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내 손에 들어온 너의 모든 챕터: 챕터 271 - 챕터 280

412 챕터

제271화

주연우는 그저 문채아가 술을 빌려 조금이라도 마음이 편해지기를 바랐을 뿐이었기에 문채아가 처음부터 원샷해 버릴 줄은 몰랐다.그야 문채아는 주량이 센 사람이 아니었으니까.물론 술에 취하고 싶은 문채아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문영란도 박도윤도 만약 끝까지 무정하게 굴었으면 문채아는 아마 그들은 원래 그런 인간들이었고 생각하며 자기 위로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그런데 두 사람 모두 문채아가 절망의 끝을 맛보고 강재혁과 결혼한 뒤, 갑자기 태도를 180도로 바꿨다.이러면 문채아는 자신이 강재혁이라는 신분 높은 사람을 만난 뒤에야 문영란에게 가치가 있어졌나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자신이 다른 남자를 마음에 둔 뒤에야 여자로서의 가치가 증명돼 박도윤의 관심을 얻은 건가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또한 오로지 자기 자신으로는 그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없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주연우는 눈물이 가득 고인 채 술을 마시고 있는 문채아를 보며 안타까움의 한숨을 내뱉었다.그때 문채아가 술병을 집어 들며 또 술을 따르려고 했고 주연우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녀를 제지하려고 했다.그런데 손을 뻗기도 전에 이무진이 그녀를 잡으며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이에 주연우가 왜 그러냐고 물어보려는데 그녀 대신 다른 누군가가 문채아의 손을 잡으며 말렸다.강재혁이었다.강재혁은 따뜻한 불빛을 등진 채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있었다. 각도 때문인 건지, 주연우는 어쩐지 강재혁의 눈빛이 조금 차가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문채아를 잡은 손도 살짝 창백한 것 같았고 말이다.주연우는 강재혁이 문채아가 한 말을 듣고 기분이 안 좋아진 거라고 생각해 얼른 친구 대신 해명했다.“채아가 박도윤 얘기를 꺼낸 건 그런 뜻이 아니라...”“갑자기 왜 술을 많이 마시기 시작한 겁니까?”강재혁은 문채아를 반쯤 끌어안은 채 빨갛게 물든 문채아의 얼굴을 바라보며 주연우에게 물었다.“채아 오늘 무슨 일 있었습니까?”강재혁은 문채아가 박도윤의 이름을 입에
더 보기

제272화

주연우는 말을 마친 후 이무진의 곁에 얌전히 앉았다.강재혁은 문채아를 안아 든 채 주연우를 한번 보고는 이내 시선을 돌려 이무진 쪽을 바라보았다.“언제 귀국한 겁니까?”“3일 전에요.”이무진이 옅게 웃으며 말했다.“보시다시피 다리가 불편해서 멀리는 못 나갈 것 같네요. 이해해 주세요.”“그러죠. 그나저나 귀국 축하로 모인 자리면 동생도 부르시지 그랬어요. 주연우 씨와 둘이서 계속 마실 생각이라면 제가 이무현한테 연락해 드리죠. 와서 형 귀국한 거 함께 축하해 주라고요.”이무진의 얼굴이 조금 어두워졌다.결국 술자리는 더 이어지지 않았다. 이무현과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았던 주연우가 다음에 다시 같이 먹자며 자리를 끝내버렸기 때문이다.주연우는 이무진을 데리러 온 기사가 있는 것을 보고는 안심하며 혼자 집으로 돌아갔다.그리고 강재혁은 문채아를 끌어안은 채 차에 올라탔다.집으로 가는 길, 문채아는 취한 게 분명한데도 꼭 멀쩡한 사람처럼 얌전히 있었다. 안전벨트도 착실하게 하고 어쩌다 트림을 한번 해도 곧바로 입을 틀어막으며 행동을 조심했다.다른 사람이었으면 주정 한번 부리지 않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좋아했겠지만 강재혁은 전혀 아니었다.집으로 돌아온 후, 강재혁은 문채아에게 숙취해소제를 건네주고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채아야, 나 알아보겠어? 내 앞에서는 착한 아이처럼 굴지 않아도 돼. 참지 않아도 돼.”강재혁은 그녀가 조용한 것이 원래 술을 먹으면 조용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이제껏 그렇게 학습해 왔기에 나오는 행동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아니나 다를까, 강재혁의 말이 끝나자마자 문채아는 꿈에서 막 깬 사람처럼 갑자기 정신을 번쩍 차렸다.“재혁 씨? 재혁 씨예요? 진짜 재혁 씨구나. 아까 거기서 재혁 씨 얼굴 봤을 때 내가 착각한 건 줄 알았어요.”문채아는 배시시 웃으며 강재혁을 와락 끌어안았다. 그러고는 머리를 끊임없이 그의 목 언저리에 비볐다.“우웅, 강재혁 맞네. 내가 좋아하는 강재혁이다.”강재혁의 몸이 뻣뻣하게 굳
더 보기

