 사람들이 뭐라고 수군거릴지 뻔히 알면서 약혼을 파기하지 않았다. 심지어 적극적으로 추진했다.‘혹시 머리가 잘못되기라도 한 건가? 아니면 그럴 리가 없잖아. 그 인간이.’문채아는 박진성의 행동이 매우 의문스러웠지만 어디까지나 약혼은 박씨 가문과 강지유의 일이기에 별다른 질문은 하지 않았다.“초대장은 받도록 할게요. 그리고 박씨 가문의 체면이 아닌 강씨 가문의 체면을 봐서 참석도 할 거고요.”문채아는 초대장을 받은 후 차 한 잔도 건네지 않은 채 문영란을 담담히 바라보며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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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화

“과거는 과거일 뿐이야. 아무리 내가 너한테 못 해준 게 많다고 해도 이미 시간이 다 흘러버렸는데 그럼 어떡해?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도 없는 일이잖아.”문영란은 그렇게 말하며 가방에서 티켓 한 장을 꺼내 문채아에게 건네주었다.“이건 네 친구가 M이라는 조각가의 복귀를 위해 기획한 전시회 티켓이야. 원래는 직접 티켓팅하려고 했는데 예매 시작하자마자 3초도 안 돼 다 팔려버렸어. 그래서 결국 이 사람 저 사람 연락해서 어렵게 두 장 구했어.”“너 어릴 때부터 조각하는 거 좋아했잖아. 전에는 흙 만지는 거 더럽다고 조각 못 하게 했지만 이제부터는 엄마도 너랑 같이 조각해 볼게. 이 티켓이 바로 내가 너한테 보이는 성의야. 그러니까 이 티켓을 봐서라도 과거는 다 잊고 엄마랑 화해하자. 너도 친엄마랑 계속 날 선 채로 사는 건 싫을 거 아니야.”문영란은 작전을 바꿔 명품 시계나 다른 물건이 아닌 조각가 M의 전시회 티켓을 준비했다. 문채아라면 이 선물을 더 좋아할 것 같았으니까.역시 그녀의 예상대로 문채아는 티켓을 보자마자 움찔했다.이에 문영란이 제대로 먹혔다며 웃으려는 그때, 문채아가 냉랭한 눈으로 문영란을 빤히 바라보았다.“과거를 다 잊으라고요? 어떻게 잊죠? 상처투성이였던 그 과거를?”“당신이 날 박씨 가문으로 데려간 첫날, 그 집 친척들이 아직 어린 나를 깎아내리지 못해 안달이었을 때, 당신은 내가 수모당하는 걸 뻔히 보고도 모른 척했어요.”“그리고 둘째 날, 그 집 도우미들이 자기들 먹다 남은 음식을 먹이며 나를 조롱하고 괴롭힌 일로 내가 소리치며 반항했을 때 당신은 앞뒤 상황이 어땠는지 들어보려고 하지도 않고 내 고개를 숙여 억지로 사과하게 했어요.”“셋째 날은 비싸 보이는 선물을 샀길래 순수한 호기심으로 한번 만져보려고 손을 뻗었는데 당신이 내 뺨을 때렸어요. 그러면서 아직 어린 딸에게 도윤이 선물로 사 온 걸 네가 왜 건드리냐면서 무슨 벌레 보듯 나를 바라봤었죠.”“그 뒤로도 당신은 한결 같았어요, 한결같이 날 무시하고 내 자존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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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10분 후, 문영란은 살짝 휘청거리며 새집에서 나왔다. 나와서는 당장 이곳을 벗어나지 않으면 무슨 큰일이라도 일어나는 것처럼 다급하게 앞으로 걸어갔다.심영자는 문영란이 정말 갔는지 확인하러 나왔다가 순순히 떠나는 것을 보고는 제자리에 가만히 멈춰 섰다.‘왜 저래? 꼭 뭔가를 숨기는 사람처럼.’차로 돌아온 문영란은 숨을 돌리자마자 익숙한 번호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게 되었다.전화를 받은 그녀는 상대가 무슨 얘기를 하기도 전에 불만 가득한 말을 쏟아냈다.“문채아 그 썩을 것이 내가 머리를 숙이고 먼저 화해하자고 손을 뻗었는데도 여전히 내 말은 들은 척도 안 해. 날 뼛속 깊이 원망하고 있어.”