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송남지는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버렸다.앞에 앉은 단아한 의사를 멍하니 바라보던 그녀의 미간이 가늘게 떨렸다. 이내 사고의 과정을 거치지도 않은 채, 본능적인 부정의 말이 튀어 나갔다.“검사지가 잘못 나온 것 같아요.”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다시 검사해 볼 수 있을까요? 아마 다른 사람 결과지랑 바뀐 것 같아요.”그녀가 다급히 움직이려 하자, 황우정이 그녀의 손목을 부드럽게 붙잡았다.황우정은 부드럽게 웃으며 설명했다.“재검사를 해보셔도 좋지만, 마음의 준비는 미리 해두시는 게 좋을 거예요. 아시겠지만 병원 검사 시스템이 워낙 체계적이라 오류가 날 확률은 극히 희박하거든요. 특히 타인의 결과지와 뒤바뀌는 그런 초보적인 실수는 있을 수 없습니다.”송남지는 넋을 잃은 채 굳어버렸다. 머릿속에 폭풍이 몰아친 듯, 어떤 생각도 정리되지 않았다.자신이 아이를 가졌다니,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이름난 병원들을 수없이 다니며 진찰을 받았을 때도, 다들 하나같이 임신 가능성이 거의 희박하다고만 했었다.게다가 그날, 수리스에서 그와 관계를 맺은 건 단 한 번뿐이었다.황우정의 진료실에서 나와 검사실로 걸어가는 동안 송남지는 넋이 빠져 있었다.이 뜻밖의 소식에 그녀는 적잖이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채혈을 하고, 검사를 거쳐, 결과지를 받아 들 때까지도 송남지는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이 도무지 실감 나지 않았다.검사 보고서를 들고 황우정의 진료실로 다시 돌아왔을 때, 송남지의 마음은 아까보다는 한결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었다.보고서를 훑어본 황우정은 이내 확실하게 진단을 내렸다.“송남지 씨, 임신이 맞습니다.”그녀는 뒤이어 나오려던 ‘축하한다’는 말을 목구멍 뒤로 삼켰다.모든 임신이 축복 속에서 자의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하지만 황우정이 가만히 살펴보니, 송남지의 얼굴에는 이렇다 할 당황이나 충격의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그렇다면 그녀 역시 이 아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일 터였다.“아이를 낳으실 생각이라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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