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윤영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당당했다. 오늘 여기 온 이유는 딱 하나, 송씨 집안 잔칫날을 망쳐놓겠다는 것. 사람들 앞에서 소동이 클수록 좋았다.그래야 송남지가 감히 자기에게 대들 수 없을 테니까. 괜히 당한 수모를 그대로 삼킨다면 그게 손윤영이 아니었다.손윤영은 비웃음을 흘리며 최미경을 노려봤다.“딸 하나 똑바로 못 가르쳤으면서 창피하단 생각은 안 드나요? 이제 와서 체면 걱정은 되나 보네요? 당신 딸, 제가 윤씨 집안에서 몇 년을 잡아주지 않았으면 지금쯤 얼마나 제멋대로 굴고 다녔을까요?”송남지는 숨을 깊게 고르며 손윤영을 똑바로 응시했다. 세상에 이렇게 뻔뻔스러운 사람이 또 있을까 싶었다.최미경의 얼굴은 붉어졌다가 창백해졌다. 손윤영이 성격이 사납다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잔칫날 대놓고 송씨 집안을 욕보일 줄은 몰랐다.최미경이 다시 나서서 좋게 달래려는 순간, 송남지가 그녀 앞에 나섰다. 그리고 살짝 돌아 미소 지으며 말했다.“엄마, 손님들 챙겨야죠. 끝까지 잘 대접해야 하잖아요.”최미경은 한숨을 내쉬며 어쩔 수 없이 손님들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그제야 송남지는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어머니께 사과할 생각이 없으시다면 저도 더 이상 말리지 않겠습니다. 대신 지금 바로 경찰을 부르죠.”경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든 없든, 손윤영이 감당할 몫이었다. 하지만 송남지가 할 수 있는 건 끝까지 해내야 했다.손윤영은 경찰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어디까지 가든 오늘의 목적은 기어이 이루고 갈 생각이었다.송남지가 전화를 꺼내자 손윤영이 목소리를 높였다.“이년, 독한 심보 한번 봐라!”송남지가 낮은 목소리로 경찰에 신고했다.“네, 여기 집에 난동을 부리는 사람이 있어요. 와서 처리 좀 해주세요.”전화가 채 끝나기도 전에 손윤영은 연극을 시작했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목소리를 높였다.“이 집에 시집와서 3년 동안 애 하나 못 낳은 건 사실이지! 병원도 안 가고 버티는 걸 우리가 다 참아줬어! 해진이가 죽자마자 곧바로 재혼할 때도 우린 아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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