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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첫사랑만 구한 남자: Chapter 241 - Chapter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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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1화

문을 열고 들어선 변도영은 이나은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발견했고 오영희는 마치 잘못이라도 한 듯 고개를 숙인 채 그녀의 앞에 서 있었다.두 사람은 거실에 있는 어항 앞에 서 있었다. 어항 속 물고기들은 기운 없이 늘어져 있었고그중 레드 아로와나 한 마리는 배를 위로 향한 채 생기를 잃은 상태였다.그 물고기는 신지아가 예전에 유난히 아끼던 녀석이었다.변도영은 미간을 찌푸렸다.“무슨 일이에요?”변도영을 본 오영희는 온몸을 떨었다.이나은 역시 잠시 멍해졌다. 이 시간에 변도영이 갑자기 돌아올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원래 이 물고기들은 그녀가 대충이라도 먹이를 챙겨 주곤 했었는데 요며칠은 기분이 너무 엉망이라 도무지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그러다 오늘 확인해 보니 결국 한 마리가 죽어 있는 것이었다.크게 보면 큰 일이었고 작게 보면 작은 일이었지만 그녀는 이 일을 빌미로 오영희를 협박하고 싶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변도영이 이 타이밍에 돌아온 것이다.이나은은 잠시 생각한 후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도영 씨, 이 일은 내가...”이나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변도영은 담담하게 끊어 말했다.“너랑 상관없는 일이니까 넌 방으로 돌아가.”이나은은 무언가 더 말하고 싶었지만 변도영의 차가운 안색과 냉기가 맴도는 듯한 검은 눈빛에 왠지 모르게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더 이상 머무를 수 없어 몸을 돌려 방으로 돌아갔다.“신지아가 무슨 일을 계속해 왔다는 거죠?”변도영은 차갑게 오영희를 바라보았다.이제 더는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안 오영희가 어쩔 수 없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물고기 밥 주는 일이요.”그녀는 눈을 굴리며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하지만 그건 사모님께서 자발적으로 한 일이에요. 본인도 아주 좋아했고요. 제가 강요한 게 아닙니다.”“단지 물고기 밥 주는 일뿐인가요?”변도영은 어항 속 눈에 띄게 끼어 있는 이끼와 느릿느릿 움직이는 몇 마리의 물고기를 바라보았다.원래 이런 사소한 일에는 크게 신경 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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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화

변도영의 안색이 점점 굳어지는 것을 보자 오영희의 마음도 점점 무거워졌다.사실 지금 신지아가 없으니 생선 요리 외의 다른 음식은 모두 자신이 만들었다고 말할 수도 있었다.하지만 만약 변도영이 믿지 않고 당장 부엌에 가서 요리를 해 보라고 한다면, 그 순간 모든 게 들통나고 말 터였다.그녀는 변도영이 왜 갑자기 이런 사소한 일에 관심을 가지는지 알 수 없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릿속은 쉴 새 없이 돌아가며 어떻게든 빠져나갈 핑계를 찾고 있었다.신지아가 굳이 직접 요리를 하겠다고 말해 자신은 옆에서 거들기만 했다고 해도 되고 혹은 부엌에 들어가지 말아 달라는 요구가 신지아 쪽에서 먼저 제안한 것이라 말해도 됐다.어쨌든 지금 신지아가 없으니 자신이 뭐라고 말하든 변도영은 믿을 수밖에 없을 거라 생각한 것이다.하지만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변도영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또 뭐 있어요?”“없어요. 사모님이 한 일은 이것뿐이고 다른 일은 전부 제가 아주 열심히 해왔습니다.”오영희는 단호하게 말했지만 변도영은 순간 그녀의 눈빛이 흔들리는 것을 보았다.그러다 며칠 전 바닥에 치워지지 않은 견과류 껍질과 쓰레기통에 버려지지 않은 용과 껍질이 떠올랐다.