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문영은 컵을 꽉 쥐고 있었다.얼굴에 스친 당황스러움은 아주 잠깐이었다. 그녀의 표정은 싹 가라앉았고 눈빛도 차갑게 식었다.이쯤 되니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시윤은 뭔가를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성문영이 입을 열었다.“너...”그러다가 갑자기 문밖에서 사람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가 들려와 그녀는 결국 말을 잇지 못했다.성문영이 잠시 굳어 있는 사이, 하시윤이 한 발짝 앞으로 나섰다.원래도 둘 사이의 거리는 가까웠다. 하시윤은 자연스럽게 다가가 그녀와 어깨를 나란히 하더니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 그러셨구나. 사실은요, 제가 자주 와서 지혁 씨 업무를 방해하는 건 아닐까 걱정했거든요. 그런데 여사님이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까 이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어요.”하시윤은 말하면서 성문영의 팔을 다정하게 끼며 환하게 웃었다.그때 사람들이 탕비실 안으로 들어왔다.모두 컵을 들고 문 앞에 서 있다가 두 사람을 발견하고는 동시에 멈칫했다.하시윤은 그들을 못 본 척하며 말을 이었다.“여사님이 괜찮다고 하시니 그럼 저도 앞으로는 자주 올게요.”눈꼬리까지 휘어지게 웃던 하시윤은 그제야 문 앞의 사람들을 발견한 듯 잠깐 놀란 표정을 지었다.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성문영의 팔을 놓고는 인사를 건넸다.“안녕하세요.”그 사람들도 황급히 인사를 건넸다.“아, 안녕하세요. 이사님, 안녕하세요.”그들은 탕비실에 들어가야 할지 망설이는 기색이 역력했다.그때 하시윤이 말했다.“여사님, 저는 이만 갈게요. 지혁 씨가 사무실에서 기다리라고 했어요. 제가 자리를 오래 비우면 걱정하거든요.”그리고 그 사람들에게도 다시 한번 목례를 한 뒤, 그대로 밖으로 나갔다.마침 서지혁은 사무실로 돌아왔는데 하시윤이 보이지 않자 신경이 쓰였는지 이미 밖으로 나와 그녀를 찾고 있었다.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서지혁이 그녀를 불렀다.“시윤아.”하시윤은 재빨리 다가가 서지혁의 팔을 끌어안았다.“잠깐 깼는데 목이 말라서. 물 좀 마시고 왔어.”서지혁은 탕비실 앞에 서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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