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시윤은 퇴근을 조금 일찍 하고 서지혁의 회사로 향했다. 도착해서도 바로 위로 올라가지 않고 로비 소파에 앉아 기다리며 자연스럽게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연재윤에게서 메시지가 와 있었는데 시간을 보니 조금 전에 보낸 것이었다.하시윤은 메시지를 열어보고는 순간 멈칫했다.그가 보낸 것은 사진 한 장이었다. 사진 속에는 두 여자가 있었다. 한 명은 주서연이었고, 다른 한 명은 사진을 한참 확대해 보고 나서야 하민지라는 걸 겨우 알아볼 수 있었다.하민지를 안 본 지 꽤 오래되었는데 그녀는 머리를 짧게 자르고 캐주얼한 차림을 한 채 주서연과 마주 앉아 있어 분위기가 예전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 워낙 얌전하고 예쁘장하게 생긴 주서연에 비해, 그 맞은편에 생기 없이 멍하니 앉아 있는 하민지는 상대적으로 아주 초라하고 나이 들어 보였다.전에 하민지가 하강을 떠났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연재윤을 찾아갔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휴대폰을 쥔 채 하시윤은 마음 한구석이 씁쓸해지는 것을 느꼈다.조경순 같은 어머니 밑에서 자란 탓인지, 하민지는 배우자를 선택할 때 유독 편협한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상대방 자체의 능력이나 품성보다는 그 집안이 얼마나 대단한지, 남들에게 내세웠을 때 얼마나 체면이 서는지만을 중요하게 여겼다.사실 객관적으로 보면 예전이나 지금이나 연재윤은 그녀의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예전에는 신분이 특이하긴 해도 별다른 능력이 없었고, 연상훈이 뒤를 봐주려 했으나 회사 실권은 넘겨받지 못했으며 집안에는 김여정이 버티고 있었다.지금은 더했다. 유일한 버팀목이던 연상훈 회장마저 무너졌으니 비록 개인적으로 모아둔 돈은 좀 있을지언정 다른 단점들을 메우기엔 턱없이 역부족이었다.그럼에도 하민지가 그를 찾아갔다니. 그저 정말로 그를 좋아했던 것이라고밖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었다.하시윤은 잠깐 망설이다가 하민지가 언제 온 거냐고 답장을 보냈다.곧바로 연재윤의 음성 메시지가 도착했다.“방성에는 진작 온 것 같은데 병원에는 오늘에야 찾아왔더라고요.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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