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민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녀에게 되물었다.“당신은? 당신은 나랑 결혼한 거 후회해?”예상치 못한 반격이었다. 성문영은 질문이 자신에게 되돌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기에 선뜻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당연히 후회하지 않는다고 답해야 했다. 그것이 앞으로 있을 이혼 협상이나 재산 분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정답이었으니까.하지만 ‘후회 안 해’라는 그 짧은 네 글자가 목구멍에 걸려 도무지 나오질 않았다.물론 후회하지 않던 시절도 있었다. 서경민과 막 결혼했을 초기, 그녀의 삶은 그야말로 천지개벽 수준으로 뒤바뀌었다. 인생의 체급 자체가 달라진 것이다.후회는커녕 하늘이 나를 이토록 가엾이 여겨 이런 기회를 주셨나 싶어 남몰래 쾌재를 부르기도 했다.하지만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고, 풍족한 생활이 익숙해지자 더 많은 것을 갈구하게 되었다. 채워지지 않는 감정적 허기에 후회라는 감정이 야금야금 머리를 쳐들었다.후회하지 않았다면 심태진과 지금 같은 관계가 되지도 않았을 터였다.그녀가 대답을 못 하고 머뭇거리자 서경민의 시선이 날카롭게 꽂혔다. 그 표정을 마주한 성문영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방금 자신이 이혼을 언급할 최적의 타이밍을 잡았다고 생각했듯, 그 역시 그녀의 덜미를 잡았다는 듯 조소 섞인 눈빛을 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성문영은 급히 시선을 피하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결국 속마음을 털어놓았다.“솔직히 처음에는 후회 안 했어.”그러고는 말을 이었다.“당신이랑 결혼해서 얻은 게 많으니까. 당신이 아니었으면 지금의 나도, 지금의 성씨 가문도 없었겠지.”잠시 침묵하던 그녀가 덧붙였다.“당신은 뼛속까지 장사꾼이고 그런 당신 곁에서 30년을 살다 보니 나도 장사꾼이 다 됐네. 우리 결혼을 비즈니스로 따져본다면 당신이 남는 장사를 했는지는 몰라도 나는 남는 게 아주 많은 장사였어.”그녀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하지만 사람 욕심이라는 게 끝이 없잖아.”서경민이 정원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미 여기까지 말을 뱉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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