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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첫사랑만 구한 남자: Chapter 131 - Chapter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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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화

신지아는 롤러코스터에서 내리자 온몸이 땀에 흠뻑 젖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이렇게 마음 놓고 신나게 놀아본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변도영은 차에서 막 가져온 생수병의 뚜껑을 열어 그녀에게 건네며 물었다.“다음에는 뭐 놀 거야?”“귀신의 집 가요. 여기 귀신의 집이 정말 재미있다던데요. 예전에 줄이 너무 길어서 못 들어갔거든요.”신지아가 말했다.그 말을 들은 변도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너는 여자애가 왜 이렇게 자극적인 걸 좋아해?”“그게 성별이랑 무슨 상관이에요?”신지아는 그렇게 말하며 물을 몇 모금 마셔 목을 축였다.그녀는 변도영의 손에 들린 물병 뚜껑을 보고 잠시 들어달라고 하려다 말을 꺼내기도 전에 그가 자연스럽게 물을 받아 들어 올려 몇 모금 마셨다.그건 완전히 무의식적인 행동이었다. 변도영은 별생각 없이 물을 삼키다가 신지아의 약간 놀란 눈빛을 보고서야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깨달았다.“우린 부부잖아. 뭘 그렇게 놀라고 그래.”그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신지아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평범한 부부라면 놀랄 일도 아니었겠지만 변도영은 결벽증이 심해 평소 그녀가 쓰던 물건은 절대 손대지 않았다.결혼 초기에 신지아는 변도영과의 관계를 조금이라도 개선해 보려는 마음으로 일부러 그가 쓰던 컵으로 물을 마신 적이 있었다.그때 그는 망설임도 없이 컵을 쓰레기통에 던져 넣고 거의 모욕하듯 말했다.“더러워. 역겨워.”그녀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고 그 사건 이후 변도영의 한계를 분명히 알게 되었다.그리하여 친밀한 관계가 아니면 그의 물건을 절대 건드리지 않으려 스스로를 단속했다. 변도영 또한 평소에 그녀의 물건을 건드리지 않았다.그래서 지난 5년 동안 두 사람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비교적 평온하게 지내왔다.하지만 오늘의 물병 사건으로 신지아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감했다. 어쩌면 오늘 밤의 변도영 자체가 평소와 다르다고 생각했다.오늘처럼 특별한 날이면 늘 이나은과 함께였을 텐데 그가 왜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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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하지만 변도영이 그렇게 말하는 바람에 신지아와 이나은은 더 이상 그녀를 없는 사람 취급할 수 없었다.이나은은 목소리를 낮춰 변하늘에게 물었다.“신지아 씨가 왜 여기 있어? 하늘아, 네가 잘못 안 거 아니야?”이나은은 목소리를 낮췄지만 신지아에게도 충분히 들렸다.신지아는 그녀가 일부러 그러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변하늘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반박했다.“그럴 리가 있겠어요? 제가 오빠 마음을 얼마나 잘 아는데요. 나은 언니는 오빠랑 데이트에 집중하세요. 나머지는 저한테 맡기세요.”그러면서 변하늘은 이나은을 억지로 변도영 옆으로 밀어 넣었다.“오빠도 나은 언니랑 즐거운 밸런타인데이 보내. 내가 데리고 돌아갈게.”그는 신지아의 팔을 잡아끌며 빠른 걸음으로 놀이공원 출구 쪽으로 향했다.신지아는 그가 변하늘을 막으려는 기색이 없다는 것을 보고 안심했다.그는 언제나 그녀와 이나은 사이에서 이나은을 선택했기 때문에 신지아에게는 익숙한 일이었다.변도영과 이나은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변하늘은 걸음을 멈추고 신지아를 혐오스럽다는 듯 놓아주며 말했다.“여기에 왜 왔어요? 