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혁은 점심시간이 되기도 전에 집으로 돌아왔다.하시윤은 또 정원에 있었다.“할머니가 뒷목 잡고 쓰러지는 모습을 기어이 볼 생각이야?”서지혁이 다가오며 물었다.하시윤은 그 말에 미소를 짓고는 옆에 있는 꽃다발 두 개를 가리켰다.“이건 정우 거고, 이건 내 거야.”“안 힘들었어? 꽃다발이 저번보다 더 큰 것 같은데?”“괜찮아.”하시윤은 손을 쭉 뻗으며 스트레칭한 후 서지혁의 손을 잡고 몸을 일으켰다.“가자. 짐 다 쌌어.”입원 얘기를 들은 가정부들은 임산부에게 좋은 국을 끓여 정성스럽게 통에 담았다.하시윤은 미소를 지으며 고맙다고 인사한 후 도시락통을 건네받았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서지혁에게 성문영이 캐리어를 끌고 집을 나간 얘기를 꺼냈다.“친척한테 일이 조금 생겼다고 와달라고 했대.”“그런데 왜 지혁 씨 어머니한테 전화하지?”“몰라, 안 물어봤어.”서지혁은 그렇게 말하고는 곧장 계단으로 향했다.“어디가. 짐 다 챙겼다니까? 이거 하나가 다야.”“내 거 안 챙겼을 거 아니야.”“응?”하시윤은 서지혁의 말에 눈을 깜빡이다 뒤늦게 반응했다.그녀가 입원하게 되면 서지혁은 당연히 그녀 곁에 있을 거고 그러면 그 역시 짐을 싸야만 했다.서지혁은 빠르게 이것저것 담고는 하시윤과 마찬가지로 캐리어 하나만 들고 내려왔다.잠시 후, 병원.서지혁이 미리 얘기해 둔 덕에 입원 절차는 빠르게 진행되었고 하시윤은 병실에서 옷만 갈아입은 다음 곧장 서정우의 병실로 향했다.서정우는 막 약을 받아먹은 뒤 침대 머리맡에 기대 가정부가 들려주는 동화를 듣고 있다가 하시윤을 보고는 바로 입꼬리를 활짝 올렸다.“엄마!”아이는 반가운지 연신 하시윤을 향해 손을 오므렸다가 또 폈다.“엄마!”하지만 바로 다음 순간 무언가가 떠오른 듯 멈칫하며 다시 손을 거두어들였다.“엄마, 여기 앉아요.”목소리도 급 차분해졌다.하시윤은 그런 아이를 보며 가슴이 찡했다. 이건 큰 움직임 때문에 위가 자극돼 몇 번이고 토해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조건 반사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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