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Kabanata 211 - Kabanata 220

254 Kabanata

제211화 구경

하시윤은 서지혁을 바라봤다.룸 안은 조용했기 때문에 서경민의 목소리는 서지혁에게도 들렸을 것이다.그는 손을 내밀었다.“내가 받을게.”서지혁은 휴대폰을 받아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통유리창 앞으로 걸어갔다.“무슨 일이신데요.”거리를 벌린 탓에 하시윤은 서경민이 무슨 말을 하는지는 들을 수 없었다. 그리고 딱히 궁금하지도 않았다.말투만 들어도 썩 좋은 얘기는 아닐 게 분명해서 하시윤은 고개를 숙여 음식에 집중했다.서지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감정이 실리지 않은 톤이었다.“그래요?”그러더니 피식 웃음을 흘렸다.“그 말을 믿어요?”잠시 정적이 흐른 뒤, 서지혁은 말을 덧붙였다.“믿든 말든 상관없어요. 저는 신경 안 써요.”하시윤은 컵을 들어 물을 마시다가 마침 이쪽을 돌아보는 서지혁과 눈이 마주쳤다.서지혁은 가볍게 웃고는 다시 서경민을 향해 말했다.“그게 시윤이랑 무슨 상관이에요? 진짜들, 뭐만 생기면 다 그쪽으로 엮으려 드네.”그는 시선을 거두며 말을 덧붙였다.“됐어요. 지금 밖에서 식사 중이니까 돌아간 뒤에 다시 이야기하죠.”잠시 후, 통화가 끊기고 서지혁은 휴대폰을 다시 하시윤에게 건네주었다.하시윤이 물었다.“무슨 일이야?”“별일 아니야.”서지혁이 말했다.“아빠 쪽에서 진행하던 프로젝트 하나가 꼬였는데 그걸 내가 뒤에서 방해했다고 생각하시는 모양이야.”“응?”하시윤은 깜짝 놀랐다.“그게 어떻게 지혁 씨한테까지 연결되는데?”서지혁은 웃기만 했다.“누가 알겠어.”그는 하시윤 접시에 반찬을 하나 올려주며 말했다.“밥이나 먹어.”두 사람은 천천히 식사를 이어갔다.하시윤은 서지혁이 계속 시간을 확인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식사가 끝나기 전, 서지혁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섰다.“시윤아.”그는 바깥을 가리키며 말했다.“이 각도가 딱 좋네. 이리 와서 봐.”하시윤은 영문을 알 수 없어 자리에서 일어나 그가 가리킨 위치로 다가갔다.확실히 이 각도에서의 시야가 가장 좋았다. 식당 맞은편에 몇 채의 건물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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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화 개자식

위층에 올라온 지 몇 분도 지나지 않아 서지혁의 휴대폰이 울렸다.서지혁은 한 손으로 서정우를 안고, 다른 손으로 휴대폰을 꺼내 화면을 힐끗 확인했다.전화를 끊은 건지 무음으로 돌린 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그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서정우와 조금 더 놀아주다가 아이를 내려놓고 하시윤에게 말했다.“나 잠깐 다녀올게.”하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서지혁이 나간 뒤, 하시윤은 침대에서 아이와 함께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다.잠시 후, 가정부가 아래층에 내려갔다가 몇 분 뒤 과일 접시를 들고 다시 올라왔다.문을 열자마자 그녀는 목소리를 낮췄다.“싸움이 났어요.”하시윤은 서정우와 퍼즐을 맞추고 있던 중이라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다.“네.”그렇게 넘기려다가 몇 초 뒤에야 그 말을 제대로 이해한 듯 반응했다.“싸움이요? 누가 싸우고 있는데요?”가정부는 조심스럽게 문 쪽을 한 번 돌아보며 말했다.“서재 쪽에서 회장님 목소리가 들렸어요. 물건도 던지신 것 같아요.”하시윤이 물었다.“지혁 씨랑 싸움이 난 거예요?”가정부도 확신할 수는 없었다.“대표님 목소리는 못 들었는데 서재에 계신 건 맞는 것 같아요.”하시윤은 눈을 깜빡였다.“그래요?”그녀는 잠깐 생각하다가 다시 물었다.“지혁 씨 할머니는 아세요? 누가 알려드리진 않았고요?”서경민의 어머니인 만큼, 평소에도 한효진은 서경민에게 존중받는 편이었다.그녀가 나서서 말리면 상황이 누그러질 수도 있었다.가정부가 고개를 저었다.“아무도 안 갔어요. 아니, 못 갔어요.”한효진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괜히 불렀다가 건강에 이상이라도 생길 수 있으니 말이다.게다가 서경민이 나중에 이 일을 알게 되면 책임을 온전히 뒤집어쓸까 봐 두렵기도 했다.하시윤은 그 말을 듣자마자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몸을 일으키려 했다.그때 서정우가 그녀를 올려다보며 불렀다.“엄마...”그 한마디에 하시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자기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그제야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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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화 상처

