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드디어 내 손에 들어온 너: Chapter 291 - Chapter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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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화

아니나 다를까, 강재혁은 전화를 받자마자 흠칫하며 표정을 달리했다.주변이 조용했던 터라 문채아도 전화기 너머의 소리를 어느 정도 들을 수 있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하게도 신이 나서 얘기하는 주치의의 목소리 외에 허약한 여자 목소리도 함께 들리는 것 같았다.그래서 조금 더 확실하게 듣기 위해 고개를 기울이려는데 강재혁이 전화를 끊어버렸다.문채아는 전화가 끊어진 후 얼른 강재혁에게 물었다.“의사 선생님이 뭐래요? 동생분 일로 전화한 거 맞죠?”“응...”강재혁은 조금 복잡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말을 이었다.“동생이... 방금 깨어났대.”얼마 전에 머지않아 곧 깨어날 수 있다고 하더니 정말 식물인간 상태에서 완전히 깨어났다.문채아는 진심으로 기뻐하며 환하게 웃었다.“잘됐네요! 재혁 씨가 오랜 기간 바라왔던 일이 드디어 이뤄졌어요! 이럴 게 아니라 재혁 씨는 얼른 동생 보러 가봐요.”“괜찮아. 걔네 부모님들이 곁에 있거든.”강재혁은 휴대폰을 집어넣은 후 다시금 문채아를 끌어안았다.“너랑 더 있을래.”“우리는 부부라 앞으로도 계속 붙어있을 수 있잖아요.”문채아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러니까 지금은 동생 보러 가보는 게 맞아요. 동생분도 재혁 씨 얼굴을 다시 보길 얼마나 기다렸겠어요.”문채아는 강재혁이 자신을 계속 1순위로 두는 건 너무 고맙고 좋았지만 그것 때문에 강재혁의 인간관계가 엉망이 되는 건 싫었다.강재혁도 강재혁만의 친구 관계가 있으니까.하지만 강재혁은 끝까지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여주지 않았다.“아니, 너랑 있을래. 그냥 계속 채아 너랑만 있을 거야.”그는 말을 마친 후 문채아를 번쩍 들어 올려 곧장 침실로 향했다. 그리고 침대에 도착한 뒤에는 문채아가 다른 말을 할 수 없게 곧바로 그녀의 입을 막아버렸다.문채아는 분위기에 휩쓸려 얼떨결에 강재혁과 키스를 나누기는 했지만 사실 강재혁도 식물인간 동생에게 가보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아주 알고 있었다.그래서 일부러 피곤하다고 하며 평소와 달리 극초반에 스킨십을 멈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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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8살에 납치당하고, 양현주 때문에 어머니를 잃고, 지난번에는 네가 하마터면 벽을 타라 떨어질 뻔했다는 얘기를 들은 거에 더해 강지유 때문에 네가 사고 날 뻔하기까지 했으니 오죽하겠어. 트라우마가 더 심해지면 심해졌지 절대 덜해지지는 않았을 거야. 아마 네가 사고 날뻔했을 때부터 너한테 경호원 붙여두고 싶었는데 네가 불편해할까 봐 꾹 참고 있다가 이제는 더는 못 참겠어서 그런 것 같으니까 그냥 강재혁 씨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해줘. 너를 너무 사랑해서 불안한 거잖아.”만약 경호원을 배치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었으면 강재혁은 아마 진작 그 방법을 썼을 것이다. 그는 문채아를 자기 목숨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공처가 남편이었으니까.그런데 실상은 경호원보다 더 나은 방법이 없기에 강재혁도 어쩔 수 없이 배치한 게 분명했다.문채아는 주연우의 말을 들으며 어제 강재혁의 눈동자에 어렸던 짙은 슬픔과 강재혁이 늦은 밤인데도 불구하고 식물인간 동생을 보러 갔던 것이 떠올랐다.“연우야, 재혁 씨한테 식물인간이 된 남자 동생이 한 명 있거든? 그 동생 말이야. 혹시 재혁 씨가 제대로 지켜주지 못해서 식물인간이 된 건 아닐까? 그래서 재혁 씨가 더 신경 쓰는 거고.”