제273화

“...채아야, 방금 뭐라고 했어?”강재혁은 끓어 넘치는 열기를 제어하기 위해 인내심을 극한까지 끌어올렸다가 문채아의 말에 갑자기 작동이 멈춘 로봇처럼 굳어버렸다.그때 그의 목 쪽으로 뜨거운 무언가가 흘러내렸다.그 뜨거운 무언가는 다름 아닌 문채아의 눈물이었다. 줄곧 참아왔던 것이 한순간에 폭발하듯 눈물이 정처 없이 흘러내렸다.“재혁 씨를 원해요. 재혁 씨는 내가 만난 사람 중에서 나한테 제일 잘해주고 날 진심으로 대해줬던 사람이니까.”“...엄마가 날 찾아왔었어요. 나랑 화해하고 싶다고 하면서요. 웃기지 않아요? 같이 있었을 때는 한 번도 화해하자는 말 없었으면서 재혁 씨 와이프 되고 난 뒤에야 그런 말을 한다는 게? 내가 더 짜증 났던 건...”문채아는 문영란과 대화하면서 느꼈던 의혹을 마음속에 묻어둔 채 끝까지 얘기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알코올 때문에 결국에는 모든 걸 다 털어놓았다.“패물을 잃어버린 일이 있고 난 뒤에 아빠 생각을 하면서 많은 것들을 떠올렸어요. 그러다 아빠가 죽은 게 단순한 사고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엄마는 줄곧 아빠한테 냉랭했거든요. 그런데 그랬던 사람이 갑자기 그날 아빠한테 먼저 데이트 신청하면서 산을 타자고 했어요. 이상하잖아요. 그리고 줄곧 건강하고 운동신경도 좋았던 아빠가 갑자기 산에서 굴러떨어진 것도 이상해요.”“이런 이상한 점들을 그때는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볼 용기가 없었어요. 아직 어려서 힘도 없었고 또 줄곧 박씨 가문이라는 그늘에 있었으니까요.”“하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이제는 나도 충분히 조사할 수 있게 됐어요. 그런데... 무서워요...”“재혁 씨, 나는 누군가에게 속고 싶지도 않고 해를 당하고 싶지도 않아요. 만약 내가 그 어느 날 아빠처럼 사고로 죽어버리면 재혁 씨는 어떡해요...”문채아의 목소리는 상당히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눈물은 조금 전보다 더 많아졌다.강재혁은 뜨거운 눈물을 하염없이 흘려대는 문채아를 품에 안고는 고개를 살짝 숙여 떨리고 있는 그녀의 입술
더 보기

