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내 손에 들어온 너의 모든 챕터: 챕터 321 - 챕터 330

412 챕터

제321화

“재호 그룹을 상징하는 조각상 제조 작업을, M 조각가한테 맡기겠다고 했습니다. 전시회가 끝나는 대로 M 조각가에게 작업을 부탁할 겁니다. 제일 유명한 촬영 작가도 불러 작업 과정 전체를 카메라에 담아 재호 그룹의 백 년 역사 기록지에 기록해 두기도 할 거고요.”“또한 조각상이 완성된 즉시 제일 이른 시간 안에 세계 곳곳에 뿌려 M 조각가가 만든 작품과 재호 그룹이 실과 바늘처럼 언제나 함께하도록 하겠습니다.”“혹시 이에 반대 의견이 있으시면 어디 얘기해 보시죠.”강재혁은 한 손으로 책상을 가볍게 두드린 채 다시 한번 얘기해주고는 할 말 있으면 해보라는 듯한 얼굴로 주주들을 바라보았다.이에 주주들은 자기들끼리 눈빛을 주고받으며 하나같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강재혁이 문채아 얘기를 한마디로 꺼내지 않았으니까.공처가이다 못해 팔불출이라고 소문난 강재혁이 문채아 얘기를 하지 않는 건 매우 드문 일이었다.하지만 뭐가 됐든 주주들에게는 아주 좋은 일이었다.“강 대표가 문채아의 작품을 M 조각가의 전시회에 전시하려 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이번 재호 그룹의 조각상을 제조하는 작업도 꼼짝없이 문채아한테 넘어가겠거니 했는데 괜한 걱정이었구만. 그래, 아무리 아내라고 해도 회사 일인데 신중해야지.”나이가 지긋한 주주 한 명이 웃으며 말했다.“흐음. 그렇게 생각하고 계셨습니까?”강재혁이 의미 모를 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그럼 이번에는 만족하십니까?”사람들이 입꼬리를 활짝 말아 올리며 말했다.“만족하고말고! 문채아가 후보로도 거론이 되지 않았는데 우리가 무슨 불만이 있겠나? 조각가 M이라는 양반을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전 세계적으로 대단한 사람이라는 건 우리도 기사로 봐서 아주 잘 알고 있어.”M은 단 하나의 작품으로 사람들 매료해 버린 조각가이기에 그와 계약하게 되면 재호 그룹 이미지에 큰 도움이 될 게 분명했다.강재혁은 그들의 말에 가볍게 고개를 젓고는 다시금 입을 열었다.“저는 M 조각가가 데뷔했을 때부터 그분의 작품을 눈여겨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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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화

“계약하는 일은 여러분께 맡기도록 하죠.”강재혁이 아주 시원하게 일 처리를 넘겼다.“강 대표가 맡긴 일이니 열심히 해야지. 하하하.”주주들은 만족한 듯 껄껄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럼 지금 당장 M 조각가 쪽 스태프와 컨택해 보도록 하지. 일이 순조롭게 흐르면 오늘 안으로 계약서를 받을 수 있을 걸세.”“좋네요. 그럼 수고해 주세요.”강재혁도 편한 미소를 지었다. 회의가 화기애애하게 마무리된 건 아주 오랜만이라 다들 한껏 들떠있었다.딱 한 사람, 안강훈을 제외하고 말이다.안강훈은 강재혁이 무슨 의도로 이러는 건지 좀처럼 감을 잡을 수 없었다.‘대표님 마지막 미소를 보면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게 분명한데...’안강훈은 강재혁이 꼭 아무것도 모르는 노인네들을 방심하게 한 후 때가 되면 덫에 걸리게 해 그들을 한꺼번에 처단해 버릴 것만 같은 사냥꾼처럼 느껴졌다.그래서 사람들이 나간 후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대표님, 계약서 일은 저도 팔로우업 할게요. 좋은 기회가 있으면 사모님께도...”“됐어.”강재혁은 단호하게 거절한 후 통창 쪽으로 다가갔다.“채아 일에 신경 쓸 필요 없어. 그보다 안 비서는 더 중요하게 해야 할 일이 있어.”“뭐, 뭔데요?”안강훈은 비장한 그의 목소리에 잔뜩 긴장하며 물었다. 근심이 가득 어려있는 강재혁의 모습을 보는 건 매우 오랜만이었으니까.“대표님, 혹시 무슨 일 있으십니까?”강재혁은 눈을 감은 채 가만히 있다가 한참 뒤에야 다시 입을 열었다.