신지아 씨, 아까 오빠랑 나은 언니의 좋은 시간을 망칠 뻔한 거 알아요?”변하늘은 신지아가 또 무슨 수작을 부려 몰래 왔을 거라 짐작했지만 어쨌든 오빠가 먼저 데리고 왔을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신지아는 그녀의 눈에 담긴 의심을 보고 담담히 말했다.“변하늘 씨의 오빠가 먼저 데리고 왔어요.”“말도 안 돼요.”변하늘은 예쁜 눈썹을 잔뜩 찌푸렸지만 신지아의 얼굴이 솔직하고 거짓말하는 기색이 없자 어쩔 수 없이 흔들렸다.‘정말로 오빠가 먼저 데리고 왔다고...?’잠시 생각한 후 변하늘은 말했다.“그건 나은 언니의 안전이 걱정돼서 시설에 문제가 생길까 봐 먼저 데리고 와서 시험 삼아 타보게 한 거겠죠. 착각하지 마요.”그녀의 설명을 들은 신지아는 자조적인 웃음을 지었다.‘어쩌면 변하늘의 억측일 뿐일지도 몰라. 아니면 이것은 변도영의 진심일지도 있어.’하지만 변하늘은 변도영의 친동생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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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화

하지만 변도영과 이나은은 오래 머물지 않고 곧 돌아갈 준비를 했다.변하늘이 의아한 눈빛으로 무슨 일인지 물었지만 변도영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이나은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하루 종일 놀았더니 너무 피곤해. 일찍 돌아가서 쉬는 게 좋겠어.”변하늘은 두 사람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바로 눈치챘다.지금 물어봐도 소용없을 거로 생각한 그녀는 변도영이 차에 탄 뒤에야 몰래 이나은에게 다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나은 언니 혹시 신지아 씨 때문이에요?”이나은은 운전석에 앉은 변도영을 힐끗 바라보다가 씁쓸하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역시! 분명히 그 여자가 언니 기분을 망친 거죠.”변하늘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이를 악물었다.“됐어, 하늘아. 어쨌든 지금은 아직 도영 씨의 아내잖아.”이나은은 조용히 달래듯 말했다.사실, 그녀가 말하지 않은 것은 따로 있었다.조금 전 변도영이 오늘 밤의 놀이공원이 사실 신지아를 위해 준비된 자리였다고 털어놓았다.그 사실이 아무 의미도 없다는 걸 알면서도 이나은은 마음이 씁쓸했다.예전의 변도영이라면 그녀 앞에서 신지아를 감싸는 일은 결코 없었을 것이다.한편 신지아가 임대주택으로 돌아왔을 때 고우빈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그녀가 도착하자 그는 서둘러 다가왔다.“오늘 네가 말한 인지 파티셔닝 문제 해결 방법을 생각해 냈어.”신지아는 놀라지 않았다.예전에도 늘 그랬듯이 그녀가 아이디어를 내고 기술을 발전시키면 부족한 부분은 언제나 고우빈이 채워주곤 했다.다만 이번엔 자신이 반달 넘게 붙잡고 있던 문제를 그가 이렇게 단시간에 풀어낼 줄은 몰랐다.고우빈은 노트북을 꺼내 새로 만든 알고리즘을 실행했고 그는 결과의 정확성을 확인하기 위해 세 번이나 검산했다.마지막 결과까지 완벽히 일치하자 신지아는 온몸의 피가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다.“정말 잘됐어요. 성공했어요. 그 파일 저한테 보내주세요. 지금 바로 정리해야겠어요.”신지아는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그녀는 몸을 돌려 집으로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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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정말로 두 사람이 이혼하게 만들려면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이나은은 약봉지를 꺼내 손에 들고 있던 다른 잔에 넣었다.이 약은 이나은이 따로 사람을 시켜 구한 것이었고 변도영이 오늘 밤 마시면 그녀와 잠자리를 갖게 되어 아이 문제는 순조롭게 진행될 터였다.오늘 밤 벌어질 일을 생각하자 이나은은 얼굴이 살짝 붉어지고 호흡도 가빠졌다.“나은 언니, 뭐 하고 있어요?”깊은 생각에 잠겨 있던 그때 갑자기 변하늘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이나은은 변하늘이 갑자기 자신 곁에 나타날 줄 몰랐고 그녀는 재빨리 약봉지 포장지를 손에 숨기며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어떻게 들어왔어?”