분노가 극에 달하자 변도영은 오히려 웃음이 났다.“그렇다면 지금 사람을 시켜 별장의 CCTV를 확인해 봐야겠어요. 아주머니가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직접 보려고요.”“CCTV요?”오영희는 갑자기 식은땀을 흘렸다.별장에 CCTV가 설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이다.변도영은 의문스러워하는 그녀의 기색을 알아차린 듯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2년 전 별장에 도둑이 들어왔을 때 신지아가 무서워해서 특별히 CCTV를 설치했거든요. 원래는 나쁜 사람을 막으려고 달아뒀던 건데 오늘 이런 데 쓰이게 될 줄은 몰랐네요.”그 말을 들은 오영희는 완전히 겁에 질렸다.별장에 누군가 침입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었지만 신지아가 CCTV를 설치했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게으름을 피운 게 들키는 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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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화

아니, 그것뿐만이 아니라 어쩌면 그가 알지 못했던 일들이 훨씬 더 많을지도 몰랐다.신지아는 늘 좋은 일만 이야기하고 걱정거리는 말하지 않았으며 그가 집에 갈 때마다 항상 웃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그때 그가 주로 떠올리던 생각은, 이나은은 해외에서 괴롭힘을 당하며 매일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데 왜 신지아는 그토록 편안하고 즐거워 보이는지에 대한 것이었다.그래서 변도영은 자주 차가운 얼굴로 그녀를 대했고 때로는 일부러 그녀와 반대로 행동하기도 했다.2년 전 신지아는 별장에 누군가 침입했다는 것을 필사적으로 증명하며 CCTV 설치를 주장했지만 그는 망설임 없이 거절했다. 누군가에게 감시당하는 듯한 느낌이 싫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은 문득 후회가 밀려왔다. 원래의 그는 자신이 내린 어떤 결정에도 후회하지 않는 사람인데 말이다.마지못해 신지아와 결혼했을 때조차, 그저 불쾌감만 느꼈을 뿐 이런 후회는 전혀 한 적이 없었다.또한 처음 이나은이 많은 고생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도 그의 첫 반응은 단지 어떻게 보상해야 할까 라는 생각이었고 진정한 후회는 없었다.그런데 지금 그가 이런 일에 대해 후회하고 있었다.머릿속이 몹시 혼란스러워진 변도영은 욱신거리는 관자놀이를 문질렀다.“도영아.”등 뒤에서 이나은의 목소리가 들려와 변도영은 고개를 돌렸다.이나은은 당장이라도 떠날 듯한 기세로 캐리어를 든 채 방 한가운데 서 있었다.변도영은 잠시 멍해졌다.“너...”“미안해, 도영아.”이나은은 가볍게 눈을 내리깔며 미안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그 교통사고와 신지아가 유산한 것 때문에 네가 나를 많이 미워하고 있다는 거 알아. 비록 그때 차 안에 신지아가 타고 있었다는 건 몰랐지만 결국 사고를 일으킨, 다른 한쪽의 당사자는 바로 나잖아. 내 차가 통제 불능이 되면서 신지아가 아이를 잃게 됐고 너와 신지아의 사이도 틀어지게 되었지. 네가 요즘 계속 회사를 지키면서 나를 피하려고 했다는 것도 알고 있어. 하지만 나는 네가 지금처럼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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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그렇다면 그녀는 먼저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소리 없는 싸움이었다.거의 문 앞에 다다를 때까지 이나은은 변도영이 입을 여는 것을 듣지 못했기에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조금 늦췄다.그녀가 방문을 열었을 때도 변도영은 따라오지 않았다.이나은은 입술을 깨물며 한쪽으로는 힘겹게 캐리어를 계단 위로 옮기고 다른 한쪽으로는 곁눈질로 변도영의 방향을 살폈다.“잠깐.”등 뒤에서 변도영의 차갑고 냉정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이나은은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그녀가 돌아서자 변도영은 성큼성큼 다가와 캐리어를 집어 들었다.