ホーム / 로맨스 / 가면을 쓴 남편 / チャプター 871 - チャプター 880

가면을 쓴 남편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871 - チャプター 880

912 チャプター

제871화

오지훈의 이중 잣대는 절친한 하정훈조차 고개를 저을 만큼 노골적이었다.오지훈도 입술을 비죽였다. 스스로 이중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었다.문제는 예전에 총각파티를 즐길 때만 해도 최보라가 이렇게 대담하게 놀 줄은 몰랐었는데 막상 겪어보니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오지훈은 후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이럴 줄 알았으면 자유연애 협약인지 뭔지 맺지 말 걸 그랬어!”오지훈의 뒤늦은 후회를 보며 하정훈은 눈썹을 내리깐 채 나직이 웃었다.“내가 좀 보수적인 편이라서 그런지 난 너희 같은 스타일은 이해 못 하겠어. 사랑하면 당연히 독점하고 싶은 거 아니야?”오지훈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하정훈을 쳐다봤다.“그럼 너는? 송남지랑 사랑이 식어서 이혼한 거야?”사실 오지훈은 절친임에도 하정훈과 송남지의 사정을 물어볼 기회가 마땅치 않았다.이혼 소식이 들려왔을 때 하정훈은 해외에서 정신없이 바빴고 국내에선 도통 얼굴을 볼 수 없었다. 그 뒤로도 하정훈의 관심이 유학생인 임승아에게 가 있는 듯 보였고 여전히 바깥으로만 돌아 물어볼 틈이 없었기 때문이다.이번 여행에 하정훈이 참석하지 않았다면 아마 영영 물어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친구에게 사실은 송남지를 사랑하고 있다고 어떻게 말해야 할까. 너무 사랑해서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고.’하지만 하정훈은 이 진심을 결코 입 밖으로 낼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지금 말해버린다면 그간 견뎌온 고통이 수포가 될 테니까.결국 하정훈은 입술을 달싹이다 무심하게 한마디를 내뱉었다.“응, 사랑 안 해.”하정훈의 대답에 오지훈은 미간을 팍 찌푸렸다.오지훈은 도무지 믿기지가 않았다. 어떻게 그렇게 오랜 시간 사랑해놓고 한순간에 마음이 식었다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그렇다면 결국 가질 수 없는 것이 더 달콤해 보였다는 뻔한 결론밖에는 나지 않았다.하정훈이 아무리 지독한 사랑을 했다 한들, 막상 손에 넣자마자 싫증을 내는 부류가 아니라고 누가 장담하겠는가.오지훈은 이 모든 상황을 '얻고 나
続きを読む

제872화

클럽의 네온사인이 화려하게 명멸하는 가운데 하정훈은 짙은 눈썹을 살짝 내리깐 채 나지막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내가 어떻게 남지에게 상처 주는 일을 하겠어?”하지만 오지훈은 이미 그런 대화 따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은 온통 최보라와 남성 모델들에 대한 생각뿐이었다.그는 하정훈을 잡아끌고 클럽 안으로 거칠게 돌진했고 소란스러운 군중 속을 샅샅이 뒤진 끝에 마침내 열정적이고 거친 모델들에게 둘러싸인 최보라와 송남지를 발견해냈다.그 순간 두 남자의 눈빛은 약속이라도 한 듯 차갑게 가라앉았다.부스 안에서는 모델들이 두 여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온갖 교태를 부리며 유혹하고 있었다.그야말로 돈 냄새 풍기는 화려하고 자극적인 현장이었다.하정훈과 오지훈은 질투로 이글거리는 눈을 하고 부스로 성큼성큼 다가갔다.두 남자는 압도적인 위압감을 풍기며 부스로 다가갔고, 한창 분위기가 달아올랐을 때 오지훈이 최보라를 낚아채듯 일으켜 세웠다.“당장 돌아가!”최보라는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가 상대가 오지훈임을 확인했다.하지만 그가 오지훈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자 그녀는 더욱 의아해하며 그의 손을 뿌리쳤다.“네가 여긴 웬일이야?”오지훈의 얼굴은 이미 숯검덩이처럼 어둡게 변해 있었지만, 클럽의 조명이 너무 어두운 탓에 그 험악한 감정까지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내가 안 왔으면 너 대체...”오지훈이 격앙된 목소리로 쏘아붙였다.하지만 최보라는 그의 뒷말을 들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녀는 오지훈을 밀쳐내고 다시 소파로 돌아가 방금 전의 그 복근을 마저 만질 준비를 했다.드디어 가장 기대했던 순서가 온 것이다.송남지는 눈앞에서 티셔츠를 벗기 시작한 모델들의 기세에 깜짝 놀란 듯했지만, 입에서 새어 나온 소리는 명백한 환희의 비명이었다.그녀는 두 손으로 눈을 가리고 있었지만, 손가락 사이로 선명하게 벌어진 틈으로 눈동자가 빛나고 있었고 설렘 가득한 비명은 계속해서 이어졌다.하정훈은 부스 옆에 선 채 마치 얼굴에 시꺼먼 먹구름이라도 내려앉은 듯
続きを読む

