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는 눈이 뒤집혀 소리를 지르더니, 그대로 소매를 걷어붙였다.“이년, 가만 안 둬.”시정은 겁에 질려 세 걸음이나 뒷걸음질쳤다.“뭐, 뭐 하는 거예요? 때리려고요? 폭행은 범죄예요! 진짜 경찰 부른다니까...?”“남자 뺏어간 걸레가 안 맞을 이유 있어? 맞는 건 약과지. 내가 그냥 옷 다 찢어버리고, 길거리에 내던져서 사람들 다 보게 만들겠어. 어떤 년이 이렇게 싸가지 없게 태어났는지 보여줘야지.”시정은 결국 벽까지 몰려가, 몸을 잔뜩 움츠렸다.수지가 손을 높이 들자, 시정은 고개를 감싸쥐며 비명을 삼켰다.“그만둬!”낯빛이 어둡게 가라앉은 강준이 뛰어들어왔다.남자의 눈빛은 싸늘했고, 보는 이의 등골을 서늘하게 했다.방 안은 엉망진창이었고, 구석에서 울고 있는 시정을 본 강준의 눈에는 살벌한 분노가 차올랐다.별아가 황급히 수지 앞에 서서 막아섰다.시정은 강준을 보자 눈물이 더 쏟아져, 억울한 듯 목소리를 높였다.“강준 오빠... 오빠가 안 왔으면 저 진짜 맞아 죽었을 거예요.”시정의 뺨에는 붉은 손자국이 뚜렷하게 남아 있었다. 그것은 강준의 가슴을 날카롭게 찔렀다.‘별아가 이렇게 세게 때렸다고?’강준은 이성을 잃은 듯 손을 번쩍 들었다. 별아를 향해 내리치려는 순간...“하강준, 너 미쳤어?”수지가 번개처럼 손목을 낚아채며 강준을 노려봤다.“그년 때문에 별아를 때려? 이게 제정신이야?”“미친 건 나야, 아니면 너희야? 둘이서 짜고 사람을 패? 어디서 감히 이런 짓을 해!”강준은 손을 거칠게 뿌리치고, 곧장 시정 쪽으로 향했다. 그녀를 부축해 일으켜 세우자, 시정은 자연스럽게 강준의 품에 몸을 기댄 채 미소를 흘렸다.그 웃음은 송별아를 향한 조롱처럼 보였다.‘송별아, 넌 끝났어.’수지는 이를 악물며 시정을 가리켰다.“야, 이 버릇없는 년. 부모한테서 뭘 배워왔길래 아직도 연기만 하고 있어? 이제 그만해, 더는 안 참아.”“배수지!”강준이 목청을 터뜨렸다.“너 지금 선을 넘었어.”“하강준, 너 별아한테 매달린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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