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드디어 내 손에 들어온 너: Chapter 461 - Chapter 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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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1화

이 점에 관해서는 어젯밤에 주연우가 강재혁에게 조언을 구했을 때 강재혁이 확실하게 얘기를 해준 덕에 주연우도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하지만 주연우가 오늘 문채아를 찾아온 건 단순히 기분이 안 좋아 그걸 표출하고 싶어서가 아니었다.“채아야, 집으로 들어왔을 때부터 느꼈던 건데 너 오늘 컨디션 왜 이렇게 안 좋아 보여? 어제 무슨 일 있었어? 혹시 강재혁 씨가 제대로 안 챙겨줬어?”주연우가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런 거 아니야. 재혁 씨 어제 밤새 나 챙겨주다가 2시간도 못 자고 바로 출근했어.”문채아는 쓰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그냥... 재혁 씨가 요 며칠 밤마다 나 몰래 오혜정이랑 통화하는 걸 알아버렸거든.”문채아는 강재혁이 자기를 챙겨주지 않았다고 말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강재혁은 한 회사의 대표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해 디테일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챙겨줬으니까.하지만 그렇다고 강재혁이 아주 좋은 남자냐고 물으면 확실하게 그렇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지금 이렇게 괴로운 것이 다름 아닌 강재혁 때문이니까.문채아의 말에 주연우가 멈칫했다. 순간 자기 일은 하나도 큰일이 아닌 것 같았다.“강재혁 씨가 매일 밤 오혜정 그 여자랑 통화하고 있다고? 그것도 너 몰래? 무, 무슨 오해 같은 게 있었던 건 아니고?”이런 상황은 원래 거의 99%가 남자가 바람난 상황이지만 상대는 강재혁이었다.그래서 주연우는 최대한 긍정적으로 보려고 했다.“채아야, 혹시 강재혁 씨도 지금 나처럼 연기하고 있는 거 아닐까? 사실 어제 어떻게 하면 나쁜 마음을 가진 상대에게서 정보를 술술 빼 올 수 있을지에 대해 조언을 구했을 때 강재혁 씨의 얘기가 도움이 많이 됐거든. 뭔가 그런 식으로 해본 적 있는 사람 같았어.”“그러니까 나는 강재혁 씨도 지금 나랑 똑같은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오혜정이랑 통화하는 건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함인 거지.”“아무튼 나는 강재혁 씨가 너를 배신했다고는 생각 안 해. 그러니까 괜히 이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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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2화

꼭 시간이 하루하루 지날수록 기약 없는 기다림에 애정과 사랑의 감정도 점점 깎여나가는 것 같았다.문채아는 주연우와 얼마간 더 얘기를 나누다 다친 허리가 욱신거리며 쑤셔올 때쯤에야 주연우와 인사한 후 방으로 돌아와 쉬었다.그런데 침대에 누운 지 5분도 안 돼 배웅을 나갔던 심영자가 다시 돌아와 그녀의 방문을 두드렸다.“사모님.”문채아는 주연우에게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바로 문을 열었다.“무슨 일이에요?”“박진성 회장님께서 찾아오셨습니다.”“네?”생각지도 못한 이름에 문채아는 허리가 아픈 것도 잠깐 잊어버렸다. 그야 박진성과는 이제 일말의 관계도 없는 남이었으니까.문영란이 있었을 때는 법적으로 새아버지라 그나마 가족으로 묶여있었지만 지금은 문영란이 죽어버려 더 이상 새아버지도 뭣도 아니었다.문채아에게 있어 박진성은 그저 문영란에게 청부업자를 보냈을지도 모르는 용의자 중 한 명이었다.‘갑자기 여기까지는 무슨 일이지?’문채아는 불편한 허리를 매만지며 입술을 살짝 깨물다 일단 심영자에게 문을 열어주라고 했다.심영자는 알겠다고 한 후 곧바로 현관문 쪽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박진성이 천천히 안쪽으로 들어왔다.