제274화

문채아는 깜짝 놀라며 옆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 그러자 바로 곁에 그녀와 커플 잠옷을 입은 강재혁이 침대에 누워있었다.예쁜 얼굴로 아주 정확하게 눈을 맞춰오면서 말이다.문채아는 사실 기억이 잘 나지 않아 마음 같아서는 그런 적 없다며 부인하고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너무나도 자기가 할 법한 행동이라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러고는 얼굴을 빨갛게 물들인 채 천천히 입을 열었다.“재혁 씨, 그... 혹시 우리 어제... 끝까지 한 거예요?”지금은 생리가 다 끝난 상태였기에 강재혁이 원한다면 얼마든지 끝까지 할 수 있었다.강재혁은 한 손으로 몸을 지탱하더니 단호한 얼굴로 답했다.“아니, 너는 어제 취해 있었어. 나는 네가 맨정신이 아닐 때 뭔가를 하고 싶은 생각 없어. 우리의 처음이 그런 식인 건 싫으니까.”“아... 그, 그렇구나.”문채아는 조금 어색한 얼굴로 답하며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그걸 본 강재혁은 피식 웃더니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다음에는 네가 하지 말라고 해도 할 거야. 나는 네가 어제 나한테 했던 말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거든. 나를 아주 오래 원하고 있었다고 했던 말.”진심이 가득 담긴 말이었기에 강재혁은 그녀가 원하는 걸 꼭 줄 생각이었다.문채아는 강재혁의 말에 입을 떡 벌리며 깜짝 놀란 얼굴로 버벅거렸다.“내, 내가 어제 그 얘기도 했어요?”“응, 처음에는 내가 잘못 들은 건가 했는데 한 번 더 확실히 말해주더라고. 내 목을 끌어안고 울면서. 그래서 확신했지. 내가 잘 못 들은 게 아니구나, 하고.”‘미, 미친! 내가 울면서 그런 말을 했단 말이야?’문채아는 눈앞이 다 까매지는 것 같았다. 조금도 기억나지 않은 장면인데도 수치심이 미친 듯이 치솟았다.문채아는 두 손으로 머리를 쥐어뜯고 있다가 갑자기 뭔가가 떠오른 듯 고개를 홱 들며 강재혁을 바라보았다.“그거 말고 다른 건 뭐 얘기한 거 없어요?”강재혁은 놀리는 듯한 얼굴로 문채아를 바라보다 아주 잠깐 멈칫했지만 금방 자연스럽게 말을 받아쳤다.“없어. 왜, 또
더 보기

제275화

“채아 너, 어제 작품 다 완성했다고 했지? 조각상 옮겨야 하니까 내가 이따 우리 팀 직원을 그쪽으로 보낼게.”주연우는 컴퓨터 앞에 앉아 앞으로의 일정을 문채아에게 자세히 얘기해주었다. 이제는 전시회까지 정말 얼마 남지 않았기도 했고 문채아가 기존에 약속했던 날짜보다 훨씬 일찍 완성해 줬기에 미리 작품을 전시회장으로 옮길 생각이었다.그래야 작품에 맞게 내부를 조금 더 꾸밀 수 있을 테니까.문채아는 별다른 의견이 없었기에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 이따 직원들 오면 조각상 보낼게. 걱정하지 마.”“걱정은 안 하지.”주연우가 웃으며 말했다.“그보다 너 어떡할 거야? 네가 바로 M이라는 거 아직 강재혁 씨한테 얘기 안 했잖아. 이따 직원들이 네 작품을 옮기다가 강재혁 씨가 보기라도 하면 어떻게 설명하려고?”완벽한 예술 작품이 바로 눈앞에서 지나가는데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강재혁과 어느 정도 연관이 있는 작품이기도 했으니까.문채아는 주연우의 말에 생각도 못 해봤다는 얼굴로 멍하니 있었다.강재혁은 문채아를 존중하는 의미로 이제껏 작업실에 출입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녀가 어떤 작품을 만들고 있는지 아직 모르는 상태였다.그런데 이따 조각상을 옮기는 직원들이 오게 되면 거실을 지나치게 되기에 강재혁이 볼 수밖에 없었다.‘재혁 씨 눈을 가려버릴 수도 없고 이거 어쩐다...’문채아는 전화를 끊은 후 잠시 고민하다 좋은 방법이 떠오른 듯 욕실에서 나왔다.30분 후, 부엌으로 가 문채아를 위한 아침을 만들고 있던 강재혁은 문채아가 아주 빠르게 아래층으로 내려오는 것을 발견했다.그래서 아침 먹으라고 손짓하려는데 문채아가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현관문 쪽으로 달려갔다. 그러고는 네 명의 건장한 남자들을 안으로 데리고 들어온 후 곧장 다시 위층으로 올라갔다.5분 정도 있었을까, 위로 올라갔던 남자 네 명이 검은 천으로 둘러싸인 큰 조각상을 이고 아래로 내려왔다.강재혁은 그 모습을 보며 흔치 않게 조금 벙찐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문채
더 보기

