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시윤은 밤새 뜬눈으로 지새웠다. 잠이 든 것도, 그렇다고 완전히 깬 것도 아닌 혼탁한 의식 속에서 한참을 뒤척였다.아침이 밝자마자 아이가 몸을 뒤척이며 칭얼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하시윤은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서지혁 역시 기민하게 몸을 일으켰다. 그는 하시윤보다 한발 앞서 침대 밖으로 나가 분유를 탔고, 그 와중에도 아이를 능숙하게 토닥이며 달래주었다.하시윤은 옆으로 누운 채 서지혁의 바쁜 뒷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서툰 듯하면서도 거침없는 그 움직임에 하시윤이 입을 열었다.“아주머니들 깨셨을 텐데 들어오시라고 할까?”“됐어.”서지혁이 무심하게 대답했다.“이 정도쯤이야 나 혼자서도 충분해.”분유가 준비되자 그는 아이에게 젖병을 물리는 동시에 기저귀까지 확인했다. 한 손으로 아이를 다독이며 다른 한 손으로 뒷수습까지 마치는 모습이 꽤 그럴싸했다.하시윤은 잠시 더 누워 있다가 몸을 일으켜 씻고 나왔다.“병원에는 언제 갈 거야? 나도 같이 가려고.”하시윤은 서정우를 돌보던 조인경 생각에 말을 덧붙였다.“인경 아주머니도 같이 가기로 했어. 정우 걱정에 밤잠도 설치시는 분이라 가능하다면 얼굴이라도 보여드리고 싶어서.”서지혁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러자.”그가 시계를 확인하며 말을 이었다.“병원 소식을 좀 기다려 보자. 별일 없으면 오전 중에 연락이 올 거야.”얼마 지나지 않아 배를 든든히 채운 아이가 침대 안에서 발길질하며 옹알이를 시작했다.서지혁과 하시윤은 서둘러 아침 식사를 마치고 대기하던 중, 마침내 병원에서 걸려 온 연락을 받았다.서시은 역시 외출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겉싸개에 꽁꽁 싸인 채 가정부의 품에 안긴 아이는 한효진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할 채비를 끝냈다. 서정우뿐만 아니라 이 집안의 새로운 핏줄인 증손녀 또한 마지막 인사는 올려야 했으니까.병원에 도착하니 중환자실 앞에는 서경민과 성문영, 그리고 서인준이 도착해 있었다.미리 손을 써둔 덕에 가족 모두가 함께 들어갈 수 있었으나 허락된 시간은 야박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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