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스럽게 하정훈의 품에서 빠져나온 송남지는 발소리를 죽여 침대에서 내려오려 했지만, 등 뒤에서 누군가 허리를 감싸 안았다그녀는 깜짝 놀라 낮은 신음 소리를 내며 침대에 쓰러졌다.그러자 곧바로 하정훈이 그녀의 위로 올라타 시선을 마주하며 물었다.“어딜 가?”송남지는 손가락으로 욕실을 가리키며 대답했다.“씻으러, 온몸이 땀투성이에요...”“잘됐네. 일 끝내고 씻으러 가. 괜히 땀 흘리면 또 씻어야 하잖아.”‘일? 무슨 일?’송남지가 잠시 멍해 있는 사이, 하정훈은 행동으로 그녀에게 무슨 일인지 알려주었다.촘촘한 입맞춤이 쏟아지자 송남지는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팔을 들어 그녀와 하정훈 사이에 벽을 만들려 했지만 두 사람의 몸은 너무나 밀착되어 있었다.하정훈의 얇은 입술이 그녀의 귓가에 바싹 다가왔다. 그의 목소리는 마치 최면을 거는 듯했다.“나 안아줘.”홀린 듯이 송남지는 팔을 들어 그의 허리를 끌어안았다.송남지의 반응이 꽤나 마음에 드는 듯 하정훈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살살 해줘, 아니면 화끈하게 해줘?”매혹적인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터져 나왔다.그녀가 채 대답하기도 전에, 하정훈은 제멋대로 속도를 높였다.“살살 해줘, 아니면 화끈하게 해줘?”여전히 송남지의 대답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하정훈은 더욱 강하게 몰아붙였다.송남지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지만 몇 초 후에 적응했다.왠지 오늘 아침의 하정훈은 어딘가 이상했다. 마치 배 속에 화가 잔뜩 쌓인 것 같았다.‘대체 누가 그의 심기를 건드린 걸까?’송남지는 혹시 자신 때문인가 싶어 곰곰이 생각해 봤다. 하지만 어젯밤 그는 돌아오기 전에 이미 깊이 잠들어 있었으니 자신 때문일 리는 없을 터였다.새벽부터 시작된 격렬한 정사는 거의 정오가 다 되어서야 끝날 기미를 보였다.송남지는 이미 탈진 상태였다.그녀가 간신히 신음하듯 애원하자, 그제야 하정훈은 움직임을 멈췄다.그때 이미란의 목소리가 방문 밖에서 두 사람의 거친 숨소리를 덮을 만큼 크게 울렸다.“도련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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