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드디어 내 손에 들어온 너: Chapter 301 - Chapter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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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1화

‘언뜻언뜻 웃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는데 정말 뭐가 있었던 거네.’문채아는 집으로 돌아온 후 아무래도 강지유의 웃음이 걸려 그녀가 무슨 꿍꿍이인지 몰래 알아보았다. 알아본 결과, 강지유가 퇴원하자마자 닥치는 대로 기자들과 컨택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설마 했는데 역시였어요. 강지유는 자궁이 파열된 게 다 내 탓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래서 나한테 복수할 생각인 거예요.”문채아는 강재혁의 품에 안긴 채 그가 해주는 허리 마사지를 받으며 말을 이었다.“재혁 씨가 전시회에 투자해 준 덕에 이미 국내외를 막론하고 큰 언론사들에 홍보가 다 된 상태인데 강지유 굳이 나서서 기자들에게 홍보할 필요는 없죠. 그러니까 좋은 의도로 기자들을 찾은 건 절대 아닐 거예요.”기자들에게 있어 문채아는 그저 M의 유명세에 올라타려고 발악하는 욕심 많은 재벌가 며느리이기에 자극적인 기사를 쓰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특히 강지유가 부른 기자들은 나쁜 쪽으로는 도가 튼 사람들이라 어떤 식으로 기사를 쓸지 벌써 눈에 선했다.반대로 강재혁을 통해 전시회에 올 예정인 언론인들은 강재혁의 체면을 고려해 줄 것이기에 전시회 당일 문채아에게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 같은 건 하지 않을 거고 문채아를 난감하게 만들지도 않을 것이다.문채아는 주연우가 보낸 언론사 리스트를 보고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봐봐요. 강지유가 컨택한 언론사는 전부 자극적인 기사로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삼류 언론사뿐이요. 전에 내가 박도윤과 강지유 사이에 끼어들었다고 보도한 곳들도 여기 버젓이 이름을 올렸네요.”문채아는 당시 그들이 얼마나 수준 낮은 욕설로 자신을 무너트리려 했는지 아직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전시회 당일에는 사람이 많이 올 거라서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무대가 되겠죠.”강지유가 직접 돈을 먹여 지시한 거면 입에 담지도 못할 천박한 것들을 물을 게 분명했다.강재혁은 문채아의 허리를 마사지해 주다가 그 말에 바로 표정을 굳혔다.“강지유는 세상이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가야 직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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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화

문채아는 3년 만의 복귀라 처음에는 사람들이 아직도 자신을 좋아해 줄까 하고 걱정하며 자신감 없어 했지만 며칠 전에 그녀가 M의 유명세를 빌리려 한다는 얘기에 벌떼같이 모여든 팬들을 보고는 마음을 확 놓았다.그녀의 팬층은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천천히 떨어져 나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견고해졌다.연예계를 예로 들면 일명 코어 팬층이 형성됐다는 뜻이었다. 심지어 이번 일로 더 많은 팬들이 생겼으니 그 화력은 말로 이루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할 게 분명했다.강재혁은 이마를 짚으며 실소를 터트렸다.하지만 문채아의 말대로 M이라는 슈퍼스타 버금가는 조각가의 전시회기에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게다가 전시회 날에는 그 역시 문채아를 지켜줄 예정이기에 아무리 사람이 많이 몰려들어도 문제없었다.강재혁은 조금 안도한 듯 미소를 짓고는 뭔가가 떠오른 듯 문채아를 향해 물었다.“채아야, 너 혹시 M의 전시회 이후의 일정에 관해 아는 거 있어? 시간 괜찮으면 재호 그룹과 어울리는 상징성이 있는 조각상을 만들어줬으면 하는데.”