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시윤은 손목이 아파 저도 모르게 표정도 차갑게 굳었다.“이거 놔요.”강수호는 놓지 않은 채 문 쪽에 있는 동료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살기가 가시지 않은 사나운 목소리로 말했다.“안 가?”하시윤이 재빨리 말했다.“가지 마요. 이 사람...”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수호가 힘껏 하시윤을 끌어당겨 안더니 그녀의 머리를 누르고 얼굴을 자신의 가슴에 눌렀다. 그래서 뒷말이 뚜렷하게 들리지 않았다.그러고는 갑자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아직도 나한테 삐친 거야?”그러고는 약간 무력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나 이미 그 여자와 헤어졌다니까. 그 여자가 나를 찾아온 거지, 내가 연락한 게 아니야. 그런데 왜 나한테 화내는 거야?”강수호가 이렇게 말하자 문 앞에 있던 동료들은 목을 움츠리더니 이내 무언가를 깨달은 듯 손짓으로 엘리베이터 방향을 가리키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우리 먼저 갈게요.”그들은 강수호가 하시윤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강수호의 태도가 워낙 확실했기에 누구라도 눈치챌 수 있었다.엘리베이터에 탄 후, 그중 한 명이 말했다.“이미 사귀고 있었네, 나는 몰랐어.”다른 사람이 이어 말했다.“나도, 나도 아직 손에 넣지 못한 줄 알았어.”또 다른 사람이 웃으며 말했다.“이런 일은 강 과장을 따라갈 사람이 없지.”그러고는 다른 일을 언급했다.“지윤정이라는 여자 우리 부서에 처음 왔을 때 얼마나 거만하게 굴었는데, 며칠 버티지도 못했잖아.”말을 마친 뒤 킥킥거렸다.“나중에 둘이 헤어졌을 때 지윤정이 고소하겠다고 했대. 늙은 강수호가 당시 그녀를 강제로 했다고.”주변 사람들이 듣고 모두 웃었다.“그 정도야? 그때 둘이서 애정 행각을 벌일 때 주위를 전혀 의식하지 않았잖아. 정말 강제였다면 왜 당시에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는데? 연애 기간 동안 늙은이에게서 받은 선물과 돈도 꽤 많았다더라.”그 말을 들은 한 사람이 입꼬리를 올리며 덧붙였다.“며칠 전에도 회사에 와서 수호 형에게 귀찮게 굴었잖아. 아마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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