변하늘은 그녀의 격렬한 반응을 보고 자신이 갑자기 나타나 놀라게 한 줄 알았다.이나은은 별생각 없이 해명했다.“문이 안 닫혀 있어서 들어왔어요.”“다음부터는 들어오기 전에 노크하는 거 잊지 마.”“네.”변하늘은 순순히 대답했다.그녀는 평소에는 예의 바르지만 아주 친한 사람에게만 형식적인 절차를 생략하곤 했다.예전 별장에서 신지아에게 과일을 깎아달라고 시키거나 방문을 불쑥 열고 들어가는 일이 습관이 되었다.신지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변하늘은 이나은이 신경 쓰지 않을 거로 생각했지만 실제로 그녀가 그렇게 말할 줄은 몰랐다.하지만 곧 아마도 이나은이 자신에게 놀라서 그런 반응을 보였을 거라고 스스로를 설득했다.“나은 언니, 혼자서 술 마시고 있는 거예요?”변하늘은 앞에 놓인 두 개의 술잔을 바라보며 말했다.“제가 같이 마셔 드릴게요.”“됐어.”이나은은 황급히 거절했다.“나은 언니, 저한테는 사양하지 마세요. 저는 오늘 저녁에 부모님 댁으로 돌아갈 거예요. 며칠 동안 언니가 저를 이렇게 잘 챙겨주셨으니까 언니랑 술 한 잔으로 감사 인사를 대신할게요.”변하늘이 다른 잔을 들자 이나은은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변하늘은 망설임 없이 술을 한 모금 마시며 맛을 보았다.“술 괜찮네요.”그녀는 술잔을 들고 다시 술을 따르려 했지만 이나은은 이미 일어섰다.“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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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신지아는 비몽사몽간에 휴대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는데 시각은 새벽 4시였다.변하늘은 이 시간에 그녀에게 전화하는 일이 거의 없었기에 무슨 급한 일이 있는 건가 하고 걱정하며 전화받았다.전화가 연결되자마자 변하늘의 허약하고 흐느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신지아 씨, 어떡해요? 제가 어떻게 해야 해요?”신지아는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직감하고 잠에서 단번에 깨어났다.“무슨 일이에요?”그녀가 물었다.“저...”변하늘은 말을 멈췄다.“저도 모르겠어요. 온몸이 너무 뜨겁고, 괴롭고, 관계를 너무 하고 싶어요...”그녀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머릿속에 남아 있는 이성과 수치심 때문에 다음 말을 도저히 꺼낼 수 없었다.신지아는 이 불분명한 말을 듣고 처음에는 어리둥절했다.하지만 변하늘이 필사적으로 참는 듯한 가벼운 신음 소리를 내자 뒤늦게 깨달았다.얼마 전 약에 취했을 때도 비슷한 증상이 있었던 것 같았다.‘누군가가 변하늘 씨에게 약을 먹인 걸까?’하지만 그 생각이 떠오르자마자 신지아는 스스로 부인했다.‘그럴 리 없어.’변하늘은 변씨 가문의 귀한 외동딸이고 고미애 등 가족이 철저히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도 목숨을 걸고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었다.신지아는 구체적인 상황은 알 수 없었지만 긴급하다는 사실만은 분명히 느꼈다.그녀는 일어나려다가 무언가를 떠올리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변하늘 씨, 저를 싫어하시잖아요? 나은 언니에게 연락해 보세요.”예전에 변하늘은 그녀를 속이는 장난을 친 적이 있었다. 그녀가 급히 달려가자 변하늘은 친구들 앞에서 자신이 시키는 대로 다 한다며 비웃었던 기억이 났다.신지아는 이것이 또다시 변하늘이 그녀를 괴롭히는 장난은 아닐지 의심했다.하지만 변하늘은 더욱 슬프게 울었다. 너무 오래 울어서 목소리가 약간 쉬어 있었다.“나은 언니 전화는 아무리 해도 연결이 안 돼요.”신지아는 원래 고미애와 변승주에게 말할 생각도 했다. 하지만 이런 일은 도저히 입 밖에 낼 수 없었다.오랜 고민 끝에 변하늘은 용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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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검사 결과 의사는 변하늘에게 약간의 열이 있음을 확인하고 병실을 잡아 링거를 맞도록 조치했다.한바탕 소동이 끝나자 날이 밝아져 있었다.