제873화

오지훈은 속이 터지는 듯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지만 분노를 표출할 수도, 그렇다고 최보라를 억지로 데리고 나갈 수도 없는 처지였다.결국 오지훈은 하정훈에게 도움의 눈길을 보내며 더듬거렸다.“나, 나는 정훈이랑 같이 온 거야. 얘가 송남지 데리러 간다기에 따라온 것뿐이라고.”최보라는 세상에서 가장 웃긴 농담이라도 들은 양 코웃음을 쳤다.“무슨 헛소리야? 하정훈이 남지를 데려가겠다고? 내 귀가 잘못된 거야, 아니면 네 입이 고장 난 거야?”하정훈이 무슨 자격으로 송남지를 데려간단 말인가. 무슨 이유로?오지훈도 스스로 생각해보니 앞뒤가 맞지 않았다.그는 하정훈을 잡아당기며 속삭였다.“너도 한마디 좀 해봐.”오지훈은 자신이 논리적으로 밀린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하정훈에게 모든 희망을 걸었다.하지만 하정훈은 송남지를 몇 초간 빤히 응시하더니 미련 없이 클럽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오지훈은 멍하니 서서 그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어떻게 저렇게 그냥 가버릴 수 있지?’아무리 전처라지만 조금은 신경이 쓰일 법도 한데, 하정훈은 정말 아무 관심도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최보라는 팔짱을 낀 채 오지훈을 노려보며 쏘아붙였다.“하정훈도 갔는데 넌 안 가?”오지훈은 할 말이 없었다.애초에 자신이 잘못한 상황이었기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던 것이다.오지훈은 입술을 비죽이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마지못해 부스에서 나와 클럽 입구까지 걸어 나간 하정훈을 뒤쫓아가 붙잡았다.“정말 이대로 모른 척할 거야? 지금은 아무 사이 아니라도 그래도 전처인데, 전처가...”거기까지 말하던 오지훈은 더 이상 이어갈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전처는 어디까지나 전처일 뿐, 하정훈이 참견할 명분 따위는 전혀 없었으니까.이 상황에 안달복달하며 속을 태우는 건 오직 자신뿐인 듯 보였다.오지훈은 과거에 왜 그렇게 쿨한 척하며 최보라에게 자유연애 협약을 제안했는지 뼈저리게 후회했다.그 사이 하정훈은 이미 휴대폰을 꺼내 아주 여유로운 태도로 어딘가에 전화를
続きを読む

