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아는 비몽사몽간에 휴대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는데 시각은 새벽 4시였다.변하늘은 이 시간에 그녀에게 전화하는 일이 거의 없었기에 무슨 급한 일이 있는 건가 하고 걱정하며 전화받았다.전화가 연결되자마자 변하늘의 허약하고 흐느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신지아 씨, 어떡해요? 제가 어떻게 해야 해요?”신지아는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직감하고 잠에서 단번에 깨어났다.“무슨 일이에요?”그녀가 물었다.“저...”변하늘은 말을 멈췄다.“저도 모르겠어요. 온몸이 너무 뜨겁고, 괴롭고, 관계를 너무 하고 싶어요...”그녀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머릿속에 남아 있는 이성과 수치심 때문에 다음 말을 도저히 꺼낼 수 없었다.신지아는 이 불분명한 말을 듣고 처음에는 어리둥절했다.하지만 변하늘이 필사적으로 참는 듯한 가벼운 신음 소리를 내자 뒤늦게 깨달았다.얼마 전 약에 취했을 때도 비슷한 증상이 있었던 것 같았다.‘누군가가 변하늘 씨에게 약을 먹인 걸까?’하지만 그 생각이 떠오르자마자 신지아는 스스로 부인했다.‘그럴 리 없어.’변하늘은 변씨 가문의 귀한 외동딸이고 고미애 등 가족이 철저히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도 목숨을 걸고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었다.신지아는 구체적인 상황은 알 수 없었지만 긴급하다는 사실만은 분명히 느꼈다.그녀는 일어나려다가 무언가를 떠올리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변하늘 씨, 저를 싫어하시잖아요? 나은 언니에게 연락해 보세요.”예전에 변하늘은 그녀를 속이는 장난을 친 적이 있었다. 그녀가 급히 달려가자 변하늘은 친구들 앞에서 자신이 시키는 대로 다 한다며 비웃었던 기억이 났다.신지아는 이것이 또다시 변하늘이 그녀를 괴롭히는 장난은 아닐지 의심했다.하지만 변하늘은 더욱 슬프게 울었다. 너무 오래 울어서 목소리가 약간 쉬어 있었다.“나은 언니 전화는 아무리 해도 연결이 안 돼요.”신지아는 원래 고미애와 변승주에게 말할 생각도 했다. 하지만 이런 일은 도저히 입 밖에 낼 수 없었다.오랜 고민 끝에 변하늘은 용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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