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드디어 내 손에 들어온 너: Chapter 21 - Chapter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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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채아 네가 여기 왜 있어?”강지유는 강씨 가문 사람이라 생일 파티를 열 때마다 늘 재계와 정계의 높은 분들부터 그분들의 자녀들까지 전부 다 불렀다.그 자녀들 중에는 주연우도 있었고 주연우는 문채아를 보자마자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를 구석 쪽으로 데리고 갔다.“너는 발목도 다친 애가 이런 재수 없는 파티에 왜 와?”“좋은 약을 발랐더니 이제는 완전히 괜찮아졌어.”문채아가 말했다.“그리고 올 수밖에 없었어. 강지유가 내 이름이 적힌 초대장을 보냈거든. 엄마가 아침부터 머리 만져주고 화장까지 해주는데 도망칠 길이 없더라. 강지유가 나한테 초대장을 보낸 건 나를 가문의 일원으로 인정한다는 뜻이니까 가서 얘기 잘하고 오래.”문영란은 좋게 말하면 아직 순진한 거고 나쁘게 말하면 그냥 멍청한 거였다.그녀는 문채아와 강지유 사이의 갈등이 다 풀어졌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강지유가 문채아에게 초대장을 보낸 거고 박도윤이 문채아를 파티에 데리고 가는 거라고 생각했다.문영란은 오늘이 문채아와 강지유의 사이가 다시 회복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믿었다.하지만 문채아는 멍청하지 않았다. 그녀는 오늘이 사이가 더 악화할 날이라고 확신했다.“크루즈 파티면 일반 파티보다 직원이 더 많아야 하는데 너무 적어.”문채아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말했다.“맞아. 나도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주연우는 고개를 끄덕인 후 문채아의 어깨를 잡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걱정하지 마. 네 곁에는 항상 내가 있으니까. 지금 이 모습 그대로 예쁘게 보내줄게!”“...”문채아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주연우는 그제야 말이 이상했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말했다.“집으로 예쁘게 보내준다고. 그나저나 오늘 왜 이렇게 예뻐?”예전의 문채아는 박도윤 때문에 늘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행동했으며 예쁜 몸매를 가지고도 늘 단조로운 티와 청바지만 입었다. 그리고 화장도 거의 하지 않았다.그런데 오늘은 평소와 달리 몸매가 다 드러나는 짧은 드레스도 입었고 늘씬한 다리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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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강재혁의 시선이 문채아의 얼굴 쪽으로 향했다.착각이 아니었다. 강재혁은 오늘 눈빛도 매우 차가웠다. 분명 바로 앞에 있는데 문채아는 꼭 그가 매우 멀리 있는 것만 같았다.“저...”문채아가 강재혁을 향해 뭐라 얘기하려는 듯 입을 열었다.그런데 말을 내뱉자마자 강재혁이 발걸음을 돌려 반대편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이무현은 빠르게 그 뒤를 따라갔다.두 사람이 홀 쪽으로 걸어가자 남녀불문하고 금세 두 사람 곁을 둘러싸며 말을 건넸다.주연우는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한참 뒤에야 다시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채아야, 강재혁 왜 저래? 왜 저렇게 차가워?”“우리가 너무 친한 척해서 그런 거 아니야?”문채아가 고개를 살짝 숙인 채 말을 이었다.“내가 잠을 설쳤다는 얘기 같은 건 너무 개인적인 얘기잖아.”“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방금은 나도 좀 무서웠단 말이야. 저 얼굴이면 혼인 신고하려던 여자도 도망가겠다.”