마지막으로 그를 본 곳이 장례식장이라 문채아는 박진성이 그다지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다만 문영란의 시체를 보고 슬퍼하던 얼굴은 이제 완전히 사라지고 없었다. 꼭 애초에 슬퍼했던 적도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물론 문채아는 그때의 그 슬픔이 가짜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에 새삼 배신감이 든다든가 섭섭하다든가 하는 감정은 없었다.문채아는 거실 소파 쪽으로 다가오는 박진성을 보며 담담한 목소리로 물었다.“여기까지는 어쩐 일이세요? 혹시 엄마 장례식 일 때문에 오셨어요?”말은 이렇게 했지만 장례식은 이미 다 끝났기에 그녀가 특별히 뭘 더 해야 할 건 따로 없었다.있다고 해도 강재혁이 그녀 대신에 해줄 게 분명했다. 장례식을 무사히 마무리한 것도 다 강재혁이었으니까.박진성은 한숨을 한번 쉰 후 문채아를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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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3화

“...”문채아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문채아는 얼마 전에 이 얘기를 들었을 때의 강재혁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는 보지 못했지만 대충 어떤 얼굴이었을지 예상은 갔다.아마 지금의 자신과 크게 다를 것 없이 놀라움으로 사고회로가 다 정지됐을 게 분명했다.그야 박진성이 강재혁의 어머니가 사실은 자신과 연인 사이였다고 털어놨으니까.문채아는 바로 윗세대인 부모님들 사이에 정확히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는 모르고 있지만 강재혁과 강의준의 대화로 대충 이수연이 전 약혼자와 아주 좋은 관계였다는 건 알 수 있었다. 강의준은 그 일로 지금까지도 여전히 자신은 제삼자였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그런데 아버님이 그렇게도 방해물처럼 여겼던 인간이 박 회장이었다고...?’문채아는 이제야 박진성이 왜 십여 년을 자신과 선을 긋다가 강재혁과 결혼한 뒤에야 갑자기 딸로 대하며 뭐든 다 해주려고 했었는지 이해가 갔다.문영란은 박진성의 행동이 그간 그녀가 박씨 가문을 위해 최선을 다한 것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하는 듯했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라 강재혁 때문에 그렇게 행동한 거였다.문채아가 강재혁의 아내가 됐으니까. 만약 문채아가 박진성를 아버지로 대하고 실제로 그렇게 호칭했으면 남편인 강재혁도 그녀를 따라 박진성을 아버지라고 할 테니까.이수연의 아들에게서 아버지 소리를 들을 기회가 생겼는데 박진성으로서는 반갑지 않을 리가 없었다.문채아는 드디어 의문이 풀린 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런 느낌을 받은 것도 잠시, 그녀는 이내 더 많고 깊은 의문이 들었다.“그런데... 그 얘기를 왜 저한테 하시는 거예요? 재혁 씨한테만 하셔도 충분하잖아요.”“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었어. 그래서 네 앞에는 나타나지 않고 계속 강 대표와만 따로 만났지.”박진성이 말을 이었다.“그런데 상황이 조금 달라졌어. 불과 이틀 전에 강 대표가 나와 협력해서 재호 그룹을 완전히 먹어버리겠고 약속을 했는데 하필이면 이런 중요한 순간에 채아 네가 임신해 버린 거야.”“아, 오해하지는 마. 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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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4화