제276화

문채아는 금방이라도 검은 천을 벗길 수 있을 것처럼 말했다.하지만 강재혁은 똑똑히 보았다. 미친 듯이 흔들리던 문채아의 동공을 말이다.그래서 그는 들고 있던 죽그릇을 식탁에 내려놓으며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아니, 됐어. 이미 천으로 덮은 거니까 그냥 계속 덮은 채로 둬. 채아 네 작품은 전시회 날에 보도록 할게. 그보다 지금은 아침이라 길이 엄청 막혀서 작품이 훼손될 수도 있으니까 경호원들을 불러 무사히 전시회장까지 옮기라고 할게.”검은 천에 가려진 문채아의 작품은 강재혁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작품이었기에 잘 보호해 주고 싶었다.문채아는 정체를 무사히 숨긴 것뿐만이 아니라 도움까지 받게 되자 활짝 웃으며 얼른 강재혁의 팔을 끌어안았다.“고마워요, 재혁 씨. 절대 실망하게 하지 않을게요.”“넌 한 번도 날 실망하게 한 적 없어.”강재혁은 그렇게 말하며 문채아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어젯밤에도 그랬고.”어젯밤, 문채아가 갑자기 욕실로 쳐들어와 씻는 걸 도와주겠다고 했을 때 강재혁은 처음에는 멈칫했지만 금방 문채아를 끌어안으며 한껏 즐겼다.문채아는 수치심이라는 감정이 또다시 스멀스멀 피어올라 서둘러 강재혁의 품에서 벗어났다. 그러고는 직원들을 도와준다는 핑계를 대며 얼른 현관문 쪽으로 달려갔다.조각상을 보낸 후, 문채아는 한시름 놓았다는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강재혁의 도움을 받은 일로 그녀는 또 다른 위기를 맞게 되었다.문채아의 조각상이 전시회장으로 옮겨지자마자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각종 언론매체가 기사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기사 제목은 이러했다.[재벌가 며느리 문채아, 남편의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M 조각가 전시회에 본인 작품을 전시하려고 하다.]알고 보니 강재혁이 좋은 마음으로 경호원을 보내 조각상을 옮긴 것을 행인 한 명이 사진을 찍어 커뮤니티에 올려버린 것이었다.문채아가 강재혁을 이용해 유명 조각가인 M의 인기에 얹어가려고 한다는 말과 함께 말이다.M은 데뷔작이 하나밖에 없고 또 3년이나 잠적한 조각가
더 보기

제277화

네티즌들은 문채아와 강재혁에게 분노하며 거친 말을 한껏 쏟아냈다.그리고 문채아가 강재혁의 권력을 이용해서 조각가 M의 전시회에 숟가락 얹으려 한다는 기사도 순식간에 퍼져나가 여론은 한순간에 과열되었다.문채아는 아침 식사를 하며 강재혁과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다 갑자기 미친 듯이 울리는 메시지 알림음으로 해당 기사를 접했다. 강재혁도 거의 비슷한 시각에 기사를 확인했다.주연우는 기사 링크를 보내준 후 곧바로 문채아에게 전화를 걸었다.“채아야, 너 지금 완전히 연다정 됐어.”지금 사람들이 문채아를 묘사하고 있는 꼴이 꼭 능력 있는 남자의 힘을 빌려 전시회 스태프로 들어온 연다정과 다를 거 하나 없었으니까.사실 터져도 연다정 일이 터지는 게 맞았다.문채아는 기사 내용을 보며 헛웃음을 치다 주연우에게 대충 대답해 준 후 곧장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는 급히 강재혁의 안색을 살폈다.“미안해요. 재혁 씨는 그저 좋은 마음으로 도와주려고 한 건데 일이 이상하게 꼬여버렸어요. 다 나 때문이에요.”문채아는 진심으로 후회됐다. 애초에 강재혁에게 모든 걸 다 사실대로 털어놓았다면, 팬들에게도 자신이 바로 M이라고 솔직하게 얘기했다면 오늘 같은 해프닝은 일어나지 않았을 테고 네티즌들이 분노하는 일도 없었을 테니까.강재혁은 휴대폰을 내려놓은 후 문채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괜찮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그리고 사람들이 허황한 얘기만 적은 건 아니야.”강재혁은 문채아가 원했다면 아마 그녀가 조각가 M의 인기에 올라탈 수 있도록 어떻게든 조치를 했을 것이다. 물론 이번 일은 그럴 필요가 없지만 말이다.문채아는 괜찮다는 그의 말을 들었음에도 좀처럼 걱정을 내려놓지 못했다.“하지만 사람들이 이제는 재호 그룹까지 들먹이잖아요. 정말 재혁 씨한테 아무런 영향도 안 가는 거 맞아요?”“영향은 있지.”강재혁이 진지하게 고민하며 말했다.“원래는 출근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 생겨버렸으니까 오늘은 너랑 같이 집에 있을 거야. 뭐 하고 놀래?
더 보기

