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은 유난히도 길었다. 너무 길어서 하시윤은 후회가 밀려왔다. 서지혁을 이렇게 자극하게 될 줄 알았더라면 그렇게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하시윤의 등은 땀에 흠뻑 젖은 서지혁의 가슴에 바짝 붙어 있었다.얼굴이 이불 속에 파묻힌 상태라 숨이 막혀서 급히 고개를 돌렸다.하지만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도 없었다. 서지혁이 그녀에게 바짝 다가와 한 손으로 그녀의 턱을 잡고 입술을 틀어막듯이 입맞춤을 했다.하시윤이 양손으로 양옆의 이불을 꽉 잡자 서지혁이 손을 들어 그녀의 손가락 사이로 파고들어 깍지를 꽉 끼었다.오늘 밤은 이전의 몇 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하시윤은 처음으로 살고 싶기도 하고 죽고 싶기도 한 기분을 맛보았다.이미 체력 모두 소진한 상태, 눈을 감은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서정우가 혼수상태처럼 잠든 얼굴이었다. 그래서 잠시 망설였지만 다시 이를 악물고 엉덩이를 치켜들어 서지혁의 몸에 밀착했다.정확히 언제 멈췄는지, 또 언제 잠이 들었는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이 느낌은 4년 전 그날 밤과 매우 흡사했다. 그 후로는 기억이 완전히 끊겼다.다음 날 아침, 하시윤이 눈을 떴을 때 해는 이미 중천에 떠 있었다. 눈을 뜨고 한참 있은 후에야 어젯밤에 있었던 일이 떠오른 하시윤은 화들짝 놀라 벌떡 일어났다.몸이 상쾌한 것을 보니 분명 누군가 씻겨준 것 같았다.가정부가 씻겨줬을 리는 없고, 그렇다면 서지혁이 분명했다.하시윤은 꽤 놀랐다. 서지혁과의 관계를 생각하면 이런 일을 신경 써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서지혁은 방에 없었지만 고개를 돌리자 베개 옆에 그녀의 잠옷과 속옷이 놓여 있는 것이 보였다.하시윤은 급히 옷을 입고 화장실로 가서 세수를 했다. 세면대 위에 놓여 있는 핸드폰을 켜보니 강수호가 전화도 걸고 문자도 보냈지만 너무 깊이 잠들어서 아무것도 듣지 못한 모양이었다.하시윤은 급히 답장을 보냈다. 먼저 늦잠을 잤다고 사과한 후, 강수호에게 윤근영 씨 집 주소를 보내 달라고 말하며 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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