신지아도 약간 피곤했지만 힘을 내어 병원 아래층에서 아침밥을 사 와 변하늘의 병실로 가져갔다.“이미 변하늘 씨 어머니께 연락드렸어요. 하늘 씨가 깨어나면 곧 데리러 오실 거예요.”신지아가 말했다.“변하늘 씨가 약을 먹었다는 건 말씀드리지 않았어요. 그건 변하늘 씨가 직접 결정할 일이니까요. 별일 없으면 저는 먼저 돌아갈게요.”“잠깐만요.”변하늘이 입을 열었다.신지아는 무언가 더 할 말이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 조심스레 뒤돌아봤다.밤을 새운 탓에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고 그 차가운 표정에 변하늘은 한동안 시선을 떼지 못했다.신지아는 예전에는 늘 그녀 앞에서 온화하게 웃곤 했다. 그런 신지아의 얼굴에서 짜증스러움을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이번 일로 크게 위축된 데다 신지아에게까지 겁을 먹은 변하늘은 한층 더 기세가 꺾여 있었다.한동안은 협박조차 감히 하지 못하고 입술을 삐죽 내밀며 억울한 듯 말했다.“조금만 더 같이 있어 줘요. 무서워요...”신지아가 거절할까 두려웠던 걸까. 변하늘은 그녀의 팔을 살짝 잡아당기며 말했다.“언니.”이런 언니라는 한정된 호칭은 변하늘이 도움이 필요할 때만 쓰는 말이었다.신지아는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그녀 옆에 앉았다.변하늘은 오늘 자신에게 약을 가져다준 사람이 누구인지 묻고 싶었다. 정신이 몽롱했던 그때 잠깐 고우빈의 얼굴이 스친 것 같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생각할수록 머릿속은 온통 고우빈으로 가득 차 버렸고 그녀는 자신이 잠시 홀렸다고 여겼다.변하늘은 신지아와 고우빈이 아는 사이는 결코 아니라고 생각했다.결국 변하늘은 하려던 말을 삼키고 대신 조심스레 물었다.“제가... 왜 이렇게 된 걸까요?”변하늘은 이런 일에 대해 잘 몰랐고 아직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신지아도 이런 상황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아니었지만 예전에 겪었던 경험이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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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고미애가 병원에 도착하자 변하늘은 그녀를 보자마자 억울함에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감정이 진정된 후 고미애의 끈질긴 추궁에 변하늘은 약을 먹은 사실을 털어놓았지만 약효가 발현되는 과정은 생략했다.고미애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미간을 찌푸렸다.신지아가 친구를 불러 해독제를 구해왔다는 말을 듣자 그녀는 변하늘의 말을 가로막았다.“그 친구는 남자야? 여자야?”“남자요.”고미애는 미간을 찌푸리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네가 약에 취했는데 마침 그쪽에 해독제가 있다니... 이게 어떻게 이런 우연이 겹칠 수 있는 거지?”고미애의 말을 듣고 변하늘은 머리가 멍해졌다. 지금까지는 신지아의 행동을 의심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하지만 자세히 생각해 보니 이번 사건에서 가장 이상한 점은 약에 취한 뒤 신지아가 단시간에 해독제를 구할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미리 계획하지 않았다면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었다.신지아가 오늘 일에 앙심을 품고 일부러 복수하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여기까지 생각하자 변하늘은 화가 치밀어 몰래 욕설을 내뱉었고 아까 자신이 그녀를 ‘언니’라고 부른 것이 후회스러웠다.분노가 점점 커지자 그녀는 자신의 추측을 고미애에게 털어놓았다.“엄마, 신지아 씨가 그랬을 가능성이 커요.”고미애도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이는 신지아에게 행동할 수 없었다.그녀는 변하늘에게 신지아가 언제 손을 썼는지 아느냐고 물었다.변하늘은 말문이 막혔다. 자신도 신지아가 어떻게 했는지 언제 자신에게 해를 가했는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하지만 고미애는 단호하게 말했다.“중요하지 않아요. 