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식사는 정경란과 심연정이 서씨 가문 본가에서 함께했다.예전에도 이 집에서 밥을 먹은 적이 워낙 많았던 터라 이번에도 앉은 자리는 늘 앉던 곳 그대로였다.하시윤과 서지혁이 마주 보고 앉았고 두 아이가 하시윤의 양옆에 나란히 붙어 앉았다. 서지혁은 서시은의 반대편 자리에 앉았고 연재윤은 혼자 따로 떨어져 앉았다.서정우는 손이 갈 필요가 없을 만큼 밥을 의젓하게 잘 먹었다.반면 서시은은 장난기가 발동했는지 밥을 몇 숟가락 뜨다가도 이리저리 만지작거리고는 자꾸 고개를 돌려 하시윤에게 말을 걸었다.하시윤이 상대해 주지 않자 아이는 몸을 쭉 빼고 서정우에게 질문을 던졌다.서정우는 쳐다보지도 않았지만 대답은 다 해 주었고, 그 모습에 아이는 싱글벙글 웃으며 끝없이 조잘거렸다.그 옆에 앉은 서지혁은 쉴 새 없이 바빴다.아이가 워낙 생선을 좋아했기에 서지혁은 가시를 발라 살코기만 발라낸 뒤, 혹시 남은 가시가 없는지 확인하고서야 입에 쏙 넣어 주었다.서시은도 사람 기분을 맞추는 재주가 남달랐다. 밥을 다 먹고 나서는 똘망똘망한 눈으로 고개를 치켜들고 그를 향해 싱긋 웃어 보였다.“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정경란이 그 광경을 지켜보다가 고개를 돌려 심연정을 바라보았다.심연정은 묵묵히 밥만 먹을 뿐 아무도 쳐다보지 않았지만 그 모습이 오히려 지나칠 정도로 작위적이었다.식당에서 다 같이 밥을 먹었을 때는 인경 아주머니와 인순 아주머니가 각각 아이 한 명씩을 맡아 돌봐주었기에 별 탈 없이 넘어갔었다.하지만 지금 이 자리를 겪고 나서야 서지혁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그 변화의 실체를 온전히 체감할 수 있었다.그는 아이를 챙기는 데 그치지 않고 하시윤에게도 반찬을 집어 주었다. 그리고 자리가 꽤 먼 데도 서정우까지 세심하게 살폈다.사적인 대화는 오가지 않았고 식사는 금방 끝났다.정경란과 심연정이 자리에서 일어나 작별을 고했고 모두가 마당까지 나와 배웅했다.주차장에 세워둔 차에 올라탄 두 사람은 창문을 내리고 밖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됐어, 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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