만약 흔한 사고였다면 강재혁도 그 동생 일에 관해 얘기할 때마다 그렇게 복잡한 표정을 짓지는 않았을 것이다.주연우는 일리 있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만약 그 동생이 강재혁 씨 곁에 있을 때 그런 사고를 당한 거라면 강재혁 씨가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지. 강재혁 씨는 그 일로 죄책감을 느꼈을 테고. 강재혁 씨가 지금이야 재호 그룹의 대표고 그 누구도 강재혁 씨를 건드리려는 사람이 없다지만 힘을 기르기 전까지는 강재혁 씨 본인도 그렇고 강재혁 씨 주변도 여러모로 위험에 많이 노출됐을 거야.”“대표적으로 강재혁 씨를 제거하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있는 하이에나 두 명이 강씨 가문 본가에 있기도 하고.”양현주와 강지유가 강재혁을 괴롭히기 위해 해왔던 짓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문채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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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당연하지. 강재혁 씨가 너한테 거짓말을 왜 하겠어. 내가 확실하냐고 물어본 건 기회를 봐서 이무현을 확실히 놀려주기 위해서야.”주연우도 이무현보다는 강재혁을 더 믿는 편이었기에 문채아의 입에서 강재혁에게 다른 남동생이 있다는 얘기가 나온 지금, 신이 날 수밖에 없었다.줄곧 자신이 유일한 동생이라고 자랑하고 다녔던 이무현의 콧대를 확 꺾어버릴 기회였으니까. 적어도 1년은 놀릴 수 있는 얘기였다.문채아는 초등학교 남학생 같은 얼굴로 어떻게 골려 먹을지 고민하고 있는 주연우를 보며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러고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전시회장 세팅을 확인한 후 경호원과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집에 도착해 보니 어제와 다름없이 강재혁이 먼저 도착해 있었다.강재혁은 문채아를 보자마자 소파에서 일어나 그녀 곁으로 다가왔다. 그러고는 그녀를 가볍게 끌어안으며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확인은 다 하고 왔어?”“네, 문제없었어요. 이제는 정말 이틀 뒤에 있을 전시회가 열리는 날만 기다리면 돼요.”문채아는 배시시 웃으며 대답한 후 어젯밤에 미처 묻지 못했던 질문을 했다.“동생은 잘 만나고 왔어요? 어때요? 좀 괜찮아요? 안 그래도 오늘 연우랑 얘기하다 재혁 씨 동생 얘기가 나와서 동생분을 우리 전시회에 초대하면 어떨까 싶은데 재혁 씨 생각은 어때요?”전시회 초대 얘기를 먼저 꺼낸 건 주연우였다. 이무현에게 패배감을 안겨줄 이름 모를 강재혁의 또 다른 동생에게 너무나도 감사했으니까.그래서 꼭 초대해 문채아의 작품들로 즐겁게 해주고 싶었다.의도가 조금 불순하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좋은 얘기였기에 문채아도 좋은 생각이라며 눈을 반짝였다.하지만 강재혁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지 시선을 피하며 표정을 조금 굳혔다.“5년이나 누워있어서 아직은 제대로 몸을 움직이지 못해. 그리고 금방 깨어나서 그런지 기분도 영 별로인 것 같았고... 그래서 전시회는 그냥 나 혼자 갈게.”“그럴 때일수록 더 밖으로 나가서 에너지를 받는 게 낫지 않겠어요?”문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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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나를 위해서야. 네가 없으면 내가 잠을 못 자니까.”강재혁은 손을 아래로 내려 문채아의 목 언저리를 쓰다듬으며 몸을 조금 더 밀착했다.“채아야, 널 안고 싶어. 허락해 줄래?”이미 강재혁은 지난번에 문채아가 술에 취해 덮치려고 한 다음 날, 그녀에게 확실히 얘기했었다. 다음번에는 절대 멈추는 일이 없을 거라고 말이다.게다가 문채아는 지금 생리가 끝난 상태기도 하고 또 술도 마시지 않은 멀쩡한 상태였기에 강재혁은 더 이상 미루고 싶지 않았다.