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만 해도 강지유는 ‘커리어 우먼’이라는 화려한 포장으로 문채아를 밟아 내렸지만, 하루 만에 그 포장은 산산이 무너졌다.온라인 여론은 급격히 뒤집혔다.여전히 문채아를 불륜녀라 욕하는 목소리는 뜨거웠지만, 이제는 누구도 강지유가 능력 있는 여자라고 말하지 않았다. 강지유를 두둔하는 댓글이 달리면 곧바로 ‘제정신이냐’는 비아냥이 따라붙었다.[문채아도 밉지만, 이렇게 보니 강지유도 절대 좋은 인간은 아니네.][맞아, 나도 늘 하고 싶었던 말이야. SNS에서 밑바닥부터 올라온 재벌가 딸인 척했던 건 다 설정이었어? 능력자인 줄 알았더니 결국 공금 횡령범이었네?][‘능력자’라고 떠들던 팬들, 지금 어디 계세요? 좀 나와보시죠.][강지유, 사업가 코스프레는 이제 끝났네. 차라리 옥살이 브이로그나 찍어보지 그러냐. 강의준 회장이 나서지 않으면 10년은 감옥에서 썩겠는걸?][문채아는 불륜녀, 강지유는 횡령범, 박도윤 대표는 왜 이런 여자들하고만 얽히는 거지?][공금 횡령범 딸 옆에서 엄마는 연기 차력쇼, 이게 바로 강씨 가문 클래스지!]댓글 창은 조롱과 분노로 끓어올랐다.문채아는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강재혁이 쥐고 있던 강지유의 약점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바로 공금 횡령이었다.‘그러니 강지유가 그토록 불안해했겠지.’그때 ‘띵동...’하고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문채아는 주연우와의 전화를 끊고 급히 현관으로 달려갔다.문을 열자마자 짙은 술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그리고 문 앞에는 조금 전까지 머릿속에 떠올랐던 강재혁이 서 있었다.“재혁 씨?”강재혁은 여느 때처럼 맞춤 수트를 입고 있었지만, 차갑게 다가서기 어려운 포스는 한결 누그러들어 있었다. 매서운 눈매는 여전했지만, 그의 표정은 어딘가 부드러워 보였다.“술 드신 거예요?”문채아가 조심스레 물었다.“응... 고객 대응으로 간단히 마셨어.”강재혁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그리고 잠시 시선을 떨구며 말을 이었다.“줄 게 있어서 왔어. 잠깐 들어가도 돼?”문채아는 순간 망설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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