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상미는 어젯밤에 이 모든 사실을 엿듣고 혼란스러웠지만 다행히 금세 정신을 차렸다.“당분간 윤해진한테 잘 보여야 해. 널 끔찍이 아끼고 네 없이는 못 살게 만들어야 해. 송남지가 예쁘긴 하지만 너도 꿀릴 건 없잖아. 송남지 그 여자는 내가 따로 사람을 붙여서 감시할 테니까, 또다시 윤해진에게 꼬리라도 치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허세준의 위로에 허상미는 겨우 마음을 다잡았다.어차피 윤강현이든 윤해진이든 예전처럼 살 수만 있다면, 심지어 예전보다 더 떵떵거리며 살 수만 있다면 그녀는 도대체 누가 되든 상관없었다.도덕적인 죄책감 따위는 조금도 느끼지 않았다.송남지가 애를 못 낳는 게 죄지, 남 탓할 시간에 제 팔자 탓이나 할 일이었다.심지어 허상미는 송남지가 아이를 못 낳는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꼈다. 만약 송남지가 아이를 낳을 수 있었다면 남편에게 버림받고 윤 씨 가문에서 쫓겨난 사람은 바로 그녀였을 것이다.허상미는 매서운 눈빛으로 화면 속 사진을 노려보며 결심한 듯 말했다.“오빠, 아는 조폭들이 많잖아? 당장 손 써서 송남지 그 여자 버릇 좀 고쳐놔. 저렇게 설치고 다니게 놔둘 수는 없어!”허세준은 카페에 앉아 있는 송남지의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봤다.“그래, 완전히 기고만장해서 날뛰는데 본때를 보여주지 않으면 진짜로 윤 씨 가문에 돌아갈 수 있다고 착각할지도 몰라.”윤 씨 가문은 이제 그의 여동생 차지였으니 누가 와서 빼앗든, 허 씨 가문에게는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었다.허세준은 바로 아는 조폭들에게 연락을 돌리고 상황을 정리한 후 능글거리며 말했다.“상미야, 오빠가 요즘 돈이 너무 딸려서 그러는데... 너 요즘 임신해서 시어머니한테 용돈 많이 받았지?”허상미는 이제 허세준의 돈 요구에 무덤덤해졌다. 하지만 오빠를 키운 보람이 아주 없는 건 아니었다. 가장 필요할 때 도움이 돼주었으니까.허상미가 허세준에게 돈을 보내자 허세준은 탐탁지 않아 하며 말했다.“겨우 4천만이야...”허상미는 허세준을 흘겨보며 말했다.“한도 정해놨어.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