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라는 걸음을 멈추고 송남지를 똑바로 쳐다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남지야, 그런 풍습은 다 새 신부가 행복하고 평안하게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거야. 너는 이 언니한테도, 이모한테도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존재야. 이렇게 귀한 내 동생이 재혼을 하든 삼혼을 하든 그게 무슨 상관이야? 우리는 그저 네가 행복하고 편안하게 잘 살기만을 바랄 뿐이야.”최보라의 훈계에 송남지는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알았어, 언니.”그러더니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랐는지 방금 전까지 시무룩했던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언니! 그럼, 차라리 언니가 나 따라서 하씨 저택에 가서 저녁 먹는 건 어때? 집에 주방장이 만드는 탕수육이 진짜 끝내주거든!”원래 최보라는 그다지 가고 싶지 않았다. 낯설기도 하고 비록 송남지와 사촌 자매이긴 하지만, 송남지가 시집간 하씨 가문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송남지의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았던 최보라는 잠시 생각하더니 흔쾌히 동의했다.하지만 그녀의 동의에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남지야, 나중에 밥 다 먹고 나서 철없이 나를 네 남편 집에 묵게 하는 일은 없기다.”송남지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왜? 내 사촌 언니가 왔는데 하룻밤 묵게 하는 것도 안될까 봐?”송남지의 억울한 표정을 보자 최보라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아이고, 다 널 생각해서 그러는 거야. 나는 하씨 가문에서는 그저 외부인일 뿐이잖아. 거기 머물면 그 집 사람들이 불편해할 게 뻔하고 그 불편함은 결국 너한테 돌아갈 거야.”송남지는 입술을 달싹였다. 사실 그녀는 하정훈은 신경 쓰지 않을 거라고 말하고 싶었다.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하정훈이 정말 신경 쓰지 않을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 일방적으로 하정훈이 신경 쓰지 않을 거라고 생각할 뿐, 만약 하정훈이 신경 쓴다면?결국 그녀는 하정훈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없었다.송남지는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그럼 저녁에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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