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훈의 반응에 은지영마저 내심 감동했는지 수줍은 미소를 띠며 오히려 하정훈을 다독였다.“정훈 오빠, 이런 사소한 일로 화내지 마. 남현이가 바쁘면 그냥 보내줘. 난 대충 아무거나 먹어도 되고 사실 안 먹어도 괜찮아. 마침 다이어트 중이기도 하니까.”하정훈은 눈동자를 가늘게 떨며 은지영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차갑게 대꾸했다.“그래, 넌 확실히 다이어트가 좀 필요해 보이네.”은지영은 멍해졌고, 찰나의 순간 천국에서 지옥으로 추락한 기분을 느꼈다.하정훈은 그 말만 남긴 채 자리를 떠났다.남겨진 은지영은 밤바람을 맞으며 망연자실해 있다가, 그나마 신사적인 오지훈에게서 위로를 얻고 싶어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오 대표님, 제가 정말 다이어트라도 해야 할 것처럼 보여요?”오지훈은 이 상황에서 어떤 대답이 모범답안인지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따가 최보라의 화를 풀어주느라 진을 빼야 할 것을 생각하니 울화가 치밀어, 그 화풀이를 미리 하고 싶어졌다.오지훈은 예의 바르게 미소 지으면서도 은지영을 찬찬히 살피더니 말했다.“어쩐지 좀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은지영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변했지만, 짙은 어둠 때문에 그녀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확인하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하정훈은 별장으로 돌아와 카드를 찍고 문을 열었다. 2층을 올려다보니 불이 켜져 있었다.송남지가 아직 거기 있을 거라는 생각에 하정훈은 2층으로 향했다.방문은 닫혀 있었고 그는 초인종을 누르며 안쪽의 반응을 기다렸다.하지만 1분이 지나도 안에서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자, 그는 목소리를 높여 그녀를 불렀다.“송남지?”여전히 안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하정훈은 미간을 깊게 찌푸린 채 몇 분이 흐른 뒤에야 송남지가 안에 없다는 것을 확신했다.그는 휴대폰을 꺼내 송남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계속해서 받지 않는다는 신호음만 공허하게 울렸다.초조해진 하정훈은 결국 오지훈에게 전화를 걸었다.“송남지가 안 보여.”오지훈은 황당함에 말문이 막혔다. “하 대표, 송남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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