하시윤은 금세 욕실에서 나왔다.일부러 서지혁에게는 시선을 주지도 않고 곧장 침대에 누운 뒤 이불을 끌어 올리고 눈을 감았다.서지혁은 이미 잠옷을 챙겨 두었다.평소였으면 바로 욕실로 들어갔을 텐데 하시윤이 저러고 있으니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그는 잠옷을 옆에 내려놓고 침대 옆에 섰다.하시윤은 그가 옆에 서 있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신경 쓰고 싶지 않았지만 서지혁은 좀처럼 자리를 뜨지 않았다.하시윤은 참다못해 눈을 뜨고는 몸을 벌떡 일으켰다.“변태 아니야? 왜 씻지도 않고 여기 서...”그녀는 말을 끝내기도 전에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본능적으로 뒤로 몸을 젖혔다.하시윤이 몸을 일으킨 동시에 서지혁도 몸을 숙였기에 두 사람의 얼굴이 거의 맞닿을 뻔했다.서지혁은 손을 뻗어 그녀의 목덜미를 감쌌다.“내가 변태라고?”‘솔직히 내가 좀 그런 면이 있긴 하지. 변태라면 어쩔 수 없는 거고.’서지혁은 하시윤이 반응할 틈도 주지 않고 그대로 입을 맞췄다.이번에는 아까와 달리 잠깐 닿았다 떨어지는 입맞춤이 아니었다. 강압적이었고 오랫동안 지속되었다.서지혁은 그녀의 입술을 깨물더니 강제로 입을 벌리게 했다. 그리고 그녀의 목을 감싸고는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하시윤은 앉지도 눕지도 못하는, 몹시 불편한 자세였다. 몸이 공중에 어정쩡하게 떠 있어서 기댈 곳조차 없었다.결국 그녀는 서지혁의 옷깃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원래는 몸을 지탱하려고 잡은 것이었지만 그 모습은 마치 하시윤이 서지혁에게 매달려 키스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하시윤은 답답한 소리를 내다가 화가 치밀어 올라 그의 입술을 깨물었다.서지혁 역시 그녀의 자세가 불편하다는 걸 느꼈는지 천천히 그녀를 침대 위로 눕혔다.그러자 하시윤의 몸에 들어가 있던 힘이 풀렸고 서지혁은 더욱 깊이 몰입할 수 있었다.그는 두 손으로 하시윤의 손을 침대에 고정시키더니 더욱 격렬한 키스를 이어갔다.얼마나 지났을까.두 사람의 입술이 떨어졌을 때, 하시윤은 온몸의 힘이 풀렸다.그녀는 수치심에 이어 분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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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화 앞으로도 이렇게 지내자