주연우가 몸을 부르르 떨며 말했다.‘하아, 혼인 신고. 어떡하지? 신분증 아직 못 받아냈는데.’문채아는 사실 일이 매우 쉽게 흘러갈 줄 알았다. 강지유를 걸고넘어지면 박도윤도 결국에는 그녀에게 신분증을 건네줄 줄 알았다. 그런데 마지막 날이 밝았는데도 박도윤은 아직도 신분증을 돌려주지 않았다.만약 오늘 자정까지 신분증을 돌려받지 못하게 되면 약속했던 일주일이 지나버리게 되고 그러면 강재혁과의 결혼도 없었던 일이 되어버리게 된다.문채아는 그 생각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주연우는 문채아가 자신의 말 때문에 걱정하는 건가 싶어 얼른 위로해 주었다.“너무 걱정하지 마. 우리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아진 게 아닐 수도 있잖아. 일 때문일 수도 있지.”“그거 걱정한 거 아니야...”문채아가 고개를 저었다. 문채아는 주연우에게 모든 걸 털어놓으려다가 괜히 걱정하게 하는 것 같아 결국 화제를 돌렸다.“그보다 너랑 무현 씨는 아직도 사이가 안 좋아?”“평생 좋아질 일 없을 거야.”주연우가 조금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이무현은 날 안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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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주연우 씨!”“주연우 씨, 조각가 M을 스타로 만든 게 주연우 씨라던데 그게 사실이에요?”“주연우 씨가 선택한 작품은 모두 하루아침에 그 가치가 미친 듯이 오른다고 하던데 맞아요?”“주연우 씨, 저희랑 얘기 좀 해요. 저도 조각하는 사람이에요.”“저도요. 저도 좀 봐주세요!”문채아와 주연우가 서 있던 구석 쪽으로 갑자기 여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그중에는 호텔에서 봤던 빨간 머리 여자도 있었고 문채아는 그녀를 한눈에 알아봤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녀는 목적을 가지고 다가온 게 분명했다. 일단 눈빛부터 달랐으니까.아니나 다를까, 빨간 머리 여자는 여자들이 주연우 쪽으로 몰려든 틈을 타 문채아를 난간 쪽으로 밀어버렸다.이에 문채아는 아주 잠깐 휘청이며 중심을 잃었지만 금방 난간을 꽉 잡았다.난간 쪽으로 밀려나니 파도 소리가 매우 가깝게 들려왔다.지금은 늦은 저녁이고 바다 쪽은 어둡기에 크루즈에서 떨어지면 그때는 익사하는 엔딩밖에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소리쳐도 들리지 않을 테니까.문채아가 난간 쪽으로 밀려난 것을 발견한 주연우는 손을 번쩍 들더니 이내 여자들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스타가 되고 싶은 사람들은 다 나를 따라오세요!”그러고는 얼른 홀 안쪽으로 빠르게 뛰어갔다.예상대로 여자들은 얼른 주연우의 뒤를 따라갔고 빨간 머리도 문채아의 곁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혀를 한번 차더니 이내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자리를 벗어났다.문채아는 난간을 꽉 잡은 후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사실 준비를 철저하게 해뒀기에 빨간 머리가 달려들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그런데 주연우가 한발 먼저 그녀를 지켜주었다.문채아는 친구의 뒷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절대 홀 안쪽으로는 가지 않기로 했다. 친구가 또다시 그녀를 위해 나서줘야만 하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았으니까.그때 문채아의 등 뒤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강지유와 덩치가 큰 직원 8명이 보였다.문채아는 손을 뒤로 가져간 후 먼저 말을 건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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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그런데 왜 자꾸 내 심기를 건드리지?”