“편히 앉아서 얘기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해. 그곳에 오혜정과 채아를 부를 거야. 그리고 오혜정과 관련된 일을 채아에게 전부 얘기한 다음 잘못했다고 빌 거야.”이건 강재혁이 어젯밤에 결심한 일이었다.아까 M의 계약서 건을 주주들에게 맡긴 것도 이 일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해서였다.아무리 생각해 봐도 문채아가 기분 나빠할까 봐 계속 진실을 감추기보다 모든 걸 다 털어놓고 그녀에게 숨기는 것이 없게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았으니까.게다가 문채아도 한 번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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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오늘 만나서 너무 반가웠어요. 내일부터 정식으로 재활을 시작하게 되는데 혹시 시간 괜찮으시면 저 보러 와주실 수 있으세요?]오혜정은 마치 문채아와 아주 친한 사이라도 된 것처럼 대뜸 자기 재활하는 곳으로 와 달라고 했다.이에 문채아는 바로 미간부터 찌푸렸다. 오혜정과는 그저 병원에서 우연히 만난 사이일 뿐이었으니까. 그녀의 재활 과정을 보러 갈 의무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뭐야? 누구야? 새로 사귄 친구?”그때 바로 옆에서 내용을 함께 확인한 주연우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그게...”문채아는 안 그래도 주연우에게 얘기해줄 생각이었기에 병원에서 오혜정이라는 여자를 우연히 만나게 된 얘기부터 오혜정이 첫 만남에 연락처를 달라고 했다는 얘기까지 전부 다 말해주었다.얘기를 다 전해 들은 주연우는 턱을 괴며 문채아와 똑같이 어딘가 석연치 않은 표정을 지었다.“이상해.”아무리 식물인간으로 오래 누워있었다고 해도, 아무리 그것 때문에 심신 모두 약해졌다고 해도, 갑자기 일면식도 없는 사람의 팬이 됐다는 건 너무 이상했다. 문채아가 인플루언서나 연예인도 아니고 말이다.“뭔가 있어. 기운이 영 좋지 않아. 그러니까 괜히 동정하거나 하지 말고 딱 잘라 거절해 버려.”주연우가 확신하며 말했다.“동정을 왜 해? 내가 무슨 성모 마리아도 아니고.”문채아는 애초에 메시지를 봤을 때부터 오혜정의 부탁을 들어줄 생각이 없었다.“그런데 어떻게 거절해야 할지 모르겠어.”주연우는 걱정하지 말라는 듯 자신의 가슴을 툭툭 쳤다.“나한테 맡겨. 이 정도 거절은 식은 죽 먹기니까.”말로 하는 건 주연우를 따라올 사람이 없었다. 그간 이무현과 싸우면서 많이 단련됐으니까.그래서 누군가를 거절하는 일쯤은 눈 감고도 할 수 있었다.그런데 주연우가 문채아의 손에서 휴대폰을 빼앗아 들려던 그때,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며 누군가가 안으로 들어왔다.고개를 돌려보니 그곳에는 휠체어에 앉아 있는 이무진이 있었다.이무진은 비싼 가게의 도시락 봉투를 무릎 위에 내려놓은 채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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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화

“날 걱정해 주는 마음은 고마운데 이건 아닌 것 같아. 네가 그 몸으로 무리하는 것도 싫고.”이무진은 그 말에 손을 움찔 떨더니 이내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쓸어 넘겼다.“내가 너무 귀찮게 했지? 전시회가 코앞이라 네가 또 끼니를 거르면서 일을 할까 봐 걱정돼서 그랬어. 무현이는 세심한 편이 아니라서 이런 거 안 챙겨줄 테니까 나라도 챙겨주려고 한 거야.”“무진아, 여자 곁에 꼭 남자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야. 꼭 남자의 챙김을 받아야 하는 것도 아니야.”주연우가 미간을 찌푸리며 반박했다.이무진이 좋은 사람인 것도 알고 늘 자신보다 타인을 더 생각해 주는 그의 마음이 고맙기도 하지만 남자가 곁에 있지 않으면 여자는 힘들 거라는 생각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무진이 너는 앞으로 네 몸만 챙겨.”