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그 옆에 서서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고 있던 이는 바로 방현석이었다.서지혁을 본 순간 그의 얼굴은 살짝 굳었다.시선이 서경민과 성문영을 훑더니 얼른 몸을 돌렸다.“회장님, 사모님, 대표님, 안녕하세요.”그는 잔을 들고 인사를 하다가 시선이 하시윤에게 닿는 순간 말이 턱 막혔다.모르는 얼굴이라 뭐라고 불러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때 마침 직원이 다가왔다.“손님, 요청하신 물입니다.”트레이에는 샴페인과 와인, 그리고 물 한 잔이 놓여 있었다.하시윤은 물잔을 집어 들고 조용히 말했다.“감사합니다.”서지혁이 소개를 덧붙였다.“이분은 하시윤 씨입니다.”방현석이 고개를 끄덕였다.“하시윤 씨, 안녕하세요.”그리고 말했다.“지난번에는 경황이 없어서 인사를 못 드렸네요. 하지만 오늘 올 것 같았어요.”“지난번에요?”성문영이 물었다.“전에 본 적 있었나요?”“네.”서지혁이 대신 말했다.“방 대표님이 심연정이랑 같이 있었죠. 아마 식사 자리였던 걸로 알고요.”방현석은 고개를 끄덕이려던 참이었지만 서지혁이 바로 이어서 말을 던졌다.“심연정이 회사 홍보팀 여자 직원 데려왔더라고요. 그런데 식사 끝난 지 얼마 안 돼서 그 직원이 방 대표님이랑 같이 자리를 떴었죠.”그 순간, 방현석의 표정이 단단히 굳어졌다.그는 여자를 밝히는 걸로 소문난 사람이었다.서지혁이 말을 돌려서 했지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그때 서경민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톤으로 입을 열었다.“지혁아, 장난도 적당히 해라.”서지혁은 씩 웃더니 잔을 든 채 방현석을 향해 말했다.“농담입니다, 방 대표님. 너무 마음에 두지 마세요.”방현석도 어색하게나마 웃음을 따라 붙였다.비즈니스 판에서 그의 경험은 서지혁보다 많았고 수많은 상황을 겪어온 터라 쉽게 당황해하지 않았다.그는 분위기를 이어가듯 말했다.“그날은 연정 씨가 일이 있어서요. 그 여자 직원분을 제가 데려다줬습니다. 별일 아니고, 그냥 도와준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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