강지유가 이를 바득바득 갈며 노려보았다.하지만 문채아는 전혀 겁먹지 않았다.“강지유 씨가 반쯤 미쳐간 것도 지금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된 것도 전부 강지유 씨 탓이에요.”“헛소리하지 마! 네가 도윤이한테 꼬리치지만 않았어도 내가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어. 네가 모든 일의 원인이야! 너 때문에 강재혁이 나한테 그딴 짓을 한 거야!”강지유가 분노에 차서 반박했다.“뭘 잘 못 알아도 한참 잘 못 알고 있네.”문채아가 차갑게 웃었다.“누가 누구한테 꼬리를 쳐? 나와 박도윤은 정상적으로 연애했고 끼어든 건 너야. 아니, 정확히는 박도윤이 날 배신하고 너한테 간 거지. 그리고 나는 너희 둘의 약혼 사실을 알고 난 뒤에 바로 선을 그었어. 우리 관계를 놓지 못하고 있는 건 박도윤이야. 내가 아니라.”문채아가 사실들을 하나하나 얘기해주었다.“나는 비열한 수를 써서 박도윤을 뺏으려고 했던 적 한 번도 없어. 박도윤은 그럴 만한 남자가 못 되거든. 내가 뭐가 아쉬워서 마음이 변한 남자한테 매달리겠어?”전부 다 사실이었지만 강지유는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거짓말하지 마. 네가 나랑 도윤이 사이 이간질하려고 그런 말 하는 거 다 아니까! 도윤이 같은 남자를 네가 쉽게 놓아줄 리 있어?”“왜 없다고 생각해? 박도윤보다 더 좋은 남자가 나타나면 박도윤은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지는데? 그래서 버린 거야.”문채아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박도윤과 헤어지고 더 좋은 남자인 강재혁과 결혼하려고 하고 있는 건 사실이었으니까.얼굴과 집안, 능력 다 떠나서 인품 하나로도 강재혁은 박도윤보다 훨씬 더 위였다.하지만 강지유는 박도윤에게 콩깍지가 단단히 씐 상태라 여전히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웃기지 마. 내가 네 말에 속을 것 같아? 너 지금 내 시선 분산시키려고 그러는 거지? 하지만 이걸 어쩌지? 나는 네 얕은 수작 따위에 안 넘어가. 그리고 뭐가 됐든 네가 강재혁 이용해서 날 궁지로 몰아넣은 건 사실이잖아!”강지유의 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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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강지유의 눈빛을 받은 남자들은 입맛을 다시며 낄낄 웃었다. 심지어 어떤 남자는 벨트를 풀어 헤치기도 했다.하지만 문채아는 그런 남자들을 보면서도 조금도 겁먹지 않았다.‘강지유는 정말 등신인가? 왜 이렇게 허접하지?’사실 강지유는 제일 먼저 문채아의 휴대폰부터 뺏었어야 했다. 지난번 구두 사건 때도 문채아는 경찰에 신고부터 했으니까.크루즈 위에 경찰은 없지만 그녀의 친구는 있었다.그래서 문채아는 강지유와 남자들을 발견한 후 곧바로 주연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고는 계속 말을 건네며 시간을 끌었다.아니나 다를까, 뒤쪽에서 다급한 발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문채아는 소리를 지르기 위해 허리를 바로 세웠다. 그런데 입을 열려는 순간 강지유의 표독스러운 말이 머릿속을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구두 사건 때 내가 너 음해했다고 경찰을 부르려 했었지? 하지만 지금은 바다 위야. 즉, 112에 신고해 봤자 소용없다는 뜻이야.”‘그래, 경찰! 내가 왜 그 생각을 못 했지?’법치국가에서 신분증을 내놓으라고 당당히 요구할 수 있는 사람은 경찰밖에 없었다.계획이 바뀐 지금, 문채아는 반드시 사건을 만들어야 했다. 미수에서 그치면 신고 자체를 못 할 수도 있고 해도 유유히 빠져나갈 수도 있을 테니까.‘하지만 어떻게 해야 강지유가 쉽게 빠져나가지 못할 정도로 일을 크게 만들 수 있지?’문채아는 빠르게 머리를 굴리며 이리저리 훑어보다 문득 등 뒤에 난간이 있다는 것을 떠올렸다.그때 마침 남자들이 손을 뻗어왔고 문채아는 굳게 마음을 먹은 후 몸을 힘껏 뒤로 젖혀 바다에 뛰어들었다....경찰서.“너 같은 건 그냥 죽어버려야 해! 바다에 떨어져야 할 사람은 너야! 죽어! 죽어버려!”