문채아가 눈을 크게 뜨며 되물었다.“지, 지금 재호 그룹을 상징하게 될 조각상을 M한테 맡기겠다는 말이에요?”재호 그룹은 백 년이라는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이고 이제는 국내를 벗어나 해외시장의 아주 큰 부분까지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기에 그런 회사를 대표하는 조각상을 만든다는 건 그 이름을 널리 떨칠 수 있다는 뜻이었다.강재혁은 어마어마한 말을 내뱉었다는 자각이 없는 건지 태연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응, M의 데뷔 작품을 봤는데 따뜻하고 또 절로 마음이 치유되는 게 너무 좋더라고. 누구는 작품이 하나밖에 없어 망설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 작품 하나에 마음을 완전히 빼앗겨버려서 꼭 M이 조각해 줬으면 좋겠어.”“...칭찬이 너무 후한 거 아니에요?”문채아는 강재혁의 칭찬에 열기가 확 피어오르는 것이 느껴졌다.“재혁 씨가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M이 그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 리가 없죠.”“그래? 그런데 그걸 채아 네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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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화

다음 날 아침.잠에서 깬 문채아는 찌뿌둥한 몸을 일으키며 습관적으로 옆을 바라보았다. 평소와 다를 바 없이 강재혁은 이미 출근한 뒤였고 머리맡에는 아침을 만들어뒀으니 꼭 먹으라는 쪽지가 남겨져 있었다.맛있게 아침을 먹은 문채아는 곧바로 주연우가 있는 전시회장으로 향했다. 그러고는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강재혁에게서 오퍼 받은 얘기를 해주었다.이에 주연우는 눈을 크게 뜨며 한껏 흥분한 채 문채아를 와락 끌어안았다.“역시 우리 채아야. 대단해, 대단해! 재호 그룹을 상징하는 조각상을 만들면 너는 네 커리어의 최고점을 찍게 되는 거나 다름없어. 이제 보니 강재혁 씨는 네 남편이 아니라 귀인이네, 귀인!”요즘 들어 SNS에는 결혼하기 전 자신의 모습과 결혼 후 자신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인기리에 많이 돌아다니고 있다.영상 속 여자들은 결혼 전에는 하나같이 젊고 예쁘며 전도유망했지만 결혼한 뒤에는 화장하는 건 사치가 되고 커리어도 완전히 단절되어 버렸다.웃기려고 만든 영상이기는 하지만 씁쓸한 현실을 그대로 녹인 영상이기도 했기에 여성들은 이에 두려움을 느끼며 결혼 자체를 안 하려고 들었다.하지만 결혼하게 될 사람이 강재혁 같은 남자라면 오히려 결혼 전보다 더 큰 행복을 느끼게 될 게 분명했다. 남편이 커리어를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고 있으니까.문채아는 주연우의 말에 쑥스러운 듯 볼을 핑크빛으로 물들였다. 사실 주연우가 말하지 않아도 문채아는 이미 강재혁을 귀인으로 여기고 있었다.그래서 더 열심히 작품을 만들었고 말이다.“나 열심히 할 거야!”문채아가 주먹을 불끈 쥐며 결의를 다졌다.“전시회가 끝나고 내가 M이었다는 게 밝혀지면 재혁 씨 아내로서가 아닌 한 명의 조각가로서 재혁 씨와 진지하게 계약할 거야. 사람들한테 재벌 남편이랑 결혼하더니 실력이 떨어졌다는 말을 듣고 싶지는 않으니까.”나태해지는 즉시 그녀뿐만이 아니라 강재혁도 싸잡아 욕 먹이는 짓이라는 걸 문채아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지금보다 더 열심히 임할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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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그리고 만난 뒤에는 이무현과 살면서 힘든 건 없었는지 같은 마음을 어루만지는 질문만 계속해 댔다.이에 주연우는 처음에는 괜찮다고 얼버무렸다가 술이 조금 들어가자마자 바로 모든 걸 다 얘기해 버렸고 그렇게 이무진도 그녀의 이혼 의사를 알게 되었다.“이무진이 날 설득하려 들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오래된 친구라 그런지 그러지는 않더라고.”주연우가 웃으며 말했다.“오히려 나도 행복할 권리가 있다며 내 이혼 의사를 지지해 줬어. 