문채아는 얼굴이 핑크빛이었다가 갑자기 안을 수 있게 허락해 달라고 말하는 강재혁 때문에 지금은 얼굴이 완전히 빨갛게 물들었다.“서, 설마 요 며칠 일찍 돌아온 이유가 이거였어요?”문채아는 버벅거리면서도 확신한다는 말투로 물었다.이에 강재혁은 숨김없이 솔직하게 얘기했다.“그런 이유도 있고 채아 널 일 분이라도 더 빨리 보고 싶기도 해서 일찍 들어온 거야. 하지만 괜찮아.”강재혁은 숨을 한번 깊게 들이켜며 욕망을 꾹 짓눌렀다.“채아 네가 아직 준비가 안 된 거면 안 할게.”꼬박 13년을 기다렸기에 이 정도의 기다림은 식은 죽 먹기였다.강재혁은 문채아를 놓아준 후 냉수 샤워를 하기 위해 욕실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몸을 떼자마자 문채아가 그의 넥타이를 잡고는 곧장 침실로 향했다.그러고는 문을 쾅 닫은 후 강재혁을 자신과 벽 사이에 가둬놓으며 입을 맞췄다.“전에 말했잖아요. 나 재혁 씨 원한다고. 술 취해서 한 말, 그거 진심이었어요.”문채아는 그저 쑥스럽고 부끄러울 뿐이지 절대 싫은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 누구보다, 그 어느 때보다 강재혁을 원하고 있었다. 강재혁과 만난 후로 늘 욕망에 솔직했던 그녀였으니까.강재혁은 입술 위에 내려앉은 달콤함에 3초간 멍하니 굳었다가 이내 짓눌렀던 욕망을 폭발시키며 문채아의 허리를 꽉 끌어안았다.띠리링.그런데 그때, 오늘따라 유독 거슬리는 벨 소리가 울려 퍼졌다.강재혁의 휴대폰 화면을 확인한 문채아는 하마터면 욕설을 입 밖으로 내뱉을 뻔했다.또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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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문채아는 평소 그녀를 유리구슬처럼 여기며 늘 다정한 모습만 보여줬던 강재혁이 모든 봉인이 풀린 순간 바로 한 마리 맹수 같아지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꼭 이대로 완전히 그에게 잡아먹혀 버릴 것만 같았다.신혼부부용 침대 시트는 어느 순간 새것으로 바뀌어있었지만 너무 힘들었던 탓에 문채아는 언제 바뀐 건지 기억이 제대로 나지 않았다.시트를 다 간 뒤에도 강재혁은 멈추지 않았고 오히려 더 많은 것을 갈구해 댔다.그 모습을 보며 문채아는 문득 대학생이었던 시절 친한 남자 선배가 해줬던 말이 떠올랐다. 조각하는 사람들은 자고로 인내심이 강하고 체력도 체육인 못지않게 좋아야 완벽한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고 했던 말 말이다.문채아도 체력이라면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지만 강재혁 앞에 서니 다 부질없게 느껴졌다. 심지어 지금은 꼭 자기 스스로가 강재혁의 작품이 된 것만 같았다.강재혁을 위해 열심히 했던 공부도 지금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다. 뭔가를 해보려고 해도 금세 강재혁의 페이스에 끌려갔으니까.강재혁은 집요하고도 거칠게 움직이다 문채아가 눈물을 흘리며 더는 안 된다고 흐느끼고서야 땀범벅인 그녀를 안아 들고 욕실로 향했다. 그러고는 더러워진 시트를 한 번 더 간 후 깨끗하게 씻긴 문채아를 다시 안아 들고 침대로 돌아왔다.문채아는 마치 고문에서 드디어 해방된 사람처럼 머리가 베개에 닿자마자 잠이 들었다.그런데 아침 7시가 조금 넘어갈 무렵, 의도가 분명한 손길이 몸 이곳저곳을 만지작거리는 바람에 몇 시간 자지 못하고 다시 눈을 뜨게 되었다.“이, 이게 무슨...!”문채아는 몸에 찰싹 달라붙은 채 맛있는 것을 맛보듯 이곳저곳 빨간색 흔적을 남겨대는 강재혁을 보며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대체... 출근 준비 안 하고 아침부터 뭐 하는 거예요?”“뭐하긴.”강재혁은 뜨거운 숨결을 뱉어내며 문채아의 귓불을 잘근잘근 깨물었다.“출근 시간까지 1시간 반이나 남았잖아.”“...”문채아는 당당한 그의 말에 순간 어이가 없어 뭐라 말을 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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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문채아는 강의준이 대뜸 이런 난제를 투척해 올 줄은 몰랐다.