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의 눈이 밝아졌다.“그렇다면 문 마님…”“제 이름은 문희입니다.”“문희 아가씨, 당신은 용모를 바꿀 수도 있군요!”문희는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한번 시도해 보시겠습니까?”그녀는 몸을 비스듬히 돌려 아람과 함께 작은 누각 안으로 들어갔다. 문희의 손놀림은 섬세하고도 능숙했다.그림을 잘 그릴 뿐만 아니라 머리도 능란하게 손질했다.아람은 그녀의 손끝 아래에서 거울을 통해 자신의 얼굴이 전혀 다른 사람으로 바뀌어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제야 그녀는 성왕 곁에 있는 사람은 모두 능력이 출중하다는 것을 깨달았다.아설은 이미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이, 이건… 완전히 다른 사람인데요!”아람은 손을 모아 예를 갖추었다.“소녀, 아람이라 합니다.”아설도 씩 웃으며 따라 예를 올렸다.“아람 아가씨.”“이제는 틀림없이 성문을 나갈 수 있겠지요?”문희는 눈썹을 올리며 말했다.“입만 열지 않는다면 들킬 일은 없을 겁니다.”아람이 웃었다.“그렇다면 잠시 벙어리로 지내는 수밖에 없지요!”세 사람이 다시 성문으로 향할 준비를 하자 문희가 앞으로 나섰다.“셋이서 한 수레에 타면 눈에 띌 겁니다. 두 대로 나누어 가시지요. 당신은 앞의 마차를 타고 아설 아가씨는 아이를 안고 뒤 마차에 타는 것이 좋겠습니다.”그 말에 아설은 연아를 꼭 안아들었다.“제가 연아를 잘 지킬게요!”아람은 이를 꽉 물었다.“좋다! 그럼 나누어서 타자!”두 마차가 성문 앞의 대기 줄에 섰을 때 그녀의 심장은 거의 목까지 차올랐다.자신은 물론이고 뒤편의 아설도 들킬까 두려웠다.“검문이다. 문발을 올리거라.”마부가 나섰다.“관원님, 이분은 저희 마님이옵니다. 수배자가 아니지요.”“쓸데없는 말은 말고 올리라면 올리거라!”관병은 사람을 밀치고 가리개를 젖혔다.아람의 심장이 입까지 튀어나올 듯했다.관병은 그녀를 두어 번 훑어보고 초상화와 대조한 뒤 말했다.“가거라.”막 한숨을 쉬려던 찰나, 갑자기 차갑고 맑은 음성이 울렸다.“잠깐.”문발 옆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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