지금 의심스러운 점도 있고 동기도 있으니 신지아 씨를 데려와서 다그쳐요. 분명히 신지아 씨가 한 짓일 거예요.”변하늘은 확신에 차서 고개를 끄덕였다.다른 사람이었다면 변하늘이 말하지 않아도 고미애는 망설임 없이 행동했을 것이다.하지만 이번 일은 복잡했다. 신지아가 한 일이라는 증거도 없었고 신지아가 그렇게 대담할 것 같지도 않았다.만약 신지아를 다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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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면접은 직속 상관을 통해야 한다는 회사 규정이 있었지만 팀장은 서인호와 신지아의 관계를 잘 알고 있었다. 겉으로는 신지아가 기술 주임이지만 사실 그녀는 서인호와 내기를 한 상태였고 어쩌면 한 달 후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회사를 떠나야 할지도 몰랐다.잠시 생각한 뒤 그는 이력서를 서인호에게 건네며 말했다.“면접자들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서인호는 콧웃음을 흘리며 이력서를 들고 면접 사무실로 들어갔다.인사팀 팀장은 서인호의 거만한 뒷모습을 보며 불쾌했지만 어쩔 수 없이 참았다.어쨌든 서인호는 UME에서 오랜 경력을 쌓았고 기술력도 뛰어났다.고우빈조차 어쩌지 못할 사람이었다.십여 분 후 서인호는 면접실에서 나와 아까 받은 십여 장의 이력서 중 한 장을 골라 인사팀 팀장 앞에 놓았다.“이 사람이 괜찮으니 채용하세요.”인사팀 팀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력서에 적힌 이름을 확인했다.“신하나.”UME 입사 통지를 받은 신하나는 기뻐서 휴대폰을 끌어안고 뽀뽀를 했다. UME에 들어간다는 것은 앞으로 고우빈과 접촉할 기회가 더 많아진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반면 임문영은 침착한 표정이었다.“우리 하나는 명문대 출신이고 학교 다닐 때도 늘 상위권이었으니 기술 보조 자리를 차지하는 건 재능 낭비야.”현재 UME는 어쩔 수 없이 기초직만 채용하고 있었고 신하나가 빨리 고우빈과 엮이게 하려는 것이 아니었다면 딸이 이런 수고를 하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신하나는 기쁜 마음으로 웃으며 임문영 옆에 앉았다.“엄마, UME 기술부에 들어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몰라서 그래요. 이번 면접에서 이기려고 얼마나 애썼는지.”임문영은 애정을 담아 딸의 코를 살짝 꼬집었다.“하지만 하나야 UME에 가는 최종 목표는 고우빈을 꼬시는 것이라는 걸 명심해야 해. 일은 중요하지 않아. 몸 상하지 않도록 조심하고.”신하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엄마. 알고 있어요.”곧 고우빈을 꼬실 수 있다는 생각에 신하나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다음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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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신지아는 신하나가 왜 여기에 있는지 의아해하며 곰곰이 생각하다 인사팀 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인사팀 팀장은 이전에 서인호가 면접을 보고 신하나를 뽑았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신지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엄숙하게 말했다.“UME에 입사할 사람은 직속 상사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니죠?”인사팀 팀장은 신지아가 약간 화가 났다는 것을 감지하고 웃으며 해명했다.“하지만 당시 서 상무님께서 강하게 주장하셨고 팀장님도 자리에 없어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신하나 씨가 꽤 유능하니 먼저 인턴으로 채용해서 관찰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신지아는 신하나가 학교에서 성적이 우수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더 잘 알고 있는 사실은 신영호와 임문영의 애정을 받는 신하나가 졸업 후 바로 신씨 가문의 회사에 들어갈 것이라는 점이었다.