교활한 영감이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시아버지기도 했고 또 지난번에 강재혁의 보호로 강지유와 양현주의 병실을 찾아가 보지도 못했기에 한번은 직접 두 눈으로 상태를 확인해야만 했다.두 사람은 언제 또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도 같은 인간들이었으니까.그래서 문채아는 알겠다고 한 후 곧바로 강재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회의 중인 건지 강재혁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이에 문채아는 허리를 짚은 채 일단 단정한 옷으로 갈아입었다.그러고는 아래층으로 내려가 강재혁이 돌아오면 바로 본가로 와달라고 심영자에게 전언을 부탁한 후 곧장 택시를 불러 출발했다.직접 운전하지 않은 건 허리뿐만이 아니라 다리도 힘이 다 빠진 상태라 도저히 차를 몰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30분 후.본가에 도착해 보니 박도윤뿐만이 아니라 박진성과 문영란도 도착해 있었다.“지유가 입원해 있을 동안, 박 회장님 가족들의 도움을 많이 받기도 했고 또 조만간 한 가족이 될 사이라 다 함께 오라고 했다.”강의준이 문채아를 바라보며 얘기했다.“나는 부엌으로 가 식사 준비 좀 확인하고 올 테니 채아 너는 소파에 앉아 쉬고 있어.”말을 마친 후 강의준은 곧장 부엌으로 향했다.차 사고 일은 양현주와 강지유가 당분간 유치장 신세를 진 일로 퉁 치게 됐지만 두 사람이 문채아를 이수연의 방에 가두고 문채아가 죽은 이를 모욕했다고 음해한 일에 관해서는 아직 용서받지 못했기에 지금도 여전히 본가 저택에는 도우미가 한 명도 없었다.그래서 오늘 저녁도 막 퇴원한 양현주가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3인분도 아니고 적어도 8인분은 해야 했기에 문영란과 박도윤도 부엌으로 가 일손을 도왔고 손에 물 묻히는 걸 질색하는 강지유도 오늘은 얌전히 부엌 바닥에서 감자를 깎았다.하지만 문채아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강의준의 말대로 정말 소파에 앉아 있기만 했다.그리고 또 한 명, 가만히 앉아만 있는 사람이 있었으니...문채아는 자리에 앉자마자 맞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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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역시 아들이라 그런가, 자기 엄마 마음을 제대로 대변해 줬네. 하긴 이수연한테는 이 집이 자기 육신도 가두고 영혼도 가둬버린 대형 새장 같겠지...”박진성은 2층을 바라보며 혼자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이에 문채아가 제대로 듣기 위해 얼굴을 앞으로 기울이려는데 박진성이 금방 다시 정신을 차리며 아주 드물게 미소를 지었다.“안 그래도 채아 너와 따로 얘기하고 싶었어. 네가 너희 엄마 때문에 상처받았던 일이 시도 때도 없이 떠오르더라고. 그래서 이걸 꼭 주고 싶었어.”박진성이 카드 한 장을 꺼내 문채아의 손에 쥐여주었다.“10억 정도밖에 안 되는 적은 금액이지만 이거로라도 네 마음이 조금은 풀렸으면 좋겠다. 보상이라고 생각하는 게 뭣하면 네 새아빠로서 주는 결혼 선물이라고 생각해.”박진성은 지난번에 이미 문채아에게 값비싼 물건들을 한가득 줘놓고 오늘 또 필요 이상으로 많은 돈을 쥐여주었다.이에 문채아는 기쁜 것보다는 이상하게 께름칙해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아니요. 보상은 지난번에 해주신 거로 충분해요. 그리고 명의상 새아빠지 저희가 그 정도로 가까운 사이는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이 돈은 안 받을게요. 재혁 씨 올 때 됐으니까 저는 정원에 가 있을게요.”문채아는 박진성이 잡으려고 하기도 전에 서둘러 현관문을 나섰다.6시 반이 다 되어가고 있기에 큰 이변이 없으면 강재혁도 곧 도착하게 된다.그녀가 정원에 깔린 돌의자에 앉아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강재혁을 기다리고 있던 그때, 갑자기 옆쪽에서 남자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채아야.”