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먼저 복이 삼촌을 가리켰고, 이어 내일 친정으로 돌아가 사실을 알리겠다고 나선 그 아주머니를 가리켰다.“혼사를 깨뜨린 결과를 감당하기 싫으니, 그 모든 책임을 제게 미루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제 소작지에서 난 손해는 저자의 탐욕이 만든 것입니다. 그런데 끝내 그 결과까지 제 몫으로 돌리려 하시는군요.”경성에 있을 때도 그랬다. 그녀는 송하윤의 질투와 살의를 감당해야 했고, 주 가와 송 가의 다툼 속에서 조악한 구실로 소비되었다. 단지 그녀에게 권세가 없고, 기댈 곳도 없고, 맞서 싸울 힘도 없다는 이유로 말이다. 그런데 정현에 와서까지 남들의 악행이 남긴 결과를 또다시 그녀가 감당해야 한다니. 사람이 착하면, 으레 만만해지는 법이었다. 복이 삼촌이 그녀를 힐끗 보며, 크지도 작지도 않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동가 부인 같은 분은 이렇게 큰 장사를 하시는데, 은전 아홉 냥쯤이야 손가락 사이로 빠지는 찻값 아니겠습니까. 설마 그 정도도 품지 못하실 줄은 몰랐습니다.”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하루를 벌어 하루를 사는 백성들이었다. 그의 이 말은, 순식간에 아람을 모두의 적으로 돌린 셈이었다.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곧바로 조 가 집안이 떠올랐다. 조 가에서 사들이지 않으면, 감히 다른 곳에 팔 엄두도 내지 못했다. 큰 말로 곡식을 받아, 얼마나 많은 해를 백성들에게 입혔던가. 이제는 조 가 대신 아람 상행이 들어섰다 하지만, 다를 거라는 보장이 어디 있겠는가. 곡식을 낼 때는 큰 말을 쓰고, 돈은 한 되 값만 치르는 것이 대두출이었다. 그 사이에서 사라진 곡식은 조 가가 수년간 백성의 피를 빨아 모은 것이었다. 세금을 거둘 때는 작은 말을 썼다. 겉으로는 한 되라 했지만, 창고에 들어간 것은 그보다 훨씬 적었다. 남은 몫은 기록에도 남지 않은 채, 탐관의 손으로 흘러들어 갔다. 정현은 하도 관리가 좋았기에 큰 말로 백성들의 곡식 세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겨우겨우 조 씨네를 몰아낸 셈이기도 했다. 그때 한 농부가 소리쳤다.“당신네가 쓰는 큰 말로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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