그리고 내가 이무현한테 이혼 얘기를 꺼내기 전까지 입을 꾹 닫고 있겠대. 이무진은 어떻게 이렇게 한결같이 나이스할까? 얘는 진짜 좋은 여자 만나야 하는데.”문채아는 주연우와 달리 웃을 수 없었다.지난번에 이무현이 중요하게 할 말이 있다며 찾아왔을 때 하필이면 얘기를 꺼내려고 했던 타이밍에 나타나 말을 끊었을 때부터 이무진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으니까.그런데 오늘 또 거슬리는 얘기를 들어버렸다.이런 일이 자꾸 겹치니 문채아도 이제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었고 점점 더 이무진은 사실 주연우와 이무현이 완전히 갈라서길 바라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어쩌면 이번에 귀국한 것도 주연우와 이무현 사이를 갈라놓기 위해서일 수도 있었다.물론 아직 아무런 확실한 증거도 없지만 말이다.“연우야, 어차피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데 전시회 전에 이무현이 너한테 중요하게 하려고 했던 말을 한번 들어보는 건 어때?”“이무현이 중요한 말은 무슨. 또 연다정 관련해서 부탁이나 하려던 거겠지.”주연우는 필요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그리고 어제 이무현이랑 싸우다가 강재혁 씨한테 너 말고 식물인간이었다가 얼마 전에 정신을 차린 남자 동생이 또 있다는 얘기를 해주면서 놀렸더니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는 바로 도망가 버렸어. 큰 충격을 받은 거지. 아마 당분간은 내 앞에 나타나는 일 없을 거야.”이무현은 겉만 어른이지 속은 아직 초등학생과 다름없어 기분 나쁜 일이 생기면 늘 이렇게 숨어버렸다.그리고 주연우는 그런 그를 달래줄 마음이 조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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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화

“이게 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네요...”이무현이 한숨을 내쉬며 안강훈에게 작게 속삭였다.바로 어제, 주연우와 얘기하다 어김없이 또 언쟁이 일었을 때 주연우는 화를 내다 말고 갑자기 빈정거리며 대뜸 사실 그는 강재혁의 유일한 동생이 아니라는 말을 꺼냈다.이에 무슨 뜻으로 한 말이냐고 이무현이 자세히 물어보니 주연우는 강재혁에게 그 말고도 식물인간이었다가 며칠 전에 깨어난 남자 동생이 한 명 더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이무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바로 반박하려다가 갑자기 뭔가가 떠오른 듯 입을 꾹 닫았다.“형 곁에 있는 식물인간 동생이라고 하면 한사람밖에 없잖아요.”이무현이 다시금 한숨을 내쉬었다.“대체 형은 왜 문채아한테 동생이 남자라고 해서는. 그리고 거짓말할 거면 미리 얘기를 좀 해주지, 하마터면 싹 다 까발릴 뻔했다니까요? 주연우가 알게 되면 문채아가 알게 되는 건 시간 문제잖아요.”“그러니까요...”안강훈도 이무현 못지않게 복잡한 얼굴이었다.“무현 씨가 제때 입을 닫아서 참 다행이에요. 아니면 무현 씨는 지금쯤...”강재혁은 문채아 일에 관해서는 이성보다 감성이 더 먼저 반응하는 사람이었기에 만약 이무현이 발설해 버렸으면 지금쯤 그에게 어마어마한 벌을 줬을 게 분명했다.이무현도 그걸 잘 알고 있는지 저도 모르게 몸을 움찔 떨었다.“하지만 계속 숨기는 것도 능사는 아니잖아요. 똑똑한 형이 왜 자기 무덤을 자기가 파는 짓을 했는지 이해가 안 돼요.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하게 됐다 하더라도 바로 다음 날에 제대로 된 설명을 해주면 됐잖아요. 안 그래요?”안강훈은 답답해하는 이무현을 바라보며 혀를 찼다.“대표님이 괜히 거짓말했겠어요? 따지고 보면 다 무현 씨 때문이잖아요. 무현 씨가 연다정 씨 일 때문에 사모님의 심기를 어지럽히는 바람에 사모님은 여자 문제 복잡하지 않은 남자가 최고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래서 대표님도 사실대로 얘기하지 못하게 된 거잖아요.”그 상황에서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는 남자는 없었다.