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하정훈의 곁을 지키던 오지훈과 유경태는 이때다 싶어 깐족대기 바빴다.“크으, 역시 하 대표는 스케일이 달라.”황우정은 하정훈이 평소에 이 비글 같은 두 남자를 어떻게 견뎌내고 있는 건지 내심 가엾은 생각마저 들었다.전시관 매니저는 곧바로 이 소식을 송남지에게 전달했다.소식을 전해 들은 송남지는 순간 멍해졌고 얼굴에는 복잡미묘한 기색이 서렸다.권우빈이 다소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송남지를 바라보며 물었다.“누나, 무슨 일 있어요?”송남지는 복잡한 감정을 가다듬고 엷은 미소를 지으며 권우빈을 안심시켰다.“아냐, 별일 없어. 하 대표님이 네 재능을 높이 사서 원래 가격의 무려 열 배나 주고 네 작품을 구매하겠다고 하시네.”권우빈의 맑고 깨끗한 눈동자에 놀라움과 기쁨이 가득 찼다. 그는 그동안 재스민과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자신 때문에 그녀가 큰 손해를 입었다고 줄곧 생각해 왔다. 제 불우한 처지를 앞세워 과분한 이득을 취하고 있는 건 아닌지 내내 마음에 걸렸는데, 이 소식이 마침내 그의 오랜 죄책감을 씻어주기에 충분했다.“누나, 저 하 대표님께 직접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요.”말을 마친 권우빈의 시선이 재스민 전시관 내부를 분주히 헤맸다.“응, 전시회가 끝나면 두 사람이 인사 나눌 수 있게 자리를 마련해 줄게.”송남지는 대답하면서도, 시선은 이미 하정훈의 뒷모습에 가닿아 있었다.그녀는 오지훈에게 전화를 걸어왔다.“와줘서 고마워요. 정훈 씨한테도 통 크게 지갑 열어줘서 고맙다고 대신 좀 전해 주시고. 전시회 끝나고 저녁에 다 같이 밥 한 끼 먹었으면 하는데 정훈 씨 시간 되는지 좀 물어봐 줄래요?”전시 구역은 여전히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인파가 북적이는 전시관 한편에서 오지훈은 송남지를 향해 오케이 손짓을 해 보인 뒤, 전화를 끊고 하정훈을 바라보았다.“남지 씨가 이따 끝나고 다 같이 저녁 먹자는데, 너 시간 되는지 물어봐 달래.”하정훈은 괜히 바쁜 척 폼을 잡으며 김서윤에게 전화를 걸었다.“비서한테 물어봐야겠어.”수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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