이무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시선을 내린 채 도시락 봉투를 꽉 잡고 있기만 할 뿐이었다.잠시 후, 이무진은 결국 도시락을 건넨 뒤 곧바로 기사를 불러 자리를 벗어났다. 사무실에서 나갈 때, 그는 속상해하는 법 없이 평소처럼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이무진이 나간 후, 사무실은 또다시 문채아와 주연우만 남게 되었다.문채아는 아까 이무진이 봉투를 꽉 잡고 있다 못해 손이 다 하얘진 것을 보았기에 주연우를 바라보며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연우야, 무진 오빠가 너 좋아하는 거, 너도 눈치챘지?”“...응.”주연우는 한참을 침묵하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타인의 감정에는 늘 둔감했던 그녀지만 이번만큼은 눈치챌 수밖에 없었다. 이무진이 대놓고 호감을 보여왔으니까.주연우는 그저 둔감할 뿐이지 장님은 아니었다.“하지만 나는 이무진 안 좋아해. 십여 년을 친남매 같은 친구로 지냈기도 했고 애초에 정략결혼 얘기가 나왔을 때도 나는 거절하려고 했었어. 그리고 지금은 이무현이랑 이혼한다 해도 이무진이랑 잘해볼 생각 없고.”이씨 가문의 둘째와 이혼하고 그 집안의 첫째와 다시 결혼하는 짓을 주연우는 할 수 없었다. 설사 이무진은 가능하다고 해도 말이다.문채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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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아니, 그게 아니라 박도윤 손이 X신 됐대!”주연우는 흥분을 조금 가라앉힌 후 말을 번복했다.문채아는 주연우의 큰 소리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은 채 눈을 깜빡이다가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너 뭐 잘 못 알고 있는 거 아니야?”박도윤이 손을 다친 건 맞지만 병원에서 봤을 때 손을 못 쓸 정도는 아니었다.“진짜야! 이거 봐봐. 강지유 쪽에서 전해진 얘기라니까? 박도윤 다친 것 때문에 강지유가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대.”박도윤의 손 상처가 고작 몇 시간 만에 사람들 귀에 들어간 걸 보니 강지유가 뭔 짓을 한 건 틀림없어 보였다.그녀는 무슨 일이 생기면 한 번도 조용하게 넘어간 적이 없으니까.실제로 강지유는 박도윤이 손을 심하게 다쳤다는 얘기를 들은 후, 바로 병원으로 뛰어가서는 박도윤 비서의 얼굴을 피가 날 정도로 할퀴며 모든 잘못을 다 비서 탓으로 돌렸다.그러다 몇 분 뒤에는 또 의사들에게 손 하나 제대로 치료 못 하는 돌팔이라고 욕했다.그리고 마지막에는 병원장까지 불러내 박도윤의 상처가 깊어진 건 병원에 환자들이 지나치게 많아 박도윤이 인파에 밀려 의자 모서리에 손을 찧게 된 거라면서 병원을 고소하겠다고 했다.평소에도 막무가내이기는 했지만 오늘 유독 더 화가 세게 난 건 박도윤의 피부가 크고 길게 찢어진 것뿐만이 아니라 뼈마저 겉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주연우는 박도윤의 상처를 묘사한 내용을 보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이거 진짜 엄청 아플 텐데. 하지만 다 자업자득이지 뭐. 채아 너도 손 다친 적 있잖아. 너희 엄마가 강지유 가방 사주겠다고 아버님 유품을 팔았을 때. 그 벌을 박도윤이 받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 따지고 보면 다 박도윤이 강지유와 바람피워서 그렇게 된 거니까.”“벌...”문채아는 벌이란 말에 문득 박도윤이 그간 했던 이상한 행동들이 스쳐 지나갔다. 또 오늘 병원에서 봤던 그의 눈빛도 마음에 걸렸다.주연우는 가만히 있는 문채아를 보며 뭔가를 감지한 듯 그녀의 몸을 세게 흔들었다.“왜 그래? 