방으로 돌아오자 하시윤은 아까와 똑같은 자세로 깊이 잠들어 있었다.서지혁은 아직 잠이 오지 않아 눕지 않고, 침대 머리에 기대어 앉아 하시윤을 내려다봤다.머릿속 생각이 여러 갈래로 흩어졌지만 결국 그는 그녀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는 것으로 끝냈다.그 바람에 잠결의 하시윤이 몸을 조금 움직이며 서지혁 쪽으로 더 붙어 왔다.팔을 뻗어 그의 허리를 끌어안으려다 손에 아무것도 안 잡히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허공을 더듬었다.서지혁은 숨을 짧게 들이마시더니 다급하게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시윤아, 가만히 좀.”그는 곧바로 몸을 눕혔고 하시윤은 자연스럽게 그의 품으로 파고들었다.서지혁은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너 참.”몸은 이렇게 솔직한데 말은 왜 그렇게 차갑게 하는 건지....다음 날 아침, 서지혁은 이른 새벽에 눈을 떴다.고개를 돌려 보니 하시윤은 여전히 깊게 잠들어 있었다.그는 소리를 최대한 죽여 씻고 옷을 챙긴 뒤 방을 나서고는 곧장 위층으로 올라갔다.서정우는 이미 일어나 있었고 방 안에는 아이와 가정부, 그리고 서인준이 함께 있었다.서지혁은 의외라는 듯 물었다.“왜 이렇게 일찍 왔어?”서인준은 잠옷 차림이었다.“어제 너무 늦게 들어와서 정우 얼굴을 못 보고 잤잖아. 마음에 걸려서 잠이 안 오더라고.”그는 이미 서정우와 한참을 놀아주었다.잠시 후 서인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어제 아빠랑 싸웠어?”어차피 숨길 수 없는 일이라 서지혁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서인준이 이유를 묻자 서지혁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내가 아빠랑 싸운 게 그렇게 이상한 일이야?”그는 이어서 말했다.“요즘 들어 사이가 좋지 않았잖아. 언젠가는 크게 한 번 터질 거라고 생각했어.”서인준은 다른 쪽으로 오해한 듯했다.“혹시 밖에서 새로 회사 차린 것 때문이야?”그는 한숨을 쉬며 말을 이어갔다.“내가 능력이 없어서 문제지, 능력만 되면 나도 당장 나가서 혼자 하고 싶어. 이놈의 회사에는 하루도 더 있고 싶지 않은데 아빠는 늘 우리가 한 몸처럼 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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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이용

서지혁은 하시윤을 한 번 보더니 그녀의 말투를 그대로 따라 했다.“엄마,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이에요.”성문영은 미간을 찌푸렸다.화가 난 나머지 서지혁에게도 아무 말 하지 않고 그대로 돌아서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서지혁과 하시윤은 3층으로 올라갔다가 시간이 다 되자 서정우를 데리고 1층으로 내려왔다.서경민을 제외한 모두가 식탁 앞으로 모였다.서인준은 서정우의 옆자리에 앉더니 갑자기 하시윤을 보며 물었다.“형수님, 아버지 몸 상태는 좀 어떠세요?”하시윤은 흠칫하다가 이내 대답했다.“괜찮으신 것 같아요.”사실 정확히는 몰랐다. 따로 물어본 적이 없었으니 말이다.서인준은 다시 물었다.“경찰 쪽은 좀 진전이 있나요?”그렇게 말하면서도 서인준은 서지혁을 힐끗 바라봤다.서지혁은 하시윤을 위해 달걀 껍데기를 까고 있었다.서인준의 말은 들리지 않는다는 듯, 아무 반응도 없었다.하시윤은 오늘따라 서인준이 하병우에게 유난히 관심을 보이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해 그를 한 번 흘겨본 뒤 말했다.“그런 것 같은데요.”하시윤은 사실 그 일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저도 자세히 묻진 않았어요. 그래도 경찰 수사는 늘 믿을 만하잖아요. 그렇게 빨리 잡힌 걸 보면 배후에 있는 사람을 찾아내는 것도 오래 걸리진 않을 것 같고요.”서인준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입꼬리를 올렸다.“그렇겠네요.”그는 시선을 한 바퀴 돌리다가 한효진에게 멈췄다.“할머니, 어디 편찮으세요? 얼굴이 안 좋아 보이세요.”한효진은 시선을 내리깔고 계속 식사를 이어갔다.“아니다. 괜찮다.”아침 식사를 마친 뒤, 하시윤은 서정우를 유모차에 앉힌 뒤, 서지혁과 서인준을 배웅하러 나갔다.주차장에 도착하자 서정우가 고개를 들었다.“아빠, 뽀뽀해 주세요.”귀여운 아이의 모습에 하시윤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다.서지혁은 알겠다고 하며 몸을 숙여 서정우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돌아서서 하시윤의 입술에도 가볍게 입을 맞췄다.“섭섭할 뻔했지?”옆에서 허리를 숙여 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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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화 누가 그래?