이무현은 자기 일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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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하지만 오혜정은 부모님은 보이지 않는지 계속 강재혁만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자신이 속상해하는 모습을 보며 그의 마음이 흔들리기를 바랐고 지금이라도 이혼하고 오겠다며 자신을 안심시켜 주기를 바랐다.“오빠, 내가 자그마치 5년을 병상에 누워있기는 했지만 나 그렇게 꽉 막힌 사람 아니야. 이혼이 적어도 오빠한테는 흠이 될 수 없다는 거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실패한 결혼을 누가 뭐라고 할 수 있겠어. 그러니까 나는 오빠를...”“오혜정, 말조심해. 내 결혼은 성공적이었고 내가 한 일 중에 제일 잘 한 일이야.”강재혁은 오혜정의 말을 단호하게 잘라버리며 아무런 감정도 담겨있지 않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리고 내 결혼에 네 허락은 필요 없어.”오혜정은 그저 오혜정일 뿐 강재혁의 인생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오혜정은 차가운 그의 말에 눈물을 더 세게 쏟으며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다시금 말을 건넸다.“어떻게 나한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 오빠, 나는 그저 잠들어 있었을 뿐이지 죽은 게 아니야. 5년이라는 시간이 생각보다 긴 시간인 건 맞지만 그래도 나를 기다렸어야지! 나를 다시 깨울 거였다면 나를 조금 더 기다려줬어야지!”오혜정은 5년 전보다 더 멋있어진 강재혁의 얼굴을 바라보며 가슴이 찢기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나 다 들었어. 오빠가 지금 와이프랑 결혼한 건 그저 은혜를 갚기 위해서지 거기에 사랑은 없었다며. 그런 이유로 결혼한 거면 오빠는 나랑 결혼해야 하는 거 아니야?”그야 강재혁의 인생에서 제일 큰 은인은 지금 와이프가 아닌 그녀의 가족이니까.강재혁이 납치범에게서 구사일생으로 도망쳐 나왔을 때 위험을 감수하고 그를 구해준 사람은 지금 와이프가 아닌 그녀의 가족이었으니까.당시 오혜정은 이제 막 세상을 조금 알기 시작한 5살이었다.집안 형편이 좋지 않고 부모님 두 분 모두 농사를 지으며 살아왔던 사람들이었기에 오혜정의 집은 어릴 때부터 산 중턱에 있었다.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처럼 밭을 갈기 위해 가족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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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화

오혜정은 강재혁이 은혜를 갚기 위해 문채아와 결혼한 거면 지금 와이프와 이혼하고 자신과 결혼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강재혁은 오혜정의 말이 끝나자마자 시선을 돌려 어딘가 찔리는 구석이 있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는 그녀의 부모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한참 뒤에야 다시 오혜정을 바라보며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오혜정, 내가 누군가와 결혼한다면 그건 그 여자를 사랑해서지 절대 그 여자가 고마워서가 아니야. 즉, 내가 채아와 결혼한 건 내가 채아를 내 목숨보다 더 사랑해서야. 그런데 내가 너와 어떻게 결혼해? 나는 널 사랑한 적이 없는데.”사실 강재혁은 아주 오래전부터 오혜정이 자신에게 더 깊은 감정을 품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그때는 그저 그녀가 철이 들고 진짜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금방 식을 감정이라고 생각했기도 했고 또 고백도 안 한 아이의 마음을 거절하는 건 자존심만 건드리는 불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기도 했기에 굳이 선제 거절은 하지 않았다.그런데 지금은 엄연히 문채아와 결혼한 상태고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그녀와 마음도 통했기에 강재혁은 자신과 문채아 사이에 불필요한 걸림돌이 끼어드는 걸 원치 않았다. 