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별아에게는 한 마디 하고 가게 해줘야 했다.도설은 거의 떠밀리다시피 운전석에 앉게 됐다.호민은 뒷좌석에 올라타더니, 곧바로 눈을 감았다. 진짜로 잠이 든 건지, 자는 척을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배 대표님, 그래도 주소는 알려주셔야죠.”호민은 도설에게 위치를 전송한 뒤, 다시 눈을 감았다.도설은 내비게이션을 켜고 차를 도로 위로 올렸다.오늘은 결국 두 번 움직이게 생겼다.가는 내내 두 사람은 말이 없었다.주말의 K시 도로는 차가 무척 많았지만, 도설은 그 복잡한 길을 무난하게 뚫고 호민을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주었다.“배 대표님, 도착했습니다.”대답이 없었다.도설은 뒤를 돌아보았다. “배 대표님, 집에 도착했어요.”호민은 여전히 아무 말이 없었다.잠든 것 같았다.차에서 내린 도설이 뒷좌석 문을 열고 작은 소리로 불렀다. “배 대표님, 집이에요. 이제 내리셔야 해요.”한참 뒤에야 호민의 조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와서 좀 부축해 주세요.”“아, 네.”도설은 손을 뻗어 호민의 팔을 붙들었다.호민이 차에서 겨우 내렸지만, 몸이 통째로 도설 쪽으로 기울었다.도설은 휘청거리면서 거의 버티지 못할 뻔했다. 그래도 힘이 제법 있는 편이라, 허리에 힘을 주고 호민의 팔을 자기 어깨에 걸친 채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배 대표님, 몇 층이세요?”도설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호민을 부축해 안으로 들어서자 호민이 입을 열었다. “10층입니다.”“아, 네.”엘리베이터는 천천히 올라갔다.이 단지는 한 층에 한 세대씩 들어있는 구조였다. 가장 작은 평수도 2백 평방미터는 훌쩍 넘을 듯했다.도설에게도 부자와 결혼한 동창 하나가 있었다. 그 동창은 SNS에 집과 차 사진을 자주 올리곤 했다.아마 이 동네가 맞을 것이다.“배 대표님, 비밀번호요.”문을 열고 들어간 뒤, 도설은 겨우 호민을 침대까지 옮겨 눕혔다.숨이 턱까지 차올랐다.그렇게 마른 편도 아닌데, 왜 이렇게 무거운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배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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