제874화

말을 마친 최보라의 눈에 길가에 세워진 스포츠카 한 대가 들어왔다.차 안에는 오지훈과 하정훈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차 쪽으로 다가간 최보라는 안에 탄 이들을 흘기며 의아한 듯 물었다.“아직도 안 가고 여기서 뭐해?”마치 누군가 기습 점검이라도 올 것을 미리 알고 기다린 듯한 모습이었다.최보라는 눈을 가늘게 뜨고 오지훈을 위아래로 훑어보았고 오지훈은 그녀의 시선을 피하며 어색하게 굴었다.한참이 지나서야 오지훈은 하정훈을 향해 짧게 뱉었다.“내려.”하정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오지훈을 쳐다봤다.오지훈은 뒷좌석 쪽을 힐끗 보더니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이거 스포츠카라 딱 한 명밖에 못 타.”결국 하정훈은 굳은 얼굴로 차에서 내릴 수밖에 없었다.그렇게 남겨진 송남지와 하정훈은 멀어져가는 스포츠카를 멍하니 바라보았다.차 안에서 최보라는 멀어지는 두 사람을 백미러로 확인하며 오지훈을 타박했다.“너 진짜 뻔뻔하다. 네가 내리고 나랑 남지가 차 타고 갔어야지.”“너 여기 운전면허 있어?”오지훈은 단 한마디로 최보라의 입을 막아버렸다.최보라도 송남지도 국제 면허가 없는 터라 반박할 수 없었던 것이다.오지훈은 헛기침을 하며 너무 몰아세우고 싶지 않은 듯 부드러운 말투로 덧붙였다.“이혼하고 나서 정훈이랑 남지가 제대로 대화할 시간이 거의 없었잖아. 둘에게 속 깊은 얘기를 할 공간을 좀 만들어주는 게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랬어.”재결합을 응원하는 건 아니었지만, 풀리지 않은 문제들을 그대로 두는 건 결국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마치 바닥에 쌓인 먼지를 청소하지 않으면 그 먼지가 영원히 그 자리에 남아 있는 것처럼 말이다.최보라는 오지훈의 설명은 납득했지만, 오늘 밤 그가 자신들을 찾아내 들이닥친 행동만큼은 용서가 되지 않았다.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지난 일을 떠올렸다.“지훈아, 그 자유 협정인지 뭔지 네가 먼저 제안한 거 아니었어? 네가 총각 파티하러 갔을 때 난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続きを読む

제875화

“나 인정할게. 우리가 맺었던 자유 협약이라는 거, 정말 말도 안 되고 어처구니없는 짓이었어. 번듯한 성인 남자라는 놈이 결혼에 대한 두려움을 고작 그런 식으로 회피하려 했다니, 내가 생각해도 참 한심하다. 미안해, 그 자유 협정, 이제라도 취소하고 싶은데 그래도 될까?”...클럽 밖. 송남지는 눈앞에 멈춰선 스포츠카를 바라보았다차에서 내린 피부가 다소 가무잡잡한 남자는 현지인처럼 보였다.그는 정중하게 차 키를 하정훈에게 건네며 서툰 우리말로 말했다.“하 대표님,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하정훈은 무표정하게 키를 받아 들고는 곧장 운전석으로 가는 대신 보조석 문을 열어 송남지가 타기를 기다렸다.송남지는 차에 올라타며 장난스럽게 한마디 던졌다.“인맥이 정말 넓네요.”하정훈은 그때 마침 경찰들이 클럽 사람들을 데리고 나오는 걸 보고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침착하게 운전석에 앉았다.스포츠카는 인적 없는 거리를 거침없이 질주했고 몸이 뒤로 쏠리는 속도감에 송남지는 마른침을 삼키며 흥분 섞인 비명을 질렀다.그 비명 소리를 듣는 하정훈의 기분은 복잡했다. 왠지 익숙한 목소리였기 때문이다.방금 전 클럽에서 모델의 복근을 만지며 지르던 바로 그 비명이 아니던가.하정훈의 머릿속에 그 모델의 얼굴이 떠올랐다. 피부도 거칠고 딱히 잘생기지도 않은 얼굴. 그는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정말 눈이 낮아도 한참 낮군.”송남지가 의아해하며 물었다.“방금 혼잣말로 뭐라고 한 거예요?”하정훈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아무것도 아니야.”스포츠카는 밤공기를 가르며 호텔에 도착했다.24시간 대기 중이던 발레파킹 직원이 하정훈의 차 키를 받으며 물었다.“별장으로 가는 가로등이 고장 났는데, 길 안내가 필요하신가요?”하정훈은 손을 가볍게 흔들며 거절했다.“됐습니다.”결국 두 사람은 칠흑 같은 오솔길을 걷게 되었는데, 풀숲이 흔들리고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모습이 꽤나 으스스했다.송남지는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나 여기 오기 전에 이 섬에 얽힌 귀
続きを読む

