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유의 눈빛을 받은 남자들은 입맛을 다시며 낄낄 웃었다. 심지어 어떤 남자는 벨트를 풀어 헤치기도 했다.하지만 문채아는 그런 남자들을 보면서도 조금도 겁먹지 않았다.‘강지유는 정말 등신인가? 왜 이렇게 허접하지?’사실 강지유는 제일 먼저 문채아의 휴대폰부터 뺏었어야 했다. 지난번 구두 사건 때도 문채아는 경찰에 신고부터 했으니까.크루즈 위에 경찰은 없지만 그녀의 친구는 있었다.그래서 문채아는 강지유와 남자들을 발견한 후 곧바로 주연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고는 계속 말을 건네며 시간을 끌었다.아니나 다를까, 뒤쪽에서 다급한 발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문채아는 소리를 지르기 위해 허리를 바로 세웠다. 그런데 입을 열려는 순간 강지유의 표독스러운 말이 머릿속을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구두 사건 때 내가 너 음해했다고 경찰을 부르려 했었지? 하지만 지금은 바다 위야. 즉, 112에 신고해 봤자 소용없다는 뜻이야.”‘그래, 경찰! 내가 왜 그 생각을 못 했지?’법치국가에서 신분증을 내놓으라고 당당히 요구할 수 있는 사람은 경찰밖에 없었다.계획이 바뀐 지금, 문채아는 반드시 사건을 만들어야 했다. 미수에서 그치면 신고 자체를 못 할 수도 있고 해도 유유히 빠져나갈 수도 있을 테니까.‘하지만 어떻게 해야 강지유가 쉽게 빠져나가지 못할 정도로 일을 크게 만들 수 있지?’문채아는 빠르게 머리를 굴리며 이리저리 훑어보다 문득 등 뒤에 난간이 있다는 것을 떠올렸다.그때 마침 남자들이 손을 뻗어왔고 문채아는 굳게 마음을 먹은 후 몸을 힘껏 뒤로 젖혀 바다에 뛰어들었다....경찰서.“너 같은 건 그냥 죽어버려야 해! 바다에 떨어져야 할 사람은 너야! 죽어! 죽어버려!”주연우가 이성을 잃은 채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그녀의 맞은편에 서 있는 사람은 박도윤이었고 그 뒤에는 강지유가 이를 꽉 깨문 채 서 있었다.“야, 내가 민 거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 문채아가 자기 발로 뛰어들었다니까? 이번 일에 나는 아무런 책임도 없어!”강지유는 지금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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