문영란은 문채아가 갑자기 죽은 전남편 얘기를 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아빠를 사랑한 적 없으면서 왜 아빠와 결혼했냐는 말을 들었을 때 문영란은 순간 두려움에 온몸이 지배당한 사람처럼 뭐라 반응을 하지 못했다.전화기 너머의 남자는 얘기를 들은 후 곧장 화부터 냈다.“그걸 누구 탓을 해?! 그러게 친딸이면 어릴 때 조금이라도 잘해주지, 왜 남보다 못한 취급 해서는 일을 복잡하게 만들어?”“내가 이렇게 될 줄 알았어?! 나도 내가 그 계집애한테 그렇게 못되게 굴었을 줄은 몰랐지.”문영란도 지지 않으며 목소리를 높였다.가해자는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영원히 모른다는 말처럼 문영란은 자신이 문채아에게 그토록 모진 엄마였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다.하지만 문채아가 갖은 괴롭힘을 가만히 당하고 있도록 내버려둔 것도, 도우미와의 일에서 문채아의 머리를 억지로 숙여 사과하게 한 것도, 박도윤에게 줄 선물을 문채아가 만지려 했다고 뺨을 때린 것도, 전부 다 상황에 따른 적절한 대처였을 뿐 크게 잘못했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그도 그럴 것이 후처가 달고 온 자식을 박씨 가문 사람들이 예쁘게 봐줄 리가 없었으니까. 그러니 괴롭힘 받는 건 어쩔 수 없었다.그리고 문채아에게 먹다 남은 음식을 주며 괴롭혔던 도우미들도 박씨 가문 사람들을 오래 모셨던 도우미들이라 만약 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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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그런데 아주 우연한 기회로 박진성의 비밀을 알아버렸고 그렇게 문영란은 박진성의 애인이 되었다.원하는 남자를 손에 얻은 그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걸리적거리는 인간을 치워버리는 것이었다.그래서 문영란은 산 관리인 중 한 명을 매수한 후 전남편과 함께 산으로 가 절벽 아래로 밀어버렸다.지난 십여 년간 문영란은 한 번도 그 비밀은 들킨 적이 없었고 관리인도 입막음용 돈을 받은 후 그녀와는 한 번도 연락하지 않았다.그런데 얼마 전, 강재혁이 갑자기 그 일을 조사하기 시작했다.이에 문영란은 당연히 문채아가 의심을 품고 강재혁에게 조사를 맡긴 거라고 생각했다.전화기 너머의 남자, 즉 관리인은 문영란의 불만 따위 들어줄 생각이 없다는 듯 다시금 화를 냈다.“그래서 이제는 어떡할 건데? 두 번의 화해 시도를 전부 다 거절해 버린 당신 딸을 이제는 어떻게 할 거냐고. 정말 대로 강재혁이 그때 일을 계속 조사하게 둘 거야? 혹시 해서 말하는데 그러면 우리 둘 다 끝이야. 당신도 박진성의 곁에 더 이상 못 있게 된다고!”“지난번부터 왜 자꾸 헛소리야? 그런 말로 날 자극하려는 모양인데 우리 남편은 나랑 절대 이혼 안 해!”문영란의 얼굴이 완전히 일그러졌다.“화해가 안 먹히면 강하게 밀어붙이는 방법으로 가야지.”문영란은 조금 전, 문채아에게 확실히 경고했다. 좋은 말로 화해를 요구하는 건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말이다.그러니 이제부터는 문채아에게 뭔 짓을 해도 그건 정당방위였다. 마지막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 않은 건 문채아니까.관리인은 문영란이 그 말을 내뱉길 줄곧 기다리고 있었던 듯 한결 편해진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난 또 십여 년이라는 세월이 흐르고 뭐가 됐든 문채아는 당신 딸이라 당신에게 양심이라는 게 생겼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내 기우였네. 문영란 당신은 여전해. 하긴, 남편이 안전바를 꽉 잡고 제발 살려달라고 외치는데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손가락을 하나하나 떼어냈던 여자인데 세월이 좀 흘렀다고 변할 리가 없지.”“참고로 나는 당신이 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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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화