그녀는 신하나가 갑자기 여기에 나타난 이유를 알 수 없었다.신하나를 내쫓을 수도 있었지만 신하나는 서인호가 뽑은 사람이었다. 그렇게 하면 자연스레 서인호와 대립하는 것이고 중요한 시기에 내부 갈등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곰곰이 생각한 끝에 신지아는 어쩔 수 없이 타협했다.“이번 한 번만 봐주겠지만 다음번에 또 규정을 어기는 일이 있으면 사직서를 제출해도 좋습니다.”엄숙하게 말한 후 신지아는 전화를 끊었다.인사팀 팀장은 알겠다고 대답했지만 전화가 끊기자마자 휴대폰을 바라보며 신지아의 말을 흉내 내며 중얼거렸다.“나를 겁줘? 나중에 쫓겨날 사람이 누군지 모르는 건데...”그는 콧방귀를 뀌며 시간을 확인했다. 신지아와 서인호가 약속한 시간까지 일주일 남짓 남았다. 신지아가 해내지 못하면 그녀는 짐을 싸서 나가야 했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인사팀 팀장은 신지아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다음번에도 그는 여전히 서인호의 말을 따를 것이다.식당 안에서 김주리와 신하나는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처음에는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지만 김주리가 신지아와 고우빈의 일에 대해 이야기하자 신하나는 분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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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신 팀장님, 신제품의 의미는 아시죠? 매개변수 몇 개만 바꿔서 신제품이라고 하지 마세요. 그건 팀장님의 시간을 낭비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제 시간도 낭비하는 겁니다.”겨우 20일 만에 심지아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신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는 믿기 어려웠다.심지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직접 한번 봐주세요.”서인호는 그제야 계획서를 받아 들었다.처음에는 그녀가 여전히 회사 내부의 기술과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속으로 무시했다. 사용 방식은 평범했고 특별히 잘못된 점도 없었다.하지만 계획서를 자세히 살펴볼수록 서인호는 점점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감지했다.그는 몸을 바로 세우고 표정도 약간 심각해졌다.“이 계획안은 팀장님이 직접 만든 거예요?”“고 대표님도 약간 도움을 주셨습니다.”심지아는 사실대로 말했다.늘 그랬듯 이번에도 알고리즘 부문에서 부족한 부분은 고우빈의 도움으로 보완되었다.심지아가 그렇게 말하자 서인호는 기대감을 접었다.‘그럼 그렇지.’게다가 그녀는 아마 이것뿐만 아니라 다른 부분에도 고우빈의 참여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우빈은 이 방면에서 천재였다.그가 심지아를 붙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 같았다.단지 서인호는 며칠 전부터 회사 내부에 퍼진 심지아에 대한 스캔들을 떠올리며 비웃었다.서인호는 그녀가 아마 고우빈을 짝사랑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같이 실물을 보러 가죠.”서인호가 일어나면서 말했다....부성 그룹.“당신들은 정말 쓸모없군요. 벌써 보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확실한 계획을 세우지 못하다니 내가 당신들을 불러온 건 단지 밥만 축내라고 부른 게 아닙니다.”이나은은 예쁜 손가락으로 책상을 세게 내리쳤다.프로젝트 담당자는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저희도 어쩔 수 없습니다...”이나은은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보름이나 시간을 줬는데 이제 와서 어렵다고 하는 겁니까? 처음 들어올 때 뭐라고 했나요? 왜 다른 회사는 잘하는데 당신들은 못하는 거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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