왜 그런 반응인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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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그래서 문채아는 잠깐 고민하다 오혜정의 알림을 무음으로 설정해 두었다.바로 차단 삭제하지 않은 건 오혜정이 자신이 누군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가뜩이나 M의 인기를 빌려 유명해지려 한다고 여러모로 시끄러운데 오혜정이 팬이랍시고 인터넷에 이상한 글을 올리게 되면 더한 욕을 먹게 되고 지금보다 더 골치가 아파질 테니까.그래서 지금은 무시하는 게 제일 최선이었다.“어차피 그 여자와는 두 번 다시 만날 일 없으니까, 괜찮을 거야.”문채아는 그렇게 말하며 시동을 걸었다.30분 후, 문채아가 현관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왔다.강재혁은 문채아의 얼굴이 보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그쪽으로 다가가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 그는 오늘 전과 달리 제때 귀가했다.문채아는 강재혁의 가슴팍에 얼굴을 비비며 늦은 이유를 설명했다.“연우가 오후에 갑자기 계약서가 날아왔다고 해서 얘기 좀 하느라 늦었어요. 조각상 만드는 일을 M 조각가한테 맡겨줘서 고마워요. 이건 M을 대신해서 하는 감사 인사예요.”“우리 사이에 고맙다는 말은 필요 없어.”강재혁은 문채아의 이마에 가볍게 키스하고는 아이 다루듯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오늘 병원 갔었다며? 무슨 이유 때문에 갔는지 얘기해줄 수 있어?”강재혁은 오후쯤 경호원으로부터 문채아가 병원에 갔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구체적으로 뭐하러 갔는지까지 알면 참 좋겠지만 일전에 문채아가 사생활은 보호받고 싶다고 얘기한 것이 있어 경호원들은 강재혁의 지시대로 병원 밖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그렇다고 그녀가 오늘 병원에서 무슨 일을 겪었는지 알아내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특히 오늘은 박도윤이 손을 다쳤다는 얘기가 원치 않았는데도 귀에 들어와 버렸으니까.강재혁은 그게 실수나 사고가 아니라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조금 어두운 얼굴로 문채아를 다시금 꼭 끌어안았다. 가뜩이나 오혜정 때문에 불안한 데다 오늘은 박도윤 일까지 있어 더 마음이 술렁였다.‘하... 그냥 이대로 채아와 평생 붙은 채로 살고 싶다.’문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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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문채아는 애초에 강재혁에게 비밀로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임신은 여자만 노력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었으니까. 화목한 가정을 위해 남자도 함께 노력해야만 했다.하지만 이제껏 아이에 관한 얘기를 한 번도 한 적이 없었기에 그의 반응이 조금 걱정되었다.“재혁 씨는 애 가지는 거, 어떻게 생각해요? 역시 조금 이르다고 생각해요? 만약 재혁 씨가 아직 준비 안 됐다고 하면 조금 더 기다렸다가 가는 거로 해요.”강재혁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문채아의 입에서 아이를 낳고 싶다는 말이 나왔을 때부터 머리가 하얗게 되어 완전히 굳어버렸으니까.‘채아가 방금 뭐라고 한 거지? 아이를 낳고 싶다고? 나를 닮은 아이를 낳고 싶다고 한 거야? 정말?’강재혁은 지금, 마치 사방팔방에서 밀려든 따뜻한 온기로 온몸이 한껏 데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채아 너 괜찮겠어? 너무 이르다는 생각은 안 들어? 애 낳는 과정이 힘들 수도 있잖아.”문채아는 자기가 했던 질문을 그대로 다시 하는 강재혁을 보고는 헛웃음을 터트렸다.