“연우야, 나 작품 다 완성했는데 와서 볼래?”주연우는 그녀의 제일 친한 친구이자 전시회를 기획한 총책임자였기에 문채아는 제일 먼저 이 소식을 주연우에게 전하고 싶었다.주연우는 작품을 다 완성했다는 말에 깜짝 놀라며 눈을 크게 떴다. 적어도 사흘은 더 있어야 완성될 것 같았던 작품을 문채아가 벌써 완성해 버렸으니까.뭔가 이상했던 그녀는 곧바로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나 가고 난 뒤에 무슨 일 있었지?”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니면 문채아가 하루 만에 그 많은 작업량을 다 완성할 리가 없었다.문채아는 주연우의 말에 잠깐 멈칫했다가 이내 순순히 다 말해주었다.“응, 너 가고 난 뒤에 엄마가 찾아왔어. 와서는 나한테...”주연우는 문영란이 화해하자고 찾아온 것과 화해의 의미로 전시회 티켓을 준비해 왔다는 얘기를 전부 다 전해 듣고는 어이없어하며 헛웃음을 쳤다.“선물 하나는 기가 막히네. 조각가 M이 너인 것도 모르고 전시회 티켓을 건네줬으니까 말이야. 그나저나 잘 대처했어. 이십여 년이라는 시간 동안 쌓여온 울분이 고작 화해 두 번에 풀릴 리가 없잖아. 그런 걸 쉽게 용서하는 사람이 더 이상한 거야! 잘했어!”문채아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주연우가 행동의 정당성을 굳이 상기시켜주지 않아도 문채아는 애초에 문영란을 용서하지 않기로 한 걸 후회한 적이 없으니까.이건 그녀가 무정한 냉혈한이라서도 아니고, 강재혁과 결혼해 든든한 뒷배가 생겨서 일부러 더 단호하게 말하는 것도 아니었다.문영란이 그간 해온 행동으로 모녀간의 정이 하루하루 떨어져 나가 더 이상 아무런 정도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또한 문채아는 지금도 여전히 문영란이 찾아와 화해하려고 한 이유가 모녀간의 관계를 회복하고 앞으로는 좋은 사이로 지내기 위함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화해 제안이 너무 갑작스럽기도 했고 또 어딘가 모르게 다른 꿍꿍이가 있는 듯한 이상한 느낌이 들었으니까.하지만 아직은 심증밖에 없었기에 문채아는 거기까지는 털어놓지 않았다.“나 때문에 너무 화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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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그리고 3년 전, 이무진은 주연우와 이무현의 결혼식이 끝나자마자 요양을 핑계로 곧장 해외로 나가버렸다.그러고는 한 번도 돌아오지 않았다. 자신을 해했던 원흉인 라이벌 회사의 대표가 옥살이하던 중에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계속 해외에만 있었다.그런데 평생을 해외에서만 살 것 같았던 이무진이 다시 돌아왔다.“왜 아까 나랑 만났을 때 얘기 안 해줬어?”문채아가 물었다.“그야 나도 방금 알게 된 일이니까. 이무진 이놈이 글쎄 나한테 말도 안 하고 이틀 전에 이미 귀국한 거 있지? 그래 놓고는 뻔뻔하게 저녁을 같이 먹재!”“말은 그렇게 해도 너 지금 기분 좋은 거 다 알아.”문채아가 웃으며 말했다.“무진 오빠 하반신 마비 판정받았을 때 가족을 제외하고 네가 제일 많이 슬퍼하고 또 걱정했잖아.”“그랬지. 