그래서 오혜정의 자존심이 짓밟히든 말든 이제는 확실하게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오혜정, 너희 부모님과 너한테는 감사한 마음밖에 없어. 그래서 강씨 가문으로 돌아간 뒤에 권력을 얻자마자 제일 먼저 너희 가족에게 보답한 거야. 네 치료비를 전부 다 부담하고 제일 좋은 의사들로 너를 케어하게 했던 것도 다 고마운 마음 때문이었고. 나는 널 한 번도 여자로 생각해 본 적 없어. 너는 나한테 언제나 동생이었어.”“뭐... 뭐라고? 동생?”오혜정은 강재혁의 진심에 머리가 다 핑 도는 것 같았다.“지금 나랑 장난해? 누구 마음대로 동생인데. 내가 오빠한테 그딴 소리나 듣자고 깨어난 줄 알아? 내가 그딴 소리나 듣자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오빠를 구한 줄 알아?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우리 부모님도 오빠 안 주웠어!”“나는 처음부터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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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화

강재혁은 자기 차를 남에게 빌려주는 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었고 그렇기에 이제껏 그 어떤 여자도 그의 차를 몰아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 점이 오혜정에게는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왔다.자신이 강재혁의 차를 몰고 다닌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면 적어도 대외로는 강재혁에게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있을 것만 같았다.하지만 그 차를 몰고 나간 바람에 그녀는 강재혁을 해하려는 사람들의 레이더망에 잘못 걸려버렸고 그렇게 고의적인 연쇄 충돌로 심한 사고를 당하게 되어버렸다.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강재혁이 특별 주문한 차량이라 일반 차량보다는 안전 등급이 높아 목숨은 부지할 수 있었다.물론 목숨만 부지했을 뿐 언제 깨어날지 모르는 식물인간 선고를 받아버렸지만 말이다.딸의 사고 소식을 들은 오상택과 여춘화는 병원이 떠나가라 울부짖으며 내내 눈물만 흘렸고 뒤늦게 뛰어온 강재혁은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며 무슨 수를 써서든 꼭 오혜정을 깨워주겠다고 약속했다.그리고 5년 후, 강재혁은 정말 약속했던 대로 오혜정을 깨우는 게 성공했다.그 5년간, 강재혁은 오혜정을 위해 최고의 의료진들만 모은 정예 팀을 만들었고 그녀를 24시간 내내 케어할 수 있는 자신의 주치의까지 붙여주었다.그렇기에 오혜정은 모든 게 다 강재혁의 탓이고 자신은 아무런 잘못도 없었다는 듯이 얘기하면 안 됐다. 마치 자기가 강재혁이 당해야 할 비극을 대신 당해준 것처럼 큰 은혜를 베풀었다는 듯이 말하면 안 됐다.여춘화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으며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재혁아, 우리 혜정이를 줄곧 네 동생으로 생각해 왔으면 혜정이가 오늘 한 말은 잊어줘. 오빠로서 네 동생 한 번만 봐줘.”강재혁은 이에 아무런 대꾸도 해주지 않았지만 여춘화가 안쓰러웠던 건지 룸에서 나가기 전, 그녀에게 조용히 티슈를 건네주었다.여춘화와 오상택은 강재혁의 그 행동에 그제야 마음을 조금 놓았다.하지만 오혜정은 여전히 진정하지 못했고 시선 한번 주지 않은 채 이만 이곳을 떠나려는 듯한 강재혁의 뒷모습을 보며 다시금 큰 소리로 외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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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화