그리고 무슨 말을 하려던 찰나, 변도영이 캐리어를 문밖으로 옮겼고 이를 본 이나은은 미소가 굳어졌다.“양 비서더러 데려다주라고 할게.”변도영은 말을 이었다.“새 아파트는 보안이 철저하니 거기서 살면 안전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돼.”이 말을 듣자 막 피어오르던 이나은의 희망은 순식간에 찬물을 끼얹은 듯 사라졌다.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 한참 후에야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응.”‘뭐, 괜찮아. 아직 승부는 나지 않았으니까. 신지아랑 도영이는 이미 이혼했고 비록 별장에 머물지 못하더라도 내가 도영이랑 함께할 기회는 아직 많아.’게다가 이나은은 부성 그룹에 남아 있고 변하늘이라는 든든한 조력자도 있었다. 때문에 승률로 따지면 자신이 신지아보다 훨씬 높다고 생각한 것이었다....한편 술집 안은 떠들썩했다.사람들로 북적거렸고 열정과 소란이 가득했다.가장 구석진 비교적 조용한 테이블에는 신지아와 윤형우가 마주 앉아 있었다.테이블 한가운데에는 술이 가득 담긴 잔들이 줄지어 놓여 있었고 옆의 얼음 통에는 여러 병의 술이 놓여 있었다.“우리 진실 게임 해요.”윤형우가 말했다.“두렵다면 지금이라도 그만둘 수 있어요.”신지아는 눈앞의 술을 훑어보았다.모두 도수가 매우 높은 술이었고 그중 몇 잔은 여러 종류의 독주를 섞어 만든 것이었다.하지만 신지아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형우 씨가 두려워하지 않는데 내가 뭘 두려워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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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화

윤형우는 웃으며 말했다.“저는 지아 씨가 먼저 예의를 갖추고 간단한 질문부터 할 줄 알았는데...”그녀가 첫 번째 질문부터 날카롭게 핵심을 찌를 줄은 몰랐다는 듯한 반응이었다.신지아는 말했다.“다른 사람에게는 그렇게 할지도 모르죠.”윤형우가 물었다.“그러면 왜 저한테는 안 그러는데요?”신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저희는 연인이잖아요. 남자 친구는 항상 특별해야죠.”윤형우는 눈이 반달 모양이 되어 웃는 신지아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의 갈색 눈동자에 장난기 어린 빛이 스쳤다.그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가볍게 웃었다. 신지아가 자신을 따라 하고 있다는 게 한눈에 보였으니 말이다.진실과 거짓을 섞어놓으면 시간이 지나서는 무엇이 진짜이고 가짜인지를 구분하기 어려워진다.윤형우는 몸을 약간 뒤로 젖히며 말했다.“그 사람은 제 사촌 형이에요. 재혁이 형 덕분에 저랑 저희 누나가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고 마찬가지로 형도 저와 저희 누나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어요. 일종의 공생 관계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그건 어렸을 때 이야기고 지금의 우리는 협력 관계예요.”신지아가 물었다.“협력이라면, 윤씨 가문에 대한 통제를 말하는 거예요? 아니면 다른 무언가를 의미하는 거예요?”윤형우는 대답하지 않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이제 제 차례예요.”신지아는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그러고는 자연스럽게 팔짱을 끼고 가슴 앞에서 팔을 겹쳤다.심리적으로 이것은 무의식적인 방어 자세였다.윤형우는 그것을 눈여겨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오늘 기분이 어때요?”신지아는 잠시 멍해졌다.‘이게 무슨 질문이지?’참지 못한 신지아가 말했다.“우리 질문은 번갈아 가면서 하는 거예요. 지금 이런 사소한 질문을 한다면 형우 씨가 저한테서 알고 싶어 하는 정보를 완전히 캐내기 전에 제가 먼저 형우 씨에게서 더 많은 정보를 얻게 될 뿐이죠.”윤형우는 어깨를 살짝 으쓱하며 말했다.“저는 그 정보가 사소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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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화

