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을 나선 두 사람은 곧장 집으로 향하지는 않았다.서지혁은 미리 골라둔 새로운 보금자리로 하시윤을 데려갔다.아담한 규모의 3층짜리 단독 주택이었는데 네 식구에 상주하는 가정부 한 명을 두기에 딱 적당한 크기였다.지은 지는 조금 되었지만 그동안 사람이 살지 않았던 터라 집 안은 새집이나 다름없이 깨끗했다.서지혁은 하시윤의 손을 꼭 잡고 안으로 들어서며 물었다.“어때, 마음에 들어?”곳곳에 세심하게 신경 쓴 흔적이 역력했다.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었다.하시윤이 고개를 끄덕이며 짧게 답했다.“응, 좋아.”두 사람은 2층 안방 앞에 멈춰 섰다. 서지혁은 뒤에서 그녀를 품에 안은 채 옆에 나란히 붙은 작은방 두 개를 가리켰다.“이 방들은 애들 주자. 우리 방이랑 가까워서 밤에 애들 소리 나면 바로 들을 수 있어.”하시윤은 사실 집 구경을 할 정신이 아니었기에 그저 건성으로 대답하며 고개만 끄덕였다.위층을 다 둘러보고 거실로 내려오자마자 서지혁의 휴대폰이 울렸다.화면을 확인한 그가 하시윤에게 말했다.“회사에서 온 전화네. 잠시만 받고 올게.”하시윤은 고개를 끄덕이고 거실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마당에는 꽃과 나무를 심을 수 있는 작은 정원이 딸려 있었다.잠시 정원에 서서 바람을 쐬고 있는데 누군가 다가왔다. 단정한 제복 차림의 관리사무소 직원이었다.상대는 매뉴얼대로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도움이 필요한 게 있는지 물었다.하시윤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그런데 직원은 가지 않고 하시윤에게 한 걸음 더 다가왔다.“하시윤 님, 여기 마음에 드세요?”하시윤은 의아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자기소개를 한 적도 없는데 상대가 제 이름을 알고 있었다.이 집은 명백히 서지혁의 명의였고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곳이었다. 아무리 관리가 철저한 곳이라 해도 입주민도 아닌 사람의 신상을 미리 파악하고 있을 리가 없었다.하시윤의 표정이 굳어지자 직원은 생글생글 웃으며 다시 한번 물었다.“하시윤 님, 여기가 마음에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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