5분 후, 박진성이 한결 가벼운 발걸음으로 강재혁의 집에서 나왔다.그런데 나오자마자 도로 건너편에 있는 박도윤과 눈이 딱 마주쳐버렸다. 차 바로 옆에 가만히 서 있는 것을 보니 박진성이 나오길 계속 기다리고 있었던 듯했다.박도윤은 자기 쪽으로 걸어오는 박진성을 가만히 바라보다 그의 발걸음이 완전히 멈춘 뒤에야 입을 열었다.“이런 계획을 감추고 있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박도윤은 박진성의 아들이라 그 누구보다도 먼저 박진성의 이상함을 눈치채고 있었다.하지만 박진성에게 따로 들은 것이 없었기에 이제까지는 순순히 그의 말을 들으며 강지유와 공식적인 연인도 되고 재호 그룹과의 관계도 더 쌓아보려고 했다.그때는 단지 박진성이 야망이 큰 인간이라 해정 그룹을 계속 크게 키우다 언젠가 재호 그룹을 먹으려는 심산인 줄 알았다.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박진성은 야망 때문이 아니라 자살로 이 세상을 떠나버린 강재혁의 어머니 때문에 강씨 가문과 엮이려 했던 것이었다.“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왜 채아까지 아버지 계획에 끌어들여요?”박도윤의 눈이 무섭게 가라앉았다.“아버지가 채아를 만나러 온 걸 강재혁이 모를 것 같아요? 아마 지금쯤 그쪽으로 보고가 들어갔을걸요?”“나는 강 대표가 나를 이해할 거라고 믿는다.”박진성이 태연한 얼굴로 답했다. 그는 박도윤의 분노를 보고도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강 대표는 채아한테 아무것도 얘기하지 않는 것이, 채아한테는 다 숨기는 것이 좋다고 판단한 것 같지만 그러면 안 되지.”“나와 협력하겠다고 약속한 이상, 채아도 강 대표 와이프로서 모든 걸 다 알고 있어야 해. 그래야 강 대표도 채아한테 관심을 덜 쏟고 오로지 회사를 먹는 데만 집중할 수 있을 테니까.”“그나저나 도윤이 너는 대체 왜 화가 난 거니? 혹시 내가 채아를 자극한 것 때문에 가슴이라도 아파?”박진성은 박도윤의 아버지였기에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또 어떤 마음인지 눈에 훤했다. 박도윤은 문채아가 제일 약한 상태인 지금, 괜한 자극을 받은 게 싫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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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5화

강재혁은 완전히 패닉 상태였다.그러다 문채아가 손을 뿌리치고 한 걸음 한 걸음 뒤로 멀어졌을 때는 끝이 없는 절벽 아래로 떨어진 것처럼 몸이 덜덜 떨렸고 말이다.“채아야, 일부러 숨겼던 건 아니야. 그때는 아직 박 회장 얘기를 전부 다 믿을 수는 없어서... 그리고 뭐부터 얘기해야 할지를 몰라서... 그래서 얘기를 안 했던 것뿐이야.”“그 뒤에는 네가 전시회를 준비한다고 바빴고 또 나는 아버님 사건을 알아봐야 해서 바빴어. 그리고 최근에는 너희 어머니가 갑자기 타살로 돌아가셨고. 그래서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채아야, 나는 평생을 함께하자고 했던 약속도 기억하고 있고 너를 지켜주고 평생을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던 것도 기억하고 있어.”“그래서 솔직히 할 수만 있다면 혼자 처리하고 싶었어. 네가 나랑 같은 고민을 하면서 괴로워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았으니까. 게다가 지금 너는 임신도 했고 다치기도 했잖아. 나는 네가 잘못되는 거 싫어, 채아야.”강재혁은 박진성이 이렇게 갑자기 찾아올 줄은 몰랐다. 그가 곁에 없을 때를 이용해 집으로 찾아와 대뜸 모든 걸 다 얘기해 버릴 줄은 몰랐다.그래서 심영자의 보고를 받았을 때 처음으로 박진성을 죽여버리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다.하지만 지금은 문채아에게 버림받을까 봐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강재혁은 문채아가 원하지 않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러고는 비굴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애절하게 말했다.“채아야, 나는 너를 지켜주려고 그런 행동을 한 거야. 약속할게. 오늘 같은 일은 두 번 다시 없을 거야. 앞으로는 그 누구도 우리 사이에 끼어들지 못하게 할게. 믿어줘, 채아야.”문채아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강재혁 본인은 진심을 담아 얘기하면 상처받은 그녀의 마음이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그의 말은 그녀를 더 깊은 절망으로 밀어버린 꼴밖에 되지 않았다.아직도 오늘 같은 일은 두 번 다시 없을 거라는 말이나 하고 있었으니까. 아직도 그녀에게 뭔가를 숨길 생각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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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6화