나 진짜 그때 무진이가 나쁜 마음이라도 먹을 줄 알고 엄청 걱정했었어.”늘 부러움과 선망의 시선밖에 받지 않았던 사람이 갑자기 한순간에 장애인이 되어버렸으니 주연우가 그런 걱정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주연우는 이무진이 출국한 뒤에도 걱정을 쉽게 놓지 못했다. 그때는 정말 안 좋은 일이 생겨버릴 것 같았으니까.그런데 조금 전, 이무진이 아무렇지도 않은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다시 돌아왔다는 건 심신 모두 건강해진 상태라는 뜻이었기에 주연우는 환히 웃으며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채아야, 너도 저녁에 같이 가자.”“응? 나도? 그건 좀 그렇지 않을까? 무진 오빠는 연우 너한테 식사하자고 한 거잖아.”문채아가 조금 망설이며 말했다.“뭐 어때? 너는 내가 초대한 거로 하면 되지. 그리고 너도 이무진 잘 알잖아. 무진이가 널 친동생처럼 예뻐하기도 했고. 오랜만에 돌아온 오빠인데 제대로 축하 안 해 줄 거야?”“오래간만에 모이는 거잖아. 셋이서 한번 신나게 놀자. 너도 그간 스트레스받았던 거 싹 다 풀어버리고!”요 며칠, 주연우도 그렇고 문채아도 그렇고, 마침 술을 마시며 스트레스를 털어놓는 술자리가 필요했다.문채아는 주연우의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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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면 한 번쯤은 함께 식사해야지. 그런데 너무 늦으면 위험하니까 약속 장소 나한테 보내줘. 널 구속하려 들려는 의도는 아니니까 오해하지는 말고.]강재혁은 답지 않게 매우 긴 문장을 써 문채아에게 전송했다.그런데 이미 즐겁게 놀고 있는 중인 건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그는 그 어떤 답신도 받지 못했다.강재혁은 술을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는데도 어쩐지 머리가 아픈 듯해 눈을 살짝 감았다. 그러다 1분 후,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이만 룸에서 나가려는 듯 문 쪽으로 걸어갔다.그런데 그때, 익숙한 얼굴의 누군가가 갑자기 그의 앞으로 다가왔다.“강 대표, 여기서 다 만나게 되네?”말은 건 사람은 다름 아닌 박진성이었다. 박진성은 술잔을 든 채 매우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강 대표 본가에서 본 게 마지막이었지? 그간 잘 지냈나?”박진성은 그날 이후 강재혁과 다시 한번 만나기 위해 줄곧 기회를 봐왔다.그러다 주연우가 기획한 전시회가 곧 열린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망설임 없이 2억을 투자했다. 왠지 강재혁이 이 전시회에 관심을 보일 것 같았으니까.만약 강재혁이 정말 관심을 보이면 그때는 전시회와 관련된 얘기로 강재혁과 더 가까워지고 싶었다.그런데 강재혁이 정말 이 전시회에 투자해 버린 것이었다. 심지어 개인 투자가 아닌 재호 그룹 이름으로 투자해 버렸다.그 때문에 박진성이 투자했던 2억 원은 제대로 쓰이지도 못하고 다시 그의 주머니로 들어가게 되었다.그래서 어떻게든 다시 접점을 만들어보려고 했는데 우연히 참가한 식사 자리에서 강재혁과 만나게 되었다.사실 그다지 재미없는 분위기라 이만 가보려 했던 박진성이었지만 강재혁을 본 순간 그 생각이 확 사라졌다.그래서 회사 임원들을 다 뒤로하고 곧장 강재혁 쪽으로 다가갔다.강재혁은 얼굴에 미소가 한가득한 박진성을 보고도 좀처럼 표정을 펴지 않았다.“잘 지냈냐는 질문도 따지고 보면 개인 영역을 침범하는 질문이라 답변하지 않겠습니다.”박진성은 딱딱하고도 차가운 그의 말에 잠깐 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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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화