서경민의 뒤에는 서인준이 서 있었다.사무실 안에 앉아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왔다.서인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형.”그러고는 안으로 들어와 서지혁의 옆에 섰다.“회장님 오셨다길래 형이 저랑 얘기하다 말고 바로 달려왔거든요. 무슨 일 있었나요? 두 분이 따로 얘기할 만큼 중요한 얘기였어요?”심태진이 차분하게 대답했다.“별일은 아니고, 프로젝트에 관한 일부 수정 사항 때문에 이야기 좀 나눴어.”서경민이 자리에 앉았다.“그래서, 얘기는 잘 됐어요?”심태진의 옆에는 서류가 놓여 있었지만 아직 펼치지도 않은 듯했다.서경민의 말에 심태진은 이제야 서류를 집어 들고 메모가 달린 페이지를 펼쳤다.“세부적으로 조금 손본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게 많지는 않고, 큰 틀에서 크게 영향 주는 것도 없어요. 한 번 보시죠.”그는 조금 전 서지혁이 휴대폰을 돌려주던 것처럼, 서류를 돌리고는 앞으로 내밀었다.심태진의 맞은편에 앉아 있던 사람은 서지혁이었기에 서류는 자연스럽게 그에게 건너갔다.서지혁은 서류를 받고 다시 서경민에게 넘겼다.서경민은 반 박자 늦게 서류를 집어 들더니 저도 모르게 서지혁을 흘끗 봤다.그리고 몇 초쯤 지나서야 내용을 훑어봤다.수정한 부분이 있긴 했지만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심태진의 말대로 구도심 재개발 프로젝트의 방향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서경민은 서류를 다시 서인준에게 건네주었다.“네 생각은 어때?”서인준은 미간을 찌푸린 채 손사래를 쳤다.“알아서들 결정하세요. 저는 그냥 사람 수 채우러 온 거지, 괜히 말 얹었다가 욕먹고 싶진 않아요.”그는 팔꿈치를 올리고는 턱을 받친 채, 서경민 너머로 서지혁을 바라봤다.“형, 아까 회장님이랑은 어떻게 얘기가 된 거야?”서지혁이 다시 프로젝트 서류를 가져왔다.“한 번 더 볼게.”메모가 달린 부분을 살펴본 뒤, 서지혁은 한 곳을 짚으며 말했다.“이 부분은 굳이 수정할 필요가 없어 보여요.”서지혁은 이어서 말했다.“원래 이 구역은 문화 홍보 포인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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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꼬마 배우 나셨네

서지혁은 점심 무렵 집으로 돌아왔다.한효진은 소파에 앉아 있었는데 긴 복도를 따라 걸어오는 서지혁의 모습을 보고는 잠시 흠칫했다.그가 가까이 오자 한효진이 물었다.“또 서류를 집에 두고 간 건 아니지?”“아니요.”서지혁은 거실 안쪽을 힐끗 보며 말했다.“정우한테 전화가 왔어요. 몸이 좀 안 좋다길래 점심에 들어왔습니다.”“몸이 안 좋아?”한효진은 깜짝 놀라더니 옆에 있던 가정부의 부축을 받고 자리에서 일어섰다.“그런 얘기는 못 들었는데.”한효진은 서정우를 끔찍이 아꼈다. 서지혁과 함께 계단을 오르며 그녀는 불만을 흘렸다.“어디가 아프다는 거지? 하시윤에게서 들은 말이 없었는데.”서지혁이 대답했다.“그렇게 심각한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전화를 받았을 때 시윤이가 옆에 없었거든요. 방에서 자고 있었던 것 같아요.”한효진은 그제야 숨을 골랐다.하시윤은 오전 내내 잠을 자고 있었다. 과일을 가져다주라고 한효진이 가정부를 보냈지만 문을 아무리 두드려도 안에서는 반응이 없었다.요즘 하시윤이 잠이 많은 건 한효진도 잘 알고 있었다.두 사람은 3층에 올라간 뒤 아이의 방 앞에 섰다.문이 열리자 침대에 앉아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는 서정우의 모습이 보였다.한효진과 서지혁을 보더니 아이는 장난감을 던지고는 침대 위에 엎드리면서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아빠.”서지혁이 다가가 물었다.“왜 그래, 정우야.”한효진은 다리가 불편해 몇 걸음 늦게 들어왔다.방 안에 들어설 때 서지혁은 이미 서정우를 안고 있었다.아이는 축 처져 있긴 했지만 크게 아파 보이지는 않았다.한효진도 급히 아이에게 다가가며 물었다.“정우야, 어디가 불편해? 왜 왕할머니한테 말 안 했어?”서정우는 얼굴을 서지혁의 품에 묻고 작게 말했다.“배가 아파요.”서지혁은 아이의 등을 토닥이며 한효진에게 말했다.“큰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옆에 서 있던 가정부가 어색한 표정을 보이자 한효진은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정우가 아픈데 왜 내게 말을 안 했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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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화 그렇게 잘났는데 왜