통화버튼을 누르자 전화기 너머로 안강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사모님은 괜찮으신 거예요?”사실 강재혁은 심영자가 전화 걸기 전까지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다 박진성이 다녀간 후 문채아의 컨디션이 확 안 좋아졌다는 얘기를 듣고는 곧바로 회의실에서 나와 집으로 달려갔다.안강훈은 강재혁이 문채아를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지 잘 알고 있기에 마찬가지로 박진성에게 매우 화가 난 상태였다.“박 회장 그 인간은 약아 빠진 늙은이예요. 협력하겠다고 한 지 며칠이나 됐다고 바로 이렇게 사모님을 찾아가 이상한 소리나 하고. 이건 대표님의 각오를 시험하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에요!”“어떻게 사모님께서 임신 중인 걸 뻔히 알면서 그런 짓을 할 수가 있죠? 대표님, 박 회장 이 인간은 믿지 않는 게 좋겠어요. 이건 절대 대표님을 위한 행동이 아닙니다.”강재혁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최근 들어 강재혁이 하루에 처리해야 하는 일이 말도 안 될 정도로 많아졌다는 것을 말이다.납치범을 찾는 일부터 오씨 일가가 감추고 있는 진실을 찾는 것, 그리고 강씨 가문의 내부 일을 해결하는 것까지, 강재혁은 요즘 마치 큰 산을 업은 것처럼 어깨가 무거웠다.게다가 며칠 전부터는 강재혁이 어딘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챈 오혜정이 마치 거머리처럼 매일 밤 전화를 해대는 탓에 한층 더 피곤한 상태였다.오혜정은 병원에서 나오지 못하는 대신 매일 밤 갖은 수단을 써서 강재혁에게 전화와 메시지를 보내고는 강재혁에게서 답장이나 콜백이 온 뒤에야 다시 얌전히 굴었다.그리고 강재혁은 매일 밤, 흑막의 이름을 알아내기 위해 오혜정의 집착을 꾹 참으며 그녀가 원하는 대로 어울려주다가 문채아를 품에 안고서야 간신히 마음을 가라앉혔다.그런데 가뜩이나 일이 많은 이때, 박진성이 멋대로 문채아를 찾아가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았다.안강훈은 강재혁의 곁에서 그가 얼마나 바삐 돌아치는지, 그것 때문에 얼굴이 얼마나 많이 야위었는지, 다 지켜보고 있었기에 좀처럼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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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7화

눈 깜짝할 사이에 다음날이 찾아왔다.문채아는 푹 자고 일어나기는 했지만 여전히 기운도 안 나고 컨디션도 별로였다. 아무래도 어제 강재혁에게 큰 소리로 화도 내고 또 눈물샘이 다 마를 때까지 울어서 그런 듯했다.하지만 그렇게 화를 냈는데도 강재혁은 여전히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았다. 계속 사과는 했지만 큰 의미가 없는 사과였고 오혜정 얘기는 끝까지 함구했다.문채아는 어제 생각만 하면 아직도 심장에 아주 큰 돌멩이가 내리 앉은 것처럼 답답했다. 마음이 편해지기까지 정말 조금밖에 남지 않았는데 강재혁이 편해지지 못하게 계속해서 막는 기분이었다.문채아는 침대에 몇 분간 누워있다가 정신을 차릴 겸 몸을 일으키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다크서클은 없어졌지만 안색은 여전히 창백했다. 심지어 밥을 먹다가 몇 번이나 헛구역질하기도 했다.물론 이건 임신의 대표증상인 입덧일 수도 있었다.문채아가 시원한 물로 속을 달래고 있던 그때, 강재혁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강재혁은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다정한 목소리로 이런 말을 했다.“채아야, 저녁에 레스토랑 가서 식사하지 않을래? 따로 준비할 필요 없어. 퇴근하고 나서 너 데리러 갈게.”“...”문채아는 물컵을 내려놓은 후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다가 한참 뒤에야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생각 없어요. 