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남지의 눈꼬리를 타고 눈물 한 방울이 흘러내렸다.“의사한테서 진단 결과를 통보받았을 때, 내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내 걱정이 아니라 온통 네 생각뿐이었어.”하정훈의 목소리가 젖어 들었다.“네가 그 잔혹한 현실을 감당하지 못할까 봐, 내가 서서히 무너져 가는 모습을 네게 보일까 봐, 내가 떠난 뒤 네가 영영 그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까 봐 미치도록 두려웠어. 그래서 나는 오만하고 이기적인 선택을 내렸지. 널 밀어내고 네가 날 원망하게 만들어서라도 끝내 날 잊어버리게 하려고.”그가 손을 뻗어 그녀의 뺨에 흐르는 눈물을 조심스레 닦아주었다.“하지만 내가 틀렸어. 사랑보다 증오가 지워내기 쉬울 거라고 믿은 것, 시간이 모든 걸 희미하게 해줄 거라 착각한 것, 네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 내가 너를 얼마나 필요로 하는지 얕잡아본 것까지 전부다.”송남지는 입술을 꽉 깨물었지만 눈물은 하염없이 흘러내렸다.“남지야.”하정훈은 그녀의 손을 가져다 자신의 가슴 위에 얹었다.“이 심장, 수술대 위에서 멈춘 적이 있어. 멈췄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한 건, 널 다시 만나고 싶어서, 네 곁에 머물고 싶어서, 우리 아이가 자라는 걸 지켜보고 싶어서였어.”송남지는 그의 가슴속에서 뛰어오르는 심장 박동을 느꼈다. 한 번, 또 한 번, 몹시도 힘차고 단단한 고동이었다.“네게 용서해달라고 조를 자격 없는 거 알아. 하지만 염치없이 묻고 싶어. 나를 네 곁에 있게 해줄 순 없을까? 네가 나를 필요로 해서가 아니라 내가 널 필요로 해서지. 내게 심장 박동이 필요한 것처럼 난 네가 필요해. 너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어.”송남지는 그를 아주 오래도록 바라보았다.석양은 이미 해수면 아래로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고 하늘은 붉은 귤빛에서 짙은 보랏빛으로 물들어갔다. 먼바다 위로 일렁이던 마지막 빛 한 줌마저 스러지고 있었다.“정훈 씨.”가볍지만 조금의 흔들림도 없는 목소리로 그녀가 입을 열었다.“난 당신 용서한 거 아니에요.”하정훈의 손가락에 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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