윤형우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짧은 침묵이 흐르는 동안 신지아는 대략적인 답을 짐작했다.어쨌든 그는 윤씨 가문의 사람이다. 지금 심지아와 아무리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해도 그녀를 위해 윤재혁과 등을 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그 점은 이미 예상한 일이었기에 그리 슬프지는 않았다.그녀가 윤형우와 함께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의 세력을 빌리기 위함이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언젠가 윤재혁이 정말로 자신을 해치려 할 때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 만큼의 힘을 가지기 위해서였다.그렇게 신지아가 윤형우는 이 질문에 답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던 순간, 그가 입을 열었다.“지아 씨를 도울 거예요.”신지아는 순간 멍해졌다.“왜요?”윤형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미녀가 다치는 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잖아요. 그래서 저는 다른 사람이 여자를 괴롭히는 걸 도울 생각 없어요. 하물며 그 여자가 내 여자 친구라면 더더욱.”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장난기 어린 눈빛으로 덧붙였다.“물론 다른 이유도 몇 가지 있지만 그건 다음 질문에 대한 답이 될 것 같네요.”그제야 신지아는 자신이 질문을 하나 더 던졌다는 걸 깨달았다.그래서 곧 술잔을 들어 단숨에 비웠다.“제가 벌주 마실게요. 이제 형우 씨 차례예요.”술잔을 내려놓은 그녀가 담담히 말했다.윤형우는 팔을 탁자에 괴고 예쁜 눈을 깜빡였다.“오후에 변도영 씨가 지아 씨한테 일주일의 시간을 줄 테니 생각해 보라고 했잖아요. 그럼 지아 씨는... 변도영 씨와 다시 합칠 건가요?”“아니요.”신지아가 망설임 없이 대답하자 윤형우는 기분이 좋은 듯했다.“저는 질문 끝이에요.”신지아는 그가 편안하게 웃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왠지 모를 불편함을 느꼈다.그의 질문이 마치 질투심에서 비롯된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왜 그런 착각이 드는 걸까?’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물었다.“도영 씨를... 질투하는 거예요?”윤형우는 고개를 약간 기울이더니 옆의 술잔을 집어 들었다.“노코멘트할게요.”그는 잔을 들어 올려 단숨에 마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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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화

신지아는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자신의 속마음을 숨기기로 했다.비록 이유가 있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생각이 너무 이기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말을 꺼내면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것 같았다.그렇게 생각하며 그녀는 술을 한 잔 마셨다.그리고 이러한 그녀의 행동을 보며 윤형우의 입가에 걸려 있던 미소는 살짝 굳어졌다.‘내 질문이 너무 어려웠나? 아니면 하고 싶은 대답이... 변도영을 구하겠다는 거였나?’신지아는 그의 얼굴에 실망의 기색이 드러나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형우 씨, 전에 여자 친구 몇 명이나 사귀어봤어요?”윤형우는 잠시 생각에 잠긴 뒤 말했다.“기억이 안 나요.”신지아는 말문이 막혔다. 너무 많이 사귀어서 기억하지 못한다는 말도 충분히 사실처럼 들렸다.윤형우가 다시 물었다.“그거 때문에 질투할 거예요?”친절해 보이는 윤형우의 눈빛을 마주한 순간, 신지아는 왠지 모르게 등골이 서늘해졌다.자신의 대답이 그를 또 불쾌하게 만들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진실만 말할 거라는 약속을 했기에 그녀는 규칙을 깨고 그를 속이고 싶지 않았다.그런데도 불구하고 윤형우가 기분 나빠하는 모습 역시 보고 싶지는 않았다.그래서 신지아는 다시 술을 한 잔 마셨다. 몇 잔을 연달아 마시자 뱃속이 뜨거워지고 잠시 정신이 멍해졌다.윤형우가 분명 변도영을 질투한다는 건 느껴졌지만, 그렇다고 윤형우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생각하기에는 어딘가 무리가 있었다.