‘어쩐지 눈이 멍하더라니, 내가 한 말을 하나도 안 듣고 있었잖아.’강재혁은 꼭 문채아의 생각만 중요하고 자기 의견은 하나도 상관없는 듯한 사람 같았다.‘못 말린다니까, 정말.’문채아는 병원을 찾은 시점부터 이미 확실히 아이를 원하고 있었기에 진지한 목소리로 답변해 주었다.“재혁 씨 말대로 힘들 수도 있겠죠. 하지만 재혁 씨랑 나 사이의 아기잖아요. 힘들어도 이겨낼 수 있어요.”문채아는 그렇게 말하며 강재혁의 얼굴을 손으로 감쌌다. 그러고는 뒤꿈치를 들어 그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나 재혁 씨 사랑해요. 그래서 재혁 씨랑 이 집을 더 단란하고 화목한 가정으로 만들어 가고 싶어요. 내 소원 들어줄래요?”“들어줄게. 네가 원하는 건 다 줄게.”강재혁의 눈가가 어느새 빨갛게 달아올랐다.“고마워, 채아야. 남은 인생은 너와 아이를 위해서만 살겠다고 맹세할게. 평생을 채아 너와 우리 아이 곁에 있을게.”강재혁은 말을 마친 후 곧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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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화

그 덕에 문채아는 평소보다 더 빠르게 꿈나라로 향할 수 있었다.하지만 그런 바람에 강재혁의 눈빛이 조금 가라앉아버린 건 눈치채지 못했다....다음날.문채아는 전처럼 해가 중천에 걸린 뒤에야 몸을 움찔거리며 느긋하게 잠에서 깼다.하지만 어제는 며칠 내내 잠자리한 탓에 많이 피곤했는지 불쌍한 눈을 하고 있는 무언가가 자신을 계속 바라보고 있는 이상한 악몽을 꾸게 되었다. 그래서 아침에 깨고 나서도 어딘가 기분이 묘했다.그러나 그 와중에 어제 강재혁이 소개해 줄 사람이 있다며 저녁에 시간 좀 내달라고 한 건 까먹지 않고 잘 기억하고 있었다.“슬슬 움직여볼까?”문채아는 씻은 후 간단히 메이크업을 했다. 오후에 전시회장으로 가 일손을 도운 뒤 때가 되면 바로 거기서 출발해 강재혁을 찾아갈 생각이었다.집 문을 나서기 전, 문채아는 혹시 몰라 휴대폰을 들어 오혜정의 메시지를 확인했다.계속 무시한 게 효과가 있었는지 그 뒤로 두어 개의 메시지가 더 오기는 했지만 거기서 끝이었다. 다행히 포기한 듯했다.문채아는 익숙하게 시동을 켠 다음 집에서 벗어나 도로로 향했다.‘이제 이틀 정도 상황을 지켜보고, 그 여자가 완전히 포기한 게 확인이 되면 그때 조용히 차단해 둬야겠어.’그런데 그렇게 생각하자마자 익숙한 휠체어가 갑자기 인도에서 차도 쪽으로 돌진했다. 그것도 문채아의 차량과 불과 10m밖에 안 떨어진 곳에서 말이다.끼익.급브레이크를 밟은 탓에 문채아의 몸이 앞쪽으로 덜컹거렸다. 다행히 안전벨트를 잘하고 있어 머리를 핸들에 부딪치지는 않았다.하지만 하마터면 누굴 칠 뻔했던 터라 심장이 미친 듯이 쿵쿵 뛰었고 어깨와 팔도 갑자기 긴장한 탓에 확 아파 왔다.문채아가 숨을 고르고 있던 그때, 누군가가 차창을 두드렸다.고개를 돌려 보니 두 번 다시 만날 일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오혜정의 얼굴이 보였다.“채아 씨, 이렇게 또 만나네요? 저 채아 씨 만나려고 여기서 엄청 오래 기다렸어요!”그렇다. 오혜정은 문채아의 차를 세우기 위해 일부러 차도 쪽으로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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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오혜정 씨, 지금 뭐 하는 겁니까?!”문채아는 인공 호수 옆에서 마음을 진정시킨 후 다시 뒤를 돌아 오혜정을 바라보았다.그런데 1분 전까지만 해도 몇m 밖에 있던 여자가 어느새 바로 뒤까지 다가와 있었다. 그래서 미간을 확 찌푸린 채 무서운 목소리로 추궁했다.문채아는 원래도 얌전하고 착한 여자가 아닌 데다 그간 강재혁과 함께 있으면서 저도 모르게 그를 닮아가 화를 낼 때는 정말 몸이 움찔 떨릴 정도로 무서웠다.오혜정은 문채아의 호통 소리에 강재혁이 추궁했을 때가 떠올라 저도 모르게 매우 당황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 탓에 휠체어의 튀어나온 부분에 손을 부딪쳤고 확 아파 와 고개를 푹 숙였다.