주연우가 이성을 잃은 채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그녀의 맞은편에 서 있는 사람은 박도윤이었고 그 뒤에는 강지유가 이를 꽉 깨문 채 서 있었다.“야, 내가 민 거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 문채아가 자기 발로 뛰어들었다니까? 이번 일에 나는 아무런 책임도 없어!”강지유는 지금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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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크루즈에서 인사를 건넸을 때까지만 해도 차갑고 싸늘한 표정이던 강재혁이 문채아가 떨어지자마자 그 뒤를 따라 바다에 몸을 던졌다.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이나 떨어졌고 그중 한 명은 재호 그룹의 대표라 크루즈 위는 순식간에 난리가 났다.강지유가 사람들을 진정시키려고 노력을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고 크루즈가 정박하게 될 곳에는 경찰들이 잔뜩 포진해 있었다.문채아는 온몸이 푹 젖은 탓에 경찰서에 도착하자마자 당직실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이번에는 네가 뭐라고 변명하든 절대 빠져나갈 수 없을 거야. 전화기 너머로 네가 양아치들을 직원으로 위장시켜 크루즈에 데려와 채아한테 파렴치한 짓을 하려고 했던 내용을 내가 똑똑히 들었으니까! 채아는 분명 그 더러운 손길을 피하려고 어쩔 수 없이 바다에 뛰어드는 게 분명해!”주연우가 외쳤다.“너는 문채아 친구니까 당연히 문채아 편을 들겠지!”강지유가 한 발 앞으로 나서며 말을 이었다.“너는 문채아가 되게 착한 줄 아나 본데 전혀 아니거든? 문채아는 첫 만남부터 나한테 무례했어. 날 존중해 주지도 않았고 도윤이가 나한테 선물해 준 구두도 벽에 던져버렸다고. 피해를 본 거 나야!”“그 남자들은 직원 아닌 거 맞아. 내가 데려온 사람도 맞고. 하지만 다 내 친구들이고 게임을 하기 위해 내가 일부러 직원 옷으로 입힌 것뿐이야. 그런데 자의식 과잉인 문채아가 자기한테 달려드는 줄 알고 멋대로 바다에 뛰어내렸어. 우리가 더 당황했다니까?”“문채아는 여우라 어쩌면 나를 음해하려고 뛰어내린 것일 수도 있어. 나중에 내가 자기를 밀어버렸다고 하려고! 지난번에도 말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을 굳이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으니까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일이지.”강지유는 생각하면 할수록 열이 받는지 주먹을 꽉 말아쥐었다.“이렇게 억울하게 몰릴 줄 알았으면 차라리 그 인간들한테 문채아를 어떻게 해보라고 할 걸 그랬어!”문채아의 몸이 더럽혀지기라도 했으면 덜 억울했을 텐데 지금은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을 뿐만이 아니라 비난까지 받게 되었다.주연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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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박도윤은 강지유가 생일 파티에서 문채아에게 뭔가를 하려 한다는 것을 진작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제지하지 않았고 문채아를 제물 바치듯 크루즈에 데리고 왔다.주연우는 강지유의 말을 전부 다 듣고는 순간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다 알고 있었어? 둘이 같이 짠 거야? 하, 그래서 너희 가문에는 너랑 채아밖에 안 왔던 거야? 강지유가 왜 이렇게 겁도 없이 남자들을 데리고 채아를 건드리려고 했는지 이제야 알겠네. 네가 도와주고 있었던 거구나?”주연우가 기가 막힌다는 얼굴로 말을 이었다.“야, 너 진짜 제정신이냐? 네가 아무리 지금은 강지유를 더 좋아한다고 해도 채아랑 너 13년이나 함께 했어. 너는 양심이라는 게 없는 거야?!”주연우는 만약 이 사실을 문채아가 알게 되면 얼마나 슬퍼하고 아파할지 감히 상상할 수도 없었다.강지유는 대뜸 박도윤과 문채아의 과거 얘기를 하는 주연우를 보며 얼른 그녀의 손과 박도윤의 손을 떨어트려 놓았다.“야, 적당히 해! 