제876화

“그래, 좋아. 계속해 봐. 귀신이 날 찾아와도 난 안 무서우니까.”송남지가 슬그머니 눈을 들어 하정훈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그렇게 나쁜 짓을 많이 하고도, 정말 아무렇지도 않아요?”하정훈은 웃으며 송남지를 번쩍 안아 들고는 곧장 자신들의 별장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이동하는 내내 그는 송남지의 질문에 차분히 답했다.“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로 두려움을 느꼈다면, 애초에 그런 짓을 저지르지도 않았겠지.”송남지는 겁에 질린 채 그의 가슴팍에 얼굴을 파묻으며 나지막이 수긍했다.“음, 듣고 보니 당신 말이 맞는 것 같네요.”하정훈은 품 안에서 팽팽하게 긴장한 그녀의 몸을 느끼며 그녀가 정말로 겁을 먹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그는 그녀를 조금 더 단단히 감싸 안으며 한결 부드러워진 목소리로 다독였다.“무서워하지 마, 이제 다 왔어.”그는 별장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갑작스레 찾아온 다리의 마비 증상에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다 간신히 몸을 바로 세웠다.송남지는 그의 목에 팔을 더 꽉 두르며 무서우면서도 화가 난 듯 물었다“나 살쪘어요? 전에는 안아줄 때 한 번도 이렇지 않았잖아요.”하정훈의 이마에는 이미 가느다란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그는 초인간적인 의지력으로 당장의 고통을 짓눌렀지만, 양다리에서 느껴지는 마비 증상은 끊임없이 그를 괴롭혔다. 감각이 죽어가는 다리를 억지로 움직여 별장 앞까지 당도한 그는 송남지를 내려놓았다.별장 앞에는 조명이 없었기에 겁에 질린 송남지는 하정훈의 상태가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그녀가 서둘러 별장 문을 열자 환한 불빛이 켜졌고 그제야 그녀의 공포심도 조금씩 사그라들었다. 송남지는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나 먼저 올라갈게요.”하정훈은 그 자리에 멈춰 벽에 몸을 기대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송남지에게는 꽤나 생소하게 다가왔다.“뭐예요? 지금 폼 잡는 거예요?”송남지는 내심 미소 지었다.하정훈 정도의 외모면 굳이 멋진 척할 이유도 없었다. 그냥 서 있기만 해도 그림이
続きを読む

제877화

송남지는 문가에 바짝 붙어 선 채 사방으로 감도는 음산한 기운에 몸을 떨었다.“방금 씻고 나온 거 다 알아요. 소리 다 들었으니까 나 좀 들여보내 줘요...”하정훈은 다시 한번 깊은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송남지, 나 이제 쉬어야 해.”송남지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무섭단 말이에요. 방금 휴대폰 켰는데 알고리즘이 변기에서 귀신이 기어 나오는 무서운 영상만 계속 띄워줘서...”문밖에서는 공포에 질려 끝음마저 파르르 떨리는 송남지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안에서는 갈등에 휩싸인 하정훈이 서 있었다.하정훈이 좀처럼 문을 열어주지 않자 초조해진 송남지는 결국 앞뒤 재지 않고 말을 내뱉었다.“하정훈! 내가 좋아서 이러는 줄 아세요? 당신 진짜 매너 없네요! 내가 당신한테 매달리는 거라고 착각하지 마세요. 그냥 무서워서 그러는 거니까...”송남지는 바닥을 발로 구르며 덧붙였다.“딴 사람 찾아갈 거예요!”그 말이 끝나기도 전, 그녀가 몸을 돌리기도 전에 하정훈이 문을 벌컥 열었다.그의 가운은 반쯤 풀어져 탄탄한 가슴 근육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은은한 금빛이 도는 피부 위로 매끈한 근육 라인이 비쳤고 가운 사이로 은밀한 곳까지 살짝 노출되어 있었다.송남지는 눈을 크게 떴다. 방금 전까지 그녀를 괴롭히던 귀신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대신 색귀라도 씐 모양이었다.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하정훈의 가슴을 이토록 뚫어지게 쳐다볼 수 있단 말인가.하정훈은 가운을 여며 노출된 부위를 가리고는 경고하듯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누구한테 가겠다고?”송남지는 그 틈을 타 자연스럽게 방 안으로 비집고 들어갔다. “아무한테도 안 가요. 그냥 여기 있을 거예요.”말을 마친 송남지는 소파에 몸을 던졌다.이런 밤에 혼자 2층으로 돌아가는 건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다.하정훈은 그녀가 겁을 먹었다는 걸 잘 알았지만, 그렇다고 딴 사람을 찾아가겠다는 말을 내뱉다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설마 천남현에게 가겠다는 뜻이었을까?’그 생각이 스치자 하정훈은 이성을 잃을
続きを読む