그래서 강재혁은 자신이 여태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박진성은 강재혁의 질문에 아주 잠깐 움찔했지만 금방 다시 미소를 지었다.“내가 채아 엄마를 아내로 들인 건 채아 엄마가 나를 많이 사랑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많이는 심성이 고운 여자이기 때문이야. 강 대표도 들은 적 있겠지만 내 첫 아내는 도윤이를 출산하다 죽어버렸어.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게 가끔은 버겁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힘든 건 아니었지. 그런데 엄마가 없으니까 역시 티가 나더라고. 그래서 두 번째 아내를 고를 때는 가문이나 지위 같은 것보다는 인품과 성격을 봤어. 특히 도윤이를 잘 챙겨줄 수 있는 사람으로.”“당시 집사람은 해정 그룹 산하 백화점의 직원이었어. 우연히 그 매장으로 가 옷을 산 적이 있었는데 그때 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잘 챙겨주더라고. 그 모습을 보니 내 아들을 맡겨도 좋을 것 같았고 아내 역할도 잘 해낼 것 같았어. 그래서 별다른 고민 없이 집사람을 선택했지. 물론 나도 남자라 집사람 외모도 크게 작용하긴 했어.”박도윤은 손에 든 술잔을 흔들며 가볍게 웃었다.“젊은 적 집사람은 채아와 거의 판박이였어. 아무리 고고한 남자도 쉽게 거절하기 힘든 외모였다는 말이네.”문채아 같이 순수하고도 아름다운 외모의 아이를 낳아준 엄마이니 상식적으로 미인이 아닐 수 없었다.그래서 아름다운 외모와 완벽한 인품이 합해져 문영란을 아내로 들였다는 얘기는 언뜻 들으면 매우 합리적인 얘기처럼 들렸다.하지만 그 얘기를 다른 남자들에게 했으면 금방 납득했을 테지만 강재혁은 아니었다.박진성 같은 남자가 고작 인품과 얼굴 같은 이유로 박씨 가문의 안주인을 정했다는 것이 그로서는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았다.“재력이나 가문보다 인품을 따지는 분인데 왜 며느리로 강지유 같은 애를 고른 거죠?”강재혁은 의자에 앉은 채 마치 심문하듯 물었다. 강지유는 인품이 좋다는 말과 거리가 매우 먼 사람이었으니까.박진성은 이런 질문이 되돌아올 줄은 몰랐는지 조금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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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하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강재혁은 자리에서 일어나 룸을 나가버렸다.박진성은 그걸 보더니 술잔을 내려놓고 얼른 그의 뒤를 따라나섰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문채아에게 보상으로 뭔가를 더 주겠다고 했다.그 행동은 안강훈이 제지하고 나서야 멈췄고 안강훈은 주차장에 막 도착했을 때 매우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강재혁에게 말했다.“박 회장님 말입니다. 소문처럼 엄격하고 무섭기만 한 분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니, 꽤 좋은 사람 같은데요? 박도윤 씨보다는 훨씬 나아 보입니다.”두 여자 사이에서 간을 보며 뭐 하나 확실하게 하는 법이 없는 박도윤에 비해 박진성은 남녀관계도 깨끗하고 아들의 선택도 존중해주는 아주 신사적인 아버지였으니까.심지어 안강훈은 만약 박도윤과 박진성이 바뀌었다면 강재혁이 문채아와 결혼은 물론이고 애초에 그녀와 만날 일도 없었을 거라고 생각했다.