제278화

강지유는 일평생을 공주님처럼 살아온 사람이었기에 유치장에 갇힌 것이 그녀에게는 아주 큰 모욕이었다.그래서 요 며칠간 줄곧 분노한 상태였다.“그런 상황에서 사모님이 대표님 도움으로 M 조각가의 전시회에 작품을 전시하게 될 거라는 소식을 듣게 되었죠. 당연히 강지유 씨는 화를 참지 못했고 한참을 소리 지르며 난동을 부렸다고 합니다. 지금 당장 이 거지 같은 곳에서 나가야겠다면서요.”“그때 그 모습을 계속 보고 있던 여자 한 명이 시끄럽다며 먼저 말을 건넸고 불같은 강지유 씨와 결국 말다툼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강지유 씨가 어디 때려보라고 계속 도발했고 그 여자는 그렇게 정말 주먹을 내리꽂으며 강지유 씨의 입을 다물게 했습니다.”“경찰들이 말리러 들어왔을 때 강지유 씨는 이미 멍이 든 채 쓰러져 있었고 바지에 피를 한가득 흘리고 있었습니다. 다급하게 의사를 불러 어떻게 된 건지 물어보니 이미 한번 다친 자궁이 몇 차례의 폭행으로 완전히 파열됐다고 했답니다. 출혈을 멈추기 위해서는 자궁을 완전히 들어내야 했고요.”“바로 옆방에서 그 모든 소란을 다 듣고 있었던 양현주 씨는 자궁 얘기에 기절해 버려 강지유 씨와 함께 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생각지도 못한 일로 양현주도 강지유도 일찍 풀려나게 되기는 했지만 그 대신 매우 큰 대가를 치렀다.문채아는 기사와 여론에 영향을 받은 사람이 자신과 강재혁이 아니라 강지유일 줄은 생각도 못 했다.그리고 그건 강의준도 마찬가지였고 그래서 두 사람이 병원으로 꼭 와주기를 바랐다.그 시각, 병원 복도.강의준은 잔뜩 어두워진 얼굴로 박진성과 박도윤을 바라보았다.박진성은 선 채로 가만히 있다가 먼저 입을 열며 강의준에게 위로를 건넸다.“강 회장님,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지유는 금방 괜찮아질 겁니다.”“네, 감사합니다.”강의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박 회장님, 이번 일은 지유가 분노를 이기지 못해 생긴 사고입니다. 그러니 이 일로 재혁이와 채아에게 괜한 화살을 돌리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더 보기