연못가에서 서지혁은 하시윤에게 오늘 서정우가 아픈 척했던 일에 대해 얘기했다.하시윤은 미간을 좁혔다.“인준 씨는 그런 잔머리만 잘 굴리네. 부모님 속 좀 긁어보겠다고 정우까지 끌어들이다니.”“인준이가 부모님 속 긁으려고 그런 건 아니지.”서지혁이 말했다.“나 도와주려고 그런 거야.”하시윤은 그에게 시선을 주지도 않은 채 연못에 사료를 한 움큼 던졌다.“그렇게 잘났는데 왜 도움이 필요한 건데?”“내가 그렇게 잘났어도 네 마음 하나는 아직 못 얻었잖아.”서지혁이 말했다.하시윤은 말문이 막혔다.서지혁은 하시윤이 어떤 걱정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기에 그녀를 더 몰아붙이지 않았다. 대신 화제를 돌리면서 경찰 쪽 이야기를 꺼냈다.검거된 그 외국인들이 입을 열어 배후의 주범을 자백했다.범인은 직원이 열 명도 채 되지 않는 아주 작은 회사의 사장이었다. 경찰은 고작 이런 사람이 청부업자를 고용해 하병우의 팔다리를 망가뜨렸다는 사실을 선뜻 믿기 어려웠다. 양측의 신분, 재력, 사회적 위치 모두 너무 차이가 났으니 말이다.하지만 하병우를 불러 대면 확인을 시키자 이야기가 달라졌다.두 사람은 서로를 알고 있었고 실제로 원한이 있는 사이였다.그건 화성 그룹이 아직 변변한 규모를 갖추기 전의 일이었다. 하병우가 막 사업을 일으키던 시기에 그 남자와 함께 사업을 한 적이 있었다.그리고 하병우는 나쁜 심보로 상대방에게 사기를 쳤고, 그 남자는 하병우를 찾아가 따졌지만 오히려 하병우에게 폭행까지 당했다.그때 그 남자는 하병우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경고했었다. 언젠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말이다.‘언젠가’는 보통 빠른 시일 내를 염두에 둔다. 대단한 애증 관계가 아니라면 시간이 길어질수록 복수할 힘도, 마음도 남아 있지 않는 법이니까.그건 벌써 10년도 훌쩍 지난 일이었다.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그때의 갈등은 사건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수준이었다.그런데 그 남자,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원한을 품고 있다가 결국 청부업자를 불러서 보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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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화 고집