문채아 같은 애 일을 도윤이가 신경을 왜 써? 걔가 뭔데?”“너야말로 적당히 해. 너는 네가 채아보다 엄청 잘난 것 같지?”주연우가 싸늘한 눈빛으로 강지유를 바라보았다.“사람들이 정말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네가 불륜녀 딸이라는 걸? 너희 엄마 불륜녀잖아. 강씨 가문의 진정한 안주인은 강재혁 씨 어머니밖에 없고 강씨 가문의 진정한 후대는 강재혁 씨 한 명뿐이야!”“강재혁 씨가 유괴되고 강재혁 씨 어머니가 슬픔에 하루하루를 눈물로 보냈을 때 너희 엄마는 친구를 위로해 주는 게 아니라 친구가 몸져누운 걸 이용해서 친구 남편을 꼬시고 너랑 네 오빠를 가졌잖아. 그로 인해 강재혁 씨 어머니는 결국 숨졌고!”“강재혁 씨가 없을 때는 좋았지? 다 너희들 세상 같았지? 하지만 세상은 너희를 가만 놔두지 않았어. 강재혁 씨가 다시 돌아온 게 그 증거야. 돌아온 뒤에는 몇 년도 안 돼 자기가 제대로 된 후계자라는 걸 보여줬고. 네가 그토록 자랑스러워하는 강씨 가문에서 네 입지는 요만큼도 안 돼. 네가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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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박도윤 씨, 우리를 그쪽과 함께 묶으면 안 되지. 나는 당신처럼 사람 마음을 갖고 노는 쓰레기가 아니니까. 주연우도 당신 옆에 있는 여자 같은 음흉하고 표독스러운 여자가 아니고.”이무현이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세 사람 쪽으로 다가가 사실을 말해주었다.박도윤은 그 말에 미간을 찌푸리며 뭐라 대꾸하려다가 이무현 뒤로 보이는 얼굴들을 보고는 다시 입을 닫았다.거기에는 옷을 막 갈아입고 나온 문채아와 강재혁이 있었다.문채아의 얼굴은 아직도 창백하기 그지없었다. 가뜩이나 유약한 몸이 지금은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만 같았다.그리고 기침을 계속하는 것이 바닷물 때문에 아직도 괴로운 듯했다.“콜록콜록...”그걸 본 박도윤은 저도 모르게 그녀 쪽으로 다가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차갑기 그지없는 강재혁과 눈이 마주쳐버리고 말았다.강지유도 그 눈빛을 봤는지 두려워하며 박도윤의 팔을 더 세게 끌어안았다.결국 문채아의 곁으로 다가간 건 주연우였다.“채아야, 너 괜찮아? 우리 빨리 병원 가자!”“아직은 안 돼. 경찰서까지 왔는데 일은 다 해결하고 가야지.”문채아가 고개를 저으며 잔뜩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사람이 두 명이나 바다에 떨어진 일이잖아. 게다가 강재혁 씨도 휘말려버렸고. 뭐가 됐든 큰 물의를 일으킨 건 맞으니까 경찰분들한테 제대로 된 설명을 해주는 게 먼저야.”말을 마친 후 문채아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강재혁을 바라보았다.강재혁은 그 눈빛에서 그녀가 뭔가를 계획하고 있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하지만 주연우의 머릿속은 온통 문채아의 몸 생각뿐이었기에 주연우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도 씩씩하기만 한 친구가 그저 안쓰러울 뿐이었다.“네가 지금 남 신경 쓸 때야? 하마터면 익사할 뻔했으면서? 누구는 책임 안 지려고 뻔뻔하게 나오는데... 하지만 알겠어. 병원 가기 전에 확실히 해. 경찰분들 다 있는 곳에서 진실을 전부 다 얘기해 버려!”“문채아, 생각 잘하고 말해.”그때 박도윤이 갑자기 끼어들었다.박도윤은 강지유와 다정하게 팔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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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문채아가 차가운 바다에 몸을 던진 건 오직 이 순간을 위해서였다. 경찰의 힘을 빌려 박도윤에게서 신분증을 얻어내기 위해.그래서 강재혁이 일을 해결하려고 했을 때 본능적으로 그이 손까지 잡으며 제지했던 것이다.하지만 그 행동에 주위가 한순간에 정적이 되어버렸다.다들 문채아가 이런 행동을 보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으니까. 