그러나 윤형우가 계속 던지는 질문에는 강렬한 경쟁심과 공격성이 배어 있었고 눈빛 속 질투하는 듯한 기색도 꾸며낸 것이 아님이 분명했다.신지아는 참지 못하고 뻔뻔하게 물었다.“혹시 저 좋아해요?”말이 끝나자마자 그녀는 그의 귀가 순식간에 붉게 물드는 것을 보았다.신지아는 마치 벼락을 맞은 듯 얼어붙었고 윤형우는 아무 대답 없이 술잔을 들어 마셨다.그 순간 조금 전까지 충격과 격정으로 끓어오르던 그녀의 마음은 서서히 평온을 되찾았다.‘역시 착각이었어. 전부 내 착각이야.’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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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화

신지아는 더 이상 변도영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괜히 그의 험담을 하는 사람처럼 들릴까 봐 그저 깔끔하게, 좋게 헤어지고 싶었다.윤형우는 웃으며 말했다.“더 이상 묻지 않을게요."답을 알고 있었기에 질문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았다.윤형우는 안경을 고쳐 쓰며 예전에 신지아에게 다가갔을 때부터 궁금했던 질문을 꺼냈다.그리고 그동안 기회를 노리며 묻지 못했던 질문을 드디어 했다.“고이진 씨는 어디에 있어요?”그 말을 들은 신지아는 고개를 들어 평온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그게 형우 씨가 처음 저한테 접근한 가장 큰 이유겠죠?”그녀가 묻자 윤형우는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만약 그 질문의 답을 알고 싶지 않았다면 예전에 저를 돕지도 않았을 거고 지금까지 저와 어울리지도 않았겠죠.”질문처럼 들렸지만 말투는 이미 결론을 내린 듯했다.윤형우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맞아요.”윤형우의 단호한 대답을 들은 신지아는 조용히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신지아는 윤형우가 자신에게 다가온 이유에 대해 여러 번 생각해왔고 지금의 대답이야말로 그 모든 생각의 끝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그와 윤재혁의 관계를 들은 후부터 신지아는 이미 마음속으로 확신하고 있었다.그리고 이제 마음의 준비도 끝나 있었다.다만 윤형우의 긍정적인 대답을 듣고 나서도 그녀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말로 다할 수 없는 쓸쓸함과 슬픔이 맴돌았다.술집 안의 음악이 바뀌었다.점점 더 요란하고 역동적인 리듬이 공간을 채웠다.신지아는 잠시 눈을 감았다가 정신을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저도 몰라요. 윤재혁 씨 능력이라면 이진이의 행방을 알아내는 건 아마 아주 쉬운 일이겠죠. 그래서 이진이가 무사히 도망칠 수 있도록 저는 이진이의 목적지를 누구에게도 알려주지 않았어요. 심지어 이진이 자신도 몰라요. 그리고 우리는 언젠가 이진이가 스스로 돌아오고 싶어질 때까지 서로 연락하지 않기로 약속했어요.”“때문에 형우 씨가 그토록 알고 싶어 하는 그 답, 저는 몰라요. 저에게 접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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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화

술집 주위는 시끄러웠고 어두운 조명 아래 윤형우의 얼굴은 잠깐 굳었지만 곧 평소처럼 돌아왔다.신지아는 그의 침묵이 긍정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그의 계획을 들춰냈기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처음 윤형우를 알게 되었을 때부터 그녀는 그가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데 능숙한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윤형우가 마음만 먹으면 사람들은 그의 진심을 알아차릴 수 없었다.지금이 바로 그런 순간이었다.신지아는 윤형우의 눈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알아내려 애썼지만 안타깝게도 아무것도 읽어낼 수 없었다.윤형우는 등받이에 기대앉아 눈을 반쯤 감은 채 있었다. 꽃처럼 가늘고 아름다운 눈매에 옅은 안개가 낀 듯했다.거의 0.5초 정도 망설인 후 그는 그녀의 말을 들은 듯 천천히 술잔을 집어 들어 고개를 젖혀 마시고 몸을 일으켜 그녀에게 걸어왔다.