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엄마, 서경시 동쪽 교외에 있는 별장, 혹시 엄청 비싼 동네예요?”교외라는 말을 듣자 손윤영은 거의 생각할 틈도 없이 대답했다.“교외에 무슨 제대로 된 별장이 있겠어? 좋게 말하면 별장이지, 그냥 촌구석에 집 지어놓고 사는 거지, 뭐.”손윤영의 말에 윤해진의 마음속 의혹과 걱정이 사라졌다.‘맞아, 송남지 같은 이혼녀가 비슷한 나이의 남자한테 시집가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지, 돈 많은 남자일 리가 없잖아. 요즘 세상에 돈 많은 사람들이 바보도 아니고.’손윤영은 윤해진의 속마음을 꿰뚫어 본 듯, 비웃는 표정으로 물었다.“왜? 송남지가 결혼할 남자가 동쪽 교외 그쪽에 살아?”그 말을 할 때, 손윤영의 얼굴에는 경멸과 조롱이 가득했다.손윤영은 늘 오만했다. 서경시에서 윤 씨 가문보다 잘나가는 집안은 손에 꼽을 정도였으니까.만약 그런 조건을 가진 남자라면, 어떤 여자를 못 얻어서 굳이 송남지를 데려가려 하겠는가?“에휴, 그래도 한때는 윤 씨 가문의 며느리였는데 지금은 이렇게 초라하게 살다니, 정말 안타깝네!”안타깝다고 말은 하지만 손윤영의 표정은 완전히 득의양양한 상태였다.그 오만함과 자만심은 감추려고 해도 감춰지지가 않았다.윤해진은 이제 완전히 마음을 놓으면서 아까처럼 갈피를 못 잡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머릿속이 명쾌해졌다.“엄마, 기사 불러서 먼저 들어가 쉬세요. 제가 상미 옆에 있을게요.”손윤영은 그제야 피곤한 기색을 내비쳤다.“하긴, 너무 늦게까지 헤맸더니 나도 졸려.”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뭔가 생각난 듯 말했다.“참, 듣자 하니 네가 시내 중심가 그 프로젝트 협력 건을 잘 마무리 지었다며?”일 이야기가 나오자 윤해진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쳐흘렀다.“이제 다 끝났어요. 남은 건 계약뿐이에요. 상대 회사가 시간 될 때 계약서 가져가서 사인만 하면 끝이에요. 드디어 한시름 놓았네요.”손윤영은 흡족한 표정으로 윤해진의 어깨를 토닥였다.“잘했어. 그 계약만 따내면 올해 목표는 거의 다 이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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