외식하고 싶으면 재혁 씨 혼자 하고 와요.”“채아야, 꼭 너랑 같이 가야만 해.”강재혁이 난감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중요하게 할 얘기가 있어서 그래. 사실 나, 어제 네가 했던 말 무슨 뜻인지 다 알고 있어.”문채아가 주먹을 꽉 말아쥐었다.‘당신이 정말 내 말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어제 나한테 의미도 없는 사과를 몇 번이고 하지 않았겠지.’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가 다시 내려갔다.“...알겠어요.”그래도 아직은 강재혁이라는 남자가 좋았기에 문채아는 결국 알겠다고 했다.통화를 마친 후, 문채아는 2시간 정도 멍한 얼굴로 가만히 있다가 3시가 거의 됐을 때쯤 욕실로 들어가 깨끗하게 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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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8화

그래서 다짜고짜 강재혁과 아주 친한 사이라고 어필하는 게 분명했다.문채아는 몇 초간 침묵하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오혜정 씨가 재혁 씨 목숨을 구해준 은인이자 재혁 씨 소꿉친구라는 말이 하고 싶은 거예요?”이번에는 오혜정 쪽이 조용해졌다.“...뭐야, 다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때 병원에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이었잖아요. 나랑 우리 부모님을 보고 돈이나 뜯어내는 사람이라고...”문채아는 오혜정의 말을 자르고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죠. 고작 그딴 것 때문에 전화한 거라면 끊어요. 어차피 그쪽이 얘기 안 해줘도 다 알고 있으니까. 그럼.”“잠깐! 끊지 마! 아직 할 얘기 남았으니까!”오혜정이 큰 소리로 외치며 문채아의 행동을 제지했다.“나랑 오빠가 어떤 사이인지 다 안다고 했죠? 그럼 더 많은 사람에게 우리 사이를 알려도 상관없겠네요?”“...무슨 뜻이에요?”문채아가 미간을 찌푸렸다. 어쩐지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오혜정은 문채아의 목소리가 확 가라앉자 그제야 만족한 듯 환하게 웃었다.“무슨 뜻이냐고요? 그렇게 궁금하면 문채아 씨가 직접 확인해 봐요. 지금쯤 문채아 씨 계정이 아주 뜨겁게 달아올라 있을 테니까.”문채아는 자신이 바로 조각가 M이었다는 걸 공개한 후 팬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새 계정을 하나 만들었다.계정을 개설하자마자 팬들은 이때다 싶어 그녀에게 갖은 찬사와 지지를 보냈다. 물론 악플을 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정말 극소수로 일부러 찾지 않는 이상 안 좋은 얘기는 보이지도 않았다.그래서 문채아는 지금 매우 불안하고 또 초조했다. 미친 듯이 뛰는 심장을 부여잡고 SNS로 들어가자 기사가 한꺼번에 밀물처럼 밀려들었다.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단연 문채아라는 이름이었다. 그리고 그다음으로 강재혁과 오혜정, 그리고 박도윤과 강지유가 있었다.갑자기 이렇게 된 이유는 지금으로부터 30분 전, 오혜정이 직접 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렸기 때문이었다.영상 속의 그녀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자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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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9화