제878화

하정훈의 얇은 입술은 송남지의 채 끝나지 않은 투덜거림을 그대로 집어삼켰다.처음엔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보던 송남지도 어느덧 하정훈이 이끄는 대로 눈을 감고 이 거부할 수 없는 달콤한 입맞춤에 몸을 맡겼다.소파 위로 두 사람의 실루엣이 하나로 얽혔고 미세한 땀방울이 묘하고도 은밀한 공기를 자아냈다.입술에서 시작된 깊은 입맞춤이 목줄기로 옮겨가자, 송남지는 흐릿해지는 이성을 붙잡고 이곳이 섬이라는 사실을 떠올렸다. 노출이 있는 옷을 입어야 하는데 목에 흔적이 남으면 큰일이었다.그녀는 손을 뻗어 하정훈의 입술을 막으며 나지막이 속삭였다.“안 돼요...”하지만 감정이 고조된 하정훈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의 목덜미를 파고들었다.마치 굶주린 맹수처럼 거침없이 몰아붙인 시간은 새벽 서너 시가 되어서야 비로소 잦아들었다.송남지는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조차 없었지만, 비몽사몽한 와중에도 하정훈의 품에 안겨 욕실로 향했다. 그녀는 가느다란 팔로 하정훈의 목을 감싸 쥐고 그의 귀에 숨을 불어넣으며 웅얼거렸다.“아까는 나 못 안겠다면서요? 지금은 어떻게 또 잘 안고 있는 거예요?”샐쭉하니 투정을 부리는 모습이 꼭 토라진 여자친구 같았다.하정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입가에 다정한 미소를 띠었다.“넌 깃털처럼 가벼운데, 내가 이것도 못 안으면 정말 끝장난 거지.”송남지는 감긴 눈을 뜨지도 못한 채 그의 말을 받아 다시 중얼거렸다.“그럼 아까는 대체 왜 그랬던 거예요?”욕실 안, 하정훈은 온도가 적당히 맞춰진 욕조에 송남지를 조심스레 내려놓았다.그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어 그녀의 매끄러운 콧날을 어루만지며 낮게 읊조렸다.“그건 네가 몰라도 되는 이유야.”...다음 날, 송남지는 단잠에 빠져 있었다. 냉기가 감도는 시원한 방 안에서 그녀는 포근한 이불을 돌돌 감은 채 기분 좋은 신음을 흘릴 만큼 안락한 휴식을 만끽하고 있었다.“남지야! 송남지!”꿈결 속에 누군가 제 이름을 다급하게 부르는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송남지는 번쩍 눈을 떴고 그 외침
続きを読む