그 남자는 다름 아닌 부엌에서 미래 장모님과 약혼녀를 도와 지금쯤 한창 일하고 있어야 할 박도윤이었다.몰래 나온 건지 그는 연신 뒤를 힐끔거리며 서둘러 문채아의 앞으로 다가왔다. 다가와서는 목소리를 한껏 깔며 물었다.“채아 너, 조금 전에 아버지랑 무슨 얘기 했어? 혹시 아버지가 너한테 뭐 줬어?”“그걸 몰래 보고 있었니?”문채아는 잔뜩 경직된 박도윤의 얼굴을 보며 미간을 확 찌푸렸다.“내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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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화

문채아는 가뜩이나 컨디션이 안 좋은데 박도윤이 확 잡아당기기까지 해 얼굴이 금세 하얗게 질렸다.“이게 무슨 짓이야! 날 죽이려고 작정이라도 한 거야?!”“아니, 나는 그럴 생각으로 널 일으켜 세운 게 아니라...”박도윤은 고작 손을 조금 잡아당긴 거로 문채아가 이렇게도 날 선 반응을 보일 줄은 몰랐는지 매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문채아가 허리에 손을 짚은 채 몸을 천천히 움직이는 것을 보고는 뭔가가 떠오른 듯 다시 표정을 굳혔다.“문채아, 너 어젯밤에 뭐 했어? 손 좀 잡아당긴 거로 왜 이렇게 아파하는 건데? 너 설마...!”“내 와이프가 어젯밤에 뭘 했는지가 왜 궁금한 거지?”그때, 두 사람 바로 뒤편에서 차가운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강재혁이었다.강재혁은 아주 자연스럽게 문채아를 자기 품에 안고는 박도윤의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박도윤은 강재혁을 보자마자 눈을 무섭게 부릅뜨며 금방이라도 한 대 칠 것처럼 말했다.“강재혁 씨는 빠지시죠.”“빠져야 하는 건 너지.”강재혁도 마찬가지로 살벌한 눈빛을 보냈다.“그리고 궁금한 거 있으면 나한테 직접 물어. 남의 와이프 잡고 질척이지 말고.”박도윤은 그 말에 주먹을 꽉 말아쥐었다.그때, 이번에는 현관문 쪽에서 강지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박도윤이 사라진 걸 눈치채고 직접 찾으러 나온 듯했다.박도윤은 시끄러운 여자 목소리에 미간을 확 찌푸렸지만 결국에는 발걸음을 돌려 강지유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그렇게 정원에는 강재혁과 문채아 둘만 남게 되었다.강재혁은 문채아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마자 위압감 가득했던 눈빛을 지우고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몸은 좀 어때? 괜찮아? 어디 다친 곳은 없고?”“괜찮아요. 박도윤이 내가 아플 정도로 잡은 건 아니에요...”문채아는 순순히 대답해 주다가 뭔가가 떠오른 듯 강재혁을 무섭게 째려보았다.“박도윤이 아니라 재혁 씨 때문에 아픈 거잖아요! 재혁 씨가 어제... 아니, 오늘 아침에 그러지만 않았어도 내가... 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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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화

문채아와 강재혁은 서로를 끌어안은 채 얘기를 더 나누다 10분 정도 흐른 뒤에야 집 안으로 들어갔다.박도윤이 정원까지 찾아와 이상한 짓을 한 지 30분도 안 됐기에 문채아는 오늘도 역시 식사를 제대로 하기는 글렀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생각과 달리 다들 너무나도 평온하게 식사했다.박도윤은 강재혁의 바로 옆에 앉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박진성은 문채아에게 따뜻한 말만 건넸으며 문영란도 되지도 않는 엄마 노릇을 집어치우고 얌전히 있었다.양현주와 강지유 역시 강의준에게 한소리를 심하게 들은 건지 문채아와 눈 한번 마주치지 않은 채 밥만 먹었다.하지만 이렇게나 평화로운데도 문채아는 기어코 이상한 점을 발견해 냈다.일단 첫 번째로 문영란은 매우 얌전해 보이지만 두 눈은 계속해서 이리저리 굴리고 있었고 두 번째로 강지유는 줄곧 고개를 숙인 채로 있지만 입꼬리가 이따금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가는 것이 꼭 무슨 꿍꿍이를 계획 중인 것 같았고 마지막으로 양현주는 전과 다를 것 없이 착한 엄마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더 위화감이 들었다.