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남지는 참다못해 나직하게 중얼거렸다.“진짜 역겹네.”은지영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지금 나한테 욕한 거야?”송남지는 천연덕스럽게 고개를 가로저었다.“제 발 저린 거 아니면 신경 꺼. 너 스스로도 네가 좀 역겹다고 생각하는 거 아니면 말이야.”은지영은 울컥 화가 치밀었다. 이 서경 바닥에서 누가 감히 자기한테 이런 소리를 한단 말인가.다들 자기 앞에서 숨죽이며 기기 바쁜데, 고작 패배자 주제인 송남지 저 계집만 겁도 없이 뻣뻣하게 고개를 치켜들고 있었다. 은지영의 입술 끝이 비릿한 비웃음으로 뒤틀렸다.“송남지, 나 같으면 그렇게 좋은 조건을 가지고도 인생을 이따위로 망쳐놨으면, 어디 가서 남몰래 울고 있었을 거야. 그나저나 그 구석진 깡촌에서 매일 울고 있는 거 아냐? 하긴, 너무 창피해서 남들 안 보는 먼 곳까지 가서 울어야겠지. 그래야 비웃음을 안 살 테니까.”은지영이 잠시 뜸을 들이며 덧붙였다.“근데 말이야, 나는 남이 웃음거리가 되는 거 구경하는 걸 제일 좋아하거든. 네가 울면서 나한테 매달리기만 하면 재스민으로 복귀시켜 줄게. 서경에 번듯하게 붙어 있을 수 있게 자리 하나 내줄 수도 있고.”은지영이 송남지의 굴욕적인 모습을 잔뜩 기대하고 있을 때, 송남지는 그저 차갑게 냉소를 지었다.“그런 걸 좋아하면 가서 예능이나 봐. 여기서 알짱거리지 말고. 너 때문에 공기 오염되는 거 안 보여? 비켜, 나 윤양 가야 하니까.”송남지는 은지영을 밀치고 지나가다 문득 멈춰 서서 돌아보았다.“아, 참. 우리 전시관 번호 못 찾겠으면 내가 지금 알려줄게.”은지영이 삿대질하며 소리쳤다.“너! 지금 그게 무슨 뜻이야?”“사람 말을 못 알아들어? 그럼 개그 공연도 보지 마, 어차피 이해 못 할 것 같으니까. 말 그대로니까 이해 안 가면 다음부턴 통역사라도 데리고 다녀.”말이 끝나기 무섭게 송남지의 단호한 발걸음 소리가 울려 퍼졌고 그 소리는 점점 멀어지더니 이내 쇼핑몰 너머로 사라졌다.남겨진 은지영은 쇼핑몰 한복판에서 미친 듯이 소리를 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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