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아가 거절할 새도 없이 전화는 이미 끊겨버렸다.‘놔두자. 어차피 지금 난 집에 없는걸?’그 통화 때문에 잠이 깨버린 신지아는 소파에서 일어났다.밤에 술도 마신 상태라 목이 너무 말랐다.물 한 잔을 따라 마시고 생각난 김에 한 잔 더 따른 뒤 조심스레 침실로 걸어갔다.윤형우는 아직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그러나 취한 사람은 더 쉽게 탈수되기 마련이다.신지아는 물컵을 옆 탁자 위에 놓고 침대 쪽으로 다가갔다.그가 눈을 감은 채 얌전히 누워 있는 얼굴은 너무 잘생겼고 귀 끝은 약간 붉어 있었다.너무 가쁜 숨을 몰아쉬는 윤형우를 본 신지아는 문득 불안해졌다.‘혹시 큰일인가?’그가 술을 그렇게 마신 적이 별로 없다는 점도 신경 쓰였다.열이 있는 건 아닐까 싶어 그의 이마에 손을 대려는 순간 손목이 잡혔다.갑작스러운 힘에 균형을 잃은 신지아는 그대로 침대 위로 쓰러졌다.윤형우의 체온이 갑자기 가까이에서 느껴졌고 그는 그녀의 손을 단단히 잡은 채 몸을 눌렀다.이내 그는 미소를 띠며 신지아의 손가락을 살짝 깨물었다.“나 걱정돼?”낮은 목소리로 유혹하는 듯한 윤형우의 말투, 그리고 코끝에 번지는 짙은 술 향기에 신지아의 전신이 간질거렸다.“네. 괜찮아 보여서 다행이네요.”말이 새어 나오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가 부드럽고 가늘게 떨렸다.이내 윤형우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나는 괜찮지만 지금부터 네가 곤란해지게 될지도 몰라.”말을 마친 그의 시선은 신지아의 입술로 향했고 그녀는 머릿속이 멍해졌다.방 안의 공기는 순식간에 달아올랐고 두 사람 모두 이마에 땀이 맺혔다.“지아야, 내가 누구지?”그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낮게 물었다.“윤형우 씨죠.”신지아는 입술을 살짝 깨문 체 윤형우의 이름을 불렀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지아야, 나 이제 알았어. 내 이름이 이렇게 유혹적이라는 걸.”...한편, 변도영은 차 키를 집어 들고 외투를 입은 채 밖으로 나갔다.이미 마음속에선 온갖 결심을 다 했다.사과를 하든, 강제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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