“뭐라고요?”오혜정은 마치 철없는 아이를 꾸짖는 듯한 안강훈의 말투에 눈을 표독스럽게 뜨며 씩씩거렸다.이에 안강훈은 대수롭지 않은 얼굴로 그녀와 눈을 마주치며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오혜정 씨, 5년이나 주무셔서 뇌가 5년 전에 멈춰버린 건 알겠지만 뭐가 됐든 5년을 먹은 건 맞으니 생떼 부리는 건 이제 그만 하세요. 대표님도 확실하게 말해줬잖습니까. 오혜정 씨를 사랑한 적도, 여자로 본 적도 없다고요. 그런데 왜 대표님의 여자가 되는 것에 고집을 부리십니까. 계속 대표님의 동생으로 대표님이라는 든든한 뒷배를 둔 채 다른 훌륭한 남성과 행복하게 사는 게 더 좋지 않겠습니까?”분수에 맞지 않는 걸 욕심내기보다는 자신이 이미 누리고 있는 것을 잃지 않게 꽉 쥐고 있는 것이 더 현명한 행동이었다.하지만 오혜정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건지 머리맡에 있는 컵을 안강훈에게 던지며 패악을 부렸다.“내가 어떻게 오빠 동생에서 만족해! 나는 이미 오빠를 사랑해 버렸는데!”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세상에 강재혁보다 더 멋지고 그녀가 원하는 삶을 줄 수 있는 남자는 없다는 것이었다.오혜정은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나는지 깡마른 손으로 계속해서 안강훈에게 무언가를 던져댔다.안강훈은 그녀가 식물인간이 되기 전까지는 그래도 나름 귀여운 구석이 있는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꼭 히스테리 부리는 표독스러운 마녀 같았다.그때 오혜정이 갑자기 연속으로 두 가지 물건을 던졌고 이에 미처 반응하지 못한 안강훈은 꼼짝없이 맞겠구나 싶어 눈을 질끈 감았다.그런데 다행히 컵에 맞기 전에 누군가가 그의 손을 옆으로 확 잡아당겨 주었다.잡아당긴 사람은 이무현이었고 그 역시 더는 못 봐주겠던지 컵이 벽에 맞고 깨지자마자 큰 소리를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야, 아픈 게 벼슬이야? 어디서 행패야, 행패가! 형은 네 행동을 봐줄지 몰라도 나는 봐줄 생각 조금도 없어. 그리고 형 와이프는 네가 아니라 문채아니까 그 텅 빈 머릿속에 제대로 집어넣어! 내가 이렇게 경고했는데도 또 패악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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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0화

이무진이 귀국한 뒤로 이무현은 다년간 자신을 괴롭혔던 악몽도 함께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주연우와 이무진이 또다시 마치 서로밖에 없는 것처럼 굴기 시작했으니까.이무현은 주연우가 아무렇지도 않게 이무진과 약속을 잡고, 얘기하고, 또 시시덕거리는 걸 보면서 아주 진지하게 과연 그녀는 자신과 결혼했다는 자각이 있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그게 아니고서야 멀쩡한 남편을 두고 다른 남자와 노닥거리지는 않았을 테니까.정 밥을 먹고 싶고 얘기를 나누고 싶으면 주연우는 이무진이 아닌 자신을 찾아와야 했다. 자신이 바로 그녀의 남편이니까.이무현은 자신을 투명 인간 취급하는 주연우에게 화가 단단히 났지만 유일하게 이기지 못하는 여자가 바로 주연우였기에 그녀가 아닌 이무진을 찾아갔다.가서는 지난번에도 경고했던 것처럼 둘이 함께 있는 모습이 썩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니니 주연우와 만나는 걸 그만해 달라고 했다. 자제도 아니고 아예 그만해 달라고 했다.이에 이무진은 태연한 얼굴로 이렇게 답했다.“연우가 네 아내가 아니기만 하면 되는 거지?”“뭐?”“연우가 너랑 아무런 상관도 없어지면 연우가 누구와 밥을 먹든 누구와 얘기를 나누든 보기 안 좋은 상황은 생기지 않을 테니 더 이상 네 간섭은 받지 않아도 되는 거 아니냐고 물었어.”만약 주연우가 이무현과의 결혼을 끊어버리고 싱글이 되면 그때는 완전히 자유였다.이무현은 이해가 안 된다는 얼굴로 가만히 있다가 이무진의 친절한 해석에 그제야 정신을 번쩍 차렸다.“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야? 주연우가 왜 나랑 아무런 상관도 없어지는데? 형, 주연우는 앞으로도 계속 내 아내일 거고 우리는 영원히 이 관계에 묶인 채로 살게 될 거야.”“무현아, 근거 없는 자신감은 객기에 불과해.”이무진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지난 3년간, 너희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이 어땠는지 내가 정말 모르고 있다고 생각해? 너는 연우 남편으로서 단 한 번도 남편의 책임을 져본 적이 없었어. 연우를 한 번도 네 아내라고 생각하고 존중해 본 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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