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남지는 웃으며 전화를 받았다.“왜? 벌써 염장 지르려고? 오늘 저녁이라도 사주겠다는 거야? 나 바쁠지도 모르는데.”송남지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수화기 너머로 격렬한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찢어질 듯한 통곡이었다.송남지는 사색이 되어 소리쳤다.“소윤아, 왜 그래? 울지 말고 말해봐! 만삭에 그렇게 울면 아기한테 안 좋아!”소윤이 오열하며 대답했다.“방금 비밀번호 누르고 들어갔는데, 웬 여자가 막 샤워하고 나와서 수건만 걸치고 있는 거야. 그 여자가 나를 보더니 왜 비밀번호를 알고 있느냐면서, 혹시 우리 남편 동생이냐고 묻더라...”송남지는 망치로 얻어맞은 듯 할 말을 잃었다.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소윤아, 일단 거기서 가만히 나 기다려. 내가 지금 바로 갈 테니까 어디 가지 말고 기다려야 해, 알았지? 배 속의 아기를 생각해서라도 제발.”“남지야, 조윤혁이 바람을 피웠어. 그럼 우리 아기는 어떡해? 태어나기도 전에 아빠가 없어지는데 난 어떡하냐고.”송남지는 급히 시동을 걸었다. 소윤이 나쁜 생각이라도 할까 봐 마음이 급했지만 서두를수록 일이 꼬였다.하필 결정적인 순간에 계기판에 엔진 고장 메시지가 뜬 것이다. 절망적인 상황이었다.전화기 너머 소윤의 흐느낌은 계속되었다.“우리 아기가 아빠 없이 태어나는 거 싫어.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아, 남지야. 차라리 아기랑 같이 죽어버릴까?”“안 돼, 절대 안 돼, 소윤아! 내가 갈 때까지 꼭 기다려줘, 제발! 네가 말했잖아, 적어도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전말은 파악해야 한다고. 내 말 맞지?”흐느끼는 소리는 더욱 커졌고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송남지의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왔다.“이젠 아무것도 확인하고 싶지 않아. 그 여자가 나더러 조윤혁 동생이냐고 묻더라니까. 조윤혁한테 시골에서 아이 가질 준비하는 여동생이 있다고 했대. 그 여자, 너무 상냥하고 친절하게 조윤혁 퇴근하면 다 같이 저녁 먹으러 가자고 챙겨주기까지 했어...”차는 이미 시동조차 걸리지 않았고 송남지는 다급히 차에서 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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