제879화

최보라가 마당을 벗어나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송남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방안을 살폈다. 그곳에는 뜨거웠던 지난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한편 마당을 나선 최보라는 문득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고 혼잣말을 중얼거렸다.“섬 모기가 그렇게 독한가? 남지 목이 아주 난리가 났던데.”송남지는 서둘러 몸단장을 마친 뒤 약혼 파티가 열리는 해변으로 향했다.그녀는 북적이는 사람들 사이로 누군가를 찾듯 시선을 옮겼지만, 어디에도 하정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그때 예상치 못한 인물이 눈앞에 나타나자 송남지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그녀는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그를 보며 깜짝 놀라 물었다.“천남현 씨? 여긴 어쩐 일이세요?”천남현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왜요? 제가 오지훈 씨 사교 모임에 끼기엔 부족해 보이나요?”송남지는 당황하며 웃어 보였다.“아뇨, 그런 뜻이 아니었어요.”“그런 뜻 아닌 거 알아요. 그냥 장난 좀 쳐본 거예요. 사실 오지훈 씨한테 일찌감치 초대장을 받았는데, 어제 오전까지 처리할 일이 남아서 전용기에 같이 못 탔거든요.”송남지는 대화에 집중하지 못한 채 여전히 누군가를 찾는 듯 시선을 배회했다.천남현은 그런 그녀의 눈빛을 예리하게 읽어냈다.“누구 찾으세요? 설마 하정훈 씨 찾는 건 아니죠?”농담처럼 던진 말이었지만 묘한 진심이 느껴졌다.예전의 송남지였다면 분명 부정했겠지만, 지금의 그녀는 예전과 조금 달랐다.그녀는 당당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하정훈 씨가 안 보여서 궁금해서요.”천남현은 다소 의외라는 듯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모르셨어요? 하정훈 씨, 날이 밝자마자 공항으로 떠났거든요. 아주 급하고 긴박해 보였어요. 성은 그룹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 게 아닐까 싶더라고요. 그렇지 않고서야 여기까지 와서 약혼 파티도 안 보고 그렇게 서둘러 떠날 리가 없잖아요.”송남지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나직하게 읊조렸다.“그 사람이 아침 일찍 떠났나요?”천남현은 고개를
続きを読む

제880화

안 그래도 기분이 좋지 않은 송남지였는데, 제 발로 불길 속에 뛰어드는 이가 있었으니 그녀는 옆으로 시선을 돌려 비아냥거리는 은지영을 싸늘하게 훑어내리며 물었다.“원래 그렇게 말이 많아?”은지영은 그 차가운 눈빛에 순간 압도당했다.분명 자신이 잘 아는 적수였지만, 지금 이 순간의 송남지는 낯설기 그지없었다.그녀의 눈동자에는 숨기려 하지 않는 경멸과 혐오가 가득 서려 있었다.은지영은 억지로 여유를 부리며 비웃었다.“어머, 왜 그래? 내가 말 안 하면 모른 척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아? 정신 차려. 이제 넌 하정훈한테 아무것도 아냐. 임승아가 그 자리를 꿰찼다고.”은지영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눈앞으로 거센 바람이 스치더니 이내 날카로운 파열음이 해변에 울려 퍼졌다.은지영이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방금 전까지 손에 쥐고 있던 샴페인 잔이 내용물과 함께 바닥에 처참히 부서져 있었다.그 소리에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쏠렸다.은지영은 가련한 피해자인 척 연기하며, 송남지를 아무 이유 없이 화풀이나 하는 미친 사람으로 몰아가려 했다.“송남지, 대체 왜 그래? 너무한 거 아니야?”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불쌍한 척 바닥의 유리 조각을 줍기 시작했다.하지만 송남지는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은지영의 가증스러운 몸짓을 내려다보며 얼음장 같은 목소리로 대꾸했다.“아무 일도 아니야. 잔을 들고만 있길래 안 마시는 줄 알았지. 억지로 마실 필요 없어. 마시고 싶은 건 웨이터에게 따로 말하면 되니까.”소란을 듣고 달려온 최보라는 송남지가 괴롭힘을 당했을까 봐 노심초사했다.그녀는 달려오며 오지훈을 매섭게 째려봤다.“대체 어떤 사람들을 초대한 거야? 내 동생 괴롭히는 꼴 좀 보라고.”오지훈은 상황을 살피더니 낮게 중얼거렸다.“내가 보기에 괴롭힘당하는 쪽은 송남지가 아닌 것 같은데.”그러자 최보라가 미간을 찌푸리며 쏘아붙였다.“네가 뭘 알아? 저 은지영은 완전 여우라 일부러 불쌍한 척 쇼하는 거라고!”그 말을 남기자마자 최보라는 급히 달려가 송남지를
続きを読む
前へ
1
...
8687888990
...
92
コードをスキャンしてアプリで読む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