강재혁은 안강훈 쪽을 힐끔 보더니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다 알고 있는 사람처럼 한마디 했다.“또 좌천되고 싶은가 보지?”“아, 아니요! 좌천되고 싶지 않습니다!”안강훈은 서둘러 고개를 저은 후 뒷좌석 문을 열어주며 배시시 웃었다.“얌전히 입 닫고 있을게요. 대표님, 얼른 타세요.”“됐어. 키만 주고 넌 가. 채아 데리러 갈 거야.”강재혁은 그렇게 말한 후 키를 받고 운전석으로 향했다.이에 안강훈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에게 물었다.“사모님께서 레스토랑 위치를 보내셨습니까?”“아니.”강재혁은 아주 당당하게 아니라고 하며 안전벨트를 했다.“그런데 내가 채아 있는 곳을 모를 리가 없잖아.”“...”안강훈은 할 말이 매우 많았지만 좌천될까 봐 입을 꾹 닫았다....한편, 진주각 3층 룸.문채아와 주연우는 함께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휠체어에 앉아 있는 이무진이 보였다.3년 만에 보는 건데도 이무진은 여전히 집안의 큰오빠와 같은 따뜻한 얼굴이었다. 물론 겉모습은 조금 변했지만 말이다.전에는 시원해 보이는 짧은 머리였지만 지금은 머리가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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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그 말에 이무진은 이무현과 매우 닮은 눈으로 주연우를 바라보며 그녀의 손을 살포시 잡았다.“그럴 리가 없잖아. 나는 3년 전에도 지금도 연우 네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고 생각해.”조금의 가식도 없는, 진심이 한가득 담긴 말이었다. 이무진에게 있어 주연우는 그 어떤 햇살보다 더 환하고 밝은 여자였다.곁에서 두 사람의 얘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문채아는 이무진의 말에 잠깐 멈칫했지만 주연우는 그저 기분이 좋은지 꽃받침을 하며 환하게 웃었다.“이무진 너는 하나도 안 변했네? 예전 그대로야. 여전히 내가 어떻게 하면 기분이 좋아지는지 너무 잘 알고 있어. 그래도 오빠라고는 안 할 거야.”“너한테 오빠 소리 듣는 건 아주 오래전에 포기했어. 그리고 너 기분 좋아지라고 없는 얘기 지어낸 거 아니야. 진심으로 네가 예뻐서 한 말이야. 지난 3년간 다른 사람한테 이런 말 들은 적 없었어? 무현이는? 그 수다쟁이도 너한테 예쁘다는 얘기 안 해줬어?”주연우가 미소를 거두어들였다.“응, 한 번도 해준 적 없어. 나한테 화내지 않으면 다행이지.”“뭐? 무현이가 너한테 화를 낸다고? 연우야, 내가 무현이한테 뭐라고 좀 해줄까? 그래도 내가 형이니까 내 말은 들을 수도 있잖아.”“됐어. 이무현이 애도 아니고. 그리고 네 손을 빌리고 싶을 만큼 이무현의 칭찬에 목이 마른 것도 아니야.”주연우는 고민 한번 해보지도 않고 바로 거절해 버렸다.이미 이무현과 이혼하기로 결심했지만 이무진의 말을 들으니 점점 더 이혼해야겠다는 마음이 확고해졌다.이무진은 시선을 아래로 내리며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창백한 얼굴이 살짝 굳어진 것이 주연우와 이무현의 일로 걱정이 많은 듯했다.하지만 문채아는 이상하게 점점 더 불편해졌다.그래서 얼른 주연우에게 술을 따르며 화제를 돌렸다.“연우야, 우리 오늘 무진 오빠 귀국한 거 축하하러 온 거잖아. 그러니까 일단 시원하게 한잔하자.”“그래, 오늘은 재밌게 놀려고 모인 거니까 재수 없는 이무현 얘기는 그만하자.”주연우는 일리 있다는 듯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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