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도윤이 말한 것처럼 문채아도 과거 일을 다 기억하고 있었다.하지만...“박도윤, 너 말이야. 너무 너 좋을 대로 기억하는 거 아니야? 혹시 지금껏 모든 걸 다 그렇게 기억해 왔니?”문채아는 조금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박도윤을 바라보며 한걸음 뒤로 물러서 그와 거리를 뒀다.“네가 말한 그 세 가지 일, 내가 기억하는 내용으로 다시 들려줄까?”“그래, 네 말대로 엄마가 나한테 무관심했던 탓에 매년 내 생일을 챙겨준 사람은 너였어. 하지만 매번 방에서 몰래 챙겨줬잖아. 아무도 모르게. 심지어 몇 번은 너희 아버지가 일찍 퇴근하는 바람에 나랑 사이가 좋은 걸 들킬까 봐 내가 초를 불기도 전에 케이크를 쓰레기통에 버려버렸잖아.”“그리고 내가 기분이 나빠 집을 나갈 때마다 네가 우리 아빠 묘원으로 찾아와 나를 다시 데려갔던 거, 그거 나한테는 전혀 고마운 일이 아니었어. 나는 아빠 곁에 있을 때야 비로소 숨을 쉬었거든. 그런데 너는 내가 너희 집에서 얼마나 외롭고 괴로운지 뻔히 알면서 내가 사라지는 즉시 다시 집으로 데려갔어. 그게 어떻게 나를 위한 거야? 그냥 내가 네 시선 밖을 벗어나는 걸 원치 않았던 거 아니야?”“너희 집 도우미들이 나를 괴롭혔을 때 네가 날 도와 도우미를 해고하고 두 번 다시 괴롭히지 못하게 해준 거, 그건 고마웠어. 그런데 지금은 아니야.”문채아는 코웃음을 치며 말을 이었다.“강지유 때문에 그때 나를 괴롭혔던 도우미를 네 손으로 다시 찾아내 나를 몰아세웠으니까. 내가 하지도 않은 짓을 했다고 하고, 나를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내리게 하고, 나한테 씻을 수 없는 흙탕물을 뒤집어씌웠으니까.”“내 입장에서 얘기를 들어본 기분은 어때? 내가 한 말을 다 듣고도 네가 나를 정말 아끼고 사랑했다고 말할 수 있어? 네가 정말 재혁 씨처럼 나를 위했다고 말할 수 있어?”문채아도 사랑이라는 필터가 완전히 벗겨진 뒤에야 비로소 자신이 받은 게 애정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하지만 이제 와서 박도윤에게 따질 생각은 없었다. 아팠던 것도, 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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