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도영이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이나은의 안색이 좋지 않았고 오영희는 마치 잘못이라도 한 듯 고개를 숙인 채 그녀 앞에 서 있었다.두 사람은 거실에 있는 어항 앞에 서 있었다. 어항 속 물고기들은 활기를 잃었고 붉은 용 한 마리는 배를 위로 향한 채 생기를 잃고 있었다.그는 그것이 신지아가 예전에 아주 좋아했던 물고기였다는 것을 기억했다.변도영은 미간을 찌푸렸다.“무슨 일이에요?”변도영을 본 오영희는 온몸을 떨었다.이나은도 잠시 멍해졌고 변도영이 이 시간에 갑자기 돌아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전에 그녀는 이 물고기들에게 아무렇게나 먹이를 주곤 했지만 며칠 동안 기분이 좋지 않아 더 이상 신경 쓸 마음이 없었다. 오늘 와 보니 한 마리가 죽어 있었다.이 일은 크게 보면 큰 일이었고 작게 보면 작은 일이었지만 그녀는 이 일을 빌미로 오영희를 협박하고 싶었다. 그러나 변도영이 돌아오는 순간과 딱 마주칠 줄은 몰랐다.이나은은 잠시 생각한 후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도영아, 이 일은 나에게...”이나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변도영은 담담하게 그녀의 말을 가로막았다.“너는 방으로 들어가. 이 일은 너와 상관없어.”이나은은 무슨 말을 하려 했지만 변도영의 차가운 안색과 냉기가 맴도는 듯한 검은 눈빛에 대해 왠지 모르게 움츠러들었다.그녀는 더 이상 머무를 수 없어 몸을 돌려 방으로 돌아갔다.“무슨 일을 신지아가 계속해 왔다는 거죠?”변도영은 차갑게 오영희를 바라보았다.이제 와서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안 오영희는 어쩔 수 없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물고기 밥 주는 일입니다.”그녀는 눈을 굴리며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하지만 그건 신지아 씨가 자발적으로 한 일입니다. 본인도 아주 좋아했고요. 제가 강요한 게 아닙니다.”“단지 물고기 밥 주는 일뿐인가요?”변도영은 어항 속 눈에 띄게 끼어 있는 이끼와 느릿느릿 움직이는 몇 마리의 물고기를 바라보았다.예전에는 이런 사소한 일에 신경 쓰지 않았지만 원래 어항이 항상 깨끗했다는 사실을 그는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