제279화

강의준의 말에 줄곧 평온했던 박도윤의 눈동자가 살짝 반짝였다.하지만 바로 다음 순간, 박진성이 서둘러 손을 휘저으며 거절했다.“아닙니다. 도윤이는 지유와 함께하기로 이미 약속했고 또 저도 제 며느리는 지유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두 사람 모두 다른 무엇이 아닌 지유를 보고 이런 결정을 내렸으니 의사를 번복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도윤이도 아마 저와 같은 생각일 거고요.”“하지만 지유가 지금 이런 상황이니 예정대로 식을 올리지는 못할 것 같네요. 그러니 뒤로 조금 미루도록 하죠.”“도윤이 네 생각은 어떠니?”박진성이 박도윤을 바라보며 물었다.“...좋아요.”박도윤은 아주 잠깐 굳어버렸지만 금방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지유가 다 나으면 그때 지유에게 성대한 약혼식을 안겨주겠습니다.”“알겠네. 그럼 그렇게 하는 거로 하지.”강의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사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는 강재혁과 문채아를 끌어들이지 말라는 말에 두 사람이 너무나도 흔쾌히 알겠다고 하길래 그들이 사실은 강지유에게 아예 관심이 없는 건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다.그런데 아이를 낳지 못하는 몸이 됐는데도 강지유를 포기하지 않으려 하는 걸 보니 그건 아닌 듯했다. 오히려 이 정도면 강지유를 친딸처럼 좋아하는 정도였다.그래서 강의준도 의혹을 빠르게 지워버렸다.“도윤이 너처럼 착한 애도 또 없어. 앞으로는 지유가 쓸데없는 고집이나 성질을 부리지 않게 내가 확실히 얘기해 놓으마.”강의준의 말에 박진성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이 대신 답했다.“괜찮습니다, 회장님. 애들 일은 애들이 알아서 해결하게 두세요. 그보다 회장님, 지유 일로 마음이 매우 힘드시겠지만 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편히 가지시고 좋은 쪽으로 생각하세요.”“강 대표와 채아는 서로 죽고 못 사는 사이라 어쩌면 조만간 귀엽고 통통한 손주를 안겨드릴지도 모르니까요.”강재혁도 문채아도 연예인 뺨 칠 정도로 잘생기고 예쁜 사람들이었다. 거기다 강재혁은 우수한 유전자까지 보유하고 있어 만약
더 보기

제280화

차창을 두드린 사람은 다름 아닌 박도윤이었다.문채아는 이에 잠깐 멈칫했지만 그래도 한때 한집에 살았던 사람이기에 차에서 내렸다.“왜, 강지유 일로 나한테 욕이라도 하게?”문채아는 내리기 전에 주위를 한번 살펴보았다. 저녁이라 주변에 사람은 없었지만 CCTV가 있어 큰 문제는 없었다.박도윤은 내리자마자 강지유 얘기부터 하는 그녀를 보며 눈동자를 이글거렸다.“채아야, 내가 너한테 욕을 왜 해? 널 찾아온 건 네가 알아야 할 게 있어서야.”“강지유가 자궁을 적출한 일로 약혼식이 연기됐어. 언제 다시 식을 올릴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고.”박진성은 박도윤에게 강지유가 일생 생활에 무리 없을 정도로 회복되면 그때 다시 약혼식 날짜를 잡자고 했다. 즉, 그 말은 만약 강지유가 영원히 낫지 않으면 두 사람이 약혼식을 올릴 일도 영원히 없을 거라는 뜻이었다.하지만 문채아는 그걸 모르고 있기에 박도윤의 말을 듣고 그저 어리둥절해할 뿐이었다. 하지만 뭐가 됐든 강지유 일을 해결하기 위해 여기까지 온 것이기에 인내심을 최대한 발휘하며 말했다.“약혼식이 미뤄지게 된 건 나도 유감이야. 하지만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는 마. 강지유는 이제껏 크게 아팠던 적도 없고 너랑 결혼하겠다고 염불을 외던 사람이잖아. 그러니까 분명 금방 회복할 거야.”“너... 그게 무슨 말이야?”박도윤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약혼을 안 할 수도 있게 됐다니까? 그런데 왜 그렇게 말해? 너는 내가 정말 강지유와 결혼까지 갔으면 좋겠어?”“너 무슨 기억상실증이야? 네가 원했던 거잖아. 강지유랑 약혼한 뒤에 결혼까지 하는 거.”문채아는 점점 더 박도윤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나랑 사귀고 있던 와중에 강지유를 만나 둘이 카메라 앞에서 공개 연인 선언을 했잖아. 조만간 약혼한다고까지 하고. 그때 내가 자존심 다 내려놓고 꼭 강지유랑 약혼해야 하냐고 물었을 때 네가 뭐라 그랬어? 꼭 해야겠다며. 그래서 선택해 놓고 갑자기 왜 이래?”박도윤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반박할 수 있는 말이 없었
더 보기
이전
1
...
2627282930
...
42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