오혜정은 눈물을 닦아낸 후 카메라를 바라보며 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여러분, 문채아 씨가 박도윤 대표와 강지유 씨 사이에 끼어들었다는 말, 사실이에요.”“문채아 씨는 반반한 얼굴 하나 믿고 몇 번이나 박도윤 대표의 침대로 기어들어 가 가문의 안주인이 되려고 했어요. 그런데 강지유 씨가 흔들리지 않고 딱 버티면서 오히려 모든 걸 다 폭로해 버리니까 갑자기 두려워져 사람들의 비난에서 벗어나고자 재혁 오빠를 찾아간 거예요. 그러고는 오빠가 졌던 빚을 들먹이면서 결혼하는 거로 은혜를 갚으라고 협박했어요. 그렇게 강지유 씨와 박도윤 대표는 어쩔 수 없이 칼자루가 된 재혁 오빠 때문에 한순간에 민폐 커플로 찍혀버렸어요.”“물론 이해가 잘 안되실 거예요. 고작 빚 하나 갚으려고 결혼까지 한 게. 하지만 재혁 오빠는 원래 그런 사람이에요. 은혜를 입으면 어떻게 해서든지 꼭 갚고 복수도 반드시 해내는 그런 사람이에요. 그래서 문채아 씨와 원치 않는 결혼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문채아 씨와 사이좋은 부부인 척 매번 기사에 실렸던 것도 다 문채아 씨가 강하게 요구해서였어요. 오빠한테 사이좋은 부부처럼 보여야 한다면서, 그래야 자기 체면이 산다면서, 남편이면 남편답게 끝까지 남편 역할을 잘하라고 했어요!”오혜정은 한이 가득 맺힌 여자처럼 얄팍한 주먹으로 자신의 가슴을 퍽퍽 때렸다.“여러분, 저는 오빠가 그런 악독한 여자한테 휘둘리는 걸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요. 나를 누구보다 아껴줬던 오빠를 그런 여자한테 내어줄 수 없어요.”“물론 저도 알아요. 이 영상이 공개되면 저는 문채아 씨의 팬들한테 무자비한 악플 세례를 받게 되겠죠. 하지만 상관없어요. 저는 그들보다 오빠를 구해내는 게 먼저인 사람이니까요. 저는 재혁 오빠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것도 감당할 수 있어요!”“그러니 제발 저에게 힘 좀 주세요. 재혁 오빠가 한시라도 빨리 그 악독한 여자와 이혼할 수 있게, 하루라도 빨리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 곁으로 돌아올 수 있게, 여러분들이 좀 도와주세요. 이렇게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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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0화

[저는 오혜정 씨 말을 믿어요. 말이 되는 소리잖아요. 문채아는 그때 박도윤 대표를 꼬셨다는 거로 기사도 나고 욕까지 먹게 되니까 겁이 났던 거예요. 그래서 자신에게 빚을 갚아야 하는 강재혁 대표를 이용한 거죠.][그나저나 오혜정 씨 정말 불쌍하네요. 사랑하는 남자를 지켜주려고 나섰다가 식물인간이 됐는데 깨어나고 보니까 웬 여우 같은 여자한테 빼앗긴 거잖아요. 만약 저였으면 멘탈 나갔어요.][그러니까요. 저였으면 하늘이 다 무너진 것처럼 울다가 옥상에서 뛰어내렸을 거예요!]물론 옹호하는 댓글만 있는 건 아니었다.오혜정을 동정하는 여론이 거세지자 문채아의 팬들이 몰려와 영상은 오혜정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그 어떤 증거도 없다면서 선동되지 말라고 강력하게 말했다.더욱이 문채아는 오로지 작품만으로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던 사람이기에 절대 오혜정이 얘기한 것처럼 악독한 여자는 아닐 거라고 했다.하지만 마치 누군가가 뒤에서 도와주기라고 하듯 여론은 금방 또 오혜정의 편이 되어 문채아를 공격했다.문채아가 그렇게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었다. 말 그대로 인터넷은 지금 과열된 상태였다.문채아는 그 광경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온몸이 다 차갑게 굳어버린 사람처럼 미동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오혜정은 그녀와 달리 잔뜩 신이 나서는 아직 끊어지지 않은 전화기에 대고 아주 통쾌하게 조롱을 해댔다.“상황이 이렇게 흘러갈 줄은 몰랐죠? 내가 우리 사이의 일을 얘기한 것뿐만이 아니라 박도윤과 강지유 일까지 들먹일 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 못 했죠? 뭐, 나라도 그랬을 거예요.”“거기 댓글 보여요? 문채아 씨를 옹호하는 사람은 문채아 씨 팬들밖에 없어요. 나머지 네티즌들은 다 내 편이라고요.”“아무 얘기도 안 하는 것 보니까 정말 놀랐나 보네요? 전화 끊고 나면 하고 싶은 얘기 많을 것 같은데, 나랑 단둘이서 얘기 좀 할래요? 나는 문채아 씨가 문제를 회피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오혜정은 의미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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