배짱 좋은 주연우도 크게 기겁하며 지금이라도 당장 문채아에게 달려가 강재혁을 잡고 있는 그녀의 손을 대신 거둬들여 주고 싶었다.자기 몸에 손을 대는 걸 싫어하는 강재혁이 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 화를 내기 전에.그런데 주연우가 움직이기도 전에 웬 남자가 그녀보다 한발 빠르게 문채아의 앞으로 다가갔다.“문채아, 대체 언제까지 이럴 거야!”박도윤의 얼굴이 무섭게 가라앉았다. 강지유가 난리를 칠 때까지만 해도 잘 유지됐던 그의 평정심이 지금은 완전히 깨져버렸다.그는 문채아의 손을 억세게 잡아 올리며 눈을 무섭게 부릅떴다.“오늘 일은 네가 오해한 거로 얘기 다 끝났는데 무슨 조사를 받아? 경찰분들한테 사과하고 집으로 가! 강재혁 씨한테도 더 이상 폐 끼치지 말고.”박도윤은 말을 마친 후 그대로 그녀의 손을 잡고 경찰서를 나가려고 했다. 그런데 한 걸음도 다 떼기 전에 문채아가 있는 힘껏 그의 팔을 뿌리치고는 멀리 밀어냈다.“누가 끝났대? 오해인지 아닌지는 네가 판단할 게 아니지. 상황을 악화시키고 싶지 않으면 너나 순순히 협조해. 내가 조사받을 수 있게 빨리 경찰분들한테 내 신분증을 줘. 아니면 정말 네가 우려할 만할 일을 만들어버릴 테니까.”“하. 이거였구나? 그래서 일부러 그런 짓을 한 거야?”박도윤이 이를 꽉 깨문 채 문채아를 바라보며 물었다.“일을 크게 벌인 이유가 다 그것 때문이었어?”“나는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는데? 나는 그냥 한시라도 빨리 경찰분들에게 협조해 조사를 받고 싶은 것뿐이야. 그래서 내 신분증 주라고 한 건데 대체 뭐가 일부러라는 거야? 혹시 내가 뭘 잘못했어요?”문채아가 강재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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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그런데 건네받자마자 문채아 쪽으로 그 신분증을 빼앗으려는 누군가의 손이 확 뻗어져 왔다.이에 화들짝 놀란 그녀는 가슴이 철렁해서는 그 손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빼앗기기 일보 직전에 커다란 남자의 등판이 그녀의 앞으로 다가와 마치 방패막이처럼 그 나쁜 손을 막아버렸다.분위기는 삽시간에 얼어붙었고 아무것도 잡지 못한 박도윤은 잔뜩 가라앉은 눈빛으로 강재혁을 바라보았다.“강재혁 씨, 왜 자꾸 나와 문채아 사이의 일에 끼어드는 거죠?”강재혁은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그저 박도윤을 빤히 바라보기만 했다. 그러자 강재혁의 뒤에 서 있던 문채아가 한 발 앞으로 나서며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말 이상하게 하지 마. 너랑 나는 아무 사이 아니니까. 그리고 남의 물건을 왜 뺐어? 네가 손을 뻗으니까 강재혁 씨가 나서준 거 아니야. 빼앗지 못하게 하려고.”“...널 위해서 그런 거야.”박도윤은 지금 심기가 몹시도 불편했지만 일단은 문채아를 달래야 했기에 표정 관리를 했다.“신분증은 중요한 물건이잖아. 그래서 너 대신 잘 챙겨주려고 한 거야. 안전하게.”“내가 세 살짜리 애도 아니고 네가 내 신분증을 왜 챙겨줘? 그리고 아까도 말했지. 너와 나는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남 일에 신경 꺼!”문채아가 3년 만에 드디어 손에 넣은 물건을 다시 바보처럼 박도윤에게 넘겨줄 리가 없었다. 문채아는 이 신분증으로 매우 중요한 일을 해야만 하니까.“문채아!”박도윤의 표정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눈이 번뜩이는 게 꼭 그녀를 잡아먹을 것만 같았다.강재혁은 담담한 얼굴로 상황을 지켜보다 이무현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그러자 이무현이 앞으로 나서며 목소리를 높였다.“채아 씨가 맞는 말 했구만 왜 그러죠? 둘이 아무 사이 아니잖아요. 아무 사이도 아닌 사람한테 신분증을 왜 맡깁니까? 정신 나간 것도 아니고. 그리고 강지유 씨는 아까 그렇게도 난리를 치더니 지금은 왜 아무 말도 안 합니까? 약혼자 간수 안 해요?”강지유는 박도윤에게 콩깍지가 단단히 씐 여자였다. 주연우가 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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