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 경찰서에 연행되어 일주일 가까이 유치장에 갇힌 채 이런저런 고생을 하다 이제껏 쌓아왔던 명성을 다 잃은 것도 모자라 딸이 임신할 수 없는 몸이 됐다는 소식까지 들었으니까. 양현주의 성격상 절대 이대로 가만히 있지만은 않을 게 분명했다.그래서 문채아는 찝찝한 기분으로 식사를 마친 후 곧장 강재혁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더 머물렀다가 괜한 트러블에 얽히고 싶지 않았으니까.박도윤은 두 사람이 이만 가보겠다고 하는 말을 듣고도 웬일인지 가만히 있었다. 오히려 그제야 편해진 듯 긴장을 풀었다.박도윤은 문채아 부부보다 30분 정도 더 머물다 자꾸 치대오는 강지유를 자연스럽게 떼어낸 후 홀로 먼저 집으로 향했다.밖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집에 도착한 박도윤은 방에 들어간 뒤 곧바로 휴식하는 것이 아닌 은밀한 곳에 있는 서랍을 열어 두 개의 피규어를 조심스럽게 꺼내 들었다.이건 문채아와 그가 아직 연인이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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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심지어 나중에는 강지유가 피규어를 짓밟는 행위도 허락해 버렸다.부서진 피규어는 3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거치긴 했어도 어찌어찌 다시 원래대로 복구가 됐지만 그사이 문채아는 다른 남자에게 마음을 줘버렸고 더 이상 그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해주려고 하지 않았다.박도윤은 고통으로 가득 찬 눈동자로 두 피규어를 바라보며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그런데 그때,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와 함께 아주 거대한 그림자가 그의 머리 위에 졌다.박도윤은 얼굴이 조금 굳은 채로 고개를 돌렸다가 박진성과 눈이 딱하고 마주쳤다. 조금 더 그곳에 머물러있을 줄 알았건만 박진성 역시 그처럼 일찍 돌아왔다.박도윤은 두 피규어를 등 뒤에 숨긴 채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벌써 오신 거예요? 강 회장님과 즐겁게 얘기를 나누시길래 두 분이서 오늘 술이라도 한잔하실 줄 알았어요.”“그래, 즐겁게 얘기를 나눴지. 하지만 채아와 얘기를 나눴을 때만큼은 아니었어.”박진성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한 걸음 한 걸음 박도윤의 앞으로 다가갔다.“그런데 도윤아, 내가 무슨 사람 잡아먹는 귀신도 아니고, 그냥 채아와 간만에 대화 좀 나누면서 선물을 주려고 한 것뿐인데 왜 그렇게 기겁하면서 채아 뒤를 따라 나가? 그러다 채아가 내가 자기를 해하려 한다고 오해라도 하면 어떡하려고.”문채아는 강재혁의 와이프이기에 만약 앞으로 그녀가 자신을 피해버리면 박진성으로서는 매우 곤란했다.박도윤은 수중에 있는 피규어를 꽉 쥐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이상한 얘기 안 했어요. 채아가 오해할 만한 행동도 안 했고요. 다음에는 오늘 같은 일 없게 할게요.”“그래, 네가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아비로서 믿어줘야지.”박진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다는 듯 말해놓고는 갑자기 박도윤의 손에 들려있던 두 개의 피규어를 집어 바닥에 던져버렸다.“믿는 건 믿는 거고 잘못했으니 벌은 받아야지. 그래야 다시는 그런 마음을 먹지 않을 테니까. 그치?”박진성은 겉모습과 달리 조금 화난 상태였기에 평소보다 위압감이 더 강했다.심지어 그는 단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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