하시윤이 물었다.“상대가 못 알아봤다고요?”사람 하나 망가뜨리겠다고 그렇게까지 큰돈을 들였으면서 사전이든 사후든 정작 당사자 얼굴 사진 한 장도 안 봤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 됐다.그 생각이 채 정리되기도 전에 조경순이 방으로 들어왔다.“시윤아, 오늘 저녁은 여기서 먹고 가. 아줌마가 반찬 좀 푸짐하게 해줄게.”그녀는 웃는 얼굴로 말을 이었다.“전에 두 번은 네가 안 와서 말이야. 네가 좋아하는 것들로 한 상 가득 차렸는데 우리 셋이 다 못 먹고 결국 버렸잖아.”딱히 원망하는 투가 아니라, 그저 지나가듯 흘리는 말 같았다.조경순은 이어서 말했다.“오늘 마침 오게 되었으니 무슨 일이 있어도 저녁은 먹고 가야지.”하시윤은 조경순 쪽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조경순은 하시윤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곧바로 하병우를 향해 말을 붙였다.“당신, 뭐라도 얘기 좀 해봐.”하병우는 조경순의 말에 냉큼 거들었다.“그래, 그래. 마침 잘 왔어. 여기서 저녁 식사라도 하고 가. 지난번에도 아줌마가 정성을 쏟아 네가 좋아하는 음식들로 상을 가득 차렸는데 결국 너를 못 보고 혼자 속상해했단다.”하병우는 물건을 쥘 수는 없었지만 손은 자유롭게 움직였다.그래서 그는 하시윤에게 손을 뻗었다.“시윤아, 아빠랑 밥 한 끼 먹는 것도 그렇게 싫니?”하시윤은 시선을 하병우에게 돌리며 말했다.“지혁 씨, 오늘 야근해요.”하시윤은 이어서 말했다.“여기 올 시간이 없다고요.”하병우와 조경순은 동시에 멈칫했다.방 안에는 어색한 공기가 흘렀다.하시윤이 말을 덧붙였다.“지혁 씨랑 하민지를 엮을 생각이면 그만두세요. 그 사람 성격 알잖아요. 4년 전 일로 하씨 가문을 끝장내지 않았다고 해서 지금도 똑같이 넘어가 줄 거라고 생각하신 거면 오산이에요.”“아이고, 얘가 무슨 말을 그렇게 해.”조경순이 먼저 나섰다.“우리를 뭐로 생각하는 거야? 어떻게 그런 마음을 먹겠어.”하시윤은 고개를 돌려 하병우를 바라보았다. 아무리 사이가 나쁘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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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화 가족사진

서지혁은 아예 하시윤의 차 조수석에 올라탔다.“가자.”하시윤은 밖을 내다봤다.서강 그룹 정문 앞, 아까 차에 올랐던 그 여자가 다시 문을 열고 내려 한 손으로 차 문을 짚은 채 이쪽을 보고 있었다.하시윤은 시선을 거두고 시동을 걸었다.“그 여자애, 집안이 꽤 잘 사나 봐?”서지혁은 잠시 생각하다가 하시윤이 누구를 말하는지 알아차리고는 짧게 답했다.“응, 나쁘지 않아.”그러고는 하시윤을 힐끗 보며 목소리를 낮췄다.“왜, 신경 쓰여?”하시윤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괜히 넘겨짚지 마. 그냥 궁금해서.”서지혁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알겠어. 네가 그렇다고 하면 그런 거지.”그 뒤로 둘은 말없이 본가로 돌아갔다.거실에 들어서자 소파에 앉아 있던 한효진이 보였다.그녀는 돋보기를 쓴 채 무언가를 넘겨보고 있었다.한효진은 들어오는 두 사람을 힐끔 바라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다가 둘이 계단 쪽으로 향하자 한효진은 그제야 뭔가 떠올랐다는 듯 서지혁을 불렀다.“지혁아, 잠깐 이리 와서 앉아.”서지혁은 걸음을 멈추고 자연스럽게 하시윤의 손을 잡았다.“왜요?”한효진은 돋보기 너머로 두 사람이 맞잡은 손을 바라봤다.“별일은 아니고. 오늘 앨범을 좀 꺼냈는데 네가 어릴 때 사진이 많이 있더라.”하시윤이 먼저 말했다.“다녀와. 나는 좀 피곤해서 올라가서 쉬고 싶어.”그 말에 서지혁은 잠깐 망설이다가 손을 놓았다.“그래. 먼저 올라가. 금방 갈게.”하시윤은 방으로 돌아간 뒤, 가방에서 사진을 꺼내 한동안 들여다봤다.그리고 서랍을 열어 가위를 하나 꺼내고는 사진 속 하병우의 얼굴만 깔끔하게 잘라냈다.이렇게 다듬고 나서야 눈에 거슬리는 게 없이 보기 훨씬 편해졌다.하시윤은 요즘 거의 쓰지 않는 지갑을 꺼내 가장 안쪽 칸에 사진을 넣었다.잠시 그대로 들여다보다가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예전에는 너무 어려서 아무것도 지킬 힘이 없었다.어머니 사진 한 장조차 손에 남기지 못했으니 말이다.그 생각을 할 때마다 하시윤은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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