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E의 신제품 발표회는 오전에 열렸다.신지아가 호텔에 도착했을 땐 5성급 대형 홀 안은 인파로 가득했다.카메라를 들고 분주히 움직이는 기자들, 서로의 목소리를 넘어서며 웅성거리는 사람들, 모두가 오늘의 발표회를 화제 삼고 있었다.그 열기 속에 들어선 순간, 신지아의 심장은 덜컥 내려앉았다.숨이 가빠지고 머릿속이 아득하게 울렸다.그녀가 마지막으로 이렇게 많은 시선을 받은 건 어머니의 장례식 날이었다.그때 사람들은 검은 옷을 입고 눈물을 흘리는 척하며 다가와 말했다.“참 불쌍한 애지... 그래도 운은 좋은 편이야. 엄마 한 명 잃고 신씨 가문이 다시 일어섰잖아. 거기다 변씨 가문과의 혼인까지 더해지니 평생 걱정 없겠네.”그 말은 애도의 뜻이 아니라 조롱이었다.그때의 신지아는 젊었고 분노를 삼킬 줄 몰랐다.그녀는 그대로 그 여자에게 다가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 운, 당신한테 줄게요. 당신 딸이 죽고 당신이 다른 남자한테 시집가서 행복하게 살 수 있겠어요?”그러자 여자는 눈이 뒤집혔다.“얘가 지금 뭐라는 거야? 그리고 내가 틀린 말 했어? 신씨 가문이랑 변씨 가문, 협력 관계잖아. 네 엄마가 죽기 전에 변씨 가문을 협박해서 결혼 밀어붙인 거... 다들 아는 얘기야.”그 말에 신지아는 숨이 막혔다.부정할 수 없었다.그건 사실이었으니까.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그 순간 여자는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입도 뻥긋 못하지? 네 약혼자가 누군데? 연성시 변씨 가문의 후계자야. 그런 남자랑 결혼이라니? 그건 네가 얻은 행운이야. 그러니까 고개 숙이고 감사해, 응?”그 말과 함께 여자는 손가락으로 신지아의 이마를 꾹꾹 찔렀다.그 찰나, 신지아의 인내심이 무너졌다.그녀는 그 손목을 낚아채고 있는 힘껏 물어버렸다.“악!”여자가 비명을 질렀고 사람들이 몰려들었다.누군가는 말리고, 누군가는 수군거리고, 누군가는 그저 비웃었다.잠시 후, 신영호가 달려왔고 신지아는 그를 보자마자 눈물이 터졌다.“아빠, 저 여자가 먼저...”그녀는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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