그 움직임을 본 순간, 신지아는 몸이 반사적으로 굳었다가 이유도 모른 채 함께 일어섰다.‘이렇게까지 정중하게 이별을 고하려는 건가? 확실히 예의바른 사람이라니까.’그동안 여러 여자 친구를 사귀면서도 윤형우가 별다른 구설수에 휘말리지 않은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모든 관계를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니 정말 존경할 만했다.신지아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다음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미리 정리해 두고 있었다.헤어지는 것은 괜찮지만 UME에 대한 투자는 당분간 철회할 수 없고 어머니의 다이아몬드 반지는 천천히 돈을 갚더라도 돌려줄 수는 없다.하지만 윤형우를 잘 아는 그녀로서는 그가 이런 세세한 것들에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 믿고 있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신지아는 은근히 숨을 내쉬었다.“지아 씨...”조금은 쉰 윤형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리고 그가 계속 말을 이어가기를 신지아가 기다리는 순간, 윤형우는 갑자기 말을 멈췄다.의아한 마음에 고개를 들어보니 눈앞에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윤형우가 그녀의 어깨에 팔을 얹히더니 그대로 몸을 기울이며 신지아 쪽으로 쓰러진 것이었다.갑작스러운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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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화

이제야 신지아는 자신이 윤형우와 연인 사이이기는 했지만 정작 그에 대해 아는 게 터무니없이 적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윤형우가 어디에 사는지조차 몰랐고 이 근처에 친구가 있는지도 알지 못했으니 말이다.잠시 생각한 후 그녀는 윤형우의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연락처를 훑어보지 저장된 번호는 많지 않았다.제일 위에 있는 연락처는 누나였고 별표 하나로 표시된 연락처도 눈에 띄었다.신지아는 더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윤형우의 누나에게 전화를 걸었다.전에 윤형우에게 윤해원이라는 누나가 있다는 말은 들은 적이 있었고 사진도 본 적 있었다. 그녀는 매우 아름답고 분위기가 좋았지만 성격이 다소 까칠하다고 했다.전화가 연결되자 신지아는 어색하게 말했다.“여보세요? 형우 씨가 술에 취해서...”신지아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상대방은 전화를 끊어버렸다.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이번에는 받지 않았다.세 번째 전화를 걸자 윤해원은 곧바로 불쾌한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사기꾼, 꺼져.]신지아는 할 말을 잃었다. “...”곧이어 신지아가 영상 통화를 걸자 이번에 윤해원은 전화를 받았다.그녀는 흰색 가운을 걸치고 머리를 아무렇게나 뒤로 묶은 채 얼굴에는 마스크팩을 붙이고 있었다. 집에서 편하게 입는 옷차림이었지만 신지아는 화면 너머로도 우월감과 냉기가 뿜어져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신지아는 먼저 자신을 소개했다.“여보세요. 저는 사기꾼이 아닙니다.”“자신이 사기꾼이라고 솔직히 인정하는 사람 본 적 있어요?”그 말을 들은 윤해원은 눈을 내리깔고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신지아는 그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그래서 고개를 돌려 곯아떨어진 윤형우를 바라보며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카메라를 돌리려던 찰나, 윤해원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의아한 목소리로 말했다.“신지아 씨?”“저를 아세요?”신지아는 의아했다.“네.”윤해원이 짧게 대답했다.심지아와 윤형우의 스캔들은 한때 떠들썩했기에 모르는 것이 더 이상했을 터였다.윤해원이 자신을 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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