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그녀는 외투를 벗지 않은 채 소매를 여미며 윤형우와 대화를 이어갔다.그녀가 남자 정장을 걸친 모습은 또 그 나름대로 색다른 분위기가 있었다.멀지 않은 곳의 부스석, 양준명은 맞은편에 앉은 변도영의 눈치를 보며 속으로 벌벌 떨고 있었다.신지아를 발견한 순간부터 변도영의 표정은 잔뜩 굳어 있었다.’게다가 지금 신지아가 윤형우의 재킷까지 걸치고 있는 모습을 보자, 변도영의 손에 들린 숟가락이 거의 휘어질 지경이었다.“변 대표님, 아니면 우리 다른 식당으로 옮길까요?”양준명이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는 단지 인터넷 여행 후기를 보고 이 식당을 예약했을 뿐이었다.세상이 이렇게 좁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밥 한 끼 먹으러 왔다가 하필 신지아를 마주칠 줄은 상상도 못 했다.신지아 혼자였다면 그나마 괜찮았을 것이다.문제는 윤형우까지 같이 있었고, 두 사람의 사이가 누가 봐도 무척 좋아 보였다.변도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시선을 거둔 채 복잡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었다.“변 대표님?”양준명이 다시 조심스럽게 불렀다.변도영이 느릿하게 고개를 들며 혼잣말하듯 읊조렸다.“이나은이 귀국했을 때 클럽에서 환영 파티를 열어준 적이 있었지. 그날 밤 신지아가 날 찾아왔는데 난 귀찮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서 사람을 시켜 문밖으로 쫓아냈어.”“그 뒤에 신지아는 클럽 문 앞 화단에 앉아서 밤을 꼬박 새우며 날 기다렸어.”‘그때의 신지아도 지금 이런 기분이었을까?’양준명은 그 말을 듣고 한동안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지난 몇 년 동안 비슷한 일이 너무 많이 벌어졌기 때문이다.사실 그가 줄곧 감히 입 밖으로 내지 못한 말이 하나 있었다.변도영이 아무리 애써 다시 쫓아간다 해도, 신지아가 돌아올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 같았다.식사를 마친 뒤 신지아는 윤형우와 근처 시장도 구경하며 고우빈과 연미주 일행에게 줄 현지 기념품도 몇 가지 샀다.그렇게 볼일을 모두 마친 뒤에야 두 사람은 호텔로 돌아왔다.그 후 이틀 동안 신지아와 윤형우는 근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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