“다른 의도가 있었던 아니에요... 그냥, 그냥 채아 씨가 계속 숨만 고르고 있길래 사과하고 싶어 다가간 것뿐이에요.”“오늘 이렇게 갑자기 채아 씨를 찾아온 것도 매우 실례라는 거 알아요. 하지만 재활 시작하는 첫날이라 너무 무서웠단 말이에요. 줄곧 기사로만 봐왔던 채아 씨가 곁에 있어 주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어요.”“채아 씨, 저한테 너무 화내지 마세요. 환자인 것을 봐서 한 번만 봐주세요. 네?”오혜정은 빨갛게 부은 손가락을 움켜쥐고는 얌전히 사과했다.깡마른 몸으로 고개를 푹 숙인 채 잘못을 빌어대는 모습이 퍽 불쌍해 보였다.하지만 문채아의 표정은 풀릴 줄을 몰랐고 말투도 여전히 딱딱했다.“혼자서 여기까지 온 거예요?”“네...”오혜정이 고개를 끄덕였다.“채아 씨가 며칠 뒤에 있을 전시회에 참석하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전시회장으로 가는 이 길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분명 채아 씨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문채아는 오혜정이 말하면 말할수록 점점 더 가슴이 답답해 났고 이제는 심호흡해도 분노가 잘 가라앉지 않았다.“오혜정 씨 부모님은 알아요? 오혜정 씨가 재활하러 안 가고 나 찾으러 여기까지 온 거? 만약 휠체어 배터리가 다 되기라도 했으면 어쩌려고 이런 무모한 짓을 한 거죠? 오는 길에 혹시 사고라도 났으면요? 나한테 오혜정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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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오혜정은 문채아를 바라보며 자신의 깡마른 복부를 매만졌다.“오랜 수면으로 에너지 소모가 커서 그렇지 몸조리만 잘하면 저도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를 충분히 밸 수 있을 거래요. 채아 씨가 남편분 아이를 낳고 싶은 것처럼요.”“아, 제가 이걸 얘기를 안 해줬네요. 저도 채아 씨처럼 사랑하는 남자가 있어요. 잘생기고 능력도 있는, 어릴 때부터 함께 한 사람이에요. 그 사람이 위험에 처했을 때 제가 아주 큰 도움을 줬거든요. 그 일로 그 사람은 저를 최대 은인으로 생각하게 됐어요.”“제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어버렸을 때도 늘 제 곁을 지켜주며 자처해서 저를 돌봐줬어요. 식물인간으로 있을 때 깜깜한 어둠 속에서 헤매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건 바로 그 사람이 언제나 곁에 있어 줄 걸 알아서였어요. 그러다 드디어 길었던 어둠을 걷어내고 완전히 깨어났죠. 그런데 제가 눈을 감고 있던 동안 웬 파렴치한 여자가 빚을 갚으라며 내가 사랑하는 남자를 억지로 곁에 묶어뒀어요! 제가 사랑하는 남자를 제 곁에서 빼앗아 갔다고요!”오혜정은 눈이 빨개진 채 천천히 휠체어를 움직이며 문채아 쪽으로 다가갔다.“채아 씨, 만약 채아 씨가 저 같은 일을 겪었다면 채아 씨는 어떻게 하실 거예요? 그 파렴치하고 약아 빠진 여자를 어떻게 벌할 거예요?”문채아는 오혜정의 분노로 가득 얼룩진 눈빛에 저도 모르게 인공호수 쪽으로 뒷걸음질을 쳤다....그 시각, 글로리 호텔 VIP룸.강재혁은 안강훈과 함께 통창 쪽에 선 채 직원들이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이며 내부를 꾸며가는 걸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그가 원했던 대로 점점 따뜻한 분위기가 되어가는데도 강재혁의 얼굴은 좀처럼 풀릴 줄을 몰랐다. 심지어 계속 차가운 기운만 뿜어내고 있었다.그 탓에 잔뜩 겁을 먹어버린 직원 중 한 명이 우물쭈물하다 하마터면 비싼 와인을 바닥에 깨트릴 뻔했다.다행히 안강훈이 빠른 반응속도로 손을 뻗은 덕에 와인은 지켜졌고 해당 직원은 곧바로 룸에서 쫓겨나게 되었다.안강훈은 와인은 내려놓은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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